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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1,003대 TV탑' 상상…제 손에서 현실이 됐죠"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15 14:17:57‘비디오 아트’로 세계 미술사의 지형을 바꾸고 한국 현대미술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백남준과 인연을 맺은 사람은 참으로 많다. 백남준은 동료로서 같은 시대의 작가들과 협력했고 선배로서 후배 미술가는 물론 기획자들을 이끌었고 행정가와 기업인들을 자극했다. 백남준이 뉴욕에 있는 동안 그의 작업실은 미술계 인사들의 성지 같았다.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
백남준-현대차 '각별한 인연'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08 17:35:38오는 10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하는 대규모 백남준 회고전의 배경에는 현대자동차가 있다. 백남준이라고 하면 TV모니터를 매개로 삼성전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현대차와의 인연이 탄탄하고 결정적이다. 백남준이 세계 미술사에 끼친 영향과 한국 현대미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유럽에서 제대로 알릴 기회를 만들기 위해 현대차가 테이트미술관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
백년·만년 후를 상상하다...도발·실험으로 가득한 '융합콘텐츠 원조'
문화·스포츠 문화 2019.03.08 17:35:35“1931년 9월31일 나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최고의 쾌락을 음미하는 동안 잉태되었다. 히틀러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한 1932년 7월20일에 나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들로,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자로 태어났다. 음력으로 하면 6월 17일(스탈린에 대항하는 봉기일)이다. 한국 전통에 따라 집에서는 음력 6월17일에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하지만 학교 서류와 여권에는 7월20일이 내 공식 -
조선 초기부터 근현대까지...한국 미술의 뿌리를 되짚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2.22 17:18:56“두 손을 펴서 열 손가락만큼, 알고 있는 한국 미술가의 이름을 말해 보시오.” -박수근, 이중섭. “국민화가라 불리는 분들이죠. 작품 이미지도 언뜻 생각나고. 좋습니다. 또?” -백남준. “오 훌륭합니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죠. 한국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니까요.” -천경자, 운보 김기창. “그림 좀 아시는군요.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천경자, 한국화를 독창적인 현대미술로 연결 시킨 김기창까지 -
화폭 뒤덮은 수백개의 점...교감의 미학을 담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2.15 17:29:04점(點)은 시작이요, 끝이다. 점을 우선 찍어야, 선으로 이어가는 것이나 면으로 펼쳐가는 일이 가능하다. 마침표 또한 점이다. 그렇게 점은 조형요소의 기본이자 근간을 이룬다. 푸른 점 하나를 앞세우고 그 뒤를 따르는 점들이, 농담을 달리해 서서히 옅어지며 여백으로 번져간다. 붓으로 무심히 툭 찍은 것 같지만 이는 그렇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일 뿐, 화폭 뒤덮은 수백 개 점 가운데 무심했던 점은 단 한 개도 없다. 점은 하 -
겨울 뚫고 싹 나오듯...한땀 한땀 손끝으로 피워낸 매화
문화·스포츠 문화 2019.02.08 15:27:20남풍을 타고 아득한 매화 향기가 전해 온다. 섣달 눈발 속에서 꽃 피우고, 눈꽃 같은 꽃눈 흔드는 매화다. 지지 마라, 지지 마라. 꽃잎 떨어뜨리지 말아라. 발 동동 구르다 실로 꽁꽁 꽃잎을 동여맸다. 한 땀 한 땀 비단 실로 수를 놓아 매화나무를 그렸으니 ‘자수매화도’ 10폭 병풍이다. 당대의 으뜸 화가 양기훈(1843~1919 전후)이 밑그림을 그렸다. 조선 후기 서울화단에 장승업(1843~1897)이 있었다면 평양화단은 양기훈이 -
막 떠오른 동그란 태양...새해 축복 염원을 담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2.01 16:17:54우뚝 선 두 그루 나무 사이로 분홍과 연초록의 상서로운 구름이 피어올랐다. 말간 얼굴을 방금 내민 동그란 태양이 그림 한가운데를 차지했다. 막 떠오른 해의 온화한 기운이 주변 하늘을 노랗게 물들였다. 태양 빛이 먼 바다의 파도와 해안가 절벽까지 따뜻한 보라색으로 감싼다. 학들이 힘차게 날개 펼치고 줄지어 날아간다. 그림의 양쪽을 지탱하는 붉은 나무의 기세가 범상치 않다. 활짝 펼쳐 든 이파리가 부채처럼 크고 팽팽 -
눈 덮인 초록 대나무...날렵한 줄기엔 굴하지 않는 기상이
문화·스포츠 문화 2019.01.25 16:56:28연두색 댓잎이 소복한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섰다. 조금 무겁고 다소 시릿해도 허리 구부리고 머리 숙이지 않으니 그래서 대나무다. 후두둑 눈 털어내지 않고 묵묵히 버틴다. 누구를 탓하랴, 내 자리가 눈 맞는 이곳이거늘. 원망도 없다. 겨울이라 내리는 눈이지 않나, 시절을 받아들이고 때를 기다릴 뿐이다. 봄기운이 흙 사이로 스밀 쯤이면 녹은 저 눈이 감로처럼 스미리라. 조선 후기 묵죽(墨竹)을 대표하는 문인화가 수운 유덕 -
'聖과 俗' 경계 부질없다는 듯…만다라·포르노 이미지 뒤섞어
문화·스포츠 문화 2019.01.18 17:23:03삼라만상과 천태만상이 얽히고설켜 요동치는 세상이다. 특정 이슈를 굳이 찍어 언급하지 않아도 매일같이 기함할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한다. 이토록 요지경인 세상인데, 미술이 눈 감고 입 닦듯 아름다운 세상만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일종의 허위요 거짓말일지 모른다. 시대정신의 반영이라는 사명감 또한 현대미술의 역할이다. 여기 둥그런 화면 위로 수십, 수백 개의 작은 장면들이 재잘거리듯 변화한다. 초 단위로 바뀌니 눈 깜 -
붉게 번뜩이는 눈빛...식민지 지식인의 고뇌를 담다
문화·스포츠 문화 2019.01.11 17:25:26시뻘건 저 눈 좀 보소. 핏발 선 게 아니라 눈빛이 붉게 번뜩이는 거라오. 치켜 올린 짙은 눈썹 아래로 매섭게 눈이 빛난다. 까만 눈동자, 그 안에 화가는 짙은 푸른색을 덧칠했다. 지식인의 영민함과 냉철함을 품은 색이다. 눈꼬리를 한껏 끌어올리고 눈 밑에 암갈색 선을 그어 눈매를 강조했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나, 화가는 선홍색 물감을 듬뿍 찍어 눈 주변에 기운을 둘러쳤다. 근대기 화가 구본웅(1906~1953)이 ‘친구의 초상 -
형용할 길 없는 桃紅...무병장수의 신령한 기운 담겨
문화·스포츠 문화 2019.01.04 17:27:34행복과 축복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고개 내밀고 방긋 웃음 짓곤 한다. 수장고에 둘둘 말려 있던 것을 먼지 털어 펼쳤더니 왕실의 위엄과 무병장수를 기원한, 그것도 양면에 ‘해반도도(海蟠桃圖)’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를 동시에 지닌 이 귀한 유물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이 ‘덕수2153’이라는 소장품 번호로 갖고 있던 19세기 조선의 ‘해반도도’와 ‘일월오봉도’는 지난 2013년 도교를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기 -
닥종이로 빚은 그림...'물아합일'의 조화
문화·스포츠 문화 2018.12.28 17:33:37가로 세로 2m를 훌쩍 넘긴 화면 전체가 허옇게 뒤덮인, 이것은 ‘그리지 않은 그림’이다. 신문이 백색지(白色紙)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흰 종이 위의 흰 그림이라 보이지도 않았을 테니. 정창섭(1927~2011)의 1999년작 ‘묵고(默考) 99606’의 첫인상은 밤사이 소리 없이 내린 눈밭을 닮았다. 구름 덜 걷힌 하늘부터 눈 내려앉은 땅까지 온통 하얀 풍경 말이다. 하지만 이내 내린 눈 쓸고 밀어낸 자리일 것이라 -
지척에 마주한 성모와 관음보살...편견없는 포용의 美
문화·스포츠 문화 2018.12.21 17:45:17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으로 이끌었다. 들썩이지 않아도 왠지 달뜨는 시기인지라, 성당을 지키고 선 차가운 화강암 석상도 조금 웃고 있는 것만 같다. 본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에 놓인 조각가 최종태(86)의 ‘성모상’과 ‘요셉상’이다. 1997년에 작업한 성모상의 높이는 185㎝, 남자 어른 만한 키다. 둥근 얼굴에 뜬 듯 감은듯한 겸허한 눈매의 성모상은 여느 성모마리아와 달리 친근하다. 소녀 같기도 -
바다 건너는 八仙...獨친구 떠나보내는 고종의 이별선물
문화·스포츠 문화 2018.12.14 17:29:48하룻밤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기적 같은 할아버지’가 산타클로스뿐은 아니다. 동양에는 산타클로스 못지않은 도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신선들이 있었다. 마침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에서 처음 공개 전시된 조선 말기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 10폭 병풍에 바다를 건너는 신선들이 대거 등장한다. 게다가 1년 6개월 간에 걸친 고난도 복원 끝에 되찾은 붉은색과 초록색이 크리스마스 -
세 자락 천 사이 휘영청 뜬 보름달...간밤 꿈같은 풍경
문화·스포츠 문화 2018.12.07 16:23:43누가 하늘에 저런 천 자락을 걸었으려나. 가리려고 드리운 장막인가, 보여주려 내리친 은막인가. 세 자락 천 사이로 휘영청 뜬 보름달이 비친다. 달도 푸르고 하늘도 어두운 푸른빛이니 저 천이 없었더라면 달은 어떤 색 어떤 모양이었을까. ‘청회색의 음유시인’이었던 화가 권옥연(1923~2011)의 1999년작 ‘달밤’이다. 꿈꾸듯 그린 화가요, ‘한국적 초현실주의’라 불리는 그림이니 풍경 참 엉뚱하고 기괴하다. 흔히 그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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