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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레이더]낮은 운용 수익률에 체질 개선 목소리 커지는 노란우산공제
산업 중기·벤처 2022.10.22 13:00:00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제도인 노란우산공제의 수익률이 떨어지자 체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노란우산공제 수익률은 2017년 3.8%에서 2018년 3.52%, 2019년 3.16%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0년(4.94%)과 2021년( 4.44%)에 주식시장 활황으로 다소 오른 것을 제외하곤 최년 5년 동안 3% 초중반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경우 운용자산 5조원 이상인 6대 공제회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교직원공제회가 1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행정공제회 10.9%, 군인공제회 8.1%, 과학기술공제 7% 후반, 경찰공제회 5.6% 순이었다. 운용자산 5조원 이상 6대 공제회 규모는 교직원공제회(50조), 노란우산공제(21조), 대한지방행정공제회(19조),군인공제회(14조), 과학기술공제회(9조원), 경찰공제회(5조원) 순이다. 운용 규모로 2위지만 수익률은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최하 수준인 머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보수적 운용 기조를 넘어 타 공제회와 같이 수익률 제고를 통해 가입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몇 년째 수익률이 연 3% 수준에 머물면서 가입 회원들 사이에서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며 “3고로 경기 침체 장기화가 된다면 운용 수익은 더욱 떨어져 안정망 역할을 제대로 못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당장 목표수익률 개선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6대 공제회 가운데 올해 목표수익률이 가장 낮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과학기술공제회가 4.75%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교직원공제회(4.5%), 경제공제회(4.3%), 군인공제회(4% 초반), 행정공제회(3.9%) 순이다. 노란우산공제는 올해 목표수익률을 3.6%로 잡았다.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근거해 설립했고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일각에서는 운용인력 강화와 함께 자산 배분에 대한 조정 및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중앙회 공제사업단 관계자는 “올해는 노란우산 출범 15년째로 가입자수가 160만명에 부금액 19조3000억원을 넘어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안정 및 사업재기 자금 마련을 위한 공제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며 “떨어지는 수익률 우려를 개선하기 위해 우수한 외부 위탁기관 선정으로 기금의 안정적인 운영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단독]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0.6% '저조'…서학개미 외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21 18:31:35테슬라 주식을 1000원어치씩 살 수 있는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됐지만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수점 거래를 새로운 먹거리로 기대했던 증권사들도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의 증시 불황도 영향을 미쳤지만 서비스 도입 초기 단계에서 나타났던 과당경쟁이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문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액은 13억 4318만 달러(8월 말 환율 기준 1조 7966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액 기준 0.66%에 불과한 수치다. 해외 소수점 거래에 뛰어드는 증권사는 늘어났지만 거래액 비중도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해외 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시행하는 증권사는 신한금융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2개였지만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 서비스 신규 지정으로 15개로 늘었다. 반면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비율은 전년(0.38%) 대비 0.2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이용자 수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57만 642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79만 1424명)에 비해 99.19% 증가했다.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로 짭짤한 수익은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15개 증권사가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로 거둔 수수료 수익은 약 26억 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거래 대금은 8월 말 환율 기준으로 1조 7966억 원인데 수수료 수입은 0.14% 수준인 것이다. 올해 월평균 수수료 수익도 3억 2272만 원으로 전년(3억 1973만 원)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점 거래 자체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인 채 모 (30)씨는 “주식 투자로 손실을 입은 상태여서 소수점 거래까지 할 여력이 없다”며 “해외 종목 주가도 하락하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비스 도입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과당경쟁도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저해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각종 이벤트를 벌이며 이자 수익을 적게 얻게 됐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도 도입 초기에 고객 유치 경쟁이 활발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수익이 많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려면 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고 소수점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뿌리를 내리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 소수점 거래 시장의 현재 승자는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이용 고객 수 기준 각각 상위 1·3위를 오르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두 회사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이용 고객 수는 각각 72만 9554명, 27만 9314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고객 36만 2133명을 확보해 2위를 차지했다. -
펀드 27% 빠질때 수익률 -0.5%…AI가 사람보다 낫네
증권 국내증시 2022.10.21 18:21:34올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대부분 주식형 펀드가 큰 손실을 냈지만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위험 관리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하락장에서 손실 방어력이 돋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투자 수익률과 편리함 등이 입소문을 타며 수요가 늘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증권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21일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RA)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업체의 계약자 수는 43만 8500명으로 1년 만에 9.1%가 늘어났다. 운용자산 규모도 1조 8499억 원에 달했다. 2020년 9월 1조 2995억 원에서 2년 사이 42.35%가 불어난 셈이다.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올해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도 AI 기반 투자의 수익률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들은 올해 하락장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손실 방어력을 보였다. 일례로 올해 3분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7.59%, 8.41% 하락하는 동안 국내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평균적으로 3.9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펀드매니저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낸 상품도 적지 않았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 한 해 평균 손실이 -27.09%인 데 반해 콴텍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1·3호)은 올해 -0.68~-0.44%의 수익률을 기록해 말 그대로 선방했다. 해외 주식에 대해서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6.2% 떨어지는 동안 해외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는 3.62%의 수익률을 올렸다. 특히 핀에셋투자자문의 핀에셋 Shake.Fin AI(적극투자형), 에프앤가이드의 W_Robo 글로벌자산배분(안정추구형) 등은 수익률이 9.41~10.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선방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비결을 ‘위험 관리’에서 찾고 있다. 대부분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스템을 통해 상시 위험 관리를 하고 있으며 올해 그야말로 예측하기 어려운 증시 환경이 펼쳐진 가운데 AI의 위험 관리 능력이 빛이 났다는 것이다. 콴텍 측의 한 관계자는 “위험관리 모듈 ‘Q-X(큐엑스)’를 활용해 자산 리밸런싱을 진행한다”며 “시장의 이상 현상을 감지하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자산 비중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리밸런싱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방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1호가 올해 -0.91%의 수익률을 낸 것도 이 같은 체계화된 위험 관리 시스템 덕분”이라며 “현재도 유성티엔에스·현대제철·대창스틸 등 10개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50%로 높이는 리밸런싱을 통해 하락장 방어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투자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증권 디지털혁신본부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백테스팅(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 성과를 가늠하는 기법)을 반복하며 어느 시점에 어느 자산 비중을 늘리고 줄이는 게 좋은지 정확하게 판단한다”며 “수익률이 부진할 때에도 감정에 동요 없이 투자 원칙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도 메리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사람이 직접 계산하는 데 한계가 있는 영역으로 앞으로 (RA는) 장기 투자, 연금저축 투자 등에서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로보어드바이저팀 관계자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대부분 자산 배분형 상품 비중이 높다”며 “다양한 투자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낮은 변동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시장이 안 좋을 때 주요 지수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가전수요 둔화에…삼성·LG ‘조기 블프’
산업 기업 2022.10.21 17:58:06다음 달 25일 진행되는 미국 최대 쇼핑 행사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한 달 빨리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재고 누적으로 고심하는 상황에서 이를 바탕으로 소비 촉진을 유도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이달 중순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냉장고·세탁기·식기세척기 등 주요 가전제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얼리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4599달러인 4도어 냉장고를 1400달러 할인한 3199달러에, 1649달러인 대용량 드럼 세탁기를 104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베스트바이 등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Z폴드·플립 4 등을 구매할 때 구글 기프트카드를 얹어 주는 판매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달 중순부터 미국에서 블랙 프라이데이에 앞선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초대형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미국 내 프리미엄 수요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450~1500달러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인 83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정가 6499달러)을 1500달러 할인한 4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년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시기를 좀 더 앞당기고 할인율도 높여 소비를 더욱 촉진하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말 ‘삼성위크’라는 이름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했지만 하루에 한 품목씩만 팔아 이벤트성이 강한 행사였다. 올해는 이름부터 ‘얼리 블랙 프라이데이’로 정하고 품목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LG전자 또한 지난해는 11월부터 시작했던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2주가량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 소비 침체에 따른 재고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카타르 월드컵, 크리스마스 등으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월마트·아마존·타깃 등 미국 내 소매·유통 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예년보다 빠른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재고 처리에 나서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삼성·LG의 프리미엄 가전을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라고 소개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한 달여 남았지만 할인 행사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며 “가전제품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은 삼성 홈페이지에 방문하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원희룡 "집값 50% 올랐다 6% 내려…폭락 아냐"
부동산 주택 2022.10.21 17:54:37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전국적으로 아파트 값이 평균 50% 올랐다가 6% 내렸다”며 “50% 오른 가격이 6% 내린 게 폭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집값이 하락했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오른 점을 고려하면 폭락 국면으로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토부 등에 대한 종합 감사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연착륙을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유 의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0주째 하락 중이고 거래절벽도 심화돼 경착륙할 위험성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되면 대출 부도가 발생해 금융이 부실화되고 소비 위축, 경기 침체로 이끌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서울 아파트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역대 가장 낮은 2만 가구 수준인데 가장 많았을 때는 8만 가구까지 갔다”며 “예정된 분양·입주 물량 자체가 거의 보릿고개 수준인 시점과 맞물려 (가격 폭락을) 단정 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매도인 호가도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어 시장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특정 국면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한 대책과 관련해 원 장관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거시경제 여건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로 인한 경제 충격과 고통이 커질 수 있기에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지나친 규제에 대한 정상화 속도를 더 당기거나 금융 부채 부담이 지나치게 무거운 부분에 대해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지적에는 “비합리적 규제라고 보고 이미 지자체에 관련 지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
[글로벌 What] "고금리·인플레 오판하면 끝장"…英 차기 총리 누가 되든 가시밭길
국제 정치·사회 2022.10.21 17:53:02“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자진 사퇴는 정치인들이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라는 현실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는 냉혹한 경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를 핵심으로 한 감세안을 내놓았다가 거센 역풍에 직면해 20일(현지 시간) 역대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스스로 뒤집어쓴 트러스 총리의 사례가 주는 교훈을 이렇게 해석했다. 장기 저성장에 빠진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3.6%에서 내년에는 0.3%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감안할 때 대규모 감세로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트러스 총리의 ‘승부수’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불 붙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한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로 차입 비용이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에서 정부 부채를 더 늘리겠다는 접근은 완벽한 ‘오판’이었다. 조너선 포티스 킹스칼리지런던 경제학 교수의 표현대로 “잘못된 시기에 들인 잘못된 정책”이었던 영국 감세안은 트러스 총리 개인의 실패를 불러온 것은 물론 영국 정치·경제에 ‘트러스 트라우마’를 깊이 새겨놓았다. 비단 영국뿐만이 아니다. WSJ는 트러스 사태가 엄혹한 인플레이션 시기에 어설픈 재정 확장 정책을 폈다가는 시장으로부터 호된 ‘응징’을 당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 정치권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트러스 정부의 몰락을 겪은 영국에서는 당장 차기 총리의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로서는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끊으면서 불거진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서민 연료 지원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지만 국가부채를 늘리려다 퇴진으로 내몰린 트러스 트라우마가 당장 시급한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의 국채 발행에도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수습하는 역할을 맡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지급 기간을 향후 2년에서 내년 4월까지 6개월로 대폭 단축한 바 있다. 제임스 스미스 ING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정부가 에너지난에 제때 대처하지 못하면 내년까지 물가 상승률이 최대 3%포인트 높아지고 경기 침체의 골도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무너진 시장의 신뢰를 되살리는 것도 차기 정부의 과제다. 패트릭 베넷 캐나다 왕립상업은행 전략가는 “총리가 바뀌어도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파운드화는 계속 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재정지출에 대한 감시의 눈이 더 매서워져 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예산을 감시하는 기구인 재무부 산하 예산책임처(OBR)에 힘이 크게 실릴 것으로 보인다. OBR은 독립 기구임에도 최근에는 경제 관련 통계만 생산해왔지만 앞으로는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감시하는 설립 취지에 맞게 위상이 제고될 것이라는 의미다. 헌트 장관도 앞으로 OBR의 공공부채 전망치를 반드시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지에서는 트러스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 자리를 두고 이미 치열한 ‘승계’ 전쟁의 막이 올랐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이 같은 트라우마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차기 총리로는 앞서 9월 트러스 총리와 보수당 대표 경선 결선에서 맞붙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경선 3위’였던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각종 스캔들로 7월 쫓겨나다시피 퇴임한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역시 차기 후보 명단에 올랐다. 영국의 한 도박 사이트는 존슨 전 총리의 당선 확률이 26%로 1위 수낵 전 장관(56%)에 이어 2위로 봤다. 보수당 측은 후보군이 일찍 좁혀진다면 24일,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28일께 차기 총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트러스 총리처럼 차기 총리도 총선을 거치지 않고 선발돼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다음 지도자는 보수당 의원이나 당원이 아닌 영국민이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마감시황] 외국인 현선물 순매수에도 코스피 2213선 하락 마감
증권 국내증시 2022.10.21 16:11:56상승 모멘텀 없이 기존 금리인상 공포와 매크로 불확실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코스피가 소폭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유지했으나, 지수 상승 전환에는 역부족이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97포인트(0.22%) 내린 2213.12에 장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50포인트(0.34%) 내린 2210.59에 출발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들은 각각 191억 원, 195억 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순매도세를 유지했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반면 개인은 매도폭을 키워가면서 698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453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3673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포항 양극재 단일공장을 합작해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삼성SDI(006400)가 6.45% 급등했다. 이밖에 삼성전자(005930)(0.72%), LG에너지솔루션(373220)(0.81%), SK하이닉스(000660)(0.33%),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44%)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LG화학(051910)(-0.18%), 현대차(005380)(-0.89%), 기아(000270)(-0.73%), 네이버(-1.48%) 등은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상승 모멘텀 없이 기존의 악재가 반복되면서 지수가 약보합을 보였다고 분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및 미국채 금리 상승세 부담 지속이 증시 하방압력을 높이고 있는 양상”이라며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청구건 감소로 여전히 양호한 고용지표 발표 속에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으로 긴축 부담이 자극됐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졌다는 점도 지수의 상승을 제한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강달러, 경기 침체 이슈 부각되며 코스피 코스닥도 하락. 장중 시총 상위종목 반등하면서 상승 시도도 나타났으나 역부족이었다”며 “달러엔 환율이 32년 만에 150엔을 돌파했는데, 일본중앙은행이 긴급 채권 매입 착수에도 나섰지만 강달러 기조는 유지되며 환율 시장 전반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5.96포인트(0.88%) 내린 674.48에 장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2.28포인트(0.34%) 내린 678.16에 출발한 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횡보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스피와 반대로 개인이 857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9억 원, 284억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SDI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양극재 생산 공장의 준공을 알린 에코프로비엠(247540)이 4.31% 상승하면서 0.95% 상승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밀어내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 -
중국 최대 쇼핑축제 '솽스이' 막올라…역대 판매 기록 깰 듯
국제 경제·마켓 2022.10.21 12:35:17사전 판매를 시작으로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솽스이(雙十一·11월11일)’가 시작됐다. 경기 침체 분위기에도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 경쟁 심화로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20일 오후 8시부터 중국 2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닷컴이 솽스이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티몰은 오는 24일부터 사전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군제로도 불리는 솽스이는 중국의 연간 최대 쇼핑 축제다. 알리바바 그룹이 타오바오, 티몰 등 자사 쇼핑 플랫폼에서 실시하던 것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중국 전체의 쇼핑 행사로 확대됐다. 매년 쇼핑 업체들은 대대적인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징둥닷컴, 티몰, 쑤닝 등의 플랫폼은 올해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가격을 보장한다고 발표했다.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쑤닝은 오는 24일부터 내달 13일까지 구매하는 제품의 상품 가격이 인하될 경우 그 차액을 소비자에게 환불해준다고 밝혔다. 올해는 기존의 타오바오, 징둥, 핀둬둬 등 대형 플랫폼 외에 중소업체들의 판촉 활동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 커머스의 활성화로 인해 더우인(중국판 틱톡), 콰이쇼우와 같은 숏폼 스트리밍 플랫폼이 올해 솽스시에 주목받을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망했다. 징둥은 더 많은 중소기업이 판매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징둥은 자신들의 창고·물류 데이터를 제공하고 디지털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 운영 효율성을 약 50%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 개선에 따라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솽스이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매업체의 재고 증가로 이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중국 매체 NBD에 따르면 비앤플라워는 샴푸와 린스 25만 상자를 비축하고 창고를 1만㎡로 3배 확장했다. 장이 아이미디어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대규모 쇼핑에 힘입어 내수는 4분기에 더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빈곤 완화를 통해 농촌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소비 확대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라이브 커머스가 농촌 지역의 소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내수 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도 8월 소매판매액이 3조6300억 위안(5015억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이는 7월 대비 2.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중국 당국도 다양한 수단을 통해 경기 회복을 촉진하려면 시장 수요를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1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전국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포함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조치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원희룡 "전국 집값 50% 올랐는데, 6% 하락…폭락 아냐"
부동산 주택 2022.10.21 11:00:57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평균 50% 올랐는데, 6% 내렸다”며 “50% 오른 가격이 6% 내린 게 폭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연착륙을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원 장관은 “서울 아파트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역대 가장 낮은 현재 2만 가구 수준인데, 가장 많았을 때는 8만 가구까지 갔다”며 “예정된 분양·입주 물량 자체가 거의 보릿고개 수준인 시점과 맞물려 (가격 폭락을) 단정 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매도인 호가도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어 시장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특정 국면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한 대책을 묻는 질의엔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거시 경제 여건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로 인한 경제 충격과 고통이 커질 수 있기에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지나친 규제에 대한 정상화 속도를 더 당기거나 금융 부채 부담이 지나치게 무거운 부분에 대해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불경기에 피그마 28조 인수…어도비가 '비싸지 않다'는 이유
국제 경제·마켓 2022.10.21 08:19:33어도비가 지난 달 디자인 협업 툴 피그마를 200억 달러(약 29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신호가 나타나는 가운데 올해 4억 달러(약 5700억원)의 매출을 전망하는 피그마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고가 인수 논란에 어도비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피그마 인수를 발표한 뒤 한달 만인 이달 18~20일(현지 시간) 어도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씨어터에서 연례 행사인 ‘어도비 맥스 2022’를 열었습니다. 기조연설에 딜런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가 나타나면서 피그마 인수 건이 다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과연 어도비 인수는 가성비 있는 인수일까’ ‘피그마와 어도비 사이에 어떤 시너지가 가능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졌는데요. 19일 어도비의 전 제품군을 이끄는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글로벌 미디어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피그마 인수는 성공적인 인수라고 장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벨스키 어도비 CPO는 피그마의 역할을 ‘협업 과정에서 어도비의 창작물을 연결하는 연결 고리’로 정의했습니다. 그는 “마케팅 예산의 절반이 소셜미디어에 쓰일 정도로 많은 이미지, 비디오들이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쓰인다”며 “디자인을 만들고 이를 영상, 3D 등 여러 매체로 재창조하고 다시 여러 팀의 피드백을 받아 이를 수정하기까지 작업 흐름을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피그마가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점차 창작 작업이 개인의 창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디자인팀, 제품설계팀, 소셜미디어팀, 홍보팀 등 다양한 분야 인력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일이 많은 만큼 전체의 협업 과정을 연결하는 툴이 중요한데 피그마가 이를 잘 해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미지나 영상 등의 디자인 에셋이 상호교류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황에서 피그마가 이러한 흐름을 잘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어도비가 앞으로 주도하고자 하는 '협력적 창의성(Collaborative Creativity)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벨스키는 “피그마는 아주 광범위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어도비가 앞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피그마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접점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어도비는 피그마 인수를 통해 창작 뿐만 아니라 이를 협업·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어도비의 주 이용자 층인 창작자 커뮤니티가 원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벨스키 CPO는 “딜런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에게 물으니 피그마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어도비의 르네상스 폰트라고 했다"며 “어도비는 피그마와 깊은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도비가 기존에 강점이 있는 영상과 3D 측면에서의 통합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은 새로운 생산성이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피그마에는 당장 그렇게 할 자원이 없었다"며 "더 많은 생산성 영역에 들어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이를 단축하려면어도비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벨스키 CPO도 자신이 창업한 회사가 어도비에 인수된 이력이 있습니다. 2006년 창작물 플랫폼 ‘비핸스(Behance)’를 창업한 뒤 2012년 어도비가 이를 인수하면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그는 비핸스 때의 경험을 언급하며 “어도비의 인수로 비핸스 이용자가 당시 100만명 수준에서 3100만명까지 꾸준히 확대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어도비가 2019년 3D 창작툴 ‘서브스턴스’를 만드는 알레고리드믹을 인수한 것을 언급하며 “인수를 통해 어도비 커뮤니티에 큰 시너지를 줬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해외 칼럼]경기 침체의 경보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2.10.21 08:00:00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기상예보관들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줬다고 말한다. 허리케인이 예전에 비해 훨씬 강력해진 데다 급속히 세력을 확장하기 때문에 태풍에 대한 조기 경보를 발령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경제정책도 비슷하다. 최근 경제학자들과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제에 급제동을 걸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실망스러운 물가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활기를 유지하고 있는 고용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필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 우리는 올해 초부터 연준이 연이어 단행한 금리 인상의 효과를 목격하고 있다. 물가 상승 압박 감소와 함께 적지 않은 생산 및 고용 차질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환 정책이 금융 안정과 세계경제에 가하는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부분적인 문제는 최소한 1980년대 초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이번처럼 돈줄을 조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연준의 인사들을 비롯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썰렁했던 그 시절의 통화정책이 전해준 중요한 교훈을 완전히 망각한 듯 보인다. 높은 이자율이 경기 둔화를 가져오거나 물가 상승률을 조금이나마 떨어뜨릴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당시 우리가 얻은 교훈이었다. 연준의 정책이 실물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라. 돈이 흘러가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택 시장이다. 고금리는 주택 수요를 줄이면서 건설 경기를 떨어뜨린다. 주택 건설에서 얻는 소득이 미끄럼질을 치면 다른 재화에 대한 수요 역시 감소하고 그로 인한 효과는 경제 전반으로 번져나간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실제로 주택 신축 허가 신청 건수를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건설 업계의 고용 수준은 아직 하락하지 않고 있다. 저금리 기간에 공사를 시작한 주택 건설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닥칠 주택 경기 둔화에 따른 광범위한 경제적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족히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부동산 건설 외에 달러화 가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다스린다. 달러화 강세는 세계시장에서 미국산 상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수출 감소와 수입 증대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훼방꾼이다. 하지만 새로운 공급선으로 이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기 둔화 효과는 내년쯤에야 볼 수 있다. 간단히 말해 현재의 물가 상승과 고용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이미 지나간 과거의 경제에 관해 말해줄 뿐이다. 미래의 경제 상황을 엿보려면 이들과는 다른 선행성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일손을 구하지 못해 공석이 된 일자리 수가 8월 급격히 감소했다는 새로운 보고서가 그중 하나다. 왜 이 보고서가 중요한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경고했던 경제학자들은 실업률 자체보다 실업률에 대한 일자리 공석 비율이 고용 시장의 긴축을 보여주는 보다 나은 척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비율은 이미 크게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말을 빌리자면 일자리와 근로자 사이의 간격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거의 절반가량 제거됐다. 또 다른 보고서는 아파트 수요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임대료 증가율이 다소 꺾일 것임을 보여준다. 혹시 경제를 교란시키고 물가 상승을 일으켰던 몇 달 전의 공급망 문제를 기억하는가. 컨테이너 한 개를 태평양 너머로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21년 9월 2만 586달러였지만 지금은 2265달러다. 이 같은 지수들을 바탕으로 필자는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연준이 이미 할 만큼 했고 이를 통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거의 확실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필자는 경기 침체를 전적으로 확신하는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정책은 늘 두 가지 위험 사이의 절충을 내포한다. 연준이 너무 일을 하지 않는 듯한 위험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너무 많은 일을 하는 데서 오는 위험은 커지고 있다. 거기에 금융위기까지 보태진다. 영국의 최근 채권 시장 동요는 자생적인 것이지만 급속히 상승하는 금리와 전 세계에 스트레스를 안겨준 달러화 강세가 불러일으킬 대참사의 전조일 수 있다. 우리는 금융시장이 연준의 정책을 좌지우지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금융시장의 위험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필자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사태를 확실하게 단언하지 못한다. 하지만 연준이 모든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기다리며 경제 태풍의 경보를 늦추지 않기를 바란다. 그때가 되면 너무 늦어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
'고용·물가 완화 없는데 침체 가능성만 는다'…S&P500 0.80%↓[데일리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2.10.21 05:46:55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두려워 했던 것보다는 나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뉴욕 증시를 누르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 등도 고용과 인플레이션은 잘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는 90.22포인트(-0.30%) 하락한 3만333.5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29.38포인트(-0.80%) 떨어진 3665.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5.66포인트(-0.61%) 내린 1만614.74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는 전날 장 종료후 올해 인도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을 후 이날 6% 이상 하락했다. 이날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bp(1bp=0.01%포인트)오른 4.23% 수준으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4.2%를 넘어섰다. 정책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미 국채도 4.608% 로 상승했다. 월가 내부에서도 건강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4.22%는 지속가능한 수준이 아니며 4%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10년물 국채가 마치 밈 주식 처럼 움직이는 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기존주택판매량은 471만 건으로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8개월 연속하락으로 2007년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23.8% 감소했다. 주택가격도 소폭 감소했다. NAR은 미국 주택 중위가격은 전월 38만9500달러에서 38만4800달러로 줄었다고 밝혔다. 고용 시장에서는 개선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노동부는 15일 마감된 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4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2000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23만 건을 하회했다. 예상보다 근로자들이 의도치 않게 실업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적다는 의미로, 고용 시장은 여전히 인력난이 유지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표(LEI)는 9월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지표를 구성하는 7개 항목 가운데 6개 항목이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샘 불러드는 “지난 60년간 LEI가 6개월 평균 -0.4%일 경우 경기 침체가 뒤따랐다”고 분석했다. 현재 LEI의 6개월 평균은 -0.5%다.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뉴저지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은 로켓처럼 솟아 올랐다가 깃털처럼 떨어지는 것”이라며 “물가는 안정될 것이지만 우리 목표 만큼 떨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올 연말 6% 정도로 낮아진 뒤, 내년 말께 4%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이 돼서도 2% 까지는 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근원PCE는 8월 기준 6.2%다. 그는 금리 전망과 관련 “솔직히 인플레이션이 개선되는 신호가 없어서 실망한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에는 4% 보다는 훨씬 위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내년 중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시점에는 그동안의 통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한 동안 유지해야 한다”며 “자본 시장의 높은 비용이 경제에 녹아드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모기지 신청 뚝…흔들리는 美 부동산 시장 급격 위축
국제 경제·마켓 2022.10.20 21:18:10미국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가운데 추후 미국의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연체가 늘어날 경우 부동산금융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이달 둘째 주 기준 모기지 신청 건수가 전주 대비 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차환 등을 위한 재융자(refinancing) 건수도 전주 대비 8%, 전년 대비 86% 급감했다. MBA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엘 칸은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인 6.94%를 기록하면서 모기지 신청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거래 수요가 감소하면서 주택 착공도 줄어드는 분위기다.이날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9월 신규 주택 건설은 전월 대비 8.1% 감소한 143만 9000건으로 전문가 전망치(146만 건)보다 적었다. 기준금리 상승의 여파는 주택 건설과 거래 분야를 넘어 주택 관련 금융 시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JP모건에 따르면 정크 등급의 신용위험공유증권(CRT)과 미국 국채 간 금리 격차는 올 1월 3.42%포인트에서 지난주 6.7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CRT는 여러 금융 업체들이 실행한 모기지 대출을 묶어 금융 상품화한 것으로 프레디맥과 페니매가 판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금리와의 격차가 커지는 것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경우 집주인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
대어급 씨 말랐지만…중소형 IPO는 '봇물'
증권 국내증시 2022.10.20 18:20:42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대어급 기업공개(IPO)는 씨가 말랐지만 코스닥 상장은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짜 기업들의 경우 증시 침체기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찬바람에 기업들이 흥행 성공을 위해 공모가를 낮추면서 올해 코스닥 새내기의 경우 4곳 중 3곳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79개로 전년(68개) 대비 약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IPO 기업 수가 7개를 기록하며 전년(18개) 대비 61%가량 급감한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코스닥 IPO가 굳건했던 까닭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모여 있는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은행권 대출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이 있지만 중소형 기업은 상장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익성이 좋지 않아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이 그나마 돌파구”라며 “몸값을 낮춰서라도 상장행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부진에도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도 선방한 편이다. 몸값을 낮춰 상장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 후 1개월이 지난 64개 기업들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른 기업들은 48개로 75%에 달한다. 새빗켐(107600)은 무려 345.4%의 상승률을 보였다. 오토앤(353590)(189.62%), 성일하이텍(365340)(139.20%), 유일로보틱스(132%) 등도 공모가 대비 130% 넘게 뛰어올랐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 등 변수 때문에 낮은 공모가로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향후 자기 기업 가치를 찾아 반등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말까지 상장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기준 40개가 넘는 기업들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거나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기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보는 “기존 한 달 동안 1~2번 진행하던 상장예비심사 회의가 최근 들어 일주일에 3~4번 진행할 만큼 늘어났다”며 “최근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 만큼 올해 코스닥 IPO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PF 빨간불 켜지자…파랗게 질린 건설·증권주
증권 국내증시 2022.10.20 18:20:1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는 가운데 건설·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와 증권사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전날보다 320원(9.10%) 내린 3195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039490)(-8.26%), 유진투자증권(001200)(-7.27%), 한국금융지주(071050)(-6.36%), DB금융투자(016610)(-5.55%), 유안타증권(003470)(-4.88%), 메리츠증권(008560)(-3.56%), 대신증권(-2.8%)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부동산 PF 우려와 직접 맞닿아 있는 건설주 역시 무너졌다. 태영건설(009410)(-6.67%), 동부건설(005960)(-4.65%), 동원개발(013120)(-2.79%), 서희건설(035890)(-2.23%), KCC건설(021320)(-2.04%) 등 중소형 건설사 위주로 크게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0.95%), GS건설(006360)(-0.65%) 등 대형 건설사 역시 약세 마감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촉매가 됐다. 대출 부실로 돈줄이 빠르게 말라붙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자산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PF 대출 부실의 직격타를 입을 건설·증권주의 투심은 아예 얼어붙었다. 대형 건설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18일 롯데건설은 2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대형 건설사마저 자금난에 직면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 경기 악화 시기에는 시공사 연대보증 조건인 브리지론 ABCP(유동화증권)의 차환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다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미착공 PF를 인수할 수도 있기에 건설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실제로 일부 건설사에서 기존 주주 대상 증자 계획을 공시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막연했던 경기 침체 우려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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