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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아시아나, 4000억 상환 '적색경보'…상폐 내몰리나 [뒷북비즈]
산업 산업일반 2022.10.29 14:00:00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의 여파로 3분기 ‘완전자본잠식’이 유력한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내년 상반기까지 영구 전환사채(CB) 이자와 회사채 상환 명목으로 4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003490)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내몰릴 수 있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결국 출자전환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8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갚아야 할 영구채 이자와 회사채는 3800억 원에 이른다.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 영구채 이자로만 약 732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미상환 영구채는 1조 1550억 원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대한한공·증권사 등을 상대로 총 여섯 차례 발행했으며 조건은 기한에 따라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방식으로 연 4.7~12.45%에 형성돼 있다. 회사채는 내년 상반기까지 540억 원이 만기 도래하고 257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중 잔액 317억원을 다음 달 9일까지 상환해야 한다. 연말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4000억 원에 이르는 자금 상환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상장사의 연말 사업보고서 기준 완전자본잠식은 상폐 사유가 된다. 여기에 해외 주요국의 기업결합 심사까지 지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대한항공이 지원에 나서라는 입장이지만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산은이 결국 출자전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산은은 경기 침체로 하반기 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챙겨야 할 형편이라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총 익스포저(대출과 투자)가 2조 7450억 원에 달하는 것도 부담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결합 심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 허가 단계에서부터 지연돼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해외 기업심사 지연에 대비해 산은 등이 플랜B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3분기만 환차손 3600억 '완전잠식' 우려…산은, 출자전환 나서나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카드가 거론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고 기업결합 심사도 지연될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전제로 경영 정상화의 큰 그림을 그렸지만 당시 상정한 조건들은 현시점에서는 다 틀어져버렸다. 먼저 상반기 기준 28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달러화를 빌려 항공기 구매와 리스 비용, 항공유 비용 등을 지불한다. 환율이 높아지면 평가손실이 따를 수밖에 없다. 6월 말 기준 1301원 50전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439원으로 3분기에만 10% 이상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환율 급등에 따라 3분기에 3600억 원 안팎의 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한다. 문제는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544.6%로 지난해 말보다 4134%포인트 증가했다. 항공기 리스 계약이 부채로 기록되는 항공사 회계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미 정상 기업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2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총계는 2047억 원이다. 자본금이 3721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이미 부분 자본잠식(45%)이 진행된 셈인데 3분기 환차손까지 반영되면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다. 4분기에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만 ‘천수답’과 다를 바 없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신용 경색은 갈 길 바쁜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장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만기가 도래하는 540억 원의 회사채는 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BBB-)을 고려할 때 차환이 거의 불가능하다. 산은과 수출입은행·대한항공 등을 상대로 발행한 1조 155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역시 스텝업 방식으로 금리가 불어나 내년 상반기까지 70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항공 티켓 매출을 담보로 유동화하기 때문에 그동안 안정적인 기관 수요들이 받쳐줬던 자산유동화증권(ABS)도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재구조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24일 1600억 원 규모의 ABS를 현금으로 상환한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9일까지 잔액 317억원을 또다시 갚아야 한다. 가뜩이나 4분기에도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쌓아두지 못하고 부채를 갚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말 충분한 유동성으로 차입금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것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 통과를 전제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심사가 승인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주요국의 심사가 내년이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외교적인 경로로 알아보고 있는데 내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아직 기업 인수가 확정되지도 않은 대한항공에 백기사 역할을 요구할 수도 없다. 산은은 기업심사 지연 시 대한항공이 나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을 해소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실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항공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렵다. 이사회에서 배임 이슈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산은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산은이 이미 아시아나항공 한 기업에만 2조 7000억 원이 넘는 익스포저를 갖고 있어 신규 자금 지원을 할 가능성은 낮다. 경기 침체로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한계기업들의 구조 조정이 본격화하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외 다른 기업들에도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었던 산금채 발행도 회사채 경색에 따른 쏠림 현상으로 당분간 쉽지 않다.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로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완전자본잠식이 4분기에도 해소되지 않으면 항공업뿐 아니라 다른 업종 한계기업들의 자금난도 더욱 도드라질 수 있다”며 “결합심사가 지연되면 산은이 출자전환 형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K트레이딩업] 美서 찾는 ‘위기 극복’ 기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2.10.29 08:00:00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자이언트스텝·킹달러 등의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우리가 미국의 물가상승률·기준금리를 이처럼 신경 쓰며 살았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높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미국의 긴축 정책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우려가 깊어지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에서 몇 가지 희망적인 요소도 발견된다. 먼저 한미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미국은 우리나라 제1의 수출대상국이었다. 전체 수출액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2010년대 들어 중국의 부상과 함께 그 비중이 10%까지 낮아졌으나 최근에 다시 상승해 올해 말에는 15% 정도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7월에는 처음으로 대미 수출이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9월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92억 7000만 달러로 역대 9월 수출 1위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대미 수출액 역시 사상 최대치인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의 직접투자도 ‘역대급’ 투자 금액을 기대할 만큼 활발하다. 언론에 이미 우리 대기업의 대미 투자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미국의 대한 투자 신고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5.9%나 증가한 71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두 번째는 한국의 콘텐츠·소비재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확보에 도움이 된 콘텐츠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직접 지목했다고 한다. 일본인 지인은 요즘 공립도서관에서 영어 강좌를 듣고 있는데 이 드라마에 대한 감상문을 과제로 내줬다고도 했다. 이제는 맨해튼 어디를 가도 한국 노래가 들려오고 화장품·식품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OTRA는 9월 뉴저지에서 한국상품전(K-lifestyle USA 2022)을 개최했다.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찾아온 현지인들에게 샘플로 나눠준 고추장·김치 등을 앞다퉈 받아 가려는 모습이었다. 전에는 이게 뭐냐고 꼬치꼬치 묻고는 했는데 더 이상 자세히 묻는 이들이 없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심지어 배추를 소금에 절인 다음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채 등을 버무려 국물을 자작하게 담근 백김치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뽐내는 방문객도 있었다. 필자는 이제 적어도 소비재와 콘텐츠 부문에 있어서는 ‘K’라는 말을 떼어도 된다고 자주 얘기한다. 지금의 해외 소비자들은 ‘K드라마’ ‘K소비재’처럼 굳이 ‘K’를 붙이지 않아도 한국의 것임을 알고 즐긴다. 어쩌면 ‘한류’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뉴욕 현지에서 한국 문화는 이미 그들의 일상이 됐고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시대의 풍조나 유행 등을 창조하고 대중화하는 사람 혹은 집단)가 됐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몸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얘기하고 있는 속에서 희망을 보고 싶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산업을 핵심 제조업 육성 분야로 선정하고 파트너 찾기에 바쁘다. 실제로 최근 북미 소재 무역관들은 현지 완성차와 부품 업체로부터 한국의 공급 업체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소비재에서 첨단산업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길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늘 그래왔다. -
獨 3분기 GDP 0.3% '깜짝 성장'…경기침체 우려 여전
국제 정치·사회 2022.10.28 20:32:37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등 각종 악재에도 민간 소비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통계청은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역성장(-0.2%)을 예상한 가운데 깜짝 성과를 올린 셈이다. 독일 GDP는 지난 1분기 0.8%, 2분기 0.1%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0.3% 성장해 전년 대비로는 처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연방통계청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 어려운 세계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가 제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다만 올 겨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울리히 카터 데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놀라운 성장세에도 독일 경제가 겨울에 경기 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 독일 경제가 올해 전년 대비 1.4% 성장하고, 내년에는 0.4%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
"블프도 소비 못살려"…아마존의 한숨
국제 경제·마켓 2022.10.28 19:16:00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올해 말 쇼핑 ‘대목’에 신통치 않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올 3분기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이 1%대의 저조한 증가세를 나타낸 가운데 미국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본격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존의 올 3분기 매출은 127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5%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5억 달러로 지난해 3분기(49억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회사 측은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50억 달러 규모의 환차손이 발생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마존의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올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에 그쳐 1400억~14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의 평균 전망치인 156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로 아마존이 지금까지 내놓은 4분기 매출 증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연말 쇼핑 시즌이 걸쳐 있는 최대 대목이다. 그럼에도 아마존이 뚜렷한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은 미국의 경기가 그만큼 위태롭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의 경제 상황은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불황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아마존이 ‘판매 저조’ 신호를 내보낸 것은 미국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지적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자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쳐 전 분기(2.0%)보다 둔화했다. 같은 날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도 비슷한 우려를 내비쳤다. 애플의 올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901억 달러, 207억 달러로 역대 3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빠진 구글·메타 등 다른 빅테크들과 대비를 이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강달러만 아니었다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을 정도다. 그러나 애플은 이런 분위기가 4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역시 연말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애플 측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4분기 매출 증가율이 3분기(8.1%)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애플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3분기 판매가 시장 예상(426억 달러)에 다소 못 미치는 427억 달러를 기록하고 같은 기간 서비스 부문 매출도 191억 9000만 달러로 예상치(201억 달러)보다 적었던 것 또한 소비 둔화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애플이 3분기에 불안한 호실적을 거뒀다”고 짚었다. -
자본잠식 아시아나, 4000억 상환 '적색경보'…상폐 내몰리나
산업 산업일반 2022.10.28 18:03:49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의 여파로 3분기 ‘완전자본잠식’이 유력한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내년 상반기까지 영구 전환사채(CB) 이자와 회사채 상환 명목으로 4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003490)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내몰릴 수 있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결국 출자전환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8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갚아야 할 영구채 이자와 회사채는 3800억 원에 이른다.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 영구채 이자로만 약 732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미상환 영구채는 1조 1550억 원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대한한공·증권사 등을 상대로 총 여섯 차례 발행했으며 조건은 기한에 따라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방식으로 연 4.7~12.45%에 형성돼 있다. 회사채는 내년 상반기까지 540억 원이 만기 도래하고 257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중 잔액 317억원을 다음 달 9일까지 상환해야 한다. 연말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4000억 원에 이르는 자금 상환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상장사의 연말 사업보고서 기준 완전자본잠식은 상폐 사유가 된다. 여기에 해외 주요국의 기업결합 심사까지 지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대한항공이 지원에 나서라는 입장이지만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산은이 결국 출자전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산은은 경기 침체로 하반기 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챙겨야 할 형편이라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총 익스포저(대출과 투자)가 2조 7450억 원에 달하는 것도 부담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결합 심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 허가 단계에서부터 지연돼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해외 기업심사 지연에 대비해 산은 등이 플랜B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아시아나, 3분기만 환차손 3600억 '완전잠식' 우려…산은, 출자전환 나서나
산업 산업일반 2022.10.28 17:48:19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카드가 거론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고 기업결합 심사도 지연될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전제로 경영 정상화의 큰 그림을 그렸지만 당시 상정한 조건들은 현시점에서는 다 틀어져버렸다. 먼저 상반기 기준 28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달러화를 빌려 항공기 구매와 리스 비용, 항공유 비용 등을 지불한다. 환율이 높아지면 평가손실이 따를 수밖에 없다. 6월 말 기준 1301원 50전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439원으로 3분기에만 10% 이상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환율 급등에 따라 3분기에 3600억 원 안팎의 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한다. 문제는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544.6%로 지난해 말보다 4134%포인트 증가했다. 항공기 리스 계약이 부채로 기록되는 항공사 회계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미 정상 기업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2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총계는 2047억 원이다. 자본금이 3721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이미 부분 자본잠식(45%)이 진행된 셈인데 3분기 환차손까지 반영되면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다. 4분기에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만 ‘천수답’과 다를 바 없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신용 경색은 갈 길 바쁜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장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만기가 도래하는 540억 원의 회사채는 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BBB-)을 고려할 때 차환이 거의 불가능하다. 산은과 수출입은행·대한항공 등을 상대로 발행한 1조 155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역시 스텝업 방식으로 금리가 불어나 내년 상반기까지 70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항공 티켓 매출을 담보로 유동화하기 때문에 그동안 안정적인 기관 수요들이 받쳐줬던 자산유동화증권(ABS)도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재구조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24일 1600억 원 규모의 ABS를 현금으로 상환한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9일까지 잔액 317억원을 또다시 갚아야 한다. 가뜩이나 4분기에도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쌓아두지 못하고 부채를 갚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말 충분한 유동성으로 차입금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것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 통과를 전제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심사가 승인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주요국의 심사가 내년이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외교적인 경로로 알아보고 있는데 내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아직 기업 인수가 확정되지도 않은 대한항공에 백기사 역할을 요구할 수도 없다. 산은은 기업심사 지연 시 대한항공이 나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을 해소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실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항공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렵다. 이사회에서 배임 이슈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산은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산은이 이미 아시아나항공 한 기업에만 2조 7000억 원이 넘는 익스포저를 갖고 있어 신규 자금 지원을 할 가능성은 낮다. 경기 침체로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한계기업들의 구조 조정이 본격화하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외 다른 기업들에도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었던 산금채 발행도 회사채 경색에 따른 쏠림 현상으로 당분간 쉽지 않다.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로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완전자본잠식이 4분기에도 해소되지 않으면 항공업뿐 아니라 다른 업종 한계기업들의 자금난도 더욱 도드라질 수 있다”며 “결합심사가 지연되면 산은이 출자전환 형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인사 사흘만에 CEO 소집한 이재현…"계열사별로 향후 3년 전략 짜라"
산업 생활 2022.10.28 17:47:50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이 임원 인사 단행 사흘 만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초격차 역량 강화를 위한 중기 전략 수립을 당부했다. 세계 경기 침체 기조 속에서 비상한 각오로 향후 2~3년을 잘 대비해야 회복기에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CJ그룹은 27일 서울 중구 CJ 인재원에서 주요 계열사 CEO, 지주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CEO미팅’을 열었다고 28일 밝혔다. 24일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빨리 임원 인사를 발표한 지 사흘 만이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23∼2025년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 시장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라고 설명하고 사별로 앞으로 3년의 새 중기 전략과 실행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CEO들에게 “단단히 각오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하며 “온리원(Only One) 철학을 담은 비전으로 초격차 역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해 내년에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각오’ ‘신속’ ‘즉시’ 등 다소 강한 표현을 통해 현 상황의 엄중함을 환기하고 경쟁력 강화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중기 전략의 4대 키워드로 △초격차 역량 확보 △4대 성장 엔진 중심 혁신 성장 가속화 △최고 인재 확보 △재무 전략 고도화를 제시했다. 지난해 발표한 중기 비전의 1년 성과도 점검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해 11월 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 가능성 등 4대 미래 성장 분야에 3년간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중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룬 면도 있지만 4대 미래 성장 엔진이 본격 가동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업 역량과 대외 환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초격차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새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기 비전 발표 1년 만에 각 사의 전략 수립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기업 환경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CJ 관계자는 “예측 가능한 범위인 2∼3년 단위의 전략으로 경영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CJ는 24일 예년보다 두 달 빨리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대부분 계열사의 CEO가 유임한 가운데 CJ ENM(035760), CJ올리브영의 대표가 교체됐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097950) 경영리더는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아 글로벌과 신사업을 총괄한다. -
[동십자각] 영국 ‘검은 수요일’의 교훈
산업 기업 2022.10.28 16:53:481992년 9월 16일 조지 소로스가 파운드화를 투매하며 영국을 공격했다. 여기에 다른 헤지펀드도 가세해 파운드화가 폭락하자 영국중앙은행은 보유 외환을 풀어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전 세계 헤지펀드의 공격을 중앙은행 혼자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국은 결국 하루 만에 파운드화 방어를 포기하고 마르크화와 화폐교환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 유럽환율메커니즘(ERM)에서 탈퇴했다. 영국인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이른바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 사건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독일의 금리 인상이었다. 당시 ERM 최대 경제국이었던 독일은 통일 후유증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렸고 마르크화는 폭등했다. 영국을 비롯한 ERM내 다른 유럽 국가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 환율을 방어해야 했다. 고금리에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고용이 악화하자 유럽 국가들은 금리를 올리거나 ERM 탈퇴를 택했다. 하지만 영국만은 시장과의 대결을 택했다. 당시 존 메이저 총리는 외환보유액이 넉넉하다며 ‘환율 방어에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소로스를 필두로 한 헤지펀드의 융단폭격에 백기를 들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영국은 당시의 교훈을 잊고 말았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도 홀로 대대적인 확장 재정을 택한 결과 파운드화는 폭락하고 국채금리는 폭등했으며 리즈 트러스 총리는 쫓겨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총리직 사퇴 발표 전날(10월 19일)인 수요일 트러스가 총리직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막전 막후를 보도하면서 ‘트러스가 검은 수요일을 보낸 뒤 백기를 들었다’고 평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역행한 점, 모든 나라가 겪는 고통에서 영국만은 예외라고 자신한 점 등 30년 전과 현재의 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검은 수요일’이라는 말로 꼬집은 것이다. 영국이 두 차례의 검은 수요일을 보낸 이유는 단순히 트러스 총리의 패착만은 아니다. 기저에는 영국의 국가 경쟁력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 통화가치는 그 나라의 경쟁력을 숫자 하나로 보여주는 것이다. 영국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제조업 경쟁력 붕괴와 비효율적인 복지 제도 탓이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D2) 비율은 15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0.4%)을 크게 웃돈다. 2013년 남유럽 재정 위기를 촉발했던 이탈리아(183.9%)나 그리스(243%)보다는 낮지만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더구나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438억 6000만 파운드, 337억 7000만 파운드라는 기록적인 경상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부터 적자가 누적되던 차에 경기 침체와 에너지난이 닥치자 적자 규모가 평소보다 3~5배 불어난 것이다. 우리 상황도 영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관리재정수지도 4년 연속 적자 행진이다. 버팀목인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고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제 상황도 심상치 않다. 월가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를 태국 밧화와 함께 위기에 취약한 통화로 꼽고 있다. 워런 버핏은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위기의 순간에는 약한 고리부터 무너지는 법이다. -
위기의 삼성전자…"감산 없다" 선언하며 치킨게임 나서나
증권 국내증시 2022.10.28 13:58:18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며 혹독한 ‘반도체 겨울’이 찾아왔다.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조 원가량 급락하는 등 실적 악화가 현실화됐지만 삼성전자는 “감산은 없다”고 일축하며 ‘치킨게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85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39%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76조 787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9% 증가했다. 사업 부문 별로 보면 DS 부문 실적 감소폭이 컸다. 올해 3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5조 12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10조 700억 원) 대비 4조 95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컨센서스였던 6조 원대보다도 1조 원가량 낮은 수치다. 세계 최초로 3nm(나노미터) 공정 양산에 성공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예상을 상회하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중화권 모바일 등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세 지속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악화된 것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마이크론, SK하이닉스(000660) 등 경쟁사들은 감산 및 투자 설비 축소 등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달 초 마이크론이 감산을 선언한데 이어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반절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뚝 떨어졌지만 삼성전자는 감산 없이 공격적인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일 열린 삼성전자 컨퍼런스 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위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감축설을 일축시켰다. 이 외에도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액을 역대 최대치인 54조 원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시설 투자액(48조 2000억 원) 대비 12%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연간 투자비의 38.9%인 21조 원을 올 4분기에 쏟아 부을 계획으로, 그 중 18조 6000억 원을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시 ‘반도체 치킨게임’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43.4%,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33.3%의 점유율을 확보한 메모리 업계의 명실상부한 1위다.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를 도입한 D램을 생산하는 등 고급 기술로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력도 뛰어나다. 이에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이 캐쉬카우(수익창출원)로 판단 중인 D램은 업계 전반적으로 내년 감산 및 투자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부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생존한 업체는 2024년 대규모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내년 2분기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 7000원에서 7만 2000원으로 올려잡았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이사 역시 “경쟁사들이 감산, 투자 설비 감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삼성전자만 물량 확대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업황 턴어라운드 시점 지연을 막으면서도 시장점유율(M/S)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은 꽤나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1980년대 미국 인텔이 최초로 D램을 생산하면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인 저가 정책을 벌이며 1차 반도체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에 반도체를 제시한 일본 기업들의 전략으로 인텔은 D램 생산을 포기한 바 있다. 최근에는 2010년 대만과 일본 기업들이 치킨게임을 벌이며 일본 기업인 엘피다가 결국 파산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인수된 바 있다. -
美인텔, 실적악화에 감원…"3년간 14조 비용감축"
국제 정치·사회 2022.10.28 13:31:42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3분기 실적 약화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27일(현지 시간) 밝혔다. 다만 전년 대비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3년간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에 나선다고 밝히며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인텔의 주가는 7%까지 상승했다. 이날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 따르면 인텔의 해당 분기 매출은 153억달러(약 21조 7000억원), 순이익은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85% 줄어든 수준이다.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는 에너지 비용 급등과 ‘코로나 특수’ 종료에 따른 데이터센터 및 PC 사업의 경영성 악화가 꼽혔다. 3분기 들어 인텔 데이터센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7% 감소했으며, PC용 반도체 매출 역시 17% 줄어든 81억달러에 그쳤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4분기에도 매출이 시장의 전망치보다 140억∼150억달러(약 19조 9000억∼21조 3000억원) 가량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연간 총 매출과 설비투자 전망 역시 앞선 7월 전망치보다 각각 40억달러, 20억달러씩 낮춰잡은 640억달러(약 91조원), 250억달러(약 35조 6000억원)로 전망됐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인텔은 202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올해 4분기부터 감원을 시작하며, 내년에는 판매 및 운영비용을 30억 달러(4조 3000억원)을 줄일 계획이다. 구체적인 감원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13만 1500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들 중 수천 명 가까이가 해고될 전망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부정적인 가이던스에도 불구하고 3년간 대대적인 비용절감 조치를 취한다는 겔싱어 CEO의 발표가 공개되자 인텔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종가 대비 약 7.35%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
금리 뜀박질에…'대출 스팸' 절반으로 '뚝'
산업 IT 2022.10.28 09:43:01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출권유 스팸 신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 관련 스팸 신고는 크게 늘어 불안한 경제 상황이 스팸에도 반영되고 있었다. 28일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 '후후'를 제공하는 브이피(VP)는 3분기 스팸 통계를 발표했다. 3분기 전체 스팸 신고 건수는 744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다. 역대 최다 스팸 신고 건수를 기록했던 올 2분기보다는 100만 건 이상 감소한 수치다. 3분기에 가장 많이 신고된 스팸유형은 ‘주식·투자’ 관련으로 342만 여 건을 기록했다. 전체 스팸 중 46%로 전년 동기보다 49% 늘었다. VP 관계자는 “고유가, 고금리 등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불안한 개인의 투자심리를 이용한 스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해서 건수와 비중이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가장 비중이 늘어난 스팸 유형은 ‘불법 게임, 도박’, ‘유흥업소’ 등 불법 유흥 홍보성 스팸이었다. 지난 4월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사행성 게임이나 유흥업소 관련 스팸이 늘어 전분기 대비 약 15% 증가한 108만 건이 신고됐다. 반면 대출 권유 스팸 신고는 130만 여 건으로 전분기 대비 약 33%,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5월 1.75%에서 10월 기준 3.0%까지 큰 폭으로 오르며 개인 대출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
실적악화에 24% 급락한 메타, 나스닥도 1.63%↓[데일리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2.10.28 06:04:04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됐지만 빅테크의 부진한 실적과 향후 전망이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2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는 194.17포인트(0.61%) 상승한 3만2033.2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23.30포인트(-0.61%) 내린 3807.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78.32포인트(-1.63%) 하락한 1만792.68을 기록했다. 전날 메타가 발표한 부진한 실적 여파가 나스닥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의 3분기 순이익은 43억9500만달러(약 6조2400억원)로 전년 동기(91억9400만달러) 대비 52% 급감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64달러로 월가 추정치(1.90달러)에 14% 모자랐다. 이날 메타는 24.56% 급락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발표 여진도 계속됐다. 이날 알파벳과 MS는 각각 2.34%, 1.98% 내렸다. 제프리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브렌트 힐은 "보다시피 기술주는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고 실망스럽다"며 "모두가 저커버그가 비용을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장 종료 후 실적 발표에서 부진한 4분기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17.7% 가량 하락하고 있다. 우선 3분기 실적은 매출 1271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1275억 달러보다 낮았다. 주당 순이익(EPS)은 28센트로 전망치 22센트보다 높았다. 다만 아마존은 4분기 매출 전망을 1400억~1480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의 전망치인 1552억 달러에 한참 못미쳤다. 이날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발표한 미국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2.6%로 시장의 전망치 2.3%를 상회했다. 1분기 -1.6%, 2분기 -0.6%를 기록했던 미국 GDP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무역적자 축소가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 다만 일회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3분기 2.6%의 반등으로 상반기의 경제의 하락세를 뒤집었지만 이런 강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출은 곧 사라질 것이고 내수는 더 높은 금리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우리는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세부적으로 볼 때 연준의 금리 인상 효과로 경제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 더욱 주목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3분기 1.4% 증가해 2분기 2.0%보다 성장 폭이 줄어들었다. 민간 국내 총투자는 8.5% 감소해 2분기 14.1% 감소 이후 추세를 이어갔다. 기준 금리 인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주택 부문도 7.4% 위축됐다. 주택 부문은 3분기 GDP를 1.4%포인트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시장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게이펀은 "전체 숫자는 무시해야 한다. 성장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라며 "몇 번의 추가 둔화만으로도 경제는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긍정적인 흐름도 포함됐다. GDP와 함께 발표한 3분기 국내 총 구매 가격 지수는 4.6% 올라 2분기 8.5%에서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 5.3%보다 낮았다. 이에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약 11bp(1bp=0.01%포인트) 하락한 3.902%를 기록했다. 반면 3개월물 국채는 4.05%에 거래돼 3개월 물-10년물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yield-curve inversion)이 이틀 째 이어지며 경기 침체 신호를 보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2bp하락한 4.289%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75bp 인상에도 불구하고 다시 달러와의 패리티(1달러=1유로)가 깨졌다. 콘베라의 조 마님보 선임시장분석가는 "ECB가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강조한 반면 미국 3분기 GDP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도면서 달러가 반등했다"며 "유로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변한건 없으며 부정적인 펀더멘털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암호화폐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73% 하락한 2만395달러 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는 2.20% 내린 1527달러 선에 거래 중이다. 유가는 GDP 상승으로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7달러(1.33%) 오른 배럴당 8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ECB 기준금리 0.75%P 인상…EU 내부선 불만 목소리 커져
국제 정치·사회 2022.10.27 22:12:33유럽중앙은행(ECB)이 27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7월 0.5%포인트, 9월 0.75%포인트 인상에 이은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이다. ECB는 단기예금금리도 1.5%로 0.75%포인트 올렸다. 유로존 내부에서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ECB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장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2%의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금리를 더 인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유로존은 최근 에너지난 등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9.9% 상승했다. ECB는 이와 함께 은행들에 제공해오던 초저리 대출 프로그램인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의 유동성 공급 조건도 변경했다. ECB는 “TLTRO에 적용되는 금리를 다음 달 23일부터 재조정하고 자발적인 조기 상환 날짜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대차대조표 축소의 첫 단계를 밟았다. 하지만 유럽 곳곳에서 긴축 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ECB의 추가 긴축 속도가 유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6일 의회 연설에서 “ECB는 매우 성급한 선택을 내렸다”며 “7월부터 순채권 매입을 종료하기로 한 ECB의 결정과 금리 인상이 맞물려 공공부채가 증가한 회원국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도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통화 공급과 국민소득 증가 때문이 아니다”라며 ECB의 공세적 행보에 불만을 표시했다. 유럽 정치권이 이처럼 불안해하는 것은 치솟는 금리가 자칫 경기 침체를 앞당겨 고용 불안 등 사회 문제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동안 각국 정부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며 “곳곳에서 임금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노동자들의 파업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도 각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국민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줄 보조금을 지급하려는 상황에서 ECB의 공세적 긴축은 환영받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과감한 긴축이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은 최근 경제지표로도 드러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9월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1로 팬데믹 기간인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겨울철이 다가오며 유럽 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균형 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내부 균열이 커질 경우 ECB가 강경한 긴축 기조를 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일부 회원국들이 ECB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점점 더 많은 정치적 압력과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혹독한 겨울과 강한 불황이 닥치면 향후 논쟁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국토부 "수도권·지방 중심 규제 해제 검토"…집값 하락폭 큰 '의정부·김포·세종' 유력
부동산 건설업계 2022.10.27 18:24:51정부가 다음 달 부동산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지정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들이 얼마나 해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와 김포 등 수도권 외곽 지역과 지방에서 유일하게 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아 있는 세종시 등이 해제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11월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현재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39곳, 조정대상지역 60곳)에 대한 추가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주정심 위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과 거래 감소 폭이 커지고 있는 수도권 지역 및 지방 중심으로 해제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6월 30일과 9월 21일 각각 올해의 2차, 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잇따라 해제했다. 국토부의 행보를 감안할 때 다음 달 규제지역에서 추가로 빠지는 지역은 서울보다는 경기도 외곽과 지방 도시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에 해당하지만 시장에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큰 탓이다. 다만 경기도 외곽에 해당하는 의정부(조정대상지역)는 올 들어 9월까지 매달 집값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어 해제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의정부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 가격 하락 폭은 올 1월 -0.01%에서 지난달 -1.25%로 크게 늘었다. 세종시는 지난달 집값이 1.37% 떨어지면서 전국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규제 지역이 추가로 해제된다면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출 규제 완화와 맞물려 거래절벽 문제를 다소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내 집 마련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규제지역이 추가로 해제되면 일부 거래가 살아날 여지가 있다”면서도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부동산 가격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전체 시장에 대한 자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
美 3분기 GDP 2.6% 성장에도 시장선 '침체신호'…힘 받는 연준 속도조절론
국제 경제·마켓 2022.10.27 18:10:06올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연율)로 올해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2.4%)를 조금 웃도는 수치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 시간) 3분기 GDP가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고 밝혔다. 미 경제는 1분기와 2분기 잇따라 역성장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기술적 경기 침체의 정의를 충족한 바 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수출과 소비자 지출, 투자 등이 살아나면서 플러스 성장했다. 미국은 지난달 실업률도 3.5%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고용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GDP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경기 침체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면서 속도조절론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채권시장에서 올해 7월 이후 미국의 2년짜리 단기국채금리가 10년물보다 더 높은 ‘수익률 곡선 역전(yield curve inversion)’이 지속되는 가운데 3개월물과 10년물의 수익률마저 뒤집혔다. 3개월·10년물의 수익률 관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침체의 선행지표로 활용하는 경기 가늠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98%포인트 내린 4.005%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간 3개월물 금리는 0.008%포인트 하락한 4.019%에 거래돼 10년물을 앞질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국채금리는 통상 장기채일수록 더 높다. 자금을 오래 묶어두는 리스크에 대한 보상 차원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경제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면 장기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때로는 단기국채를 밑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크 커배너 전략가는 “기준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이어서 경제가 이를 버티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녹아 있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채권금리를 통한 침체 예측에는 △5년·30년물 △2년·10년물을 비교하는 방법도 활용되지만 월가는 3개월·10년물 금리 추이에 더욱 주목한다. 연준이 경기 전망 도구로 활용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경제 모델은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의 수익률 격차를 월별로 추적하는 방식으로 1년 뒤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점검한다. 캠벨 하비 듀크대 교수는 “12월까지 역전이 유지될 경우 침체를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로 경기 침체 1년 전에는 줄곧 3개월·10년물의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때 침체는 6~15개월간 이어졌다. 같은 이유로 연준의 긴축 주기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동안 3개월물과 10년물의 수익률 역전이 2000년과 2007년 등 연준의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날 무렵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메리베트시큐리티의 그레고리 파라넬로는 “연준은 분명히 이 현상을 주시할 것”이라며 “시장에는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한걸음 물러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고꾸라진 것도 4분기 GDP 성장률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준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12월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낮추는 ‘속도조절(step-down)’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백악관과 재무부·연준이 미 국채시장의 유동성 부족이나 강달러발 해외 경제 붕괴가 미국에 타격으로 되돌아오는 ‘스필백(spill back)’ 가능성을 함께 점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2월 0.5%포인트 인상안이 갈수록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번 긴축 단계가 끝을 향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시장 예상치보다 작은 0.5%포인트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부채질했다. 연준의 속도 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달러도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날 달러지수가 109.7로 5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약 한 달 만에 ‘패리티(1달러=1유로)’를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경제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강달러에 따른 실적 하락 등 경제 둔화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율도 2분기 2.0%에서 3분기 1.4%로 둔화됐다. JP모건 수석글로벌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4분기 성장은 마이너스로 바뀔 수 있다”며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드러나는 것보다 미국 경제에 더 많이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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