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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킹달러'에 해외 리츠 설립 올스톱…환헤지 부담까지 이중고
증권 IB&Deal 2022.10.17 17:47:53‘킹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도 얼어붙었다. 달러 가치가 올해 초 대비 18%가량 오른 가운데 환 헤지 비용까지 급증하면서 신규 투자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삼성증권·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스위스 취리히의 ‘위틀리호프’ 오피스 매입 계획을 연기했다. 7월부터 인수 우선협상자 지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최근 환율이 크게 치솟은 데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7년여간 지속되던 마이너스 금리가 종식되는 등 시장 상황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해서다. 이들은 위틀리호프를 사들이면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역시 글로벌 리츠 설립을 위해 매입을 추진하던 영국 카나리워프의 ‘20카봇스퀘어’ 인수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가 올해 초 대비 크게 뛰면서 그간 누렸던 환 헤지 프리미엄이 끝나고 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피스 가격이 조정기에 들어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금리가 급등하면서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해외 부동산 투자도 빙하기에 들어섰다. 당장 대출금리가 배로 뛰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해외 부동산의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달러 강세가 고착화하자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투자해야 하는 국내 기관들의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물류센터 2곳을 인수하려다 최종 계약을 미루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 현지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겪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도 급등해 가격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환 헤지 비용도 급증했다. 해외 부동산은 원화와 투자 대상국 통화 간의 환율 변동에 따라 자산가치가 변해 현지에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더라도 투자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대부분 해외 부동산 거래 시 통화 관련 파생상품이나 선도 거래, 통화 스와프 등을 이용해 환 헤지를 실행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는 환 헤지를 90% 이상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러와 원화 간 가치 차이가 커지면서 환 헤지 비용까지 급증해 수익률을 깎아먹고 있다. 환 헤지 비용의 기준이 되는 외환(FX)스와프레이트는 이달 초 -1.72%(3개월물)까지 떨어졌다. 연 5%의 수익을 내는 자산이라도 환 헤지 비용을 지불하면 연 3% 초반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셈이다. 신규 투자가 어려운 것은 물론 그간 투자한 해외 부동산 역시 수익률이 하락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자산의 평가가치가 떨어졌는데 대부분 초기에 환 헤지가 이뤄져 지금처럼 달러가 강세인 경우에도 환차익을 통한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탓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외화 자산을 투자할 때 100% 환 헤지를 하고 있어 비용 부담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환율 급등으로 인한 환 헤지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돼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
[시그널] 금리 급등에 '킹달러 습격'…크로스보더 M&A 판도 바뀐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7 14:24:42최근 달러화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한 크로스보더 딜(Cross Boader Deal·국경 간 거래)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한 인수 대금 규모가 커지자 국내 기업과 기관 투자가들의 해외 투자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셈이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국내 M&A(인수·합병)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킹달러는 해외 M&A를 한층 위축시키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는 미국 의료장비 업체 메리디안(Meridian Bioscience, Inc.) 인수를 위한 재무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메리디안 지분 100%를 15억3199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하고 연말까지 자금 납입을 마치기로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와 SJL파트너스는 각각 6억 달러와 4억 달러를 마련해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나머지 약 5억 달러는 국내·외 은행을 통해 인수 금융을 써 충당하기로 구조화 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7일 장중 1440원을 재돌파하며 치솟아 메리디안 인수를 결정할 당시 환율(1307원)보다 10% 이상 상승했다. 이는 원화로 환산한 대금을 인수측이 2000억 원 이상 더 확보해야 함을 뜻한다. SJL파트너스는 이 때문에 달러를 보유한 국내 기관들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펀딩)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 투자 경험이 많고 외화 여력까지 있는 연기금과 국내 은행이 대상이다. SD바이오센서도 보유 중인 달러화 예금 등을 활용해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등 원화 가치 하락 여파를 최소화하려 하지만 여의치 만은 않은 상황이다. 주식 담보 대출 등 인수 금융을 고심해 온 SJL파트너스는 주로 해외 은행을 상대로 대출 가능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금리가 급속도로 오르자 지분 투자 규모를 늘리는 한편 대출을 최소화할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US) 승인마저 다소 지연되고 있어 메리디안 인수는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M&A 시장에서는 국내 사모펀드(PEF)나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기업 및 부동산 인수 시도가 대부분 멈춰선 상황이다. 실제 올 하반기 들어 대규모 해외 투자 결정은 SK(034730)그룹의 미국 테라파워(Terrapower) 지분 인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테라파워에 7억5000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고 내년 중 납입을 마칠 계획이다. 외환 당국이 달러 유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점도 해외 M&A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005930)가 대규모 해외 M&A를 검토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이 고환율 여건에서 해외 빅딜이 적절하냐는 우려를 제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67억 7000만 달러로 한 달전 보다 196억 6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환율 여파와 금리 급등, 경기 침체 신호 등으로 국내 기관들의 해외 투자가 올스톱 됐다"면서 “일부 대기업 정도만 딜을 검토하는 수준인데 이마저도 외화 유출을 우려한 당국이 제동을 걸 수 있어 예의주시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오후시황] 코스피, 외국인 매수세 전환에 2200선 회복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7 13:38:39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장중 매수세 전환에 2200선을 회복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가 폭락한 영향으로 1%대 하락 출발했지만 낙폭을 줄이고 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역대급 ‘먹통’ 사태가 발생한 카카오(035720) 그룹 카카오는 5%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17일 오후 1시 2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4포인트(0.15%) 하락한 2209.2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5.38포인트(1.15%) 내린 2187.17 출발에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투자가들은 각각 1685억 원, 1736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이 3451억 원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3.89포인트(1.34%) 하락한 2만 963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6.84포인트(2.37%) 떨어진 3583.07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27.76포인트(3.08%) 밀린 1만 321.39로 장을 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영국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소매판매 둔화 등 경기 침체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 증시가 전 거래일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된다"며 "특히 달러화 강세로 원화 약세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4.5% 하락과 전기차 및 2차 전지 업종이 부진한 것도 한국 증시에서 관련주의 부진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도 부담이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0.84%), LG화학(051910)(-1.40%), 기아(000270)(-0.43%), 셀트리온(068270)(-2.87%)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5.45%)는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0.89%)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0.6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36%), 삼성SDI(006400)(0.17%), 네이버(NAVER(035420))(0.60%)는 소폭 상승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날보다 1.22포인트(0.18%) 내린 6677.02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 대비 10.63포인트(1.57%) 내린 667.61에 출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947억 원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637억 원, 236억 원 순매도 중이다. -
美 경제 전문가 63% "1년 내 경기침체 온다"
국제 국제일반 2022.10.17 10:03:49미국 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 이상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향후 1년 이내에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66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3%가 내년 중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침체 전망은 7월 조사 때(49%)보다 14%포인트나 뛰어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0.2%, 2분기에는 -0.1%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조사에서는 1분기 +0.8%, 2분기 +1.0%였지만 석 달 만에 급격히 하락 반전했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매출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고용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9월 기준 3.5%인 미국의 실업률은 12월에 3.7%로 상승하고 내년 6월에는 4.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말 실업률이 4.7%를 찍은 후 2024년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이 같은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일부 근로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기 전망은 더 어두웠다. 콘퍼런스보드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기업 CEO의 98%가 향후 12~18개월 내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밝혔으며 유럽 기업 CEO는 이 비율이 99%에 달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말 연준의 기준금리 범위 중간점을 4.267%로 예상했다. 7월 예측치인 3.29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연준은 11월 초와 12월 중순 각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현재 3.0~3.25%인 금리를 두 번 연속 0.75%포인트씩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년 후반이나 2024년 초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30%가 내년 4분기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며 28.3%는 2024년 1분기에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봤다. -
[오전시황] 코스피 2200선 붕괴…"美 증시 하락 부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7 09:35:37코스피 2200선이 다시 붕괴됐다.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역대급 ‘먹통’ 사태가 발생한 카카오(035720)는 9%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79포인트(-1.03%) 하락한 2189.7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5.38포인트(1.15%) 내린 2187.17 출발에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순매도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399억 원, 651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050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최근 미국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3.89포인트(1.34%) 하락한 2만 963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6.84포인트(2.37%) 떨어진 3583.07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27.76포인트(3.08%) 밀린 1만 321.39로 장을 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영국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소매판매 둔화 등 경기 침체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 증시가 전 거래일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된다"며 "특히 달러화 강세로 원화 약세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4.5% 하락과 전기차 및 2차 전지 업종이 부진한 것도 한국 증시에서 관련주의 부진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도 부담이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0.31%), 삼성SDI(006400)(-0.66%), LG화학(051910)(-2.09%), 현대차(005380)(-1.20%), 기아(000270)(-1.45%), 네이버(NAVER(035420))(-1.81%) 셀트리온(068270)(-0.57%)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9.14%)는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0.36%)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0.3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37%)는 소폭 상승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날보다 8.76포인트(1.29%) 내린 669.4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 대비 10.63포인트(1.57%) 내린 667.61에 출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이 201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54억 원 외국인은 4억 원을 사들이는 중이다. -
금융시장 약한고리, 美증시 흔든다…또 나오는 '연준 피봇론'의 실체[글로벌주간뉴스]
증권 해외증시 2022.10.17 06:46:30이번 주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미국에서 발표되는 각종 지표보다 영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미국 주택 판매, 지역 제조업 지수 등이 예정돼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방향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이와 달리 최근 들어 급부상한 리스크인 영국의 금융 부실 우려는 연준의 결정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영국발 금융시장 혼돈이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에 연준의 연내 긴축 중단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증시의 흐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S&P500은 주간 1.6%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은 3.1% 떨어졌고요, 다우존스 지수는 1.3% 올랐습니다. 변동성이 컸습니다. 물가 우려를 더했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던 13일(현지시간) S&P500은 2.60% 오르더니, 다음날 2.37% 빠졌습니다. 13일 당시 이례적인 상승을 두고서는 △숏커버링 △저점매수론 △달러 강세 둔화 등 여러 설명이 나왔습니다만, 전반적인 거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상승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입니다. 릭 리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 경력상 가장 미친 날(the craziest) 가운데 하나”라고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시장의 가격이 많이 하락하다보니 일각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진입할 만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만 소수입니다. 투자은행인 브릭맥아담의 창립 파트너인 그렉 스웬슨은 13일 주가가 일시 상승할 당시 "오늘의 상승에 흥분한다면 실수"라며 "투자자의 낙관론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현재는 베어마켓 랠리이며 더 나쁜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 대한 전망은 예전보다 더욱 갈리는 모습입니다. 시장 전망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자매지인 배론이 주말 새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가 참고가 될 듯한데요, 107명의 금융업자를 대상으로 이달 초 마감한 이 설문에서 '향후 12개월간 투자 전망이 어떨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가 황소장(상승), 30%가 중립, 30%가 곰장(하락)으로 전망했습니다. 배론이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황소장이 33%, 중립이 45%, 곰장이 22%였습니다. 6개월 사이 중립 포지션이 15%포인트 줄고 '오른다'와 '내린다'가 각각 7%포인트, 8% 증가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신중하게 시장을 관망하는 입장이 줄어든 대신 상승 의견과 하락 의견이 비슷한 비중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의견이 압도적인데요, 같은 설문조사에서 'S&P500이 바닥을 쳤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16% 였던 반면 아니다는 84% 였습니다. 1년 뒤 상승한다고 보는 이들도 단기적으로는 좀 더 떨어진 후 오른다고 전망한다는 의미입니다. 골치 아픈 인플레 "연준 기준금리 '6%' 가능" 주식시장 불안정의 근원은 단연 연준이 끌어올리고 있는 기준 금리 때문인데요, 지난 주 CPI발표 이후 기준 금리가 예고된 수준 보다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물가 상승의 국면 자체가 변해, 예전보다 더 떨어지기 힘든 품목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앞서 발표된 CPI를 간략히 짚고 가보겠습니다. 9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로 예상치(0.2%)의 두 배 올랐습니다. 7월 0.0%로 다소 안도할 수 있는 신호를 보였지만 8월(0.1%)에 이어 이번에 0.4%로 치솟았습니다. 긴축을 해도 물가가 내려갔다가 오히려 다시 오르고 있지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CPI도 뛰었습니다. 9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6% 올라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왜 다시 오르고, 계속 오를까요.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품목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9월 근원 CPI을 보면 서비스 부문이 전년 동월 대비 6.7% 올라 상품 부문의 상승률(6.6%)를 웃돌았습니다. 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상품을 앞지른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인데요, 이번 인플레이션 주기에서는 줄곧 상품 가격이 물가 상승을 견인해왔지요.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상품 수급 불균형에서 시작됐지만, 이제 임금 인상 등에 따른 서비스 분야가 주도하는 국면으로 넘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이제 곧 공급망이 복원돼도 인플레이션 감소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문제는 서비스 부문은 현재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4%입니다. 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 품목도 다수 포함됩니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경직성(sticky) CPI 추산에 포함되는 24가지 품목 중 17개가 서비스입니다. 경직성 CPI는 물가 조사 품목 중 한번 가격이 결정되면 잘 변하지 않는 품목만을 따로 모아 산출한 지수로 9월 8.5%로 1982년 6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미시간대의 기대인플레이션 마저 10월 들어 다시 오르면서(5.1%·0.4%P상승) 물가 상황은 연준이 가장 우려하던 상황으로 흘러가는 모습입니다. 이에 12월 0.75%포인트 인상론이 나옵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9월 CPI 발표 이후 연준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기존 전망은 12월 0.5%포인트 인상이었습니다. 바클레이스가 예상하는 내년 최종 금리는 5~5.25%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된 4.5~4.75%보다 약 0.5%포인트 더 높습니다. 시장선물금리에도 12월 75bp인상확률이 69.8%로 가장 높습니다. 최종금리 6% 전망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주말 내놓은 보고서에서 최종 기준금리를 5%로 제시하면서도 "6%까지 가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한 것이죠.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실업률의 수준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금리를 6% 까지 올려 실업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겁니다. 금융시장 리스크… "3.75%가 최종금리" 주장도 문제는 연준이 이렇게 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뭔가가 부러진다'는 것인데요, 최종 금리 6% 가능성을 제시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조차도 "부동산 가격 붕괴, 영국 금융시장 혼란의 여파, 유럽의 경기침체, 중국의 하드랜딩. 등 수면위로 떠오른 중대한 경제적 충격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다"며 "2013년 유럽의 부채위기, 2015년 중국 시장의 붕괴 당시 연준은 이같은 외부의 충격으로 긴축 행보를 유예했다. 이런일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내부 상황만 보면 4.6%를 넘어 5%, 6% 까지 올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외부의 잠재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마냥 올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최근 가장 예의주시하는 리스크는 영국의 국채 시장입니다. 현재 영국 국채 10년물은 4.416% 수준으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습니다. 수익률이 치솟으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영국의 여러 연기금들이 영국 국채를 기반 자산으로 가입한 파생상품(LDI)의 담보가치가 하락합니다. 그렇다면 이를 채워넣으라는 요구를 받게 되는데요(마진콜), LDI의 구조상 현금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최근같이 유동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연기금들이 현금을 구할 길이 없겠지요. 이에 영란은행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이마저 14일 종료됐습니다. 이번주 채권시장의 흐름을 잘 봐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세계 국채 금리 상승을 따지고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1차적 원인입니다. 베어트랩스레포트의 설립자인 래리 맥도날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1%포인트 더 인상하고 현재 수준에서 양적긴축(QT)를 진행한다면 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며 "2008년보다 현재 채권 시장은 50조 달러 더 크기 때문에 채권시장 혼란의 여파는 더욱 크다"고 말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금리 전망인데요, 그는 "연준이 통화긴축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대해 충분히 우려하게 돼 향후 3주에 걸쳐 후퇴할 것"이라며 "11월에 연방기금금리를 0.5%로 소폭 인상한 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최종금리가 3.75%에서 긴축이 중단된다는 의미니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다만 채권 시장의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의 파장을 고려할 때 그의 문제 의식 자체는 허투루 듣기는 어렵습니다. 침체의 다양한 얼굴 ①소비 둔화 ②투자 둔화 ③금융 부실 이는 금융시장의 붕괴로 인한 침체는 기존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경기침체보다 그 범위와 고통의 깊이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경기침체라고 해서 같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경기침체는 6가지의 기준으로 평가를 합니다만 결국 GDP가 마이너스를 보이는게 기본일 텐데요. GDP는 개인이나 기업, 정부의 지출이 늘면 성장을 하고, 지출을 줄이면 감소하는 구조입니다. 소비가 살아있거나, 기업이 투자를 늘리거나, 정부 재정이 확대되면 성장하겠지요. 이 때 소비가 줄어들어서 맞게 되는 경기 침체는 깊고 오래갑니다. 현재 연준은 이 수요를 줄여서 가격을 낮추려는 건데요, 다만 지금은 연착륙에 대한 희망이 유지되는 이유는 결국 수요가 가격을 낮출 정도만 줄어들 수 있지 않겠느냐 입니다. 반면 기업투자가 줄어들어서 오는 경기 침체는 얕습니다. 통상 재고 투자를 줄이는데요, 현재 재고가 많이 쌓여있습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는 기업 재고 투자 감소가 이번 경기침체의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습니다. 손 교수는 다만 “소비 둔화로 발생하는 침체가 길고 깊은 반면 재고로 인한 침체는 상대적으로 짧고(1년 이내) 가볍다”며 “이번 침체가 2009년 금융위기처럼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개인 소비 위축, 또는 기업 재고투자 감축 이 두 가지가 지금까지 미국 경제 위기의 기본 시나리오 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에 영국 연기금 드라마로 인해 금융시스템위기가 불거졌지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달러 환율이 치솟고,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보전을 위해 세계 각국도 미국과 금리 인상 보조를 맞추면서 채권 수익률이 치솟고 있습니다. 만약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진다면 일파만파 확장될 수 밖에 없습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금융위기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금융기관이 부실하면 일반 소비자들과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상환 요구에 금리 상승에, 대출 중단이 이어집니다. 취약계층이나 중소기업, 소상공인 부터 사회적 안전망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과 개인의 지출이 모두 줄어드는 복합위기가 기본입니다. 개인 소비 둔화보다 더 크고 강력한 경기침체인 것이죠. 이에 연준의 '인플레이션 올인'도 끝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연준 내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없지 않습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최근 "글로벌 리스크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고금리, 강한 달러, 약한 해외수요가 미국 경제로 스필오버되는 효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내 인플레이션 이슈만이 아닌 외부발(發) 리스크도 살펴봐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고용 등 미국내 상황만으로 볼 때 연준은 긴축을 중단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러나 해외의 금융불안 징후를 모른체 하기도 어렵습니다. 연준의 처지가 고약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미국내 경제 지표 외에 영국과 중국, 신흥국 등의 흐름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이번 주 주요 실적 발표와 경제 이벤트입니다. 현지 시간 기준입니다. <17일> 실적 : 뱅크오브아메리카, 뉴욕멜론은행, 찰스슈왑 지표 : 뉴욕연은 제조업지수 연설 : 라파엘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18일> 실적 : 넷플리스, 존슨앤존슨, 골드만삭스, 유나이티드 항공, 해스브로, JB헌트 트랜스포트 지표 : NAHB 주택시장지수, 광공업생산 <19일> 실적 : 테슬라, IBM, 베이커휴즈 지표 : 주택융자신청지수, 주택착공건수, 연설 :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20일> 실적 : AT&T, 아메리칸항공, 월풀, 노키아, 필립모리스, 스냅 지표 :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기존주택 매매 연설 :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리사 쿡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21일> 실적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버라이즌, 연설 :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
현대차, 첫 ‘분기 영업익 3조’ 달성하나[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10.17 06:30:00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판매가 늘어나고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도 추가적인 이익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중장기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다. 1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에 발표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현대차 3분기 매출 전망치 평균은 3조 58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3조 571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2.6%, 90.2% 높아졌다. 기아의 올 3분기 매출액도 전년 대비 24% 오른 22조 276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영업익도 같은 기간 72% 성장한 2조 2828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마지막 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현대차는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3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또 올해 처음으로 영업익 10조 원 돌파도 유력해졌다. 예상치가 맞다면 기아 역시 2분기에 기록했던 최대 실적도 경신한다. 기아는 지난 2분기 매출 2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호실적 전망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 △환율 상승 △신흥 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근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밀려 있던 대기 수요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도 높아지며 전체 이익 규모를 높이고 있다. 인도 시장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량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올 9월까지 현대차의 인도 시장 누적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한 41만 7677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34% 성장한 19만 2024대를 팔았다. 양 사 판매량을 합치면 전년보다 12.5% 판매가 늘어난 60만 9701대를 보였다. 3분기까지는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4분기 이후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 반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악재가 있어 현대차그룹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
[이번주 증시전망] ‘찔끔’ 반등 뒤 폭락장 오나…코스피 전망 ‘흐림’
증권 국내증시 2022.10.17 05:00:00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글로벌 증시는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10거래일 연속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이번 주 국내 증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3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역성장 공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내다본다. 국내 증시가 마감한 이후 뉴욕증시가 폭락한 점 역시 다음 주 국내 증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직전주 대비 20.29포인트(0.91%) 내린 2212.55에 거래를 마쳤다. 2190선에서 한 주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미국의 9월 CPI 발표 및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유입되면서 2160선까지 주저앉았다. 9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음에도 시장이 악재를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마지막 거래일 급반등에 성공했다.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금리차가 줄어들자 외국인의 자금이 현선물 시장에 유입된 점도 증시 상승 압력을 더했다. 코스닥 역시 지난 주 650대까지 추락하면서 연저점을 새로 썼으나 마지막 거래일 4% 급등에 성공하면서 직전주 대비 20.25포인트(2.90%) 하락한 678.24에 마감했다. 다만 이번 주 증시 전망은 다소 어둡다. 우선 국내 증시가 마감한 이후 뉴욕 증시가 폭락한 점이 월요일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두텁다. 14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하락하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2.37%의 낙폭을 기록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잡았다. 10월 기준 1년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지난달(4.7%)보다 0.4%포인트 상승한 5.1%로 집계됐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9%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2.7%보다 높아졌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미래의 인플레이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시장의 예상보다 고인플레가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우려가 커진 셈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심화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9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인 68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의 예상치인 0.3% 증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전체적인 소비가 둔화되면서 경기 침체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이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월요일부터 1.5% 내외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영국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5% 하락하고 전기차 및 2차전지 업종이 부진한 점도 한국 증시에서 관련주의 부진 가능성을 높이는데, 이를 감안해보면 한국증시는 1.5% 내외의 하락 출발 후 달러화의 방향성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이번 주 내내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범위를 2090~2210 포인트로 제시했다. 기존 연저점을 새로 뚫을 가능성과 함께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상승할 여력이 없다고 분석한 셈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 관점에서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주가 레벨에는 도달했다고 판단하지만, 지금은 실제 경기둔화가 확인되고 있는 초중반 국면이며 경기 바닥 시점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던 영국 감세 정책이 추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 변동성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트러스 총리가 법인세 동결 조치를 철회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멜 스트라이머 영국 하원 재무위원장은 “의회는 세금 패키지에 대한 철회를 매우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법인세는 이것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사설]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펀더멘털 운운할 때 아니다
오피니언 사설 2022.10.17 00:00:01세계 금융 위기가 재발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서울경제가 국내 경제 전문가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52.7%가 글로벌 금융 위기 재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금융 위기가 재발할 경우 가장 약한 고리로 중국(38.6%·복수 응답 포함)을 지목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한국이 비교적 빨리 경제를 회복한 것은 중국이라는 성장 엔진이 가까이 있었던 덕분이 크다. 반대로 지금은 중국 탓에 더 빠르고 깊게 금융 위기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파고 속에 ‘차이나 리스크’까지 겹쳐 경제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글로벌 3대 신용 평가사 관계자 등이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을 내세우고 있다. 추 부총리는 “외환 위기처럼 당장 단기간에 외화 자금이 부족해지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직전까지 경제부총리가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말을 반복했던 악몽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층 위기가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전방위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6일 ‘일본이 1990년대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가 버블 붕괴 등으로 장기 불황에 빠졌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물가와 환율을 잡으면서 경기 침체도 막을 수 있도록 섬세한 정책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근본 대책은 점점 굳어지는 무역 적자, 경상 적자 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해 외화를 벌어오지 못하면 고환율·고물가 해결은 불가능하다. 초격차 기술 확보와 고급 인재 양성 대책도 세워야 한다. 정치권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말고 세제·규제·노동 개혁 입법에 즉각 나서야 한다. -
"도처에 약한 고리…글로벌 금융위기 다시 온다" 경제학자들 경고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6 18:16:08국내 경제 전문가 둘 중 한 명꼴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한 번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초긴축 정책으로 ‘킹달러’가 한동안 계속되면서 ‘신흥국 자본 유출→국채금리 급등→금융기관으로 리스크 전이→국가 부도 위기 고조’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전문가 넷 중 세 명가량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당분간 선(先)물가 대응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펼치되 경기 침체 터널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서울경제가 국내 경제 전문가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의 52.7%는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경우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냐’는 질문에 중국(38.6%·복수 응답)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급격한 경기 침체, 임계점에 처한 부동산 버블, 미중 갈등에 따른 금융·제조업 위기 가능성 등 앞으로 터져 나올 악재가 많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중국에 이어서는 최근 세계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영국(31.8%)과 동남아 신흥국(18.2%)을 꼽은 전문가들이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를 약한 고리로 본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동의한다’는 답변이 83.3%에 달했다. 정부가 경기 진작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51.4%로 근소하게 높았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감세로 기업의 활력을 북돋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예측 가능성도 중요하다”며 “경제정책이나 기조를 자꾸 바꾸면 민간 중심의 성장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지금 당장은 우리나라에 위기가 찾아온다고 보기 힘들지만 경상수지 흑자 폭이 계속 줄어들면 고통을 이겨낼 체력이 약해진다”며 “앞으로 1~2년 동안은 정부와 기업·가계 모두 허리띠를 조르고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M&A '썰렁' 송무는 '활황'…로펌시장 찾아온 양극화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6 18:11:24글로벌 경기 한파에 로펌 시장도 양극화되고 있다.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 자문 시장은 썰렁한 한편 조세나 형사 등 송무 변호사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16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M&A 시장은 약 14조원으로 전년 동기 27조원에 대비 반토막 난 수준이다. 거래도 274건에서 143건으로 급감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자금난에 기업들이 몸을 사리며 M&A에 나서지 않거나 위약금을 내고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까지 증가한 탓이다. 최근 여의도 IFC나 메가스터디 교육 등이 대표적 사례로 올해 하반기에 무산된 M&A 거래만 7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PO 역시 3분기 공모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컬리와 케이뱅크 등 대어(大魚)들조차 상장 심사를 통과하고도 공모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시장이 급랭하면서 로펌 자문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M&A나 IPO시 로펌에 자문을 구하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3분기 법률자문 거래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전년 동기 56조 5000억원 대비 24% 가량 감소했다. 업계 1위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전년 동기 18조여원에서 크게 줄어든 14조여원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모 대형 로펌 M&A 자문팀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외부에서는 로펌이 비교적 경기를 안 타는 줄 알지만 천차만별"이라며 "M&A 자체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문 담당 변호사들은 경기 침체를 피부로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로펌 내부에서도 소송 등 송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이 조세포탈이나 재산 국외도피 등을 전담 조사하는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을 출범하면서 로펌들도 덩달아 바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합수단은 조세 포탈, 재산 국외도피 등 세입과 관련한 탈세범죄부터 각종 보조금, 지원금 부정수급 등 세출과 관련한 재정비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국가재정범죄를 수사한다. 이에 따라 김앤장과 율촌, 세종, 화우 등은 신설 조직을 꾸리고 일감 확보에 바쁜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검찰 수사가 정치권 이슈에 집중되면서 기업 수사는 한동안 잠잠했었지만 합수단 출범으로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로펌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세청 등에서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공수처 소속 검사 5명이 로펌행을 택했다. -
현대차, 분기 영업익 '3조 시대' 연다
산업 기업 2022.10.16 18:00:44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판매가 늘어나고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도 추가적인 이익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중장기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다. 1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에 발표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현대차 3분기 매출 전망치 평균은 30조 58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3조 571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2.6%, 90.2% 높아졌다. 기아의 올 3분기 매출액도 전년 대비 24% 오른 22조 276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영업익도 같은 기간 72% 성장한 2조 2828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마지막 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현대차는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3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또 올해 처음으로 영업익 10조 원 돌파도 유력해졌다. 예상치가 맞다면 기아 역시 2분기에 기록했던 최대 실적도 경신한다. 기아는 지난 2분기 매출 2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호실적 전망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 △환율 상승 △신흥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근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밀려 있던 대기 수요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도 높아지며 전체 이익 규모를 높이고 있다. 인도 시장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올 9월까지 현대차의 인도 시장 누적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한 41만 7677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34% 성장한 19만 2024대를 팔았다. 양 사 판매량을 합치면 전년보다 12.5% 판매가 늘어난 60만 9701대를 보였다. 3분기까지는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4분기 이후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 반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악재가 있어 현대차그룹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
강달러에…대기업, 외화 장기차입금 6개월 새 35% 급증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6 18:00:24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불확실성이 극심해지면서 국내 자산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외화 장기차입금이 6개월 사이 1조 5000억 원 가까이 늘어났다.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 3분기와 오는 4분기 차입금까지 더하면 외화 차입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위험성이 큰 단기차입보다 장기차입을 늘리려는 추세는 강해지지만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며 기업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총 외화 차입금 6개월 새 8.7% 증가 16일 서울경제신문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2022년 상반기(6월 기준) 자산 기준 100대 비금융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외화 차입금은 지난해 10조 401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1조 3075억 원으로 9056억 원(8.7%) 늘었다. 100대 기업의 외화 차입금은 지난해 이미 2020년(7조 6472억 원) 대비 2조 7500억 원가량 증가했는데 6개월 사이 9000억 원 넘게 추가적으로 불어났다. 그중에서도 외화 장기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1조 4454억 원(35.32%)이나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 100대 기업의 외화 장기차입금은 5조 5370억 원으로 2020년 2조 8866억 원, 2021년 4조 916억 원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보고 기간 이후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장기차입금은 1년 초과 기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가리킨다. 외화 장기차입금이 급증한 주된 원인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분석된다. 6월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98원 40전으로 지난해 12월(1188원 80전) 대비 9%가량 올랐다. 2020년 12월(1086원 30전)보다는 19.52% 상승했다. 추가적인 외화 차입금도 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만으로도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고환율에 단기보다 장기 외화 차입금 늘려 지난달 월별 원·달러 환율(월간 평균)은 1392원으로 2009년 3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146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며 연말까지 1500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올해 4분기 기업들의 외화 차입금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특히 외화 단기차입금보다 장기차입금을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0대 기업의 외화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5조 5310억 원에서 올해 5조 1566억 원으로 오히려 7%가량 줄었다. 외화 장기차입금 중 분할 상환 스케줄에 따라 일부 금액이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외화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779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6139억 원으로 21%가량 감소했다.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자율이 높고 상환 부담이 큰 단기차입보다는 장기차입금을 선제적으로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 입장으로서는 지금까지 높은 금리, 환율 등 리스크가 커지며 돈을 장기로 빌리려고 해왔지만 이제 금융기관에서도 기업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상환 기한을 길게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곳간이 마르며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해외까지 차입금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고만 쌓이고 매출은 주는데 고정비는 그대로 나가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부채의 질도 나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학업종은 장기차입금 2배나 늘어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와 화학 업계에서 올해 외화 장기차입금이 각각 27.12%, 100.23% 증가했다. 전기·전자 업계의 경우 지난해 1조 8612억 원이었던 외화 장기차입금이 올해 2조 3660억 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단행하면서 조달한 외화 차입금이 환율 상승분만큼 늘어나고 각종 투자를 확대하며 추가로 조달한 외화 역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프타를 비롯한 원재료를 수입하는 화학 업계는 특히 환율 상승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화학 업계의 외화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4677억 원에서 올해 9365억 원으로 6개월 사이에 2배가량 폭증했다. 원자재를 사들여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일수록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 가격은 올 2월 초 톤당 837달러 수준이었지만 한 달 만에 1023달러로 뛰었다. 이밖에 운수 장비업의 외화 장기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37.72%, 유통 업계는 290.70% 급증했다. 항공기를 들여오며 막대한 외화 차입금을 조달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각각 350억 원, 284억 원가량의 외화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이들 기업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 심리까지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통 업계도 각종 원자재·부재료, 운송료 등이 크게 뛰면서 외화 부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의 경우 외화 장기차입금 규모는 줄었지만 총 부채 대비 외화 장기차입금 비중은 3.1%로 모든 업종 중 가장 크다. -
유로존 겨울 앞두고 전력보조금 살포…에너지 위기, 재정으로 번지나
국제 국제일반 2022.10.16 17:31:55유럽이 2012년 재정 위기 이후 10년 만에 세계 경제위기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유럽 위기설의 출발점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럽 에너지 가격이다. 연료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각국 정부가 가계와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전력 보조금을 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경우 코로나19 대응으로 가뜩이나 늘어난 정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재정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해 기준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222%, 이탈리아는 173%, 포르투갈 144%, 영국도 143%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5%(2020년 기준)를 훨씬 웃돌 정도로 유럽 상당수 국가들이 취약한 재정에 노출돼 있다. 부채가 많은 나라들의 채무 상환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시장에서 국채 가격이 곤두박질치며(금리 상승) 빚 상환 부담이 순식간에 증폭될 우려가 크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달 14일 현재 4.92%로 2017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9년여 만에 최고치인 4.78%까지 치솟는 등 위기의 징후는 이미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시장 분석 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프란치스카 팔마스는 “일부 유로존 회원국, 특히 이탈리아는 최근 재정 우려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영국보다도 재정 상황이 안 좋다”며 “완만한 재정 확대책만 내놓아도 우려에 불이 붙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체코와 폴란드 등 일부 동유럽 국가들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물론 유럽 정부가 에너지 위기에 재정으로 대응하지 않고 민간에 비용 부담을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요금 상승과 가처분 소득 감소, 민간 소비 둔화 등이 불가피해진다. WP는 “1979년 오일쇼크와 이어진 경기 침체와 같은 일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이 됐던 영국 경제도 여전히 불안 요인이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을 철회하고 재무장관을 경질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 트러스 총리에 대한 교체 움직임이 거세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규모 2600조 원에 달하는 연기금의 부채연계투자(LDI)와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재정 적자+경상수지 적자) 등 구조적 경제 문제도 여전하다. 삭소뱅크의 거시분석 부문장인 크리스토퍼 뎀비크는 신화통신에 “유럽이 불행하게도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
"韓, 제2 환란 가능성 낮지만…최대 교역국 中 흔들리면 직격탄"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6 17:28:42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서울경제가 16일 실시한 ‘긴급 경제 전망 조사’에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해 무역적자가 누적된다면 일순간 외환보유액이 거품처럼 꺼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현재 확보한 대규모의 순대외 금융자산 등을 고려하면 외국자본이 일부 빠져나가더라도 당장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지 않다”면서도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갑작스레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응답자의 83%는 당장 우리나라에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원화 값이 추락하며 자본 유출이 거세지고 있지만 해외에 진 빚을 갚을 능력이 없던 이전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문제는 위기가 길어질수록 누적된 충격이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협상 수석대표를 맡았던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제일 걱정되는 것은 올해를 넘어 내년 이후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경우”라면서 “장기 침체가 왔을 때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징조는 나타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위기를 맞을 때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던 경상수지가 최근 들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가운데 8월에는 경상수지마저 30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한 외국인들이 투자 자금을 급속히 회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 이사장은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해서 누적되면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금리 차를 버틸 체력이 줄어든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본 계정에서도 문제가 생겨 우리나라에도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커지는 경상 적자 우려를 두고 정부는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3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보일 것(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라고 했지만 문제는 내년 이후다. 경상수지가 이상 신호를 보인 것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기가 후퇴한 영향이 크다. 걱정되는 대목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거듭되면 경기 침체의 폭은 더 커지고 이와 맞물려 우리 무역적자 규모가 더 불어날 수 있는 점이다. 실제 이번 설문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들의 비율은 74%에 달했다. 내년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 비중은 25.7%로 집계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물가가 우선 잡혀야 미국이 금리를 조절할 텐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너무 많은 돈을 살포했다”면서 “세계 경제의 여름이 길었던 만큼 겨울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깊게 빠질수록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설문 응답자 중 절반가량(47%)은 위기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경제를 지탱해온 부동산 시장 붕괴가 대형 위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에 달하는 부동산 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면 중국 경제 동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연쇄적인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커지는 위기 신호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인의 시선은 전과 달라져 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게 단적인 예다. 국가신용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인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9일 기준 61bp까지 상승했다. 7월 6일 기록한 종전 연중 최고치(56bp)를 넘어섰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정부가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정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해 민간 활력을 살리겠다며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감세 법안을 마련했지만 야당의 강한 반발에 밀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51%로 집계됐다. 이 교수는 “(법인세 인하를 통해) 민간의 활력을 돋우는 일은 필요하지만 당장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함께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문에 참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인사는 “야당의 반대로 세법개정안 통과가 어렵다면 개정 시기를 아예 1~2년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당초 예상됐던 감세분을 정부 곳간으로 돌려 위기에 대응할 방파제로 삼는 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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