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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이나 엑소더스 시대… 정부·기업의 대응 전략은 있나
오피니언 사설 2022.10.14 00:00:00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속에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차이나 엑소더스(중국 탈출)’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주중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유럽 기업 중 다른 나라로의 투자 변경을 고려하는 기업 비율이 2018년 11%에서 올해 23%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해 2018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중국산 통신 장비 점유율은 2018년 49.2%에서 올해 상반기 19.0%로 추락했다. 글로벌 정글에서 위기와 기회는 항상 병존한다. 1980년대 중반 미국은 달러 가치의 인위적 하락을 유도하는 ‘플라자합의(1985년)’와 반도체 덤핑 수출 등을 막는 ‘미일반도체협정(1987년)’ 등으로 일본의 추격에 제동을 걸었다. 일본은 경제 체질 개선을 등한시한 채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침체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과감한 투자와 기술 발전 등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육성과 수출 주도의 고도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세계 공급망 재편과 경기 침체 등의 위기 상황을 맞아 이를 또다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을 떠나는 기업 중 4분의 1가량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제조업 허브’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은 글로벌 수준에 맞게 법인세율을 내리는 한편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규제를 과감히 줄이는 등 기업의 모래주머니부터 제거해줘야 한다. 기업들도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서 투자를 늘리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또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 대한 투자·교역 의존도를 대폭 줄이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
9월 스타트업 투자 유치 첫 5000억 아래로
산업 중기·벤처 2022.10.13 18:03:05경기 침체 우려 확산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벤처캐피털(VC)은 투자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세가 흔들리는 스타트업은 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9월 한 달 동안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전체 투자금은 3816억 5000만 원으로 지난달(8628억 원) 대비 56% 감소했다. 연초 1조 2000억 원대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스타트업 투자액 규모가 5000억 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6285억 원)과 비교해도 39%가 감소해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다가왔다는 사실을 수치로 증명했다. 금액별로 살펴보면 300억 원 이상의 대형 투자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300억 원 이상 투자는 단 한 건에 불과했고 100억 원 이상 투자가 17건, 10억 원 이상 투자는 25건, 10억 원 미만 및 비공개 투자가 80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수백 억 원대의 대형 투자 건이 자취를 감췄고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의 비공개 투자가 많았던 게 투자액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규 투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스타트업들은 잇따라 감원에 나서고 있다. 회원 75만 명을 보유한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오늘식탁’은 최근 전 직원 80여 명에 대한 권고사직을 결정했다. 협력 업체들에 대한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내부 부실이 커졌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로 코스닥에 상장했던 게임 업체 ‘베스파’도 올해 6월 전 직원 148명 중 105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투자 한파 속 생존 방식의 하나로 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도 늘어나고 있다.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없자 울며 겨자 먹기로 기업을 매각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출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까지 스타트업 M&A 사례는 129건에 달했다. 3분기에 이미 지난 한 해 기록(125건)을 넘어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때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등극을 눈앞에 뒀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현대자동차에 4277억 원에 인수됐다. 카카오게임즈는 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유명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7540억 원에 사들였다. 이처럼 스타트업의 자금 경색이 늘어나며 감원·M&A를 비롯한 다양한 자구책이 등장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수익성을 갖춘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43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한 ‘어메이즈VR’은 글로벌 영화관 체인 AMC에서 가상현실(VR) 콘서트 투어를 시작했고 미국 15개 주요 도시에서 75%의 티켓 판매율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증명했다. 352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자율주행 3차원(3D) 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사 ‘서울로보틱스’도 BMW와의 협업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에 나선 상태다. 스타트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자금을 위탁 받아 투자를 집행하는 운용사들의 경우 특정 기간 내에 자금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해도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제는 이른 시일 내에 수익을 낼 수 있고 현금 흐름이 양호한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연준, 긴축 고삐 바짝 더 죈다…美 내년 금리 5%까지 갈수도
국제 경제·마켓 2022.10.13 17:55:55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 회의에서 “미국인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몇 배 더 많은 돈을 계좌에 갖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나 국제 정세,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1년 전 이맘때보다 이달에 더 많은 소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직면한 가장 힘든 도전은 미국 경제에서 가장 좋은 것, 바로 소비가 튼튼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모이니핸 CEO의 발언은 소비를 둔화시켜 물가를 낮추겠다는 연준의 계획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고공 행진은 연준의 의도와 달리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이는 연준이 물가를 진정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13일 나온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올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8.1%)를 0.1%포인트 웃돌았다.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억제 신호를 확인하지 못한 이상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매슈 마틴은 “물가 압박은 여전히 커지고 있고 불안정하다. 특히 러시아 전쟁으로 공급 불안이 큰 음식과 연료 분야가 그렇다”고 진단했다.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기업들의 생산 비용으로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물가도 PPI의 흐름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은 각종 공급 계약에서 가격 변동의 기준을 PPI로 잡고 있다”며 “PPI에 묶여 있는 기업의 장기 예약은 수조 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식품 회사 펩시코는 이날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한 219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분기에 제품 가격을 평균 17% 올렸지만 판매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앤드리아 펠스테드는 “고객들은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며 “펩시코뿐 아니라 식품 수요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지난 분기 매출이 19% 늘었다고 발표하자 미국인들이 강달러로 인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명품 구매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LVMH의 최고재무책임자인 장 자크 귀오니는 “모두가 경기 침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아직 그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9월 CPI마저 예상을 웃돈 만큼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도 연준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하락의 신호가 거의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까지 제약적인 금리 수준에 한동안 머물러야 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늦출 만한 유일한 요인은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연기금 등 글로벌 경제의 약한 고리가 끊어질 경우 그 파장이 미국 금융 시스템으로 전파되는 상황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9월 FOMC 회의록은 “몇몇 참가자들이 특히 현재 매우 불확실한 세계 경제 및 금융 환경에서 경제 전망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추가 긴축의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다만 연준 내 다수 의견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선이다. 특히 9월 CPI도 이런 연준의 입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시장에서는 다음 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12월 올해 마지막 FOMC에서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긴축 기조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 기준은 매우 높다”며 “인플레이션·노동시장 등 근본적인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도 아직 보지 못했다”고 기조 전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히려 9월 FOMC에서 예고한 것보다 더욱 고강도 긴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뉴욕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신호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기존 규모(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은 앞으로 계속 테이블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얼마나 높은 수준까지 올릴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이는 시점이 언제일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는 자이언트스텝이 11월뿐 아니라 12월, 혹은 내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선언인 셈이다. 올 초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냈던 리처드 클래리다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리더십 하에서 연준은 필요한 만큼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내년 금리는 4.5~5.0% 정도가 될 것이고 한동안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내놓은 내년 금리 중위값 4.5~4.75%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
[책꽂이]메타모빌리티·과시적 비소비…미래 트렌드 전망 쏟아진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2.10.13 17:49:07“낡은 지도로는 새로운 세상을 탐험할 수 없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글로벌 경기침체와 물가 폭등 등 다중 위기 발생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연말 특수를 노린 내년도 예측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 20~30년간 첨단 기술이 몰고 올 메가 트렌드에 주목한 전망서도 있다. 이들 책들은 위기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미래 변화상을 읽어내고 대응하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신간 ‘세계미래보고서 2030, 메가 크라이시스 이후 새로운 부의 기회’(비즈니스북스)는 8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전망하고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와 제롬 글렌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이다. 우선 저자들은 탈중앙화자율화조직(DAO)이 기업과 정치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웹 3.0이 메타버스와 결합해 노동 시장과 기업의 조직 형태에 일대 변화에 가져오면서 ‘일자리 없는 일의 시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탈세계화가 블록체인 기술,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해 특정 조직과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AI 정치인’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복지와 교육부터 제조, 농업, 전쟁과 치안까지 AI가 광범위하게 활용되면 2050년에는 인간보다 로봇이 많아지는 ‘메타로빌리티’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봤다. 자동차 회사가 로봇 회사로 진화하는 ‘메타모빌리티’도 새로운 미래상이다. 아울러 정밀발효 기술·식품 소프트웨어 등 푸드테크 발전으로 2035년에는 소고기의 95%가 사라지고 스페이스테크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다음 경제 전쟁은 우주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메타버스와 스마트 라이프, 디지털 헬스케어, AI 시대의 미래 교육 등도 미래 핵심 트렌드다. 책은 내년이 앞으로 10년을 좌우할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재생에너지·사물인터넷(IoT)·이러닝·사이버 보안·유전체학·데이터과학 등 2030년 부상할 15개 미래 산업도 제시한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이 쓴 ‘라이프 트렌드 2023’(부키)은 내년도 소비의 핵심 키워드로 ‘과시적 비소비’(Conspicuous Non-Consumption)를 제시한다. 지금까지 대중들의 소비는 플렉스(자신들의 부나 성공을 과시한다는 뜻),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 ‘오픈 런’, ‘호캉스’(호텔+바캉스) 등 과시적 소비로 향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금리인상 등으로 돈줄이 마르면서 비소비로 자신을 과시하는 경향이 올해부터 이미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과시적 비소비는 10가지 하위 트렌드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비소비와 무지출’이다. 하루에 만원은커녕 단 1원도 쓰지 않은 뒤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인증하는 ‘무지출 챌린지’, 매년 1월 한 달간 채식을 하는 ‘비건 리셋 챌린지’, 월요일마다 고기를 먹지 않는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 등이 그 사례이다. 또 개성·히스토리·지속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두는 빈티지 제품 시장과 골프보다 비용이 싸면서도 희소성이 있어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테니스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원격근무의 일반화로 여행지나 휴가지에서 근무를 하는 워케이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주4일제 도입, 지방의 빈집을 활용해 여가를 즐기는 세컨드 하우스 수요 증가, 에너지와 자원 소비를 줄이는 클린테크 등도 내년 트렌드로 전망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쓴 ‘트렌드 코리아 2023’은 내년도 10대 소비 키워드로 취향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지는 ‘평균 실종’, 과거 직장 문화와의 일별을 의미하는 ‘오피스 빅뱅’, 관계에 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동등한 수준으로 중요해졌다는 의미를 지닌 ‘인덱스 관계’, 젊음을 미화하고 우상시하는 분위기를 의미하는 ‘네버랜드 신드롬’ 등을 제시한다. ‘디지털 트렌드 2023’(책들의정원)은 대세가 될 웹 3.0 기술들, 데이터 전쟁의 중심이 될 마이데이터 등 내년 디지털 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기술을 소개한다. 출간을 앞둔 책들도 여럿 있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이 매년 펴내는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3’(김영사)는 미·중간 기술 패권 전쟁 등 디지털 대전환 시기의 생존전략을 제시하고 주목해야 할 7가지 기술을 선정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심화시킨 기술 전장인 첨단 바이오 기술을 비롯해 △초거대 인공지능을 구현할 AI 반도체 기술 △미래 융합 서비스의 핵심기술인 6G 이동통신 △값싸고 오래가고 가벼우면서도 친환경 충전 시대를 이끌 차세대 이차전지 △지정학적 패권 경쟁을 넓혀갈 우주탐사 기술 △나노와 디지털을 넘어서는 양자 정보기술 등이다. 이밖에 1인 가구가 만드는 소비 트렌드에 주목한 ‘2023 트렌드 노트’(북스톤), 플랫폼과 콘텐츠의 융합을 조명한 ‘디지털미디어 인사이트 2023’(이은북), 코로나 이후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방향을 탐색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싱긋)도 출간 대기 중이다. -
진승호 KIC 사장 "연준 급격한 금리인상에 '약한고리' 터질수 있다"
경제·금융 공기업 2022.10.13 16:36:24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진승호(사진) 사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긴축(QT)과 급격한 금리 인상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 사장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QT의 경우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것이 없고 설명이 안 된 상태에서 이미 시작됐다”며 “효과에 대한 규명이 시작되기 전에 뭔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QT 과정에서 유동성이 줄어들면 어딘가에 있는 약한 고리가 터질 수 있다는 염려와 우려가 시장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진 사장은 “금리를 자꾸 올리면 경기 침체가 오기 때문에 미국에도 좋지 않다”며 “연준이 금리를 짧은 시간 내 너무 많이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는 인상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 1년에서 1년 반 뒤 누적된 금리 인상의 효과가 중첩돼 나타나면 엄청난 임팩트를 미칠 수 있다”며 “연준이 잘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IC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QT, 그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의 영향에 직접 노출돼 있다. KIC는 8월 말 기준 투자 수익률이 -13.8%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 사장은 “요즘 시장 움직임이 굉장히 빨라졌다”며 “변동성이 커 투자 스탠스를 잡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주식과 국채 투자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지난해 취임 당시 15.3% 수준이던 대체 투자 비율을 현재 21.5%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 상승 상황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진 사장은 “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 이자 수익만으로도 괜찮을 수 있기 때문에 검토 중”이라며 “다만 연준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 시장 '마비' 우려… "트러스, 감세안 전면 철회 검토"
국제 경제·마켓 2022.10.13 16:11:46리즈 트러스 영국 정부가 시장에 메가톤급 파장을 안겼던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안 패키지를 전면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3일 금융시장 혼란으로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방안을 ‘없던 일’로 만든 데 이어 감세 계획 자체를 완전히 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당국은 지난달 발표했던 감세안 패키지 가운데 3일 철회한 소득세 최고세율 45%에서 40% 인하안 외에 600억 파운드(약 92조 원)에 달하는 가계 에너지 비용 지원안, 인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주택 가격 기준 2배 상향, 기존 20%인 소득세 기본세율을 19%로 낮추는 안 등 패키지에 남은 방침들을 모두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두 재원이 분명하지 않아 영국 정부가 결국 대규모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안들이다. 블룸버그는 “당국자들은 (감세안 철회 발표문) 초안 작성을 이미 시작했으며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 참석한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전날 장중 5%를 넘기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영국 장기 국채금리는 4% 중반대로 급격한 진정세를 보였다. 파운드화 역시 장중 1.12달러대를 회복해 감세안 발표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트러스 정부가 감세안 발표로 자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대혼란에 빠지는 등 후폭풍이 커지자 결국 ‘굴복’을 택하는 모양새다. 국채 가격 급락과 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을 막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던 영국 중앙은행(BOE)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14일(현지 시간) 종료하기로 하자 영국 장기 국채금리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이 또다시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채권 매입 종료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영국 연기금들은 닥치는 대로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며 혹시 모를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
신동빈, 10조 M&A로 '소재·화학' 왕국 건설 [시그널INSIDE]
증권 IB&Deal 2022.10.13 11:34:38유통 왕국 롯데그룹이 10조원 이상의 투자 실탄을 쏟아 부으며 소재·화학 사업에서 글로벌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해 가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일진머티리얼즈(020150) 인수에 성공하면서 2차 전지 핵심 소재에 대한 밸류 체인(Value Chain)도 완성 단계에 다가서고 있다. 롯데의 화학 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첫 경영 수업을 받으며 쌓은 전문성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과감히 나서 유통과 호텔·식품 등을 뛰어넘는 외형을 확보한 데 이어 미래 성장 동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는 지난 11일 국내 동박 생산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2조7000억 원(지분 53.3%) 규모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는 롯데케미칼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 추진을 위해 올 2분기 설립한 현지 법인이다. 본지가 지난 5월 전격적으로 일진머티리얼즈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고 단독 보도한 시점부터 롯데측은 꾸준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매각 가격이 최대 3조 원으로 거론되며 투자업계에선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일부 나왔지만 롯데케미칼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단독 협상에 나설 정도로 인수 의지가 강했고,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국면에 증시 침체까지 겹쳤지만 결국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뚝심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는 데도 롯데가 빅딜을 단행해 적잖이 놀랐다” 면서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에 넘기고 대신 인수한 기업이 일진머티리얼즈라는 점이 이채로울 뿐 아니라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 연이은 빅딜로 주력 그룹사 ‘비상’ = 실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계기로 롯데그룹 내 화학 사업은 유통을 넘어 최대 사업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의 근간이었던 유통업은 쿠팡 등 e커머스 업계의 급속한 팽창 속에 온라인 전환이 늦어져 부진을 면치 못하는데 비해서 화학 사업은 꾸준히 국내·외 기업들을 사들이며 미래 사업을 착실히 대비하고 있기도 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이 18조1204억 원을 기록하며 롯데쇼핑의 연간 매출(15조5735억 원)을 처음 넘어서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부터 롯데쇼핑을 줄곧 추월했는데 외형까지 한층 확장해 나가면서 사실상 롯데그룹 내 최대 실적을 내는 계열사로 올라섰다. 롯데는 1979년 호남석유화학의 정부 지분을 사들이며 화학 사업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롯데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회장이 마지못해 진출한 석유화학 사업에 반감이 큰 편이어서 알짜 사업이었지만 그룹내 대접은 한동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그룹내 경영 보폭을 넓히던 2000년대 들어 적극적인 투자와 M&A에 나서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롯데 화학사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은 단연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2004년 호남석유화학이 8135억 원에 인수한 KP케미칼은 롯데의 화학 M&A 역사의 출발선으로 평가 받는다. 이듬해인 2005년 LG그룹과 공동 경영했던 현대석유화학을 분리하며 롯데대산유화를 설립했다. 이어 2008년 중견기업인 하오기술과 2009년 삼박을 각각 인수해 롯데대산유화에 흡수·합병 시켰다. 호남석유화학은 2010년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타이탄을 1조5223억 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단행하며 체급을 키웠다. 신 회장은 타이탄 인수로 화학 사업에 확실한 자신감을 갖으면서 2012년 호남석유화학의 사명에 ‘롯데’를 붙이며 롯데케미칼로 이름을 바꿨다. 롯데는 2015년 또 한 차례 화학 사업 빅딜로 재계를 놀라게 한다. 삼성그룹과 이른바 '화학 3사 빅딜'로 불리우는 2조 8000억 원 규모의 대형 M&A 계약을 발표한 것이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부문을 통째로 인수한 것이다. 롯데는 이듬해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롯데정밀화학(004000), 롯데BP화학, 롯데첨단소재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롯데첨단소재는 2020년 롯데케미칼과 합병했다. 롯데의 화학 사업은 삼성과 빅딜을 통해 유통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 일진머티리얼즈까지 품으면서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하는 한편 신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 부문과 시너지도 높일 수 있게 됐다. ◇롯데의 화학, 신동빈 회장 끌고 김교현 부회장 밀고 = 신격호 롯데 창업주는 유통과 호텔, 식품 등 소프트 산업에 애정이 깊어 화학 사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실제 호남석유화학을 롯데가 인수한 것도 당시 정부가 자금력이 있는 롯데에 석유화학산업 육성을 위해 떠맡기다시피 한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신격호 전 회장은 호남석화가 “사고만 내지 말라”고 주문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2011년 그룹 총수에 오른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 경영을 1990년 호남석유화학에서 시작했다. 신 회장은 특유의 집중력으로 화학 사업을 파고 들었고 당시 인연을 바탕으로 화학 부문이 롯데의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현재의 롯데케미칼을 키워낸 경영자로 롯데 화학군 총괄 대표인 김교현 부회장이 우선 꼽힌다. 김 부회장은 1984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여수공장에서 엔지니어 실무를 시작하는 등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2006년 신규사업 본부장을 맡아 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4년 타이탄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말레이시아 현지 상장까지 이끌었고,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 이사에 올랐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미국 현지 법인 설립과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의 지분 매각 결정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사실에도 주목한다. 일진 오너가(家)가 롯데 김 부회장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M&A를 관철시켰다는 분석이 나온 배경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배터리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던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꾸준히 외부 기업을 탐색해왔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발표된 일진 오너가의 지분 매각은 롯데케미칼이 아니었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았을 것" 이라며 "매각가격이 높다고 봤으나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 가치에 주목한 롯데 최고위층이 결단을 내리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화학군 내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를 대폭 넓히게 됐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이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직·간접적인 투자와 생산을 병행하게 된 것이다. 롯데는 최근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는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서 침체가 생기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인수가 마무리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인수에 필요한 자금 마련은 이전보다는 쉽지 않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1조7935억 원 보유하고 있다. 인수 가격이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상당 부분은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금 납입과 함께 국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마치고 승인을 받아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최종 마무리 될 수 있다. -
"어쩌다 이 지경까지"…절망 카카오, 4형제 또 신저가[특징주]
증권 국내증시 2022.10.13 09:25:23카카오(035720)·카카오페이(377300)·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게임즈(293490) 등 카카오그룹의 4개 상장사가 모두 신저가를 새로 썼다. 13일 오전 9시 24분 카카오는 전날보다 1550원(3.11%) 내린 4만 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뱅크(-5.35%), 카카오페이(-4.14%), 카카오게임즈(-5.39%) 역시 개장 직후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카카오 4형제가 연신 나란히 신저가를 새로 쓰면서 무너져내리고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성장주의 특성상 기준금리의 상단 예상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상황부터 부정적이다. 카카오 자체에 대한 평가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다. 우선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우려의 핵심은 인벤토리 한계에 따른 톡비즈 성장률 둔화, 마케팅비를 포함한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한다는 점”이라며 “경기 침체 및 매크로 환경과 무관하게 이익 반등 시그널이 확인돼야 하는 것이 반등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
“QT에 약한고리 터질 수 있어…시장 안심에 시간 필요”
증권 해외증시 2022.10.13 05:51:56‘3분 월스트리트’입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내렸습니다. 나스닥이 0.09%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3%, 0.10% 하락했는데요. 오늘 나온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높았고 영란은행(BOE)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더라도 매우 약할 것”이라며 침체가 올 수도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는데요. 이날 나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너무 적게 행동하는 대가가 너무 많이 행동하는 대가보다 더 크다”고 전하면서 높은 금리가 더 오래 갈 것임을 시사했죠. 오늘은 어제 공지해드린 대로 오늘은 한국투자공사(KIC) 기자 간담회 중심으로 간단하게 도움이 될 내용을 말씀 드릴 텐데요. 분위기를 느끼시면서 전반적인 감을 잡는 정도만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직 바닥 논할 때 아냐…강달러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어” 오늘 진승호 KIC 사장 및 직원들과의 질의 응답 가운데 참고할 것 몇 가지를 뽑아봤는데요. ① “미국·글로벌 주가 많이 싸졌지만 못 오르는 건 영국 등 알려지지 않은 불확실성 탓. 뭔가 터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주가 못 올라” ② “투자자들이 안심하기까지 시간 필요. 어닝 잘 나와야 함. 누구도 주식 사란 말을 못하는 상황” ③ “다만,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회도 봐야. 항상 나쁘게만 생각하면 답이 없어” ④ “미중 관계 악화 이제 시작. 강달러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어” ⑤ “양적긴축(QT) 영향 설명 안 돼. 약한 고리 터질 수 있어” ⑥ “아직 바닥 논할 때 아냐. 주가 떨어지는 게 연준이 원하는 것”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우선 지금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 상당한 공포에 질려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KIC는 “영국이 불안한 건 맞다. 정부 정책이 안 먹히기 시작하고 있고 투자자들을 겁먹게 해 주식이 떨어지고 있다”며 "뭔가 터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다들 못 들어 온다”고 상황을 짚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은 사건이 터지는지 기다려봐야 하는 시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좀 더 기다리면서 영국이나 크레디트 스위스(CS) 같은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이런 부분들이 좀 가닥이 잡혀야 하고 그 전에 3분기 어닝이 좋아야 투자자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장선에서 아직 바닥을 논할 때는 아니라는 설명도 있었는데요. KIC는 “연준이 이렇게 나올 때는 증시가 떨어지는 걸 원한다는 말”이라며 “바닥을 얘기할 때가 전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방 요인이 많을 수 있다는 뜻인데요. 강달러에 관한 얘기도 있었습니다. 어제 기획재정부의 IR 행사가 있었는데 행사에 참가한 월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강달러 현상이 생각보다 길게 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KIC는 “이 말은 연준의 금리가 상당 기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IR에서는 미중 관계에 관해 두 나라의 갈등이 이제 시작이며 한국도 이를 고려해 대비하라는 조언이 있었다고 합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말까지는 오르겠고 내년은 상황을 봐야 한다는 데요. KIC는 “지난해 국채 비중을 줄였지만 지금은 금리가 계속 올라서 이자 수익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일단 지금은 중립 정도로 보고 있으며 상황을 봐서 금리가 더 오르면 비중을 더 늘려가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진승호 KIC 사장은 “QT가 어떤 효과를 낳을지 명확한 설명이 없다. 설명이 안 된다. 하지만 QT는 이미 시작했다”며 “어떤 영향이 나올지 봐야 하는데 그것이 규명되기 전에 갑자기 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이어 “유동성이 줄어들면 어딘가 약한 고리가 있을 것이고 그게 어딘지 모르지만 터질 수 있다”며 “그런 게 있을 것 같다는 염려와 우려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상당히 빠른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에 뭔가 사건이 터져도 터질 수 있다는 말인데요. 진 사장은 “연준이 금리를 짧은 시간 내 너무 많이 올린 것 같다”며 “긴축은 바로 효과 나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는데 1년, 1년 반 후 (경기둔화와) 효과가 중첩되면 엄청난 임팩트가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진 사장은 “월가 인사들은 적당히 (주가가) 낮으면 들어가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고 했죠. 앞서 설명드린 “나쁘게만 보면 답이 없다”와 일맥상통하는데 새로 진입하는 경우, 투자의 기회를 계속 같이 봐야 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큰데요. 내일 나올 9월 CPI가 1차로 중요할 것 같습니다. CPI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은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한국시간 13일 목요일(현지 시간 12일)은 취재 일정 때문에 유튜브 어썸머니 채널에서 오전6시55분에 나가는 생방송이 시장 전체 분석이 아닌 한국투자공사(KIC) 간담회 관련 방송으로 간단하게 이뤄집니다. 많은 양해 부탁 드리며 9월 CPI가 나오는 14일, 오전6시55분 깊이 있는 분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설] “차값 평생 깎아달라”는 연봉 1억 노조의 민낯
오피니언 사설 2022.10.13 00:05:00기아 노조가 ‘차량 가격을 평생 깎아달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고 집단 행동을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13일 부분 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가 일단 이를 철회하고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기아는 그동안 퇴직한 직원이 2년에 한 번씩 차량을 구입할 때마다 가격을 30% 깎아주는 혜택을 제공해왔다. 노사 양측은 당초 협상에서 퇴직한 직원의 할인 혜택을 75세까지로 제한하고 할인율도 25%로 낮추는 대신 기본급 월 9만 8000원 인상, 경영 성과급 200%+400만 원 지급 등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고참 조합원들이 ‘평생 혜택’ 양보 불가를 주장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마저 거부했다. 기아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100만 원으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보다도 20% 가까이 높다. 도요타는 퇴직자 할인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데다 내년 임금도 동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데도 평생 할인 혜택이 줄었다면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하니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워 생떼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동차 가격을 깎아주면 그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도 문제다. 노동계의 억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는 ’낙하산 사장’이 써준 ‘파업 시 임금 70% 지급’이라는 합의서 때문에 조합원에게 수십억 원의 임금을 줘야 할 판이다.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전략산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데도 노조는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노사 공멸을 막으려면 노동계가 몰염치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도 기득권 노조의 횡포와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노동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감원 칼바람 인텔도 덮쳤다…“수천명 해고 계획”
국제 정치·사회 2022.10.12 18:17:33빅테크 업계의 ‘감원 칼바람’이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까지 덮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했던 빅테크들이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요 급감으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매출 급감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염려가 현실화하면서 신규 채용 중단을 넘어 아예 대규모 정리해고로 몸집을 줄이는 기업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이달 27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수천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PC 수요가 쪼그라드는 등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PC 수요가 줄면 인텔의 핵심 사업인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인텔의 전체 직원은 11만 3700명인데 판매·마케팅 등 일부 부서의 직원 20%가량이 이번 정리해고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정리해고를 공식화하면 전체 직원의 11%에 해당하는 1만 2000여 명을 내보낸 2016년 이후 6년 만의 대규모 감원이 된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전 세계 PC 출하량은 급감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3분기의 전 세계 PC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주력 사업인 PC 프로세서 수요 급감에 직면했다”며 “경쟁사인 AMD 등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인텔도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한 분위기다. 이미 7월에 올해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110억 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3분기 매출이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의 대표 지수로 꼽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기업들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3개월간 16% 하향 조정됐다. 2008년 이후 가장 급격한 감소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올 들어 43% 이상 하락하며 14년 만에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인텔을 비롯해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모든 기업들이 선제적인 대비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빅테크 업계의 구조조정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앞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조직 전반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히며 200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저성과자를 ‘성과개선계획’ 대상에 포함해 전 직원의 15%인 1만 2000명에 대해 사실상 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 2분기에 이미 인력 10만 명을 줄인 아마존은 올해 리테일 부문의 기술 인력 채용을 아예 중단했다. 특히 주요 기업들 다수가 정리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조용히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어 알려지지 않은 감원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경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에어리어120’ 직원 10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에게 90일 안에 회사 내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빅테크들이 위치한 미국 서부를 넘어 동부의 월가에도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올 들어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조만간 직원 수백 명을 내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시작으로 금융권의 감원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컨설팅 업체 존슨어소시에이츠는 “올해 월가의 일부 기업들이 전체 인원의 5~10%를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자금조달 막힌 캐피털사, 부동산 PF發 부실 덮쳤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2 18:00:24캐피털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도 어려운 캐피탈사들에 부동산 PF 부실은 카운터펀치가 될 수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캐피털사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 PF 비중은 2020년 말 13.94%에서 2021년 말 16.7%, 2022년 6월 말 22.7%, 2022년 8월 말 23.2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부동산 PF에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올 들어서만 비중은 6.58%포인트나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함께 증가한 경향도 있다”며 “이후 부동산 PF 신규 취급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K캐피털사의 경우도 2020년 2분기 부동산 PF 비중이 1.66%였지만 2022년 2분기에는 10.2%로 6배 이상 뛰어올랐다. 그동안 캐피털사는 자동차 할부·리스 등 자동차 금융을 주로 취급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PF 등 기업금융·투자금융 비중을 확대해왔다.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캐피털사에 수익을 안기던 부동산 PF가 오히려 부실의 ‘부메랑’이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몇 중소형 캐피털사의 경우 부동산 PF 비중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라며 “존폐 위기를 겪는 캐피털사들도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캐피털사들의 부동산 금융 대출을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부동산 금융 중 내년 6월까지 만기 도래분이 40%를 넘는다고 경고했다. 나신평은 “지금처럼 빠르게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고 미분양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 도래 자금의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캐피털사들의 자금 조달 문제도 심각하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캐피털사들은 만기 연장 시 법정 최고금리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거나 최고경영자(CEO)의 연대보증 등 조건을 까다롭게 하며 문턱을 높이고 있다. -
올해만 신흥국 14곳 채무불이행 위험…IMF "최악 오지도 않았다"
국제 정치·사회 2022.10.12 18:00:18“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2023년이 경기 침체로 느껴질 것이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가 폭풍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면서 신흥국 정책 당국자들에게 충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물가 상승, 중국의 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를 심각한 침체의 위험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린차스 수석은 11일(연차총회) 미국 워싱턴DC IMF 본부에서 열린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세계 최대 3개 경제권인 미국·중국·유로존이 계속 정체할 것”이라면서 내년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앞서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수정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고린차스 수석은 통화 긴축(미국), 부동산 가격 조정 및 코로나19 봉쇄(중국), 에너지 위기(유럽)를 각각의 경제권이 갖고 있는 취약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시장 충격은 광범위하고 영속적인 것”이라면서 “(유럽은) 올겨울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겠지만 2023년 겨울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도 인플레이션과 무질서한 긴축 등의 여파로 신흥 시장의 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이 재정 부채를 늘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달러 채무 부담이 급증한 탓이다. 여파는 이미 가시화됐다. 5월 스리랑카가 역사상 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데 이어 최근 몇 달간 이집트와 파키스탄·가나 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IMF의 자금 지원을 받은 국가는 93개국 2580억 달러(370조 원)에 달한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지원을 약속한 규모도 16개국 총 900억 달러(약 130조 원)로 집계됐다. IMF가 구제 금융을 결정한 뒤 실제로 집행한 대출 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50억 달러(약 194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러시아와 스리랑카·벨로루시·우크라이나 등 4개국이 채무를 불이행했으며 아르헨티나와 레바논·가나·수리남·잠비아·에티오피아·부르키나파소·콩고·모잠비크·엘살바도르 등 10개국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져 있다. 뉴욕타임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평가하는 94개의 신흥국 국채 펀드 중 4분의1 이상이 고위험 투자인 ‘B-’ 이하라고 말했다. IMF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시장 취약성과 꽉 조인 유동성, 인플레이션, 이에 맞서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결합해 불안정하고 위험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환율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146.23엔까지 치솟으며 24년 만에 최고(엔화 가치 하락)를 기록했다. 일본 당국이 지난달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140엔대 초반까지 하락한 환율은 다시 상승해 146엔을 돌파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으로 미국 안팎의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앞으로 2~3년간 경제 성장이 추세 이하로 떨어지는 동안 어떤 충격이 발생할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역시 전날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 연설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글로벌 리스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과잉 긴축’ 리스크는 물론 글로벌 경제 불안까지 더해져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월가에서도 연준의 과잉 긴축이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이 될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알리안츠의 최고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연준이 긴축을 과도하게 사용할 것이고 연준은 이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모른다”며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그것이 지금 이 상황의 비극”이라고 강도 높게 연준을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파괴적인 침체를 완전히 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높은 확률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추산하는 미국 경기 침체 전망 지수는 지난달 50.54를 기록해 2008년 이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발발 직전이었던 2008년 9월 51.0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는 7월 5일 뒤집힌 후 3개월 넘게 역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시나리오의 우선순위는 연착륙보다 경착륙”이라며 “우리는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
급격한 원화 절하에 빅스텝 초강수…李 "최종금리 3.5% 전망 합리적"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2 17:59:42역시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개월 만에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다시 단행한 것은 환율이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자 환율이 출렁이며 물가에 영향을 줬고 한미 간 금리 역전 폭마저 점차 벌어져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위험도 커졌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환율 때문에 빅스텝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 쏠림 현상을 유발하는 등 금융 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9월 이후 원화 가치의 급격한 절하가 부담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환율의 급격한 절하가 수입물가를 올려 물가가 정점 이후 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는 위험을 고려했다”며 “두 번째로 너무 크게 (한미) 금리 차가 벌어졌을 경우 외화 유출이 커질 수 있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등으로 외화 유동성을 압박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그간 한미 금리가 역전돼도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가운데 이 총재가 처음으로 외화 유출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연말까지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9월 중 순유출로 전환하자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4원 90전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원 30전 내리는 등 전날의 급등에서 다소 안정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13일(현지 시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11월 24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로 향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관련해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1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국제 에너지 가격 움직임 등 대외 여건 변화와 이로 인한 국내 물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경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드러냈지만 11월 당장 추가 빅스텝을 결정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여기에는 만장일치로 빅스텝을 결정했던 7월과 달리 두 명(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의 소수 의견(0.25% 인상)이 나온 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 폭) 25bp와 50bp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려 많은 토론이 있었다”며 “금통위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은 워낙 불확실성이 심하다는 것으로, 11월까지 여러 요인이 시장에 주는 영향을 보고 인상 폭을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11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12월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기준금리가 4.5%까지 뛰는 만큼 한은이 11월 빅스텝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이번 빅스텝으로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해 내년 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2.1%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 안정을 위해 경기 침체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묻자 이 총재는 “금통위원 간 의견이 다른 상황”이라며 “중립금리 수준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야 할지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4월·5월·7월·8월에 이어 10월까지 5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이번 빅스텝으로 당장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지고 가계·기업의 부채는 12조 2000억 원이 늘어난다. 통화 당국으로서도 경기 침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5% 이상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M&A 큰 손' SM그룹, HMM 노리다 '쪽박' [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2.10.12 15:23:07부실 기업들을 인수하며 성장해온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1조 원 가까이 HMM(011200)에 투자하며 잠재 인수 후보자로 입지를 강화하려 했으나 증시 침체와 해운지수 추락 등으로 5000억 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M그룹은 여전히 HMM 인수에 관심을 피력하며 이를 위한 고리로 금융회사 인수까지 넘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이 HMM 인수를 겨냥해 사 모았던 지분 6.29%의 가치가 4개월 만에 약 1조 원에서 5475억 원으로 급락했다. 공시 등을 종합한 결과 SM그룹은 HMM의 지분 6.29%를 보유한 3대 주주다. SM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M상선이 HMM 지분 4.0%를 사들였고 대한상선(0.48%), SM하이플러스(0.42%), 우방(0.22%)등 12개 SM그룹 계열사들도 지분 매수에 참여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HMM 지분 0.26%를 매입했으며 경영 승계 과정에 있는 우기원 SM우방 전무도 HMM 지분을 들고 있다. 하지만 6월 초 3만 1000원을 웃돌기도 한 HMM 주가는 해운 시황이 가라앉으면서 급락해 12일 1만 7800원으로 마감해 SM그룹의 투자 손실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HMM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한 2조 7000억 원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SM그룹의 지분율은 3%대로 줄어들고 추가 주가 하락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SM그룹은 HMM 주식 매입은 단순 투자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사세를 키운 원동력인 해운업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해왔다. HMM은 산은(20.69%), 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공기업이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HMM의 민영화 완료 시기를 2025년 말로 예상하면서 2024년까지 HMM 경영지원단을 우선 감축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SM그룹은 당장 HMM 인수가 쉽지 않은 만큼 5% 이상 투자가로서 SM상선과 HMM 간 중복되는 미주 서부 노선 등의 경쟁을 효율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자산운용사나 보험사 등의 인수에 나서 해운업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각을 진행하는 MG손해보험이나 KDB생명에 SM그룹이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SM 측은 금융계 인사들도 꾸준히 영입해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낸 김병기 전 SM신용정보 대표가 지금도 고문 격으로 그룹의 금융업 진출을 자문하고 있다. 금융업의 전초기지인 SM신용정보 대표는 이동수 전 광주은행 부행장이 맡고 있다. SM신용정보는 금융업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채권 추심과 신용조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SM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금융회사 인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수 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고 금리도 급격히 상승해 SM그룹의 구상이 실현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M그룹은 지난해 11월 SM상선의 상장을 철회하며 추가 자금 확보 기회를 놓쳤고 그룹 사상 최고액을 베팅한 HMM의 주가마저 급락해 재무 구조 개선에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다. 금융회사 인수 역시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까다롭고, 보험사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자산운용 과정에서 각종 투자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SM그룹 관계자는 “제조업 등 일반업종 이외에 금융회사 인수는 당장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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