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에 후보 교체 파동까지"…국힘에 등 돌려 이재명·이준석 향한 사람들
정치 정치일반 2025.05.14 23:06:38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인연이 있는 보수 진영의 유력 인사들이 잇달아 등을 돌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지원에 나서 주목 받는다. 이들은 ‘변심’의 주요 이유로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최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을 지목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 지원에 나선 대표적인 보수 진영 인사는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석연 전(前) 법제처장이다. 이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8~2010년 법제처장을 역임했고, 2020년에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전 처장은 14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민주당 선대위 합류 이유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꼽았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엄청난 국격 추락을 부른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 한마디 안 하는 걸 보고 환멸을 느꼈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해 ‘배신자’라는 말까지 듣고 여기로 왔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제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도 민주당 선대위에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권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계엄과 탄핵 찬반 집회를 거치며,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심리적 내전 상태에까지 이르렀다”며 “진영논리와 이념 대립, 분열과 증오, 저주의 정치를 넘어 이제는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시대적 과제”라며 “우리는 이재명 후보가 실용정치와 국민통합을 통해 이 과제를 풀어낼 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의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주류 경제학적 이야기를 이재명 후보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이재명 후보 선대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다만 민주당 내 논란 속에 선대위 참여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그는 12·3 비상계엄 후 윤 전 대통령 및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과 최근 논란이 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국민의힘과는 선을 그었다. 이 전 교수는 "제가 김문수 후보에 힘을 보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부정선거 음모론”이라며 “저는 이런 반지성 지도자를 수용할 수도 없고 경선 과정이 공정한 게임이 아니었기에 그의 정통성도 수용하기 어렵다. 그의 노동운동적인 경제관도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이준석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0년 국민의힘의 시초에 해당하는 민주자유당을 만든 당시 집권 여당 민주정의당과 야당인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에 통일민주당 총재로서 참여했고, 이후 민주자유당에 이은 신한국당의 총재를 거쳐 1993년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제는 시대교체뿐 아니라 세대교체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 YS의 40대 기수론처럼 낡고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정치권을 이제는 과감히 밀어내고 젊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정치지도자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고 적었다. 이어 "어차피 오합지졸이 된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므로 이와는 차별화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국 정당을 반드시 건설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앞서 10일에는 국민의힘의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 및 윤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두고 “윤석열이 불법계엄으로 익사 직전의 이재명을 살리더니 이젠 국힘을 초토화시켜 이재명을 제왕으로 등극시키려 한다”며 “국힘(국민의힘) 당장 해체하고 정통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한 새로운 개혁정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순신 벨트' 돈 이재명…"한산도에서 또 한 번의 대첩 이루겠다"
정치 정치일반 2025.05.14 22:11:49동남권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25년 한산도에서 국민과 함께 또 한 번의 대첩을 이루겠다”고 대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이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순신 장군은 끊임없이 모함을 받았지만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직 나라와 백성을 지켜내기 위해 물러섬 없이 스스로를 헌신했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부산·창원·통영·거제 등 ‘이순신 호국벨트’를 찾아 시민들을 만난 이 후보는 “부산과 창원, 통영과 거제에서 만난 국민들은 침체된 지역경제, 산업 전환의 도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노력한 만큼 결과를 거두는 나라, 공정한 규칙 속에 누구나 반칙하지 않는 사회, 편안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 마음을 열어 환영해주시고 호응해주신 그 함성을 잊지 않겠다”며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이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5일 민주당 텃밭인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 등 호남권 ‘이순신 벨트’를 돌며 지지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
"이번 대통령은 아무리 봐도"…尹 지지했던 JK김동욱, 이번엔 김문수 지지
서경스타 TV·방송 2025.05.14 22:10:15가수 JK 김동욱이 21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14일 JK김동욱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Back in 1990‘s 이 몸은 캐나다 최초 수제 피순대를 만들어 팔던 식당의 아들이었고 차이나타운에서 선지를 사서 지하철로 운반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소신발언 할게”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번 대통령은 아무리 봐도 김문순대(김문수인데)”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다른 게시물에서는 “다들 드라마 환장하잖아. 역전 드라마 짜릿하겠는데”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여론 조사 지지율이 낮은 김문수 후보의 당선을 응원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JK김동욱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일”, “대통령의 안타깝지만, 현명한 결정을 믿어 의심치 않고 이 사태는 미친 듯이 치솟고 있는 지지율에 반드시 반영될 것”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글을 다수 게재했다. 또 지난 달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자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대통령 탄핵 횟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걸로 안다” “대한민국은 예상보다 빨리 망할 것”이라는 분노 글을 남기기도 했다. -
대통령 당선시 재판 진행은?…대법 "담당 재판부가 판단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5.05.14 20:58:48형사재판을 진행하다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재판을 계속할지에 대해 대법원은 담당 재판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헌법 84조의 대통령 불소추 특권’과 관련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 취임 전 기소된 사건의 재판이 정지되는지에 대해서는 헌법학자나 법률가 사이에서도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헌법 84조 적용 여부는 해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담당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사료된다”고 했다. 주 의원의 ‘대법원 차원에서 관련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대법원의 의견 표명은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할 법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위례·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 법원이 계속 형사재판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유보적인 답변이 나온 것이다. 당선 전 기소돼 진행하고 있는 형사재판은 대통령 당선 뒤에는 재판이 정지되는 것이 법조계 다수 의견이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어 재판부가 심리를 계속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대통령 재임 기간 공판 절차를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7일 법사위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
잇단 자영업자 공약에…은행들 좌불안석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5.14 19:11:15여야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소상공인 지원 공약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은행권에서는 상생 금융 압박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정치권과 금융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 공약을 내놓으면서 별도의 재원 마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금융계에서는 주요 금융지주나 시중은행에 상생 금융을 압박해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 후보는 올 1월 6개 시중은행장과 만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난달 5대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소상공인 금융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때도 정부의 압박으로 각 금융사가 조 원 단위의 상생 금융을 내놓았어야 했다”며 “최근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좋아 정치권의 상생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는 총 18조 874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분기에도 총 5조 6429억 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여 사상 처음 연간 2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이재명 유세장에 뜬 파란 풍선·손거울…의문의 물건들 정체 알고보니
정치 정치일반 2025.05.14 18:42:47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장에 풍선과 손거울, 쌍안경 등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13일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경북(TK)에서 표심 잡기에 나선 당시 경찰,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른바 3중 경호막을 펼쳤다. 경찰은 유세장 부근 건물에 경찰 특공대를 배치하고 근접 경호원들은 쌍안경으로 '테러범'이 있는지 살폈다. 민주당은 자체 경호 인력으로 이 후보 주변을 에워쌌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를 지켜달라"는 당의 요청에 호응해 파란 풍선과 손거울을 들고 나왔다. 이 후보를 겨냥한 테러 위협 이야기가 계속 나오자 지지자들이 저격수의 조준점을 흐리자며 풍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유세 현장에서 거울을 주변 건물 방향으로 비추는 지지자의 모습도 확인됐다. 손거울로 빛을 반사해 주변 건물에 있을지 모르는 암살범의 조준을 방해하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일 ‘이 후보에 대한 습격을 모의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현장에서 대인 접촉을 줄였으며, 12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선 선거운동 점퍼 속에 방탄복을 착용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 후보 테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국가정보원 출신 박선원 의원은 “후보가 방검복에서 방탄복으로 바꿨고, 방탄과 방검이 다 되는 옷도 준비해서 드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 측에 이 후보 경호 강화를 요청하는 한편, 테러 위협 제보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며 경호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후보 유세 연단에 밀접한 자리는 사람들이 몰리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으며, 이 후보는 악수나 포옹 등 직접적인 접촉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인뱅도 큰 효과 없는데…중금리·소상공인 전문은행 실효성 논란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5.14 18:22:086·3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취약 계층이나 서민을 위한 전문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포용금융 확대가 설립 취지였던 인터넷은행들도 결국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매달리면서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취약 계층 대상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을, 김 후보는 서민·소상공인 전문 국책은행 설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특화 은행 설립이 실질적인 서민·자영업 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초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취지로 설립된 인터넷은행들도 기존 은행과 크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 3사가 올 3월 신규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상 신용점수 평균은 899.7점이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841.3점이었던 3사의 평균 신용점수는 올 1월 927.7점으로 급등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월 신용점수 평균 924.3점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후 2월 903.3점, 3월 899.7점으로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은 일반적으로 고신용자로 분류된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보다는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2021년 말 33조 4828억 원에서 지난해 말 69조 5385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해 총 3조 7392억 원 규모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공급하면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지만 서민 대출보다는 주담대를 통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예대금리 차 역시 시중은행을 웃돈다. 올 3월 기준 3사의 평균 예대금리 차는 2.04%포인트로 4대 시중은행의 1.51%포인트보다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을 늘리고 주담대를 확대하면서 설립 취지가 퇴색되는 면이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데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새로운 은행들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
통일부, '尹 탄핵 집회 공연' 이유로 가수 하림 섭외 취소…하림 "동료들 걱정돼"
정치 정치일반 2025.05.14 18:14:28통일부가 가수 하림(본명 최현우)씨를 청소년 관련 행사에 섭외했다가 윤석열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림씨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엄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 시점에 며칠 앞으로 다가 온 국가기관 주최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섭외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이유는 지난해에 광장에서 노래를 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남북 청소년 관련 행사라 낮은 개런티(출연료)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기로 하고 이미 포스터까지 나온 일에 이런 식의 결정을 한 것은 또 다른 블랙리스트 같은 오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위에서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함께 공연한 동료들 역시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하진 않을까 걱정되어 글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후 하림씨는 14일 SNS에 재차 글을 올려 “한때 실재했다고 알려진 블랙리스트가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저는 알 수 없다”며 “이번 일도 결국은 어느 한 중간관리자의 눈치 보기에서 비롯된 일이 아닐까 싶다. 저는 이것을 조직적인 탄압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두려움의 구조로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이 일도 처음엔 기록으로만 남기려 했다. 하지만 함께 노래했던 동료와 후배들도 저와 같은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싸움이 되지 않도록, 상처 주지 않도록, 그러나 침묵하지 않기 위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음악이 전부인 친구들 누구도 낙엽처럼 정치적 이슈에 쓸려 다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동을 기록한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음악이 더 안전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회를 전했다. 하림씨는 이 국가기관과 행사가 어떤 것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이는 통일부가 ‘북한인권 공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달 28일 개최 예정인 ‘남북 청년 토크콘서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이에 대해 “실무진이 기획사와 행사안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출연자(하림씨)가 지난해 말 대통령 퇴진 집회의 주요 공연자라는 걸 알게 됐다”며 “행사 예정 시기가 대선 기간이라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섭외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부처 차원에서 배제 방침이나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하림씨는 지난해 12월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문화제’ 무대에서 공연한 바 있다. -
"홧김에 현수막 찢고, 유세 차량 훼손하고"…경찰, 수사 나섰다
정치 선거 2025.05.14 18:12:41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나 유세차량 등이 훼손되는 일이 전국에서 잇달아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부산 서부경찰서는 대통령 선거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5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부산 서구 한 지하철역에서 이 후보의 현수막을 잡아 뜯는 방식으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 제67조에 따르면 설치된 현수막을 정당한 사유없이 훼손한 자는 같은 법 제240조(벽보, 그밖의 선전시설 등에 대한 방해죄) 제1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추적과 탐문수사를 거쳐 A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홧김에 선거 현수막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척에서는 이 후보 유세 차량 타이어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삼척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60대 B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이날 오후 2시20분께 삼척 성내동 한 아파트 단지 내 주차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 유세 차량의 타이어를 칼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현장에 있던 민주당 관계자 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만취 상태였던 B씨는 민주당 관계자 등에게 욕설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훼손된 차량은 예비 타이어로 교체한 뒤 수리점으로 견인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정당 활동 여부, 범행 이유 등을 조사하는 한편 B씨의 혐의가 모두 입증되는 대로 재물손괴 혐의를 더해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오후엔 강원 동해시 북평동 이원사거리 주변에 게시돼 있던 이 후보 현수막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는 동해경찰서에 해당 현수막을 훼손한 신원미상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도 선관위 관계자는 “공정한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위법행위에 대하여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유권자에겐 “선거와 관련한 현수막, 벽보 등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
"노인 인구관리 가장 시급…'75세로 상향' 미룰수 없어"
부동산 분양 2025.05.14 18:10:23기업인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에 책임을 가지고 앞장서 온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가장 시급한 국가정책으로 노인 인구 관리를 꼽았다. 수명 증가로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나 생산 인구 증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복지 예산 등 국가가 지출해야 할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19대 대한노인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6·3 대선으로 들어설 차기 정부에 노인 연령 상향과 노인 인구 활용, 간병 인력 확충 등의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부영빌딩 회의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이를 방치하면 국가의 재정 운영에 어려움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 생산 활동 인구가 필수적인데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하는 현재의 인구구조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국가 차원의 정책 없이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전체 인구 5000만 명 중에서 노인 인구가 2000만 명이 된다”며 “노인 복지에 들어가는 예산과 인력을 생각하면 생산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만큼 현행 65세인 노인 연령을 단계적으로 75세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 생산 인구를 늘리고 노인 인구를 줄여보자는 취지다. 이 회장이 제안한 노인 연령 상향 건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준비 단계다. 2년마다 단계적으로 올려 10년에 걸쳐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이 회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40년 전에 마련된 노인 연령을 아직도 상향 조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순을 안고 있다”며 “국가정책의 실행 측면에서 70세로 조정하고 나면 다시 75세로 올리기 쉽지 않기에 정책 결정을 할 때에는 조금 더 신중하고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노인 연령 상향으로 인해 청년층 고용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일축했다. 그는 “노인 기초연금이 매달 34만 원인데 노인 인력을 생산에 활용하고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75세에 100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게 하면 연금 재원도 아끼고 생산도 늘릴 수 있다”며 “노인들은 기존 직원들과 다르게 전문가나 위원회 조직으로 꾸려 자문을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노인 복지를 위한 간병 서비스 인력 확충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보다 앞서 노인 고령화 문제를 겪은 일본이 간병 등 노인 복지 문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보면 도움이 된다”며 “일본은 세계 여러 국가와 협약을 맺어 해외 인력을 유입시키고 자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자격증을 제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인력을 활용하면 생산에 기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노인 관리 인력으로 옮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생산 인력 부족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한 마중물 작업으로 동남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에 학교 600곳을 설립하고 교육용 칠판 60만 개와 디지털 피아노 7만 대를 기부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에는 버스 2100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캄보디아나 라오스에 간호대학을 설립하고 간병·요양 인재를 양성해 한국에서 일하게 하면 상대적으로 인건비를 적게 지출할 수 있다”며 “현재 요양원에서 간병을 받아도 내야 하는 기본 비용이 있기 때문에 그 돈을 해외 인력 채용 등에 사용하고 집에서 노인이 돌봄을 받는다면 복지 예산은 줄이고 생산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회장은 노인 인구 관리가 우선이라고 해서 출생 장려 문제가 뒷전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이 회장은 “합계출산율 1.5명이 될 때까지 사내 출생장려금 1억 원 지급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국가 안전 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인구구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기부왕으로 불리는 이 회장은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기부를 한 것에 대해 “무슨 마음을 갖고 한 건 아니다. 기부왕을 할 생각도 없었고 도시 변두리에 대개 임대 아파트 부지가 있어 단지 주변에 학교를 지어주다 보니 기부가 쌓이고 그러다보니 기부액이 늘어났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
자영업 5명 중 1명 정책대출 쓰는데…"저금리 대환 확 늘리겠다"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5.14 18:09:10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금융 분야 공약은 크게 △코로나19 대출 종합대책 △폐업 등 금융 지원 확대 △중금리 인터넷은행 설립 등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 정책자금 대출의 경우 채무조정과 탕감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저금리 대환대출과 이차보전도 확대할 방침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장기분할 상환 계획도 준비한다. 특히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인터넷은행도 검토 중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도 큰 틀에서 비슷하다. 자영업 금융플랫폼 통합체계를 구축하고 생애 주기별 패키지 대출 지원과 기업 한도 대출 수수료를 폐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소상공인 전문 국책은행도 약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년 이상 장기 미상환 채권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빚 탕감 논란을 키우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추가 대출 지원과 빚 탕감이 시장 원리를 해치고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 주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책대출 확대만 해도 이미 과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2020년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금융을 급격히 늘렸다. 2019년 10조 7300억 원 수준이었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정책자금 지원과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규 보증 공급액은 2020년 들어 27조 2900억 원으로 2.5배나 급증했다. 팬데믹에 따른 내수 침체를 방어하려는 취지였지만 후유증도 컸다. 저리의 정책금융이 무차별적으로 공급되면서 한계 자영업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는 수치로 입증된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차주 중 정책금융기관의 대출을 보유한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에는 2.2%에 불과했지만 올해 2월에는 19.7%로 확대됐다. 대출을 쓴 자영업자 5명 중 1명꼴로 정책자금을 쓰고 있는 셈이다. NICE평가정보는 정책자금 대출을 같이 받았을 때의 잠재부실률이 민간 개인사업자대출만 보유했을 때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고 설명했다. 잠재부실률은 전체 채무자 중 30일 이상 연체한 차주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정책자금 급증→민간 대출 심사 기능 약화→자영업 구조조정 지연→자영업 부실 심화→정책 지원 요구 확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자금은 시중은행 금리보다 현저히 낮아 지원 요구가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지역신보 보증부 대출 금리는 4.25~6.03%로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보다 1~5.5%포인트가량 낮았다. 이는 결국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대선 후보들은 새출발기금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기금의 당기순손실만 5638억 원에 달한다. 새출발기금은 채무 부담이 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채권을 정부가 매입해 원금을 일부 탕감하거나 이자를 낮춰주고 상환 기간을 늘려주는 제도다. 새출발기금 부실채권 매입 부담을 져야 하는 캠코의 재무 상태 역시 덩달아 나빠졌다. 캠코의 부채비율은 2021년 172.9%에서 지난해 213.7%로 급증했다. 지난달 말까지 새출발기금에 들어온 누적 채무조정 신청액은 20조 3173억 원에 달한다. 신청자만 해도 12만 5738명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낮은 금리에 정책자금을 급격히 늘리면서 대출이 필요 없는 소상공인들도 빚을 내게 됐고 이에 따라 신용 부실 위험 역시 높아진 상태”라며 “정책금융을 줄이되 정책보증부 금리를 은행이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 대선 후보들은 오히려 정책금융 확대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주장하는 주택담보대출 원금상환 유예 역시 가계부채의 질을 떨어뜨리고 대출 수요만 자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연 1.7% 금리의 저리대출도 전형적인 ‘복지대출’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자영업 정책금융 확대보다는 민간 위주의 소상공인 여신 심사 강화와 구조조정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와 소상공인의 부채가 누적되고 있어 무조건 정책자금을 푼다고 능사는 아닌 상황”이라며 "채무 탕감·조정 기준도 세밀하게 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통영 유세, 반지지자 제지당하기도
정치 선거 2025.05.14 18:03:58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14일 경남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피켓을 높이 들어 이 후보를 에워싼 채 이동하고 있다. 이 후보는 15일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시작으로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 등 호남지역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통영=오승현 기자 2025.05.14 -
대선 직전에 이런 영화가…유권자 관객 제대로 저격한 '야당' [정지은의 리뷰+]
서경스타 영화 2025.05.14 18:00:00"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 대선 직전에 극장가에 대차게 등장한 '야당'(감독 황병국)에 국내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영화 초입부터 '특정 인물을 묘사하지 않는다'는 대문짝만한 문구를 띄우면서도 누가 봐도 알 것 같은 특정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발언까지도 거침없이 나열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의도치 않게 유권자들만 볼 수 있는 영화인데다 사회 내 문제들을 거침없이 긁어내고 마는 이 작품은 기시감이 드는 소재를 꽤 훌륭히 엮어낸, '잘 끓인 김치찌개'라는 호평을 얻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정계 '야당' 아니고 마약 범죄 엮는 '야당'입니다 = '야당'은 마약 범죄 판에서 범죄자와 경찰간의 협상을 통해 더 큰 마약 범죄를 소탕할 수 있게 그림을 짜주는 브로커 이강수(강하늘)와 그의 '야당 짓'을 통해 큰 실적을 쌓고 출세하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구관희와 이강수는 서로를 형제처럼 여기며 언젠가 권력의 정상에 오르는 거대한 꿈을 품는다. 그러는 한편, 서울 한복판에서는 잘나가는 라이징 스타 엄수진(채원빈)이 마약을 한 사실이 경찰에 발각돼 체포 위기에 처하고 담당 형사인 오상재(박해준)는 엄수진 대신 마약 조직 전체를 체포하기 위해 엄수진을 이용한 함정 수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그 작전은 거대한 흑막에 의해 엎어지고 이후 해당 작전에 투입된 모든 인물들은 나락의 소용돌이에 휘몰려 복수를 위한 각자의 선택을 하게 된다. ◇'국선변호사' 황병국 감독, 본업 모먼트 제대로 나온 '야당' = '야당'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부당거래'(감독 류승완)에서 "제가 국선 변호하면 얼마 받는지 아세요?"를 외치며 국선변호인 역으로 등장했던 황병국이다. 여러 작품에 단역 배우로 등장해 배우라고 알고 있는 대중이 많았으나 그는 1990년대부터 연출 경력을 부단히 쌓아온 '본업 감독'이다. '야당'은 오랜 시간 영화계에 몸을 담으며 쌓은 그의 내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단역을 많이 해본 감독의 시나리오여서일까. 연기로는 정평이 나 있는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그저 지나가는 듯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도 서사가 있고 강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영화 초반부부터 극 흐름의 핵심 실마리를 제공하며 등장하는 부잣집 자제 오재철 역의 우지현은 마약 중독자의 모습을 극현실적으로 표현했고 '폭싹 속았수다'의 제니 엄마로도 알려진 장어요리집 사장 김학남 역의 김금순은 관객들을 빵빵 터지게 만드는 유머를 곳곳에 뿌린다. 무술 디렉팅계 GOAT인 허명행 감독이 말아주는 액션신의 쾌감도 찰지다. ◇마약 범죄, 이래도 한국엔 없다고요? = '야당'의 선영향이라고 한다면 단연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약 범죄의 심각성'을 현실적으로 지적했다는 점이다. 마약으로 인해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이를 주변에 둬본 적이 있다면 '야당'이 단순히 픽션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마약을 하는 순간 당사자의 인생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이, 친구가, 인간관계에 존재하는 모든 집단의 신념이 무너지고 붕괴된다. 황병국 감독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취재를 통해 100명 넘는 사람을 만났고 그러다 경찰에 체포까지 돼 소변 검사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한 그의 열정 덕분일까. '야당' 속에서는 마약 던지기(특정 장소에 숨기고 구매하는 수법)뿐만 아니라 그 마약이 어떤 식으로 유통이 되며 이러한 마약으로 인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까지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눈을 찌푸릴 정도로 극단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에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픽션보다 잔혹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그리 놀라운 장면도 아니다. 무더기로 붙잡힌 수십 명의 마약사범들이 전원 에이즈에 걸렸다는 내용의 기사, 도심 한복판에서 마약을 한 운전자가 고급 승용차를 타고 사람을 쳐 숨지게 한 기사 등이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마약 사범들의 범죄는 나날이 심각해지지만 그들을 막을 수단도, 약을 전문적으로 끊고 이러한 사건들을 예방할 시설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야당'은 경기북부경찰청과 함께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사회 이후 '마약척결' 해시태그와 함께 영화 리뷰를 인증한 관객들에게는 경찰청 굿즈들을 제공했으며 마약으로 의심되는 음료가 있을 때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마약 성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키트도 증정했다. 그러기에 그저 관객들의 도덕성만을 꼬집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넘어 마약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진짜 선영향'을 만들어낸 '야당'에게 필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 별세
사회 피플 2025.05.14 17:59:56재임 시절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지난해 4월께부터 식도암으로 투병하던 무히카 전 대통령은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상황에서 몸이 견디지 못할 것 같다”며 올 1월 항암 치료를 포기했다. 이후 부인 루시아 토폴란스키 여사와 함께 교외 자택에서 생활하면서 간간이 방문객을 맞았다. ‘페페’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무히카 전 대통령은 1935년 5월 20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났다. 1960~1970년대 군정 등에 맞서 ‘투파마로스’라고 부르는 좌파 무장·시위 게릴라 단체에서 활동한 그는 15년가량 수감 생활을 한 뒤 사면을 받고 정계에 투신했다. 좌파 성향 정당 국민참여운동(MPP)을 이끌며 국회의원과 축산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무히카 전 대통령은 2009년 대선에서 결선 끝에 당선돼 이듬해부터 5년간 국정을 운영했다. 특히 소득 90%를 빈곤 퇴치 이니셔티브에 기부하거나 1987년형 하늘색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니는 검소한 모습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관저 대신 허름한 집에서 오랜 기간 출퇴근하기도 했다. 다만 가톨릭 전통을 고수하던 나라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고 세계 최초로 기호용(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
[목요일 아침에] 리콴유·세종대왕의 행정 혁신 리더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5.14 17:47:57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할 당시 높은 실업률, 인종 갈등, 자원 부족 등 복합 위기에 처했다. 초대 총리로서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는 고민 끝에 영어 공용화, 인종 다양성, 이념 초월 외교 전략을 세웠다. 국가를 기업처럼 경영하는 방식으로 공직 사회에 능력주의와 부패 제로 문화를 뿌리내리며 민첩하고 유능한 정부 만들기에 주력했다. 인재를 적극 육성하면서 높은 보수와 경쟁적 평가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오늘날 싱가포르가 ‘아시아 허브’ 위상을 구축한 게 이 덕분이다. 물론 야당·언론 탄압 등 권위주의 정치, 리콴유 일가·측근들의 정부·국영 기업 장악 등 부정적 유산도 있지만 싱가포르는 혁신의 롤모델로 손꼽힌다. 우리 역사에도 리콴유 못지않은 행정 혁신의 지도자가 있었다. 한글 창제, 집현전 활성화, 공정한 법 집행 등을 통해 과학기술·국방 강화와 문화 융성의 기반을 마련한 세종대왕이다. 일본의 ‘과학사기술사사전(1983년 발간)’ 연표를 보면 당시 조선의 과학기술 업적이 21개로 명나라(4개), 일본(1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세종대왕 시기뿐 아니라 현대 들어 ‘개발 독재’ 시절에도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행정의 역할이 컸다. 국가 차원에서 경제개발계획을 짜서 주요 자원을 민간에 배분하던 시절이어서 공무원의 위상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1990년대 세계화 시대를 맞아 기업의 역할이 커지면서 행정은 점차 효율성을 잃기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5년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작심 발언해 김영삼 대통령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 회장은 ‘문민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삼성 반도체 공장 건설에 1000개의 도장이 필요하고 자동차 사업 진출 허가도 부산 시민들의 탄원이 뒷받침돼서야 받았다’는 취지로 꼬집었다. 기업 입장에서 정경유착 터널을 지났지만 행정과 정치가 발목을 잡아 초일류로 부상하지 못한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회장의 발언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기업들은 낙후한 정치 문화와 비효율적 행정으로 인해 외국 기업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기업이 잘돼야 일자리와 세금 등이 늘어나 부국강병의 토대를 만들 수 있는데 행정과 정치가 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6%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한 불경기”라며 한숨을 내쉰다. 결국 행정과 정치의 대대적 혁신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여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 체계를 만드는 것밖에 답이 없다. 당장 6·3 대선 직후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정치 복원과 국정 리더십 회복 못지않게 행정 혁신과 공무원 사기 진작을 통해 민관정(民官政)이 함께 뛰는 문화와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행정 혁신이 변죽만 울리다가 끝났다는 점이다. 의식과 행태, 문화 등 소프트웨어보다 조직 개편 등 하드웨어 변화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부처를 떠나 직무군별로 인사해 범부처 융합을 꾀하는 등의 과감한 시도는 엄두를 내지도 못한다. 관료들의 집단 반발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집착하면서 생산적으로 일하기보다는 보고에 치중하며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게 공무원 사회의 민낯이다. 공무원들은 일을 벌이면 생기기 마련인 갈등 자체를 회피하면서 부처와 조직 간 칸막이와 규제 사슬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한다. 경직된 조직 문화와 낮은 보상 체계로 MZ 세대 공무원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소는 누가 키우냐”는 자조적 분위기가 공직 사회에 만연해 있다. 에스토니아처럼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외려 규제가 더 늘어나는 역설에 처했다. 제조업과 청년의 취업이 최악인 상황에서 앞길을 어떻게 헤쳐가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다. 이런 때일수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이 표심을 노린 선심 공약을 남발할 게 아니라 나라의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 혁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어떻게 기업의 족쇄를 제거하고 구조 개혁을 추진해 신성장 동력을 점화할지 근본적인 행정 혁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