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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투자수단'으로 우뚝…ETF 순자산 250조 돌파
증권 국내증시 2025.10.02 17:29:1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전체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250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외 증시 랠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투자자 저변 확대가 맞물리며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된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ETF가 일부 전문 투자자의 도구를 넘어 전 국민이 활용하는 ‘대표적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ETF 전체 순자산은 250조 9898억 원이다. 지난해 말(173조 5638억 원) 대비 45.03% 급증한 규모다. 지난달 15일 240조 원을 넘어선 지 불과 16일 만에 10조 원이 추가 유입됐다. 직전 10조 원 증가까지 걸린 19일을 사흘이나 앞당긴 셈이다. ETF 시장 확대는 ‘에브리싱 랠리’를 보이는 글로벌 자산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수혜로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계 지정학적 불안과 공급망 재편에 따른 광물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마저 들썩이면서 다양한 자산군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는 올 들어서만 50% 가까이 늘어나며 사상 최초로 3500을 넘어섰고 미국 증시 역시 올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중국 증시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테크 업종 강세에 힘입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 원자재인 금 가격은 올 들어서만 43% 넘게 증가해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 고지가 눈앞에 있으며 은 가격도 60% 넘게 올랐다. 여기에 순환매 주기 축소와 변동 장세 빈도 증가에 따른 투자 난도 상승이 더해지며 투자자들이 전문가 손길을 빌려 시장에 접근이 용이한 ETF 수요가 급증했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곧 국내 ETF 시장 성장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730만 개 넘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분(874만 4887개)의 약 84%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21만 3534개가 늘어 월별 증가분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위험을 분산하면서도 특정 테마나 지수를 손쉽게 추종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ETF에 대한 대중적 신뢰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ETF 순자산 250조 원 돌파는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국민 자산이 예금에서 투자 상품으로 본격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자기 주도형 투자 문화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ETF가 국민 재테크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ETF 시장 성장은 단순히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았다. 운용사별 전략과 상품 특색에 따라 성과가 갈렸다. 순자산 상위 10개 운용사 모두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 순자산이 크게 늘었지만 증가율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났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올해 무려 190%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순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9546억 원에서 전날 기준 2조 7614억 원으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순자산 순위도 기존 10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ETF가 레버리지(일일 수익률 2배 추종)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운용 역량을 입증했다. 순자산 5위에 해당하는 신한자산운용도 올해 순자산을 5조 원 넘게 불리며 존재감을 키웠다. 최근에는 ETF 순자산 10조 원 돌파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우수한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업종 내 우수 기업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TOP3플러스’ ETF가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끌어냈다. 올해 방산과 배당 테마에서 순자산 1조 원이 넘는 인기 상품을 탄생시킨 한화자산운용은 ETF 순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2배 넘게 늘어났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대대적인 조직 개편 효과로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3위에 해당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금 현물 ETF 인기에 힘입어 최근 순자산 20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치열한 3·4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자산운용의 순자산도 올 들어 45% 늘며 20조 원 앞까지 다다랐다. 국내 ETF 순자산 1위에 빛나는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순자산이 30조 원 가까이 늘어나며 국내 운용사 처음으로 100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국내 ETF 업계를 양분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순자산 증가율이 전체 평균에 못 미치는 31.76%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ETF 시장의 성장이 대형사 쏠림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
파죽지세 K뷰티…올 3분기까지 화장품 수출 85억弗 ‘역대 최고’
산업 바이오 2025.10.02 15:15:25올 3분기까지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85억 달러(약 12조 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콘텐츠의 인기 속에 화장품 수출도 활기를 띄고 있어 2년 연속 화장품 수출 100만 달러 돌파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올들어 3분기까지 화장품 수출액 잠정 집계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기록해던 1~3분기 누적 수출 최대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갈아 치웠다. 올 3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5% 늘어난 30억 2000만 달러였다. 식약처는 “올들어 1월을 제외하고 매달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 9월에만 11억 70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고 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의 19.6%인 16억 7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18.6%·15억 8000만 달러), 일본(9.6%·8억 2000만 달러) 순이었다. 특히 대미 화장품 수출은 최근 5년간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 등 통상 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K콘텐츠 열풍의 영향이 이를 상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2021년 점유율이 50%대까지 올라갔던 중국은 올해 1~3분기 누적 수출액이 11.7% 감소하면서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유형별로는 기초화장품이 63억 2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색조화장품 11억6000만 달러, 인체세정용품 4억2000만 달러 순이었다. 식약처는 “미국, 중국 등에서 안전성 평가제 등 새로운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화장품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도 규제조화 차원의 안전성 평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 등 업계 지원체계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中 미국산 대두 불매에…트럼프 “시진핑 만나 논의하겠다"
국제 정치·사회 2025.10.02 14:23:31중국의 구매 중단으로 미국 대두 농가들의 원성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단지 ‘협상’을 이유로 구매를 중단하면서 대두 재배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4주 후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며, 대두는 대화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4주 후’는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9일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읽힌다. 한때 미국 대두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은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올 5월부터 미국산 대두 구매를 전면 중단했다. 대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에서 대두 수입을 대폭 늘렸다. 본격적인 대두 수확철이 도래했는데도 중국의 불매가 이어지자 미국 농가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특히 미 중서부 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만큼 대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내년 중간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미국산 대두 수입을 4배 늘려라”며 중국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관세 철폐가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뚝 떨어진 달러 가치에… 149개국 중앙銀 달러 비중 30년 만 최저
국제 경제·마켓 2025.10.02 13:14:12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화 비중이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이는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보유를 줄여서가 아니라 달러화 가치가 급락한 결과로 분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일(현지 시간) 149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화 비중이 지난 3월 말 57.79%에서 6월 말 56.32%로 1.47%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30년 만의 최저치다. 하지만 IMF는 고정 환율 기준으로 보면 달러화 비중은 6월 말 57.67%로 계산돼 2분기에 거의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IMF는 "지난 2분기 달러화 비중 감소분의 92%는 환율 변동으로 설명된다"며 "세계 2위 준비통화인 유로화를 비롯한 다른 통화에서도 비슷한 환율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들은 보유 외화를 달러 기준으로 IMF에 보고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외환보유액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보유 외화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달러화 대비 환율에 따라 통화별 비중이 증감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분기별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지난 2분기에 달러화는 역사적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유로화 대비 9%, 스위스프랑 대비 11%, 파운드 대비 6% 각각 급락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 이상 하락해 1973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다음으로 비중이 큰 유로화 비중은 3월 말 20.00%에서 6월 말 21.13%로 1.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상승분이 1.17%포인트였다. 이는 2분기에 유로화 총보유량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영국 파운드화도 마찬가지였다. 올 2분기 달러화가 급락한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에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고물가) 우려가 고조된 점,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한 점, 지난 7월 초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이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 등이 지목됐다. -
“배당 성장성·방어력 겸비…美 배당 다우존스 ETF 장기투자 매력 여전”
증권 국내증시 2025.10.02 10:55:39국내에만 6종이 상장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배당 다우존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장기 투자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다시금 입증하고 있다. 최근 성과가 S&P500 대비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배당 성장성과 방어적 성격 덕분에 여전히 은퇴 자산 운용에 적합한 대표 상품이라는 평가다. 2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웹 세미나를 열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주가 부진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고배당·배당 성장·장기 우상향 성과라는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드문 상품”이라며 “최소 10년 이상 연속 배당을 지급한 기업 가운데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 편입하기 때문에 단순 고배당주 ETF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원조 격인 ‘SCHD(슈드)’는 순자산 총액이 720억 달러(약 101조 원)로 글로벌 배당 ETF 중 2위, 전체 미국 주식형 ETF 중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ETF 전체 순자산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기도 하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역시 약 2조 2000억 원의 자산을 굴리며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6개 경쟁 상품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끄는 핵심은 배당 성장성이다. 슈드는 상장 이후 13년간 단 한 번도 분배금을 줄이지 않고 연평균 11% 이상 성장률을 보였다. 10년 전 SCHD에 투자해 배당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면 현재는 300만 원을 분배금으로 받는 구조다. 김 본부장은 “추가 매수 없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당이 불어나는 구조”라며 "은퇴 대비용 인컴(채권 이자, 주식 배당금, 부동산 임대료처럼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꾸준한 수익) 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들어 SCHD의 성과는 시장 대비 다소 부진하다. 올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표로 에너지·헬스케어·필수소비재 등 주요 편입 섹터가 타격을 받으면서 낙폭 회복이 더뎠기 때문이다. 반면 빅테크 비중이 높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빠르게 반등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김 본부장은 "올해 미국 배당 ETF 수익률은 S&P500 대비 12%포인트 부진했지만 올 8월 이후 금리 인하 기대와 헬스케어·에너지주 반등으로 성과가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분배금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SCHD의 올해 2분기 분배금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지만 3분기에는 3.5% 증가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과거에도 특정 분기에는 배당이 줄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모두 증가했었다. 다만 올 초 외국 납부세액 처리 방식 변경으로 슈드 대비 약 15% 낮은 분배금이 지급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김 본부장은 “올해처럼 성과가 부진할 때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며 “SCHD는 13년간 매번 연간 배당 성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경상수지 28개월 연속 흑자…수출 석 달 만에 감소 전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02 10:12:00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호황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국발 관세 충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91억 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107억 8000만 달러)에 비하면 16억 3000만 달러 줄어든 수치지만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흑자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8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기록이다. 상품수지는 수출 564억 4000만 달러, 수입 470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해 94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8% 줄었으나 수입 감소 폭(-7.3%)이 더 컸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25.3%)·석유제품(-20.3%)·원유(-16.6%) 등 원자재 수입이 10.6% 급감한 영향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통관 기준으로 에너지류 수입이 13.6%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비에너지 수입만 놓고 봐도 상품수지는 흑자를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해 경고등이 켜졌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월보다 26.9% 늘었고 승용차도 미국 이외 지역 수요에 힘입어 7.0% 증가했다. 반면 철강(-11.7%), 화공품(-11.0%), 기계류(-8.2%)는 부진했다. 특히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0% 감소했다. 유럽연합(EU·-9.2%), 일본(-5.3%), 중국(-3.0%)도 동반 감소했고 동남아만 13.5% 늘며 전체 감소세를 일부 방어했다. 송 부장은 “상반기에는 관세 영향이 더디게 나타났지만 8월부터 본격 집행되면서 대미 수출 감소가 시작됐다”며 “가격 인하 지연, 재고 활용, 수입처 다변화로 단기 충격은 완화됐지만 내년에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8월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1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0억 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으나 분기 배당 지급으로 배당소득 수지가 25억 8000만 달러에서 15억 8000만 달러로 10억 달러나 감소했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8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78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4억 4000만 달러 늘어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21억 5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4억 1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2억 9000만 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5억 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현금 및 예금을 중심으로 59억 8000만 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44억 4000만 달러 줄었다. 준비자산은 25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
아이오닉5 1300만원 인하…美 보조금 폐지에 '초강수'
산업 산업일반 2025.10.02 09:55:22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영향 속에서도 가격 상승을 억제해 판매량 확대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대응해 아이오닉5 가격을 1000만 원 이상 낮추는 파격 할인도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현대차그룹은 9월 미국 합산 판매량이 14만 3367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2.1% 늘어났다고 밝혔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12.8% 증가한 7만 7890대, 기아가 11.2% 늘어난 6만 5507대를 판매했다.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양 사의 3분기 미국 판매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12.0% 증가한 48만 175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4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판매 가격을 동결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현대차 투싼(1만 7569대)이었다. 이어 기아 스포티지(1만 4515대), 현대차 아반떼(1만 3808대), 싼타페(1만 114대), K4(8829대) 순이었다. 특히 전기차의 성장세가 도드라졌다. 양 사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1만 7269대로 지난해 동월 대비 98.3% 급증하며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7500달러, 약 1050만 원)이 종료되는 10월 이전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량(HEV) 판매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56.2% 늘어 2만 7431대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포함한 양 사의 친환경차 판매는 70.9% 증가한 4만 4701대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판매량의 31%에 달하는 비중이다. 현대차는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아이오닉5의 현지 가격을 인하한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1일(현지 시간) 아이오닉5의 2026년형 모델의 판매가를 최대 9800달러(약 1370만 원) 낮추고 2025년형 모델에는 7500달러의 현금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보조금 폐지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과감한 할인 정책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해 수요를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번 가격 조정은) 현대차의 재무 건전성과 시장 불확실성 극복 능력을 입증한다”며 “미국 현지 생산·판매량을 늘리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은 "통신비 인하 효과 소멸…2% 내외 물가 상승 예상"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02 09:51:54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로 집계된 것과 관련해 한국은행이 향후 2%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2일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의) 통신 요금 일시 할인 효과가 소멸하면서 9월 소비자 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8월 소비자물가는 SK텔레콤이 해킹 사태에 따른 피해 보상차원으로 통신비를 50% 할인하면서 1.7%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지난달은 이러한 할인 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2%대로 복귀한 것이다. 김 부총재보는 농축수산물가격 상승률이 8월 4.8%에서 9월 1.9%로 하락한 것과 관련, "기상 여건 개선, 정부 물가 대책 등에 힘입어 농산물이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소비자 물가도 2% 내외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미국 관세 정책,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환율, 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물가 상황을 계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국제 정치·사회 2025.10.02 09:44:361일(현지 시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하면서 미국 사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셧다운의 표면적인 명분은 공공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지급 연장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이지만, 그 이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좌파와의 전쟁’ 등 극단적인 정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셧다운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각종 물가·노동·성장 지표 발표가 차질을 빚게 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 관세, 이민 단속 작업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다른 나라들도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경제 충격에 대한 데이터는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연관된 반도체 관세 폭탄은 그대로 부과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철강, 자동차, 의약품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까지 타격을 입을 경우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무역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받는 압박의 강도도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셧다운 첫날 공공시설 잇따라 폐쇄…6일부터 항공 지연 등 본격화 가능성 연방정부가 셧다운 상태에 들어간 1일 미국 각지의 공공시설은 곧바로 폐쇄되며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수도 워싱턴DC의 경우 워싱턴기념탑, 국립기록보관소, 국립식물원, 의회 도서관 등이 1일부터 즉각 문을 닫았다.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 조지아주 마틴 루터킹 국립역사공원 등은 문은 열었지만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하며 방문자센터나 화장실 등 일부 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이번 셧다운으로 약 75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연방 공무원 약 210만 명 가운데 35%에 달하는 숫자다. 현지 언론들은 셧다운의 파장이 주말을 지난 오는 6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은 셧다운에 따른 항공편 지연·결항 등으로 해외에서 오는 미국 방문객들이 여행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교통 관제사와 공항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교통안전청(TSA) 직원들은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셧다운 기간에도 근무는 하지만 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미국 연방항공청이 올해 새로 채용한 관제사 2000여 명에 대한 교육 훈련도 셧다운 기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1월에도 셧다운에 따라 관제사 10명이 한꺼번에 병가를 내면서 뉴욕 라과디아 공항의 운항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이 여파로 당시 뉴저지·필라델피아·애틀랜타 등 주요 공항에서도 연달아 운항 지연이 발생했다. CNN은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을 비롯한 국립공원들도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상당수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운영하는 자유의 여신상도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독립 단체인 국립공원보존협회는 셧다운으로 인해 전국 433개 공원이 폐쇄되면서 음식점·주유소 등 해당 지역 경제가 연달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은 지난해의 예산을 활용해 오는 6일까지는 박물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셧다운으로 공항 대기 시간 증가, 국립공원 시설 폐쇄, 관광 수입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독립 기관인 전미여객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철도 교통은 셧다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권·비자 업무와 해외 체류 미국인을 지원하는 영사 업무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1일 일본 교도통신은 셧다운 여파로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의 방일 일정도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롤린스 장관이 도쿄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과 만나 양국이 합의한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제도에 따른 미국산 쌀 수입량 제고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임시예산안은 또 상원 부결…백악관 “공무원 해고 임박” 셧다운으로 미국 전역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미국 연방의회는 임시예산안(CR) 처리에 또 실패했다. 미국 상원은 1일 본회의를 열어 임시예산안을 재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다시 부결됐다. 찬반 수가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수와 똑같이 나오면서 양당이 한 치의 양보도 할 의향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이번 임시예산안은 셧다운 회피 시한을 이달 31일까지로 하면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ACA 보조금 연장안을 담았지만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의 임시예산안도 찬성 55표, 반대 45표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올해 말 종료되는 ACA 보조금 지급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년 회계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9월 30일)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은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7주짜리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을 재표결에 부쳤다가 찬성 55 대 반대 45로 부결시킨 바 있다. 상원은 같은 달 19일에도 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을 갖춘 다수당이지만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기 위해서는 민주당 47석 가운데 7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CNN은 상원의 다음 재표결이 오는 3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당이 예산안을 둘러싸고 팽팽히 대치하면서 셧다운은 쉽게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1일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는 대가로 불법 이민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예산 수십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며 “셧다운은 척 슈머(뉴욕·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내 극좌 세력의 책임”이라고 비방했다. 밴스 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가 민주당 내 가장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하원의원에게 당내 경선 도전을 받을 게 두려워 극좌 세력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자리에서 “불행하게도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했기 때문에 해고가 임박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미국을 사보타주(파괴 공작)하고 미국민을 인질로 잡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에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공화당이 미국 국민의 건강보험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셧다운이 시작됐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료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고 셧다운을 초래했다는 백악관의 주장을 두고 “거짓말”이라며 “단 한 푼의 연방 달러도 서류 없는 이민자에게 제공하는 데 쓰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NYT는 “민주당은 굴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공화당도 합의를 타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야당 지도부 지역구 뉴욕 예산 보류…관세·이민 업무만 강행 셧다운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공무원 대량 해고와 야당 지도부 지역구 예산 집행 보류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1일 X에서 “뉴욕시 인프라 사업 예산 약 180억 달러의 집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미주당의 슈머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이들은 지난 29일 민주당을 대표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예산안 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직후 트루스소셜에 제프리스 원내대표의 머리 위에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을 얹고 수염을 덧붙인 합성 동영상을 올리고 이들이 불법 체류자에게 무상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는 식으로 조롱했다. 보트 국장은 아울러 “좌파의 기후 의제를 위한 ‘신종 녹색 사기 자금’을 약 80억 달러 삭감한다”고 덧붙였다. 보트 국장은 그러면서 취소되는 사업 지역이 캘리포이나와 뉴욕 등 16개 주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긴 지역들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기후 변화 논의를 겨냥해 “전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장기말로 쓰면서 나라에 고통을 가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셧다운을 틈타 민주당 관련 예산은 적극적으로 삭감하면서 이민 단속과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부처는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경 순찰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핵심 이민 단속 기능은 셧다운 기간에도 차질 없이 유지될 예정이다. 특히 ICE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서명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라는 별칭의 감세법을 통해 이미 예산이 책정된 상태다. 국경·이민 업무를 맡은 국토안보부도 2023년 셧다운 위기 때 세웠던 직원 88% 유지 계획을 넘어 그 비중을 95%로 늘리기로 했다.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도 품목 관세 업무를 멈추지 않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질서 있는 셧다운 계획’을 공개하고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등 품목 관세의 근거가 되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조사가 중단되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법 232조는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품에는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현재 상무부는 반도체를 비롯해 목재, 핵심 광물, 항공기, 제트 엔진, 무인항공기 시스템, 폴리실리콘, 풍력 터빈 등의 수입품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품목 관세는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다투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의 불법 여부 재판과도 무관한 조치다. USTR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계속 집행한다. USTR은 지난해 셧다운 대비 계획에서는 직원 40%를 유지하기로 했다가 이번에는 60%를 출근시키기로 했다. 미국 내무부도 수천 명을 무급 휴직시키면서 신규 석유·가스 프로젝트 인허가 발급 등 화석연료 담당 직원들은 여기서 제외하기로 했다. 오션에너지관리국은 재생에너지 업무는 중단하고 해양 채굴 인허가 등 재래식 에너지 사업은 계속한다. 고용·물가 침체 지표 ‘깜깜이’…금값은 오르고 유가는 내리고 ‘요동’ 미국의 셧다운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7년에 제도로 정착해 지금까지 21차례 발생했다. 대다수가 며칠 만에 해제됐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는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35일 간이나 지속되기도 했다. 이는 가장 최근 셧다운 사례이면서 최장 기록이다. 셧다운으로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는데 관련 데이터는 당분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당장 오는 3일 예정된 미국의 9월 비농업 일자리 지표도 발표되지 않는다.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10월 28~29일에 열린다. 연준은 9월 17일에도 고용 둔화를 이유로 들며 올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8월에 선임했던 EJ 앤토니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자에 대한 지명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 수치가 조작됐다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노동통계국 국장을 즉각 갈아치웠으나 앤토니 후보자에 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노동통계국이 15일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공개도 미뤄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보고서와 30일 예정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 발표도 셧다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셧다운이 본격화하면서 금융 시장도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날 공개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 고용은 8월보다 3만 2000명 감소해 5만 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역행했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이날도 4거래일 연속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셧다운 직전 77.3%에서 이날 86.7%로 대폭 올려 잡았다. 25bp만 내릴 확률은 21.9%에서 12.4%로 낮췄다. 금리 동결 확률은 사라졌고 75bp 내릴 확률이 0.9%로 새로 생겼다.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이날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트로이온스당 3897.5달러로 전장 대비 0.6% 오르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금 현물 가격도 이날 장중 트로이온스당 3895.0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셧다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59달러(0.95%) 하락한 배럴당 61.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자기기 칩 개수까지 셀 수도…반도체 관세 폭탄 예고에 삼성·SK 비상 한국 재계는 셧다운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 관세 작업은 유지할 것이라는 소식에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한국은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도 9월부터 세율을 15%로 내린 일본, 유럽연합(EU)과 달리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25% 관세를 홀로 안고 경쟁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제약 업체들이 100% 관세를 떠안고 15%인 일본, EU와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한국은 이와 함께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해서도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8월 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에도 “반도체와 의약품은 수익률이 자동차보다 높으니 (관세를) 더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반도체에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 공정용 장비, 소재, 고성능 메모리 분야 등에서 일본, EU 등과 불공평한 경쟁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수입 전자기기에 장착된 반도체 개수까지 따져가며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완제품에 들어간 칩의 추정 가치에 일정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수입 지역에 따라 반도체 관세율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내에 이미 공장을 지었거나 건설하고 있지만 미국과 해외 생산 물량을 1대1로 맞추는 조건까지 관세에 포함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659억 5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해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166억 1000만 달러로 역대 1위 기록을 거뒀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 대해서는 관세 영향으로 전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 호조가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관가와 재계의 대체적인 추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미국 관세 협상 등 우리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걱정했다. 셧다운으로 한 동안 경제지표도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관세 정책만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무역 시장의 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 무역 협상은 미국이 500조 원에 달하는 달러 현금성 대미 투자 등 무리한 조건을 건 탓에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등 각종 품목 관세를 한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휘두르고 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현대차·기아, 美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증권가 '매수' 리포트[줍줍 리포트]
증권 국내증시 2025.10.02 08:34:08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관세 영향 속에서도 지난달 미국에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전기차 판매 급증과 주력 모델 선전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005380) 미국법인은 9월 현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7만 1003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9월까지 포함한 3분기 전체 판매량은 23만 90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기아 미국법인은 현지에서 6만 550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기아 역시 올해 3분기 판매량이 21만 9637대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관세 부과 영향에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기아 판매 대수는 닛산을 앞서기 시작했고 현대차그룹과 3위 포드와 차이는 2만 대로 역전이 눈앞"이라며 "관세 이슈 해결 시 한번에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 5000원에서 32.6% 올린 28만 5000원을 제시했다. 기아에 대해서도 기존 10만 700원에서 39% 올린 14만 원을 제시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반등 준비완료' 리포트를 내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분기말 판매 우상향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 해소에 일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25% 관세 영향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이를 환기시킬 배당 매력도와 이익 체력 기반의 공격적 물량 확대에 주목한다"며 매수 유지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로는 현대차 27만원, 기아 12만 5000원을 유지했다. -
트럼프, APEC 미중회담 확인…"시진핑과 4주 뒤 대두 수입 논의"
국제 정치·사회 2025.10.02 07:27:1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미중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4주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며 “대두는 대화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주 뒤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뜻하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직후에도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단지 협상을 이유로 구매를 중단하면서 미국의 대두 재배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관세로 많은 돈을 벌었으니 그 수익의 작은 일부로 농민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절대 우리 농민이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졸린(Sleepy)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의 우리 농산물, 특히 대두를 구매하기로 한 중국과의 협정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 대두 농가는 중국의 수입 전면 중단 조치로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이맘때 미국산 대두를 650만 톤 수입하기로 계약했지만 올해는 구매·선적 물량이 단 한 건도 없다. 중국은 미국산 대신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 대두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독립 반대’를 공표할 것을 원하고 있다. -
"오히려 좋아" 7년 만의 정부 셧다운에 웃는 트럼프, 왜?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0.02 07:0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美정부 7년만에 '셧다운'…트럼프, 대량해고·금리인하 빌미 삼나 미국 연방정부가 7년 만에 셧다운에 돌입했습니다. 상원이 임시예산안을 부결하면서 1일(현지 시간) 0시 1분부터 정부 기능이 사실상 중단됐는데요.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합의하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연방공무원 대규모 해고를 예고하며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셧다운으로 비필수 부문 공무원 75만 명이 무급 휴직에 들어갔고 하루 약 4억 달러의 인건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중단돼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극단 대립으로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1주일 지속 시 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대법원 패소해도 상호 관세 계속 부과”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더라도 한국 등 교역 상대국에 관세를 계속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30일 미 뉴욕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올해 말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하더라도 관세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연방법원은 1·2심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위법 조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3년 관세 유예’를 활용해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의약품 가격 인하 등 보호주의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최혜국대우(MFN) 가격으로 신약을 판매하고 7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나섭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캐나다 리튬 업체와 네바다 태커패스 광산 지분을 취득할 계획입니다. “칩 절반 미국서 만들라”…대만은 “동의 못해” 미국과 대만이 반도체 관세 협상에서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단기간 내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대만산 반도체의 생산 절반을 자국에서 하도록 요구하는 ‘5대 5 구상’을 제시했으나, 대만 측은 “동의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은 미국에서 5차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1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율 인하 논의는 진행했지만, 5대5 구상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대만 생산 시설 이전을 요구했으며, 미국과 대만의 생산 균형이 대만 안전과 연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대만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첨단 공정에서는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힌편 3000억~4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안을 제안했음에도 20%의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은 대만은 일본 수준인 15%로 낮추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5대5 구상’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U도 “수입산 철강 관세율 50%” 유럽연합(EU)이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철강 수입 쿼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할당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는 새 정책 패키지를 이달 7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조치는 기존 25% 관세를 부과하던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며, 중국산 과잉 공급으로부터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과의 유럽산 철강 관세 인하 협상에서도 지렛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한국산 철강도 EU 수입 쿼터 축소와 추가 관세 부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4월에도 한국산 쿼터가 최대 14% 줄어든 바 있습니다. -
[목요일 아침에] 누가 ‘테메레르 전함’ 예인선 침몰시키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02 06:00:00작은 예인선이 짙은 연기를 뿜어 대며 덩치 큰 범선을 앞에서 끌고 간다. 뱃머리에 일렁이는 물결이 힘차다. 석양 노을이 자아내는 황금 빛깔 배경은 희망을 노래한다. 영국을 대표하는 국민 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가 1839년 그린 ‘해체를 위해 예인되는 전함 테메레르’ 얘기다. 영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으로 20파운드 지폐 모델이기도 하다. 전함 ‘테메레르’는 1805년 트라팔가르해전에 참전해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를 격파하고 영국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영국 제해권이 굳건해지자 나폴레옹은 결국 영국 침공을 단념한다. 수명을 다하고 런던 템스강 조선소로 퇴역하는 ‘범선’ 테메레르를 이끄는 것은 ‘증기 기관’ 예인선이다. 범선은 구(舊)시대의 영광, 예인선은 산업혁명 신(新)시대의 도래를 상징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테메레르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제는 첨단기술이 적용된 예인선이 경제발전을 주도하고 과거 영국의 국격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 경제가 거친 마디숨을 토해내고 있다.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도 버거운데 밖에서는 미국발(發) 관세 폭탄과 중국발 공급 쇼크라는 ‘이중 쓰나미’가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이전 전망 때보다 0.3%포인트 올렸지만 한국은 1.0% 그대로 유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에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1.8%에 그쳐 잠재성장률(1.9%)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에 ‘모범생’ 성적표를 안겨줬던 국제사회가 시각 교정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명분을 앞세워 동맹국에 관세 폭탄을 때리는 ‘동맹 궁핍화 전략’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다. 한국을 시범 타깃으로 거칠게 몰아붙여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본보기로 삼겠다는 의도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현금 선불(up front)”이라며 강경 일변도다. 동맹 상징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더니 무관세였던 한국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강제했다. 관세율이 15%인 일본과 유럽연합(EU)과의 경쟁에 밀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은 2분기에 1조 6000억 원이나 줄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에는 이미 50% 관세율을 매겼고 반도체에도 고율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통상 규범은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할 뿐이다. ‘짝퉁 공장’에서 ‘기술 제국’ 변신에 성공한 중국은 물량 공세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기업을 추격하거나 추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위협적이다. 한국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은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으면 생존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다. CATL(배터리)을 비롯해 비야디(전기차)·BOE(LCD)·화웨이(통신장비)·DJI(드론)·론지솔라(태양광)·바오우스틸(신소재) 같은 기업은 해당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기술 혁신과 규제 혁파, 정부 지원, 인재 양성을 표방한 ‘중국제조 2025’를 뚝심 있게 추진한 결과다.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우주 등 16개 첨단산업에 초점을 맞춘 담대한 ‘제조 2035’ 프로젝트가 다음 바통을 이어받는다. 미중 협공에 우리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초격차 첨단산업이 전통 제조업을 이끌어야 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장착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바통 터치를 해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다.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당정은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법 개정 시리즈를 속전속결로 통과시킨 데 이어 주 4.5일제, 정년 연장 법제화도 서두르고 있다. 피 튀기는 적자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통상 현실은 외면한 채 노조에 영합하는 기울어진 법안과 거미줄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개별 기업 혼자서는 대응이 불가능한 ‘국가 대항전’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업과 정부·국회가 의기투합해 손을 맞잡아도 승산을 담보할 수 없다. 노조와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기업은 악(惡), 노조는 선(善)’이라는 왜곡된 ‘동굴 우상’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언제까지 낡은 이념과 진영 논리로 뒤틀린 썩은 동아줄을 움켜잡고 있을 건가. 테메레르 범선(전통 산업)을 이끌며 바통을 이어받아야 할 예인선(첨단산업)마저 서서히 심연으로 침몰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덜었지만…시장 개입 매달 美에 보고해야[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02 05:30:00현재 분기별로 공개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조치 내역이 앞으로는 매달 미국 재무부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미국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조금 더 상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환율은 시장에 맡겨 결정한다는 게 양국의 기본 원칙이지만 우리로서는 시장 개입 여지가 줄어드는 셈이어서 외환 변동성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환율 정책 합의문을 발표했다. 미국이 환율 합의를 완료한 나라는 일본과 스위스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환율은 앞서 4월 미국에서 이뤄진 ‘2+2 통상 협의’에서 미국의 요청으로 통상 협의 의제에 포함된 후 관세 협상과는 별개로 논의돼왔다. 이번 합의는 양국 정부가 수출 경쟁에서 부당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합의문에도 ‘효과적인 국제수지 조정을 저해하거나 부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환율 또는 국제 통화 시스템을 조작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올 6월 환율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환율 조작국보다 낮은 단계인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문은 미국과 환율 정책의 기준을 서로 정한 것”이라며 “이 정도만 지키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양국이 공유하는 정보를 늘리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서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을 분기별로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 앞으로 이 시장 안정 조치 내역을 월 단위로 미국 재무부에 공유하기로 했다. 단 월별 내역은 대외 비공개를 전제로 한미 정부 간에만 공유하게 된다. 공개 주기가 짧아진 데다 사실상의 감시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변동환율제이기 때문에 환율 수준을 정해놓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도록 개입은 한다”며 “월별로 공개한다는 것은 중간에 구간 단속을 늘리겠다는 것이니 정부의 시장 개입 여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양국이 정보를 서로 공유하게 된 것은 투명성을 높이는 조치로 양측 모두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양식에 따라 월별 외환보유액과 분기별 선물환 포지션을 공개하고 연도별 외환보유액 통화 구성 정보도 대외 공개하기로 했다. 이 내역들을 언제부터 공개할지, 얼마의 기간을 두고 공유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양국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정부는 이번 합의문에 양국 재무 당국이 외환시장의 ‘안정(stability)’을 모니터링한다는 표현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정’이라는 표현은 앞서 발표된 일본과 스위스의 대미 환율 합의문에는 담기지 않은 표현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도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협의를 해달라는 것을 요청했다”며 “다른 나라와의 합의문에는 없지만 한국에는 ‘안정’이 담겼으니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의를 해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
[사설] 한미 환율·비자 합의, 꽉 막힌 ‘관세협상’ 돌파구 됐으면
오피니언 사설 2025.10.02 00:05:00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교착상태의 관세 협상과 별도로 진행한 환율 및 비자 관련 협상에서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 한미 재무 당국은 1일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거시 건전성 및 자본 이동 관련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 고려돼야 한다는 원칙도 명시됐다. 아울러 양국 정부는 당국 간 비자 워킹그룹 첫 회의를 열고 단기 상용 비자인 ‘B-1 비자’로 대미 투자 과정에서 수반되는 해외 구매 장비의 설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도 의견 일치를 봤다. 또한 ‘전자여행허가(ESTA)’로 B-1 비자와 동일한 활동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날 한미 간 환율 합의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아졌다. 미국 측의 전문직 취업 비자 할당 부족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차질 문제도 비자 합의를 통해 임시적이나마 풀리게 됐다. 남은 과제는 한미 양국이 신속하고 세심한 후속 조치를 통해 실효성 있는 변화를 가시화하는 것이다. 우선 양국이 이달 중 설치할 주한미국대사관의 ‘전담 데스크’를 통해 입국 사증이 원활하게 발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현장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를 뒷받침할 미국의 별도 비자 프로그램 신설도 절실하다. 한미는 환율·비자 협상 타결을 발판 삼아 관세 협상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야 한다. 때마침 미국은 환율 합의에서 시장 모니터링 대상에 ‘외환시장 안정’을 추가하는 데 동의했다. 이를 ‘한미 무제한 통화 스와프’ 추진의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무제한 통화 스와프는 우리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필요 조건으로 내세운 중대 사안이다. 다만 이번 환율 합의 실행 과정에서 우리의 통화 주권이 침해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연도별로 우리의 외환보유액 통화 구성 정보를 대외에 공개하고, 월별 시장 안정 조치 내역을 미국에 공유하기로 한 약속이 자칫 외환 정책의 경직성을 초래해 환율 불안에 대한 적기 대응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한미 정부의 보다 명확하고 정교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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