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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브로, 도널드으으으"…트럼프, 개인폰으로 정상들과 '수다 외교' 중?
국제 국제일반 2025.07.31 01:00: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비공식 외교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1기 임기 당시부터 외교 관례를 넘어 직접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했던 그는 2기 임기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문자와 전화를 통해 정상들과 '직통 외교'를 고수하고 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지도자들과 비공식 경로로 자주 연락하며 외교 현안부터 사적인 대화까지 다양한 주제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형식을 중시하는 전통 외교 문법과는 다른 접근이지만 각국 정상들이 그의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오히려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는 주요 정상으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이 꼽힌다. 이들은 오는 29일 트럼프와 함께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골프를 칠 예정이며, 이번 일정 역시 비공식 접촉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마크롱과의 통화에서는 "에마뉘엘르르르", "도널드으으으" 같은 유쾌한 인사말이 오가며 두 정상이 서로를 '브로(bro)'라 부르는 사이라는 전언도 있다. 캐주얼한 톤과 사적인 대화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스타머 총리 역시 사석에서 트럼프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일부러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해왔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간 백악관 회담이 어색하게 끝난 직후, 스타머가 왓츠앱 메시지로 트럼프에게 먼저 연락하며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는 일화도 전해졌다. 지난 5월에는 축구를 보던 중 트럼프에게 전화를 받고 관세 인하 관련 합의를 최종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비공식 통화는 일방적인 수신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때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 등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의견을 주고받기도 한다. "트럼프는 직접 전화를 받는 걸 좋아하고 그런 접근을 높이 평가한다"는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의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폴리티코는 "대부분 공식 기록에 남지 않지만 이처럼 자주 오가는 문자와 전화가 트럼프 외교의 핵심"이라며 "정상들은 트럼프와의 개인적 유대를 쌓기 위해 이런 방식의 접촉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했다. -
골프 레프리는 왜 뚜껑 없는 카트를 탈까…경기위원에 대해 알아둬도 쓸 데 없는 4가지 상식
서경골프 골프일반 2025.07.31 00:15:00▲경기위원들은 왜 뚜껑 없는 카트를 탈까 외국처럼 한국프로골프(KPGA) 1부 투어 경기위원(레프리)들은 올해부터 1인승 카트를 타고 있다. 일명 뚜껑이 없는 ‘버기’다. 대회장에는 갤러리 통제용 로프를 친 구역이 많다. 일반 카트를 타면 페어웨이 등에 진입할 때 카트 지붕이 줄에 걸린다. 이를 고려해 버기를 타는 것이다. 그냥 멋이 아니다. ▲경기위원들은 왜 잘 안 보일까 선수들이 호출하면 경기위원은 바로 달려오지만 특별한 상황이 없을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이동을 할 때 선수들과 만나더라도 가급적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왜 구석에 숨어 있냐고 욕하지 마시길. ▲스프레이 페인트는 얼마나 사용할까 각종 라인을 그을 때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빨간색 페인트인데, 보통 파4 홀 절반에 한 통 정도가 든다. 연못이 많으면 그만큼 소요량도 늘게 된다. 선 굵기는 볼 하나 너비가 적당하다. 노란 페널티 구역은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더 진하게 칠해야 한다. 선을 긋는 건 ‘코스 마킹’이라고 한다. ▲경기위원 운용 방식은 모두 같을까 경기위원의 운용 방식은 크게 워킹, 스테이셔너리, 존 레프리 등의 세 가지로 나뉜다. 워킹 레프리는 경기위원이 선수들과 함께 걸으며 규칙 판정을 하는 방식이다.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 오픈이 이 방식을 취한다. 스테이셔너리 레프리는 티잉 구역, 티샷 랜딩 구역, 그린 등 특정 지점에 머무는 방식이다. 걷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US 오픈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존 레프리는 한 명이 한 구역(2~3개 홀)을 커버하는 형태다. 적은 인원이 투입되는 장점이 있지만 즉각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투어가 존 레프리 방식을 운영한다. -
정직과 공정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코스의 조율사들’…골프 레프리와 함께한 24시간
서경골프 골프일반 2025.07.31 00:05:00흔히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룰을 위반했을 경우 스스로 페널티를 적용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모든 플레이어가 ‘규칙 박사’는 아니다. 더구나 골프 룰은 복잡하다. 그러니 경기위원(레프리)이 필요하다.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디 오픈의 경우 선수들과 함께 걸으며 그때그때 룰 해석을 돕는 ‘워킹 레프리’가 모든 조에 따라 붙는다. 경기위원은 어떤 일을 할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군산CC 오픈에서 경기위원들과 24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코스에서 보내고 있었으며 훨씬 더 많은 업무를 하고 있었다. ▲TV 시청도 ‘일’…생리현상 해결은 광고 시간에 KPGA 투어에서는 현재 총 57명의 경기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권청원 경기위원장을 중심으로 그 아래 7명의 팀장이 있고, 나머지 49명의 위원이 있다. 1부 투어엔 10명의 경기위원이 배정된다. 나머지 위원들은 5개 지역에서 활동한다. 여기에 대한골프협회(KGA)에서 규칙을 담당하다 올 시즌부터 KPGA에 합류한 구민석 운영국장이 힘을 보태고 있다. 대회 1라운드 낮 12시부터 시작된 레프리 체험의 첫 장소는 야외가 아닌 경기위원장과 운영국장이 주로 머무는 대회 본부로 정해졌다. 본부에서 하는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의외로 ‘TV 시청’이었다. 중계방송을 모니터하면서 대회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보는 것이다. 방송에서는 코멘트 하나하나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계진과의 원활한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분은 현재 구민석 운영국장이 맡고 있다. 구 국장은 “외국의 경우 룰 코멘테이터(해설자)가 중계 박스 안에 들어가 규칙과 경기 전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데 아직 국내에선 인력 등의 문제로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있다”며 “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면 중계진에게 카톡으로 신속하게 내용을 전달한다”고 귀띔했다. TV 시청 중 A 선수가 두 번째 샷을 OB 구역으로 보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구 국장은 곧바로 KPGA 홈페이지 리더보드를 살펴봤다.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A 선수의 샷이 러프로 갔다는 잘못된 정보가 올라와 있었다. 구 국장은 곧바로 무전을 날려 오류를 수정했다. 구 국장은 “화면에 중요한 장면이 잡히면 혹시나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집중해서 봐야 한다”고 했다. 광고 시간이 되자 구 국장은 “이때가 쉬는 시간이다. 생리현상도 참았다 지금 해결해야 한다”며 밖으로 나갔다. ▲슬로 플레이와의 전쟁…EST 도입으로 10분 이상 단축 최근 전 세계 프로골프 투어들은 슬로 플레이와 전쟁 중이다. 느린 경기 진행은 팬들을 지루하게 할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PGA 투어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올 시즌부터 ‘EST(Excessive Shot Time; 과도한 샷 시간)’ 규정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선수나 그룹이 홀 플레이 허용 시간을 초과할 때에만 경고, 모니터링, 공식 계시, 배드 타임의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이제는 첫 스트로크를 하는 데에 70초, 다른 스트로크를 하는 데 60초 이상 걸리는 선수가 있으면 곧바로 집중 감시와 시간 계측에 착수한다. 느린 선수를 미리 관리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EST 도입으로 시즌 첫 대회에 비해 경기 시간은 10분 이상 단축됐다고 한다. 홀마다 플레이 시간도 정해져 있다. 코스 길이, 난이도, 홀 이동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보통 파4 홀에는 15~16분, 파3 홀은 13분 내외, 파5 홀에는 대략 18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를 모두 합산해 18홀 ‘타임 파’가 결정된다. 군산CC 오픈 1라운드 타임 파는 4시간 39분이었다. 경기위원들의 태블릿PC에는 각 조 진행 상황이 시간과 함께 색으로 표시된다. 주어진 시간 안에 홀을 마치면 주황색, 플레이가 느리면 블루 계열로 표시된다. 이 두 가지 색이 진할수록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다는 의미다. 시간이 흐르면서 파5의 16번 홀부터 블루 계열로 표시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구 국장은 “오후 들어 16번 홀이 뒤바람으로 바뀌었다. 2온을 시도하는 선수들이 늘면서 정체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럴 때 뒤에 있는 선수들을 재촉하면 병목 현상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에 그냥 흐름대로 놔둔다”고 했다. ▲날씨와 코스 컨디션 따라 티 마커와 핀 위치 결정 대회장에는 기상업체 직원이 상주한다. 골프는 날씨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KPGA는 오전 5시 30분과 오후 2시에 두 차례 강수, 기온, 풍속, 풍향, 낙뢰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경기위원회는 기상 정보를 기초로 대회 흐름을 컨트롤하고 다음 날 코스 셋업에도 참고한다. 예를 들어 맞바람이 불면 선수들의 거리 부담이 늘거나 사실상 파 온이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티 마커나 핀의 위치를 조정한다. 첫날 3번과 10번 홀(이상 파4)은 핀 위치를 앞으로 옮겼다. 이날 오후에는 다음 날 아침 안개가 옅게 끼겠지만 시정(물체를 볼 수 있는 최대 거리) 500m, 바람은 남서 방향에서 불다가 오후 들어 남풍으로 바뀔 것으로 예보됐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자 경기위원장과 군산CC의 코스 관리자 등이 모여 다음날 코스 셋업에 관한 회의를 시작했다. 직접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의 의견도 반영한다. 권 위원장은 “대회를 치르다 보면 경기위원회, 선수, 골프장의 의견이 서로 상충할 때가 많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잘 조율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했다. ▲“바쁘다 바빠”…10분에 한 번꼴로 레프리 호출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모습 외에도 선수들은 경기위원을 수시로 호출한다. 체크를 해보니 대략 10분에 한 번꼴로 경기위원을 찾았다. 수리지,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일시적으로 고인 물 등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에서의 구제 여부, 구제 기준점과 구제 구역 위치 등을 문의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일종의 ‘보험’으로 경기위원을 호출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날 16번 홀에서 옥태훈은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연못에 빠트린 뒤 경기위원을 불렀다. 포어 캐디가 볼이 물에 들어간 지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페널티 구제 절차가 까다롭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규칙 위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경기위원들은 자신들이 내린 룰 판정 내용을 곧바로 태블릿PC에 저장했다. 구 국장은 “현장의 ‘살아 있는 데이터’를 취합해 룰 교육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골프장 직원보다 먼저 출근하다 둘째 날 새벽 4시 10분. 골프장 일반 직원들은 아직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그 시각, 어둠을 헤치고 천철호 팀장의 차가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는 익숙한 듯 카트 보관소로 가더니 문을 열고 자신의 카트를 꺼냈다. 뒤이어 최병복 팀장도 도착했다. 코스 관리 직원들은 이제 막 9번과 18번 홀 그린 정비를 하고 있었다. 천 팀장과 최 팀장은 베테랑 경기위원이다. 20여 년 경력의 천 팀장은 규칙에 관심이 많은 후배들을 경기위원으로 이끄는 등 규칙 보급에 큰 힘을 썼다. 최 팀장은 ‘연장전의 사나이’다. 최종일 연장전이 벌어지면 최 팀장이 전담 마크를 해서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두 고참들은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그린 상태를 점검했다. 인코스와 아웃코스 3곳씩 총 6개 그린을 점검한 뒤 첫 조 출발 최소 30분 전에 그날 그린의 스피드, 경도, 습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날 첫 조 출발시간은 6시 50분이었다. 18번 홀 그린에 도착한 천 팀장과 최 팀장은 플래시를 비춰가면서 “여기쯤인데”라며 뭔가를 찾았다. 매일 동일한 지점에서 그린 스피드를 측정하기 위해 비교적 평탄한 곳을 골라 표시해 둔다고 했다. 측정 위치를 찾은 천 팀장과 최 팀장은 스팀프미터를 이용해 양방향에서 볼을 3개씩 굴려본 뒤 평균값을 냈다. 선수들이 그린 스피드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그린의 단단함을 보여주는 경도다. 경도 측정기는 흡사 자전거 타이어 공기주입기처럼 생겼다. 그린에 내려놓은 뒤 손잡이를 끝까지 들어 올렸다 놓으면 끝이 둥근 쇠막대가 지면을 때린다. 이때 지면이 얼마나 눌렸느냐(인치)로 경도를 파악한다. 그린이 단단할수록 숫자가 작다. 프로 대회에서 경도 0.20~0.24인치는 단단함, 0.24~0.28인치는 보통, 0.28~0.32인치는 무름으로 본다. 최 팀장은 “경도가 구역별로 균일한지 살펴보기 위해 그린을 9분할 해서 측정한다”면서 “핀 주변은 별도로 측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천 팀장은 그린 습도를 측정하고 있었다. 그린 스피드는 같더라도 지면이 무르고 습도가 높으면 볼을 잘 받아주고, 지면이 단단하면서 습도가 낮으면 볼의 런은 많이 발생한다. 골프장 코스관리 직원도 동행하며 상태를 살폈다. 이왕석 군산CC 코스관리팀 총괄이사는 “러프는 대회 3개월 전, 페어웨이는 1개월 전부터 관리한다”며 “하루에 1mm씩 조정해 가며 밀도 유지 등의 작업을 한다”고 했다. 군산CC 코스 컨설팅을 하는 업체인 그린마스타의 이덕호 대표는 “계절에 따라 잔디 뿌리 깊이가 다르다. 그에 따라 물을 주는 시간이나 양, 습도를 조절한다. 그린 경사에 따라 물이 지면에 흡수되는 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때론 손으로 호스를 끌고 다니면서 물을 주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그린 스피드는 3.8m로 약간 빠른 편이었고, 그린 경도는 0.25~0.26인치로 보통, 그린 습도 역시 20~21%로 보통 수준이었다. ▲“기왕이면 깨끗하면 좋지 않겠어요” 인코스 점검을 마칠 때쯤 아웃코스에서는 차진회 경기위원이 한창 티 마커와 핀 위치를 셋업하고 있었다. 올해 60세지만 군살 없고 단단한 체구의 차 위원은 여전히 ‘선수에 대한 열망’도 크다. 올해 그랜드 시니어 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일주일 전 시합을 치르고 왔다”고 했다. 차 위원은 티잉 구역에 올라 줄자를 길게 빼 좌우 너비를 측정한 다음 티 마커의 방향이 올바른지 꼼꼼히 살펴봤다. 차 위원은 “티잉 구역의 좌우 너비는 6~7야드 정도로 설정한다”며 “티 마커는 정렬에 영향을 주는 만큼 랜딩 존을 똑바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차 위원이 매번 티 마커를 놓기 전 장갑 낀 손으로 티 마커를 쓱쓱 닦아주는 모습이었다. 그는 “기왕 깨끗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회 때 캐디나 선수들이 광고판부터 티잉 구역 맨 앞까지 발걸음으로 거리를 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야디지북 거리가 광고판 앞에 찍혀 있는 점(BOT; Bottom of the Teeing Area)에서부터 시작해서다. 보통 티잉 구역은 선수들 스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광고판과 최소 3~4야드 간격을 둔다. 티잉 구역은 전체를 4등분 해서 1~4라운드 동안 나눠서 사용한다. 18홀 전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디봇 없는 깨끗한 티잉 구역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파3 홀 티잉 구역은 핀 위치에 따라 좌우로 이동하기도 한다. 핀이 그린 좌측에 꽂혀 있다면 티잉 구역은 약간 오른쪽에 설정하는 것이다. 반대로 우측 핀일 때는 좌측에서 공략하도록 한다. 핀과 티 마커 위치가 같은 방향이면 구질에 따라 공략이 난감한 상황도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하고 보다 합리적인 루트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레프리 마음을 읽는 자가 승리한다 그린에서는 코스 관리자가 미리 뚫어 놓은 홀 위치를 확인한 뒤 다음 날 핀 위치를 점검하고 마킹한다. 홀 위치는 2개의 숫자와 알파벳으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26 6R’이라면 그린 입구 기준점부터 뒤로 26야드, 그 지점의 그린 우측에서부터 6야드 교차점에 홀이 있다는 의미다. 차 위원은 “간혹 코스 관리자가 홀 좌우 위치를 착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홀의 정확한 좌표를 위해 모든 그린에는 입구와 뒤쪽 끝에 2개의 기준점이 있고 붉은색 페인트로 표시한다. 티샷의 페어웨이 랜딩 존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파4 홀 기준) 그린을 좌우로 양분하는 가상의 선과 그린 맨 아래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이 입구 기준점이고, 그린 중앙의 가상 선이 그린 맨 위 수평선과 만나는 교차점이 끝 기준점이다. 입구와 끝 기준점까지의 세로 길이를 그린 깊이(Green Depth)라고 한다. 그린 형태(벙커가 그린 안쪽으로 들어온 경우)에 따라 때로는 입구 기준점이 벙커 내에 존재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벙커 안에 마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린 중앙 가상의 선이 그린과 만나는 지점에 입구 기준점 표시를 한다. 그런 후 실제 기준점까지의 거리를 써놓는다. 예를 들어 ‘+11y’라면 표시 지점이 벙커 내부 등의 실제 기준점으로부터 11야드 앞쪽에 있다는 뜻이다. 군산CC 토너먼트 코스 중에서는 1번, 7번, 8번, 13번 홀 등이 이런 경우에 해당됐다. 차 위원은 2단 그린에서 퍼팅을 하거나 경사 위로 볼을 굴려 얼마나 다시 내려오는지도 테스트했다. “2단 그린으로 볼이 넘어갔더라도 정교한 힘 조절로 퍼팅을 했다면 홀 주변에서 볼이 멈춰야 한다”는 게 차 위원의 설명이었다. 이어 “경험 많은 선수들은 그린을 보면 날짜별로 어디에 핀이 꽂힐지 예측한다”며 “레프리의 마음을 읽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했다. 파3인 8번 홀 그린. 차 위원은 약간 기울어지게 꽂힌 깃대를 보더니 홀을 뚫었던 코스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막 퇴근할 참이었다는 담당자는 돌아와 홀 바닥을 평평하게 수정했다. 차 위원은 “대회 때 선수들은 무척 예민하다. 깃대 맞고 들어갈 볼이 튕겨 나왔다며 항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웃코스 셋업을 맡은 백승열 경기위원은 “아침에 셋업만 해도 보통 1만 2000보 이상을 걷는다”며 “경기위원을 하려면 컨디션 조절이나 체력 관리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약 1시간 30분의 그린 점검과 약 3시간에 걸친 코스 셋업을 마친 경기위원들은 또다시 각자 맡은 구역으로 뚜껑 없는 카트인 ‘버기’를 타고 이동했다. ▲실수를 했던 레프리와 실수를 할 레프리 최병복 팀장은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13~16번 홀을 담당하고 있었다. 최 팀장은 “오랜 기간 봐왔던 선수들과는 가벼운 대화도 나눈다”며 “경기위원들이 대부분 선수 출신이다 보니 과거엔 후배 선수들에게 권위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부드럽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경기위원은 첫 조보다 최소 2시간 먼저 나와서 마지막 조보다 최소 2시간 늦게 들어간다. 힘들지만 선수들에게 도움이 돼서 그들이 좋은 플레이를 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지금까지 내가 위치를 정한 홀에서 홀인원이 8개나 나왔다”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아무리 평소 규칙을 잘 알고 있더라도 현장에서는 순간적인 착각으로 간혹 실수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레프리는 ‘실수를 했던 레프리와 실수를 할 레프리’ 두 가지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백승열 경기위원은 “TV 중계가 되는 홀에서는 혹시 실수를 할까 봐 긴장이 되기도 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기위원들은 답사나 회의 때 각 홀에서 발생할 다양한 시나리오를 사전에 충분히 토의한다”고 했다. 천철호 팀장은 “시합과 월요예선이 연달아 있어 몇 주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일반 직장인처럼 근무시간 따지거나 돈벌이로 생각하면 이 일 못 한다. 명예와 자부심, 그리고 봉사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2라운드 점심이 되면서 24시간의 레프리 체험을 마쳤다. 그 일주일 후 챔피언스 투어 KPGA 시니어 선수권에서 경기위원들을 다시 만났다. 권청원 경기위원장은 “아직도 집에 못 들어갔다. 다음 주에는 회원 선발전이 있다. 그것까지 마친 뒤에나 집에 갈 것 같다”며 웃었다. -
트럼프 “인도, 관세 너무 높아…8월 1일부터 25% 관세 부과”
국제 정치·사회 2025.07.30 22:13:5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내달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인도는 항상 러시아로부터 군사 장비의 대부분을 구매해 왔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살육을 멈추길 원하는 시기에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 에너지의 최대 구매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관세와 비관세 장벽 때문에 미국이 큰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좋지 않다”며 내달 1일부터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SNS 메시지는 협상 시한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호관세 부과 개시(8월1일)를 앞두고 인도를 압박하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8월 1일 관세협상 시한을 연장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8월1일 시한은 8월1일 시한이다. (시한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연장되지 않는다. 미국에 아주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게시글에서 “8월 1일, 미국에 아주 위대한 날”이라고 적었다. -
美, 中과 '관세 휴전' 90일 추가 연장
국제 정치·사회 2025.07.30 18:09:17미국이 중국과의 세 번째 협상 테이블에서 관세 유예를 90일 늘리는 ‘휴전’에 사실상 합의했다. 8월 1일 무역 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 각국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양국 협상 대표단은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무역 협상을 갖고 다음 달 11일 만료되는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종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측은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문제를 의제에 올렸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하루 약 200만 배럴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할 경우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무역 상대국들도 미국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를 앞세워 미국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과 협상 타결을 발표할 정도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지만 중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대만을 ‘패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자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펴면서 미국과 대만 간 공식 교류에 반대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과정에서 미국 뉴욕을 경유하겠다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요청을 불허하기도 했다. 36%의 관세율이 적용된 태국도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국경분쟁으로 무력 충돌한 캄보디아와도 서둘러 휴전에 합의할 정도로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인도의 경우 빠른 타결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포괄적 양자 무역협정을 준비 중이다. 인도는 미국과 무역 협상을 가장 빨리 시작했으나 농업·유제품 분야 개방을 거부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인도가 9~10월 미국과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음 달 예정된 미국 대표단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광범위한 협상에 다시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도는 우리의 친구지만 인도의 관세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인도는 8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는 군사 장비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구매해왔고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 수입국”이라며 “추가적인 벌칙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도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양국 간 이견이 커 난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50%의 고율 관세가 예고된 브라질은 겉으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물밑에서 돌파구를 찾느라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측근인 페르난두 아다지 재무장관은 “세계 최강국이 (5월까지의) 관세 논의를 뒤집었지만 우리는 이성적으로 소통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 측 관세 인상 조처를 철회하기 위한 협상은 외교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
SK이노, SK온 FI 지분 매입…'중복 상장' 논란 해소 [시그널]
산업 중기·벤처 2025.07.30 18:06:46SK이노베이션이 과거 SK온 지분을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의 전환우선주(CPS) 전량을 약 3조 5000억 원에 매입한다. SK그룹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필요가 사라지면서 일각에서 제기해온 중복 상장 논란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FI는 투자 당시 2026년까지 SK온을 적격 상장(Q-IPO)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주요 FI가 보유한 SK온 제1종전환우선주식 전량인 5107만 9105주를 3조 5881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블랙록, 카타르투자청, 힐하우스캐피털 등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보유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목적으로 CPS 취득 이후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90.32%가 된다. 이는 SK온과 SK엔무브 합병에 따른 신주와 SK온 유상증자에 따라 발행되는 신주를 모두 고려한 숫자다. 주요 FI 지분을 매입하고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추진하면서 SK의 중복 상장 이슈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 등 주요 FI는 2026년까지 내부수익률(IRR) 7.5%를 만족하는 기업가치로 SK온을 적격 상장시키는 것을 투자 조건으로 내걸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 보유 지분을 동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드래그얼롱)를 얻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SK온 상장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번 지분 정리로 IPO를 강행해야 할 의무가 없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SK엔무브 FI의 지분도 정리하면서 FI와의 관계를 대부분 정리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SK엔무브 합병 법인의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서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이후 약 10%를 보유하게 되는 주주는 유상증자에 따라 발행된 신주를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교부받은 투자자들로 경영 개입 여지가 적다. -
비트코인 투자한 美 공화당, M7 집중한 민주당 제쳤다
증권 국내증시 2025.07.30 18:05:39올해 들어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의 투자 종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민주당 추종 ETF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요 빅테크 기업 등 성장주에 집중 투자한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비트코인부터 에너지·금융 등 다양한 가치주에 분산 투자한 결과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공화당 소속 상하원 의원들이 투자한 종목을 따라 투자하는 ‘언유즈얼 서버시브 공화당 ETF(티커명 GOP)’ 수익률은 올 들어 10.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ETF(NANC) 수익률 10.33%를 제친 것이다. 최근 한 달 수익률도 공화당의 GOP ETF(3.04%)가 민주당의 NANC ETF(1.41%)를 웃돌고 있다. 미국 연방 의회 의원들은 2012년 제정된 주식거래금지법(STOCK Act)에 따라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0달러 이상 주식을 거래하면 45일 안에 의회 사무처에 거래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2023년 2월 상장된 GOP ETF와 NANC ETF는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양당 의원들의 투자 종목을 추종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이다. NANC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지칭하고, GOP는 공화당을 일컫는 ‘원로당(Grand Old Party)’에서 따온 티커명이다. 양당 의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극명하게 갈린다. NANC ETF는 엔비디아(10.6%), 마이크로소프트(8.2%), 아마존(5.4%), 알파벳(4.1%), 세일즈포스(3.6%) 등 매그니피센트7(M7) 같은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반면 GOP ETF는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F(5.1%), 컴포트 시스템즈(5.0%), JP모건 체이스(4.8%), 엔비디아(3.5%), AT&T(2.6%) 등 비트코인·금융·통신 등을 고르게 편입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NANC ETF는 GOP ETF 대비 수익률이 크게 높았다. 올해 M7 독주가 멈추고 가치주 등이 시장 전반에 강세로 나타나면서 수익률이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GOP ETF 내 비중이 두 번째로 많은 공조 업체 컴포트 시스템즈 주가는 올 들어 60.5%나 급등했다. 자국 주식에 적극 투자하는 미국 정치인들과 달리 국내 정치인들은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 공개된 국회의원 등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7%로 증권(24.2%)을 크게 웃돈다. 안랩 주식 등 1368억 원을 보유한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면 부동산 비중은 89.1%로 높아지고 증권은 10.7%로 낮아진다. 이마저도 해외주식을 합산한 수치로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더 떨어질 수 있다. 현행법상 재산공개 대상자는 보유 주식 가액이 3000만 원을 초과하면 두 달 안에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등 투자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증시로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정치인들도 부동산 대신 국내 주식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KODEX 200’, ‘TIGER 200’, ‘KODEX 코스닥150’ 등 국내 대표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했다. -
"코스닥 살아야 신산업 육성…연기금 투자 의무화해야" [시그널]
산업 중기·벤처 2025.07.30 18:03:14정책자금이나 연기금 등 공적 재원을 동원해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가 출자해 만든 모(母)펀드로 기업공개(IPO)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고 주요 연기금 재원 일부를 벤처·스타트업에 의무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됐다. 국내 제조업이 고성장 국면을 벗어난 만큼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공모주 투자는 그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여와 공적 재원 투입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벤처기업협회·코스닥협회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 간담회’를 열고 시장 육성을 위한 공적 재원 활용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1%대 진입을 눈앞에 두는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연기금 등의 출자를 통해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모펀드를 결성한다면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제시안은 공모주·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투자를 유도하는 모펀드 ‘코스닥 활성화 펀드’ 조성을 핵심으로 한다. 정부 부처 예산이나 정책자금을 활용해 모펀드를 만들고 신산업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자(子)펀드에 출자하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개념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부처 예산을 출자해 모펀드를 만들고 스타트업 투자가 주목적인 자펀드에 출자하는 모태펀드 사업이 있다. 모태펀드는 국내 신산업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회수 시장을 살려 ‘신산업 육성→투자금 회수→신산업 재육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창업 지원에 국한된 정부 역할을 회수 영역까지 확대해야 산업 전체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는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를 주장했다. 법정기금은 국민연금·고용보험기금·공무원연금 등 핵심 연기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자산 규모가 3000조 원, 연간 운용 규모가 약 955조 원에 달해 벤처기업협회의 안이 현실화되면 신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민 노후와 직결되는 재원이어서 변동성이 다소 큰 벤처·스타트업 투자 용도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벤처·스타트업 대상 장기 분산투자는 상당한 안정성을 갖췄다는 반론도 있다. 코스닥협회는 배당소득세율 세분화를 통한 장기 투자 유도를 강조했다. 일정 기간 이상 주식을 장기 보유하면 배당소득세율을 낮추는 인센티브를 줘 자본시장 안정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훈 코스닥협회 회장은 “보유 기간에 비례해 배당소득세율을 인하하는 안을 제안한다”며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의 활성화는 한국 경제의 혁신 성장을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
AB운용 "美 금리인하 가능성 커…중단기 채권 투자 적기"
증권 정책 2025.07.30 18:01:51“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 4.25~4.50%인 기준금리를 연내 두 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 인하를 앞둔 지금은 미 중·단기채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0일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채권·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6개월 전 대비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단기 금리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초장기채는 미국 정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반영되는 만큼 장단기 금리 차이(수익률 곡선)는 지금보다 더 가팔라져 중단기채 투자가 유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유 매니저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적정 금리를 올해 4%, 내년 3.75%로 제시했다. 투자 매력도가 높은 투자 등급 채권으로는 가장 낮은 등급인 ‘BBB’ 등급을 꼽았다. 유 매니저는 “최근 수년간 투기 등급인 BB급과 투자 등급인 BBB급 간의 금리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BBB등급 채권의 매력도가 더욱 부각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거시적 변수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관세와 지정학적 이슈 등 거시적인 원인 때문이었다”면서 “과거에도 시장은 늘 거시적 악재로 인한 변동성으로 조정을 받다가 결국에는 상승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튼튼한 미국 시장이 장기적인 투자처로서 여전히 매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올해 미국의 주당순이익(EPS)은 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2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면서 “거시경제 변수에 덜 민감한 미국은 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별 종목 전략으로는 가치주와 성장주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만큼 개별 업종과 종목을 선별하는 ‘액티브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 매니저는 “여러 분야에서 기술적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특정 대형기술주(M7)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종에서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새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미국처럼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한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ISA 올 상반기 7.5조 급증…稅혜택 확대는 '하세월'
증권 정책 2025.07.30 17:55:14‘국민 자산관리계좌’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금액이 2016년 3월 출시 이후 약 9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 비과세 혜택과 연 납입 한도 확대 등 장기 투자 유인을 계속해서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국회가 ‘부자 감세’ 프레임을 씌워 반대하면서 좀체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ISA 가입 금액은 40조 384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32조 8770억 원 대비 7조 5000억 원가량 증가한 금액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598만 5000명 대비 약 33만 명 증가한 63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ISA 계좌는 비과세와 분리과세 등 절세 혜택으로 2016년 도입 이후 1년도 안 돼 23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가입자 수는 꾸준하게 감소했고 가입 금액 증가 추세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 말 당시 239만 명을 기록했던 ISA 가입자 수는 2020년 말 194만 명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입 금액은 겨우 3조 원 증가에 그쳤다. ISA 인기는 2021년 2월 가입자가 직접 금융 상품을 투자·운용하는 ‘투자중개형 ISA’ 도입과 함께 ‘동학개미 운동’으로 국내 증시 상승세가 맞물리며 다시 살아났다. 투자중개형 ISA는 도입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입 금액 24조 7000억 원을 달성하며 지난달 말 기준 전체 ISA 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ISA 전체 가입 금액 증가분(약 33조 원)의 70% 이상을 책임진 셈이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는 529만 명으로 전체의 83.3%를 차지했다. 유형별 주요 금융 상품에서는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직접 운용하는 투자중개형 ISA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가 40.8%였고 주식(34.3%) 비중도 높았다. 반면 신탁형은 예적금(94.7%)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일임형은 펀드(97.6%)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부가 공언한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혜택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ISA 납입 한도를 연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기준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서민형은 400만 원에서 1000만 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내 주식투자 유인 확대를 위해 고소득자인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이 가능한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경기 악화로 인한 세수 부족으로 추진 동력은 더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을 우선 확보하는 게 중요한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가 오르고 있는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일본 정부는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한 장기 투자 유도 목적으로 지난해 일본판 ISA ‘NISA’의 비과세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새 정부의 경기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며 “ISA의 세제 혜택, 가입 연령 확대 등의 장기 투자 인센티브가 늘어난다면 코스피 5000 시대를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쉐어칸은 잠자는 호랑이…WM 노하우 결합 시너지 극대화"
증권 국내증시 2025.07.30 17:49:23“쉐어칸은 잠자는 호랑이입니다. 쉐어칸의 현지 영업력과 미래에셋의 자산관리(WM) 사업 역량을 결합하면 앞으로 더 큰 시너지가 창출될 것입니다.” 인도 뭄바이에서 이달 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강문경(사진) 미래에셋쉐어칸 대표는 지난해 쉐어칸과의 인수합병(M&A)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인도 내 디지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오프라인 지점망을 모두 갖춘 기업은 미래에셋쉐어칸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과 브라질 등 해외 주재원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강 대표에게도 인도법인은 매우 특별하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자체적으로 성장해온 다른 해외법인들과 달리 인도법인은 그룹 차원에서의 과감한 M&A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과거 성공 모델을 인도에서도 구현하는 게 목표다. 그는 과거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대우증권을 M&A한 사례를 인용했다. 강 대표는 “당시 브로커리지가 강했던 대우증권과 WM 사업에서 우위를 보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했다”며 “현재 인도법인과 쉐어칸 합병도 비슷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그는 쉐어칸의 리테일 영업망에 미래에셋그룹이 지닌 WM 노하우를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사업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기 브로커리지 거래에 익숙한 인도 고객들에게 WM 서비스를 접목하면 고객의 자산 운용이 다양해지고 회사의 수익 구조도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특히 적립식펀드(SIP) 사업 확대 가능성에 눈길을 뒀다. 다른 나라 대비 연금제도가 아직 잘 갖춰지지 않은 인도는 SIP를 통해 노후 준비를 하는 경향이 짙다. 그는 “인도 인구에서 젊은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SIP 사업의 성장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 사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도 자본시장이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계좌 개설부터 SIP 가입까지 대부분 비대면 모바일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앞으로 젊은 인구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WM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쉐어칸을 제외한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MACM)의 리테일 계좌 수는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m.Stock’을 앞세워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급속한 사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300만 계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 대표는 “MACM의 경우 초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사용자 유입에 집중했고 이제는 거래당 수수료 체계와 신용공여 서비스로 수익성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에서 인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앞서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에서만 8년 동안 근무하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기준 외국계 1위 증권사에 올려놓기도 했다. -
"AI는 도구…'리만 가설' 풀더라도 인간의 결과물로 봐야"
산업 IT 2025.07.30 17:40:02구글 딥마인드가 이달 20일(현지 시간) 호주에서 폐막한 IMO 2025에 공식 참가해 6개 문제 중 5개를 완벽하게 풀어 42점 만점 중 35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참가자 630명 중 상위 11% 안에 드는 성적이다. 지난해 첫 참가에서 4개 문제를 풀어 은메달을 딴 지 불과 1년 만의 성과다. 오픈AI도 IMO에서 금메달급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대회에 정식 참가해 주최 측 공식 채점을 받은 곳은 구글뿐이다. 정준혁 미국 브라운대 수학과 교수 겸 구글 딥마인드 방문연구원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추론·계산 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위해 열리는 IMO에서 일반 언어 인공지능(AI) 모델로 금메달을 기록했다는 것은 1년 새 상상을 초월하는 발전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정수론 연구자로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키아스 스칼러(KIAS Scholar)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구글 딥마인드 AI 추론 개선과 IMO 프로젝트에 참여해 학습 데이터 큐레이팅 및 AI 성능평가를 이끌고 있다. 정 교수는 “1년 전 만해도 AI는 딸기(strawberry)라는 단어에 포함된 알파벳 ‘R’의 개수조차 셀 수 없을 정도로 추론과 연산이 터무니없이 약했다”며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1년 후에는 AI가 최고 수준 수학 문제풀이에서도 학자들의 ‘컴패니언(동반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세부 사항을 들여다보면 점수보다 놀라운 발전이 읽힌다. 지난해 구글은 수학·기하학 전용 모델인 ‘알파프루프’와 ‘알파지오메트리’로 IMO에 도전했다. 올해 사용한 모델은 일반 언어 모델에 고급 추론 기능을 더한 ‘제미나이 딥싱크’다. 수학 외 범용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함과 동시에 곧 일반 사용자들도 ‘IMO 금메달급 AI’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수학 전용 모델은 수식과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형식 언어’로 추론해 환각(할루시네이션)이 없는 대신 다룰 수 있는 문제가 한정돼 있다”며 “환각이 심하지만 자연어로 기술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접근 가능한 범용 언어 모델로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풀이 과정도 인상적이다. 구글 딥마인드 AI는 IMO 참가자와 동일한 하루 4시간 30분의 풀이 시간을 부여받았으나 주어진 시간을 모두 쓰지 않고도 1장가량의 ‘간단한’ 답안지를 내놓았다. 문제 풀이 동안 외부 문헌 참조를 금지했고 IMO 2003 금메달리스트인 정 교수를 비롯한 유경험자들의 ‘노하우’를 학습하지도 않았다. ‘증명은 간결해야 한다’는 명령에 따라 창의적인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 교수는 AI가 사람이 쓰지 않을 법한 아이디어를 종종 내놓는다며 3번 문제 풀이 방식을 예로 들었다. 그는 “디리클레 정리(소수가 특정 규칙 속에서 예측 가능하게 나타난다는 정리)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나 문제 풀이에 너무 큰 개념이었다”며 “AI는 풀이에 필요한 경우만 찾아 ‘자체 완비 증명(타 문헌을 찾아볼 필요가 없는 증명)’을 해내 IMO 회장으로부터 경이롭다(astonishing)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AI가 완벽하지만은 않다. 가장 어려운 6번째 문제를 풀지 못했음은 물론 조합 등 특정 유형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정 교수는 “조합에 약한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며 “조합은 유형이 많아 낯선 문제를 어려워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는 농담 섞어 “AI가 한국식 암기 학습법을 떠올리게 한다”며 “AI는 작은 정보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AI의 IMO 참가를 냉소적인 시선으로 보는 학자들도 많다. 29세에 필즈상을 받은 테런스 타오 UCLA 교수는 “무제한의 풀이 시간과 계산·검색력을 지닌 AI와 인간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 또한 AI는 기본적으로 ‘도구’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언젠가 인류가 리만 가설의 풀이를 보게 된다면 그건 AI를 활용한 인간의 결과물일 것”이라며 “AI와 인간 각각의 존재보다는 AI와 인간의 결합이 더욱 강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또한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를 만드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인공지능(AGI)에 대해서도 “수십년이 지나도 인간은 AI가 대답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질문을 찾아내고 ‘이건 AGI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IMO 2025 금메달 수상 발표문에는 유난히 한국인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 실제 이번 IMO 프로젝트에 참여한 120명 중 한국계가 30명에 달한다. 대부분 서울대·KAIST 등에 재학 중인 한국 IMO 대표 출신들로 정 교수의 ‘인맥’이 작용했다고 한다. 올해 한국 대표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로 전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한국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다며 육성보다 활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는 “지금부터 기초과학·AI 인재를 육성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 이미 빅테크와 글로벌 학계에서 활약 중인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할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2003년 출전 당시에는 한국이 IMO 3위에 드는 게 힘든 목표 같았다. 똑똑한 요즘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
우선순위 밀린 공공기관 인사 李정부 출범 후 신규 공모 '0'
국제 경제·마켓 2025.07.30 17:36:09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달간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그동안 정부가 각 부처의 장차관 발탁에 집중한 데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조직 개편은 물론 공공기관의 중복·유사 기능 조정까지 함께 검토하면서 신규 인사를 진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달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두 달 동안 공공기관의 신규 임원 모집 공고는 단 한 건도 게시되지 않았다. 1월 9건, 2월 36건, 3월 27건, 4월 20건, 5월 8건 등이었는데 최근 두 달간은 그야말로 공공기관 임원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셈이다. 지난해 6월(27건), 7월(63건)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당시에는 지난해 총선에서 낙천·낙선자들이 대거 공공기관 임원 자리에 임명됐었다. 이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공기관의 대대적인 재편이 예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달 초 “정부와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성 제고, 거버넌스, 임기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공공기관이 설립 목적에 맞게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하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한 달간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일치제를 비롯해 요식행위에 가까운 인사 추천 방식과 선임 절차 등을 두루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구조적인 대격변의 시기에 개별 공공기관의 임원 인사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 교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에 공공기관 인사가 대거 진행된 영향도 있다. 실제로 알리오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이후 공공기관장을 새로 인선한 기관은 50여 곳에 이른다. 이에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공공기관 인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한편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됐거나 임기 만료를 앞둔 곳은 장기 공석 사태가 벌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이 3년의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났다.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은 이달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다음 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등 고속철도 운영을 통합하고 5개 화력발전 공기업을 2개사로 통폐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발전 전문 공기업을 신설하는 등의 이슈도 있어 대부분 공공기관이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처서 매직? 이제 그런 거 없습니다"…8월 폭염, 지옥문 열릴 수도 있다는데
사회 사회일반 2025.07.30 16:03:39전국에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진짜 무더위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8월부터는 기록적인 폭염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9일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정도 더위를 경험한 게 처음”이라며 “아직 무시무시한 더위가 더 남아 있다는 게 참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아직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1994년, 2018년 기록 경신에는 근소한 차이로 실패하고 있지만, 정말 무서운 건 그때(1994년·2018년) 기록 대부분이 절기상 가장 더운 8월에 기록된 것으로 아직 7월이다"라고 8월에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8월 초 잠시 더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이라며 “2018년 강원도 홍천에서 41도를 기록했는데, 이 추세로 가면 올해 8월 이 기록이 깨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그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를 덮을 때면 햇빛이 계속 지면을 가열해 뜨거워진다”며 “이러한 고기압이 한반도에 자주 출몰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어 (극한 더위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찾아오는 현상에 대해서도 “폭염과 폭우는 함께 가는 메커니즘”이라며 “지구를 어떤 큰 기후시스템으로 볼 때 너무 더우면 스스로 식히려고 하는 자정 능력이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너무 심해져서 지면을 데우면 그 스스로 상승 기류가 발생해서 폭우를 또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후변화의 핵심으로 날씨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그는 “계속 더운 게 아니라 극단적인 날씨들이 극단에 극단을 더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게 기후 변화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른바 ‘처서 매직’(처서가 지나면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속설·올해 처서는 8월 23일)에 대해서는 “올해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9월 중순은 돼야 시원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복인 30일에도 전국은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서울 28.4도, 인천 27.1도, 수원 25.7도, 춘천 24.9도, 강릉 26.7도, 청주 28.2도, 대전 26.6도, 전주 26.0도, 광주 25.4도, 제주 27.7도, 대구 23.2도, 부산 26.3도, 울산 23.5도, 창원 25.2도다. 낮 최고기온은 32∼38도로 예보됐다. -
더핑크퐁컴퍼니 ‘베베핀 극장판’ 7일 만에 누적 관객 10만 돌파
서경스타 영화 2025.07.30 15:25:07더핑크퐁컴퍼니는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이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10만 명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 개봉 첫 주말 ‘전지적 독자 시점’,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등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종합 박스오피스 6위, 좌석 판매율 2위를 기록하는 등 평일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관객 중심으로 열풍이 불고 있다. 어린이 전용 방석이 조기 소진되거나, 상영관 입구에 유아차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어린이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뒤 캐릭터를 다시 보고 싶어 하거나 재관람을 하겠다며 깊은 몰입도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실제 관람 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생 첫 영화 관람! 무대인사까지 집중해서 잘 봤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아이가 다시 보자고 졸랐다”, “어른도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영화” 등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 반응이 공유되며, 자녀와 함께한 ‘인생 첫 영화’로서의 의미와 세대 통합형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동시에 입증하고 있다. ‘베베핀’은 유튜브 누적 구독자 6300만 명, 누적 조회수 370억 뷰를 기록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미국·영국·호주 등 11개국 넷플릭스 키즈 부문 1위, 25개국 톱 10에 진입하며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이번 ‘베베핀 극장판’은 이러한 팬덤과 흥행 저력을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브랜드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첫 번째 극장판 프로젝트다. 영화는 신비한 힘을 지닌 ‘별빛봉’을 흔들며 태블릿 속으로 사라진 주인공 핀을 찾기 위해, 핑크퐁과 친구들이 펼치는 한여름 밤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렸다. ‘배터리가 닳으면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없다’는 설정 아래, 스릴 넘치는 전개와 뮤지컬 요소가 어우러져 어린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관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무비 형식, 레트로 감성의 32비트 픽셀 아트, 3D 특수효과까지 더해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몰입형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베베핀 극장판’은 국내를 시작으로 영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대만, 베트남 등 전 세계 7개국 개봉이 확정되며 글로벌 흥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베베핀 극장판은 팬들과 함께 성장해 온 브랜드의 저력을 입증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더핑크퐁컴퍼니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고품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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