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것을 넘어 뜨겁다" …오늘도 37도 폭염 '온열 질환' 비상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7.27 11:09:23일요일인 27일도 낮 기온이 최고 37도까지 오르며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날씨는 전국적으로 맑은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올라 무더울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엔 폭염특보가 발효돼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겠다. 이날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0~36도를 오르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또 월요일인 28일부터 한 주 내내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전국적으로 흐린 날이 많아 지난 주말보다는 기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기간 체감온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다음 주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물회·회덮밥 3만원 기본, 그나마 '시세가'"…잡히나 했는데 다시 사라진 오징어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10:08:24강원 동해안에서 한동안 비교적 많이 잡혔던 오징어가 다시 자취를 감추면서 피서철 대표 별미인 오징어 요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7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6~22일 오징어 어획량은 29톤(t)으로 전주 127t의 23%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전전주 324톤과 비교하면 무려 10분의 1 이하로 급감한 수치다. 2주 연속으로 어획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속초시 15t, 강릉시와 동해시가 각각 4t, 고성군 3t, 삼척시 2t, 양양군 1t이 잡혔으나, 피서 성수기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어획량 급감으로 활어 20마리 1두름 가격은 29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주 21만원보다 8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 같은 공급 부족으로 동해안 횟집들은 오징어 요리를 '시세가(변동가격)'로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오징어 물회는 2만5000원에서 3만2000원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 시세가로 매일 가격이 변동된다. 오징어 회덮밥도 2만5000~3만2000원으로 가장 비싼 메뉴에 속한다. 피서객 A씨는 "올해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오징어 물회를 먹으러 왔는데, 3만원이 넘는 가격에 놀라 오징어가 들어가지 않은 2만원대 회덮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다행히 올해 누적 어획량은 2055t으로 전년 동기 535t보다 384% 증가했지만, 최근 급감세로 피서철 수급 불안정이 지속될 전망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한동안 많이 잡혔던 오징어와 청어 어획량이 2주간 감소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가부장문화 잔재인가…부모 살해 15년 vs 자녀 살해 7년 '형량 논란'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10:04:32이달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가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자녀 살해에 대한 처벌이 부모 살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존비속 범죄에 대한 처벌 형량이 과거 가부장적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대법원 판결문 분석 결과, 2022년부터 올해 1월까지 선고된 비속살해(자녀 살해) 사건의 평균 유기징역 형량은 7.7년으로 존속살해(부모 살해)의 15.7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존속살해로 기소된 53명은 모두 집행유예 없이 실형을 받았으며, 절반 이상인 31명(58.5%)이 15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2명(22.6%)은 징역 10~14년, 2명(3.8%)은 무기징역을 받았다. 반면 비속살해는 피고인 32명 중 22명(68.8%)이 징역 3~9년에 그쳤고, 4명(12.5%)은 아예 집행유예를 받았다. 비속살해 피해자 대부분(23건·79.3%)은 미성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존속살해보다는 형량이 크게 낮았다. 법원 판결문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비속살해 판결문 16건에서는 "혈족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평생 갖고 살아야 해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스스로 입고 있다"며 가해자에게 동정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비관해 12세 아들을 살해한 40대 어머니 A씨는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평생을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존속살해 판결문에서는 '반사회적'(38건), '인륜'(33건), '패륜'(12건) 등 강한 비난 표현이 등장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80대 아버지를 살해한 60대 아들도 "용납될 수 없는 패륜적이고 반사회적 범죄"라며 징역 7년을 받았다. 현행 형법은 존속살해를 사형이나 무기징역, 7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하지만 비속살해는 일반 살인과 같은 5년 이상 징역형을 적용한다. 이는 효(孝)를 중시하는 가부장적 유교 사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21대 국회에서 비속살인죄 신설 법안 5건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
"랩에 싸서 냉장고에 뒀는데, 이럴 수가"…여름 필수템 '수박의 반전'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7.27 08:05:22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을 잘못 보관하면 식중독의 주범이 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분 함량이 높은 수박은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에서 세균이 급격히 증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박을 냉장고에 넣기 전에는 자른 수박의 온도를 충분히 낮춰야 한다. 여름철 상온에 있던 수박은 30℃ 이상으로 온도가 높을 수 있는데, 이 상태로 자른 수박을 냉장고에 넣으면 온도가 떨어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냉장고 안에서도 세균 증식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온도가 높은 수박은 식힌 뒤 잘라 냉장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랩 보관 수박, 세균 3000배 증식 위험 대부분 가정에서 먹다 남은 수박은 비닐 랩에 싸서 냉장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세균 증식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멸균된 조리도구와 깨끗한 냉장고 환경에서도 랩에 싼 수박을 4℃에 보관하자 절단면의 세균 수가 보관 전보다 약 300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박 껍질에 남아 있던 세균이 습한 환경에서 증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랩으로 수박을 감쌀 경우 내부에 습기가 차고 통풍이 어려워 결로 현상이 발생하며 이러한 습한 환경이 세균 증식을 촉진한다. 특히 저온에서도 증식하는 리스테리아균 등 일부 세균은 랩 보관만으로는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안전한 수박 보관 핵심은 '밀폐 용기'와 '빠른 섭취' 세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박을 잘게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절단 전에는 수박 껍질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과육을 한입 크기로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이미 반으로 잘라 랩을 씌워 보관했다면 섭취 전 겉면을 1cm 이상 도려내는 것이 안전하다. 깍둑썰기하여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 수박은 초기 세균 농도의 3.5배 수준이었다. 랩으로 포장한 수박(초기 농도의 3000배)에 비해 세균 증식이 100분의 1 수준으로 현저히 낮게 억제되는 것이다. 또한 자른 수박을 상온에 방치하지 않고 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연방위해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멜론 과육 조각에 있던 살모넬라균과 리스테리아균은 20℃의 상온에서 두 시간 만에 두 배로 증식했으며 보관 온도가 높을수록 증식 속도는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
"웬만한 재벌 뺨치네"…폭우 피해 수십 억 쾌척한 사모펀드는 어디?[이충희의 쓰리포인트]
증권 IB&Deal 2025.07.27 08:00:00이달 중순 전국에 발생한 집중 호우 피해와 관련해 기업들이 잇따라 성금을 쾌척하는 훈훈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난·재해·참사 발생 때마다 수십억 원씩 성금을 내거나 임직원들이 직접 나서 봉사 활동을 펼치는 등 공동체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26일 재계에선 이번 집중 호우 피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기부 행렬에 관심을 보이면서 대형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웬만한 재벌 그룹사보다 많은 20억 원을 쾌척한데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①삼성·SK·현대차·LG…기부액에 재계 순위 엿보여 국내 대기업들은 호우나 산불 같은 주요 재난 상황이나 2014년 세월호, 2022년 이태원 등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을 때에도 앞다퉈 성금을 내고 사회에 공헌해왔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계 순위에 따라 각 사별 성금 규모를 정하는 모습도 보여왔다. 이번 집중 호우 피해 때 삼성그룹이 30억 원, SK·현대차·LG·포스코·한화그룹·네이버 20억 원, 카카오그룹 15억 원, 롯데·GS·HD현대그룹이 10억 원, 신세계·CJ·한진·한국앤컴퍼니·부영·고려아연·풍산그룹 등이 5억 원을 기부했다. 각 지역 농민 피해를 고려한 농협이 50억 원을 쾌척한 것을 제외하면 이번에도 대체로 그룹사 순위별로 성금액이 결정됐다는 평가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주요 그룹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기부하기도 했다. 삼성 150억 원, 현대차 100억 원, SK 80억 원, LG 70억 원, 롯데 40억 원 등을 냈다. 올해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때는 삼성이 30억 원을 냈고 뒤이어 SK·현대차·LG·포스코 각 20억 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10억 원씩 기부했다. ②한앤컴퍼니, 주요 대기업보다 많은 20억 기부 올 집중 호우 피해에 한앤컴퍼니는 주요 포트폴리오사(경영권 보유 기업)들과 함께 성금 20억 원을 깜짝 쾌척했다. 이는 삼성보다 약간 낮지만 나머지 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사와 같고 롯데·GS·HD현대·신세계·CJ 등 전통의 재벌들보다 많은 규모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한앤컴퍼니는 한국에서 기업 경영권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내는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다.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을 인수해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매각한 것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말 기준 펀드 약정액(출자 기관들이 투자를 약속한 총액)이 16조 4741억 원으로 한국 경영권 투자 펀드 중 단연 최고 액수다. 지난해 7월 조성이 완료된 한앤컴퍼니 4호 펀드에는 전세계 기관들이 총 4조 7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하면서 국내 단일 바이아웃(Buy Out·경영권 인수) 펀드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대형 사모펀드들이 이제는 대기업 못지 않게 한국 시장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고 본다. 한편에선 한앤컴퍼니가 다른 사모펀드와는 다르게 국내 주요 재벌과 비슷한 결을 가진 곳이라는 평가도 내린다. 한앤컴퍼니 창업자인 한상원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의 사위다. 2024년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 20명을 초청해 면담을 가졌다. 당시 한상원 사장도 이해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와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한 바 있다. ③대형 사모펀드, 자본력은 이미 대다수 기업 앞서 한상원 사장은 한국에 기반을 둔 대형 사모펀드 수장으로서 그동안 주요 그룹사들이 보여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자신들도 실천할 때가 됐다고 보고 이번 기부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도 앞서 서울시 도서관 건립에 개인 재산 3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자본시장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대형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숫자가 대기업 만큼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집중호우 성금 기부에 동참한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사들은 △남양유업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라한호텔 △사이노슈어 루트로닉 △솔믹스 △쌍용C&E △에이치라인해운 △엔펄스 △케이카 △코아비스 △SK마이크로웍스 △SK스페셜티 △SK해운 등 13개사에 달했다. 일각에선 대형 사모펀드들이 대부분 기업들보다 자본력 측면에서 만큼은 이미 앞선다는 평가도 한다. 사모펀드들은 업의 특성상 3~5년에 한번씩 수조 원대 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 경영권을 사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시장에 큰 영향력이 행사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모펀드들이 이제는 주요 그룹사와 어깨를 견줄만큼 큰 세력이 됐다는 인식이 생겨난다”며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더 증명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충희의 쓰리포인트를 구독해주세요! 3점슛 같은 짜릿한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
"사진책은 무궁무진한 언어 확장의 매체…감각과 정서를 함께 담아내죠" [디자이너가 만난 디자이너]
문화·스포츠 문화 2025.07.27 07:17:58서울 종로구의 중심부, 어느 건물 안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는 문득 바깥세상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각자의 장소와 공간에서 특별한 지금을 보내고 있을 그들과 만나 또 다른 미지의 장소와 공간을 탐험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사월의눈’은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출판사다. 사진책을 중심에 두고 이미지, 텍스트, 디자인의 상호 관계를 실험한다. 디자인 저술가 전가경 사월의눈 대표와 북디자이너 정재완 영남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두 사람이 함께 운영하며 지역성과 시각 문화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와 주변부 시각문화를 꼼꼼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출판 기획 및 저술을 통해 기록하는 데 관심이 있다. 저서로는 ‘그래픽 크리틱’, ‘세계의 아트디렉터 10’, ‘펼친 면의 대화’ 등 이 있다. ‘정병규 사진 책’ 시리즈와 이미지, 텍스트, 장소의 관계를 탐색하는 ‘리듬총서’ 기획을 통해 사월의눈의 고유한 시선을 보여준다. 정 교수는 북디자이너이자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 학과 교수로, 타이포그래피와 디자인 교육, 저술 등 넓은 범위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민음사 북디자이너를 거쳐 AGI(국제그래픽 연맹)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과 연결된 디자인 실천, 글쓰기, 전시 기획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2025년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100 Films 100 Posters’에서 공동 총감독을 맡아, 영화와 포스터라는 매체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시각 언어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교차점 위에서 시작된 ‘사월의눈’은 봄날 불현듯 내리는 눈처럼 잠재된 감각을 담아내는 기록의 이름이다. ◇작업실 이야기 Q. ‘사월의눈’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전가경(이하 전 대표): 출판사를 시작하자고 한 건 저였어요. 정재완 씨와는 북디자이너 정병규 선생님이 진행하신 디자인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당시 전통 시각문화를 공부하다가 같은 조로 활동하면서 인연이 닿았죠. 저는 학부 때 문학을 공부했는데, 30대 초반에 시각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게 됐어요. 약간 사연이 좀 깁니다(웃음). 당시 취미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는데, 뒤늦게 진학한 대학원에서 1960년대 독일 잡지 ‘트웬(Twen)’을 소재로 석사 논문을 쓰게 됐어요. 당시 스승이셨던 정병규 선생님께서 ‘트웬’을 언급하시면서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중요한 잡지인데 제가 독일어를 하니까 연구해 봤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들여다보니 무척 흥미로운 잡지더라고요. ‘사진 다루기’라는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면서 흠뻑 빠졌어요. 디자이너가 사진을 지면에 나열하거나 배치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이후 대학원 졸업 무렵 ‘AGI Society’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출판팀을 새롭게 만든다며, 입사를 제안해 주셨고, 그렇게 디자이너가 설립한 출판팀인 ‘아지북스’에서 자연스럽게 이미지 기반 책들을 편집·기획하게 됐어요. 논문을 쓴 후 현장에서 관련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였죠. 지금 돌이켜보면 우연과 운이 저로 하여금 사월의눈이라는 길로 가도록 한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일본이나 유럽 서점들을 다니며 사진책을 감상했는데, 국내에는 양질의 저렴한 사진책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사진책 출판의 틈새를 보게 됐어요. 그래서 2012년쯤, 재완 씨에게 제안을 했고,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게 ‘사월의눈’이었어요. 정재완(이하 정 교수): 기획과 편집은 가경 씨가, 디자인은 제가 맡기로 했죠. 제가 가경 씨 석사 논문 디자인도 해줬거든요(웃음). 전 대표: 맞아요. 그때 작업하면서 ‘우리 둘이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걸 느꼈고, 같이 책을 만들면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사월의눈’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이름이 참 인상적입니다. 전 대표: 지난 2012년, 출판 등록을 앞두고 이름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마침 4월이었고, 서울에서 예상치 못하게 눈이 내렸어요. 그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불현듯 ‘4월의 눈’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더라고요. 당시 우리는 사진책 출판이 그리 낭만적이거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현실적인 각오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4월의 눈’이라는 말이 주는 특유의 정조, 혹은 아이러니함이 사진 출판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정 교수: ‘눈’이라는 단어가 내리는 눈(snow)이기도 하고 보는 눈(eye)이기도 하잖아요. 처음 한글로 이름을 정했을 땐, 그 중의적인 의미가 참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웹사이트 도메인을 정하면서 영어 이름을 택할 때는 ‘snow(내리는 눈)’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올해 4월 서울에 눈이 왔을 때 몇몇 지인들이 저희에게 눈 오는 영상을 보내주시기도 했죠. 이제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한 가지로 정리된 셈입니다. 한글이 지닌 동음이의어의 재미가 조금은 사라진 게 아쉽긴 하지만. 전 대표: 정작 제가 이름을 지었던 곳은 서울이었고, 그 뒤에 첫 책을 만들고 대구로 내려왔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대구는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아요. 그래서 사월에 눈이 내리던 그 풍경은, 여전히 이름만큼이나 낯설고도 특별한 감각으로 남아 있어요. Q. 대구에서 특별히 중구 지역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업 공간을 정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는지요. 정 교수: 처음 대구에 왔을 땐 직장인 영남대 근처 시지라는 지역에 살았어요. 수성구 끝자락의 신도시였죠. 대단지 아파트에 병원도 있고 생활 인프라는 정말 잘 갖춰진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2~3년 정도 지냈는데, 저희에겐 특별한 감흥이 없더라고요. 집을 다시 구하게 됐을 때는 대구 구도심 쪽이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결국 그곳에 있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사월의눈 첫 작업실을 인근에 마련했어요. 나름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전 대표: 이후 우연히 저렴하게 나온 오래된 일자 한옥을 발견했고, 대구에서 교류하는 건축 스튜디오 ‘오피스 아키텍톤’의 최영준, 우지현 소장님께 사무실로 개조할 수 있을지 자문을 구했죠. 그분들의 도움으로 리모델링을 한 후 지금의 작업실에 정착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자리 잡은지도 벌써 6년째가 됐네요. Q. 스튜디오 주변에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 대표: 딱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지만, 외부 손님이 오시면 걷기 좋은 곳으로 보통 북성로를 추천하곤 해요. 대구시 공식 관광지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동네거든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60년대까지의 근대 건축물도 간간이 남아 있어서 도보로 대구의 옛 흔적을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은 곳이에요. ‘더 커먼(The Common)’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숍이자 비건 카페를 좋아합니다. 제가 비건 지향 식생활을 해서 자주 방문하기도 하고, 공간을 운영하시는 강경민 님이 디자이너이자 액티비스트로 활동 중이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는 곳이죠. ‘책빵 고스란히’도 추천하고 싶네요. 집에서 가까운 동네 서점이자 카페인데, 토마토 스튜인 토마토 수영장과 밀크티가 맛있고, 조용히 책 읽기나 작업하기 좋아요. 마지막으로 ‘북 셀러 호재’라는 헌책방인데요. 미감이 뛰어난 운영자가 선별한 책들을 만날 수 있어서 책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소개하곤 해요. 정 교수: 저는 ‘오오극장’이라는 독립영화 전용관을 꼽고 싶습니다. 55석 규모의 소극장인데, 대구의 젊은 영화인들이 함께 꾸려가고 있어요. 주로 엄선된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매년 대구단편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죠. 오오극장 같은 장소는 다른 무언가로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또 하나는 ‘KB팩토리(경북프린팅)’라는 인쇄소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사진책들의 대부분은 여기서 인쇄되고 있어요. 서울에도 좋은 인쇄소가 많지만, 거리나 단가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작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KB팩토리는 재정적 안정성을 갖춘 인쇄소로, 시설과 기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디자인적 니즈도 충실히 대응해 주셔서 저희 작업에는 없어선 안 될 존재죠. Q. 대구 지역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는 네트워킹 모임이 있나요? 정 교수: 대구에서 디자이너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 중 하나가 대구단편영화제의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주영화제의 ‘100 Films 100 Posters’전시와 비슷한 포맷으로, 4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작가들이 40편의 단편 영화 포스터 제작에 참여하는 전시 행사입니다. 특히 이 행사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창작자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역 내 다른 업계의 전문가들을 통해 더욱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기도 합니다. 전 대표: ‘FDSC’회원으로서 작년에 FDSC 지역 모임을 꾸렸어요. 작년 상반기에 2주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포트폴리오 리뷰 모임을 가지면서 대구 및 경상도 기반 여성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었죠. 사실 2~3년 전만 해도 저에겐 대구에 끈끈한 네트워크가 전무했어요. 상당히 고립된 채 지내던 시기도 있었는데요. 코로나 전후로 뜻이 맞는 여성 디자이너들과 만나기 시작해 지역 내 강단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 작업 이야기 Q. 다양한 매체 중에서도 특히 ‘사진’에 집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의미인지요. 전 대표: 초기에는 사진 혹은 사진과 글의 관계에 초점을 뒀어요.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에 저 스스로 왜 이런 작업들을 계속하게 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뒤늦게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하는 일’, 그러니까 스토리텔링이더라고요. 그것을 글로 할지, 이미지로 할지, 혹은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를 통해 풀어낼지를 고민해온 거죠. 저는 특히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만들어내는 이야기 구조에 관심이 많았고, 사진 책은 그 방식을 실현하기에 적절한 매체였어요. 사진의 배열이나 구성 방식이 마치 소설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사진책을 좋아했거든요.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히는 감각이 좋았던 거예요. 초창기에는 ‘사진가를 위한 플랫폼이 되자’ 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사진 책을 만들고자 했던 진짜 이유는 글이 아닌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점에 있었던 것 같아요. Q. ‘사월의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정 교수: 사월의눈이 만드는 책은 주제나 접근 방식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어떤 책이 입문자에게 더 낫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최근에 나온 책 위주로 말씀드리자면, ‘어서 오십시오’를 추천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글자에 대한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만든 책이라 애정이 큽니다. Q. ‘어서 오십시오’ 라는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표지 이미지도 눈에 띄고요. 제목에서 일종의 환대나 초대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전 대표: 맞아요. ‘어서 오십시오’는 저희가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사진책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거리의 간판들을 유심히 보면,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 담긴 문화적 맥락과 조형성을 읽어보자는 것이 취지였고, 그 결과가 한 권의 책으로 이어졌죠. 무엇보다도 최요한 사진가님의 부지런하고 집요한 관찰력, 그리고 빼어난 사진이 아니었더라면 실현되기 어려운 프로젝트였을겁니다. Q.사월의눈을 대표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 ‘리듬 총서’는 어떤 계기로 시작된 프로젝트인가요? 전 대표: ‘리듬 총서’는 대구에서의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리즈예요. 제가 대구에 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대구에 대한 외부 편견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이었어요. 서울을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은 잘 없는데, 대구에 대한 험한 표현들은 공공연히 존재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실제로 대구에서 만난 분들 중에는 다양한 방향의 활동을 하시거나, 수도권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진 분들도 많았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단편적이지 않나’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죠. 고민 끝에 각 지역의 정서나 리듬, 풍경을 다층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고자 했어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리듬 분석’이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도시의 소리나 풍경, 시간의 흐름 같은 것들을 기록하자는 의미에서 ‘리듬 총서’라는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Q. ‘리듬총서’ 시리즈에서 첫 책 ‘대구는 거대한 못이었다’를 보면, 지역을 아주 직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은유적으로 풀어낸다는 인상이 있어요. 전 대표: 엄도현 사진가의 시선으로 본 대구 관찰기에요. 작가님은 현재 프랑스에서 10년 넘게 살고 계세요. 낯선 이의 감각으로 대구를 바라볼 때 보다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되지 않을까라는 판단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죠. 대구가 여름에 대프리카라고 불리는 것처럼요(웃음).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님이 리서치를 하다가 ‘과거에 대구는 거대한 호수였다’는 문장을 발견하신 거예요. 저는 무척 흥미로운 단서라고 생각하고, 이걸 단초 삼아 작업을 이어가자고 서로 합의했어요. 엄도현 작가님이 대구의 호수 흔적을 찾아다니며 일종의 사진 일기를 쓰셨는데, 덕분에 멋진 책이 나올 수 있었고, 국내외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Q. 책을 출간하실 때 주제를 선정하거나 기획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보통 어떤 계기로 한 권의 책이 시작되는지 궁금합니다. 작가 선정의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전 대표: 제가 주로 사월의눈 기획과 편집을 맡으며 방향을 설계하는데, 그 과정에서 협업자인 정재완 씨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를 선정할 때는 이력보다 당연하게도 작업 분위기를 먼저 보고요. 저는 보통 ‘사진적이지 않은 사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기준은 굉장히 직관적인 편이에요. 사진의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전통적인 사진 교육에서 강조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 작가님들을 찾고 있어요. 한 작가의 작업이 눈에 들어오면 이후 전시를 꾸준히 찾아보면서 지켜보는 편입니다. 실제로 몇 년간 관찰한 뒤에 연락드린 경우도 많아요. 정 교수: 그런 접근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저희가 특정 학교나 사진계 네트워크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런 배경이 없기 때문에, 오롯이 ‘사진’ 자체로만 작업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대표: 작가님께 연락을 드릴 때는, 협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고려합니다. 소통이 잘 되는 분일수록 결과도 자연스럽게 좋아지더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신인 작가에게 연락을 드리기도 하죠. 이미 잘 알려진 작가와의 작업도 분명 장점이 있겠지만, 실험적인 시선이나 유연한 태도를 가진 분들과의 협업에서 새롭고 신선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반대로 유명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면, 그분의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 예를 들어 구본창 선생님을 작가님으로 모신다고 했을 때 선생님의 1980년대 디자인 작업들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구본창 선생님은 사진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빼어난 감각의 디자인 작업도 정말 활발히 하셨거든요. Q. 선호하시는 디자인적 접근 방식이나 표현 방법이 있으신가요? 디자인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교수: 저희는 책 작업을 시작할 때, 사진 작가님들과 굉장히 많은 회의를 진행합니다. 작가분들이 놀라워하실 정도로 의견을 충분히 교환하고 소통하죠. 디자인 과정에서도 일반적인 사진 도록처럼 대표작을 일렬로 배열하는 방식은 지양합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 중 그렇게 구성한 사례는 단 한 권도 없어요. 오히려 저희는 이미지가 갖는 서사를 어떻게 연출할지, 어떤 판형과 편집 구조 안에 담아낼지를 고민하죠. 시각디자인 전공자라면 공감하실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사진책이야말로 타이포그래피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의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타이포그래피가 책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폰트를 고르는 데서부터 조판, 여백, 자간과 행간 하나하나까지 가능한 한 깊이 고민하고, 세밀하게 조정하려고 애씁니다. Q. ‘사월의 눈’에서 제작한 책은 온라인 주문이나 소규모 책방, 디자인 전문 서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유통 방식을 고수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 대표: 유통 방식은 저희가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다는, 소규모 독립 출판을 하는 입장에서 사실상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에요. 정 교수: 저희 책은 대부분 사진책인데, 대형 서점의 오프라인 매대에서 사진책이 좋은 위치에 전시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교보문고 대구점만 가봐도 사진 코너에는 실용서들이 대부분이라 저희 책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어요. 오히려 책의 성격을 이해하는 독자들과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는 곳은 소규모 독립 책방이나 사진 전문 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특정 독립서점들과는 직접 거래를 통해 유통하고 있고, 대형서점은 온라인 구매처를 이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요. 전 대표: 처음부터 저희는 ‘책으로 수익을 내자’가 목표가 아니었어요. 다음 책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제작비가 회수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출판을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네요. Q. 사진책은 한 권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과 깊은 고민이 담기는 장르인 만큼, 대중적이거나 수익성 있는 출판물과는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책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대표: 사진에 대한 개인적인 애호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넘어서 사진책이 가진 표현 방식으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가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듯, 사진도 분명 하나의 언어이고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가 공존하는 시대이고, 책도 그런 변화에 맞춰 더 다양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예전에는 문자 중심의 책이 주를 이뤘지만, 사진 인쇄 기술이 발전하면서 책의 형태도 달라졌고요. 사진책이 마이너한 장르임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미지의 힘은 말이나 글로는 담기 어려운 감각과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진책을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책이라는 매체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는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잠재성을 건드려 보고자 합니다. Q. 안그라픽스의 ‘세계의 북디자이너 10’를 집필하면서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셨는데요. 작업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전 대표: 스위스의 북 디자이너 ‘요스트 호훌리(Jost Hochuli)’선생님과의 만남이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전혀 스위스적이지 않은, 상당히 낯선 형태의 스위스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하고 계셔서 인터뷰 요청을 드리게 됐죠. 지금 생각해 보면 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직감적으로 꼭 스위스까지 가서 찾아뵙고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로하신 분이 일면식도 없는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찾아온 저를 장크트갈렌(St.Gallen) 역까지 직접 마중 나오시고, 집으로 데려가 식사까지 대접해주셨어요. 인터뷰 도중엔 “나는 오후 낮잠을 꼭 자야 한다”며 저 혼자 작업실을 둘러보게 하시고선 30분 동안 휴식을 취하셨는데, 편안하고 따뜻했던 분위기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과연 나는 낯선 제3세계로부터 찾아온 방문객에게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풀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해보면 당시 선생님의 환대는 대단한 것이었어요. 그 계기로 아직까지도 선생님과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어요. 재작년에 선생님께서 90세 생신을 맞이하셨는데 영광스럽게도 초대받아 축사를 건네기도 했죠(웃음). 저에게는 하나의 선물과 같은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요. Q. 전주국제영화제의 ‘100 Films 100 Posters’ 전시를 이번에 처음 큐레이팅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떠셨나요? 정 교수: 굉장히 재미있게 준비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디자이너 100팀이 참여하는 규모의 전시는 드물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프로파간다의 김광철 편집장님이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맡아오셨는데, 올해부터는 저희가 바통을 이어받았어요. 전주국제영화제 측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원했고, 가경 씨 제안으로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살롱’, 그리고 살롱과 연계된 ‘주제 전시’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했습니다. 그동안 영화와 그래픽 디자인을 연결하는 행사가 10년간 이어져 왔지만, ‘과연 그 과정에서 뚜렷한 담론이나 성과가 축적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던 기획이었어요. 덕분에 이번 전시는 이전과는 또 다른 방향성을 갖게 됐죠. 전 대표: 저희는 총감독 역할을 맡았고 큐레이터로는 강주현, 정해리 디자이너가 함께했어요. 이전에도 서로 알고 지냈지만 실제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팀워크가 아주 잘 맞았어요. 덕분에 전시 기획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고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디자이너를 위한 무대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이번 전시는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뜻깊은 자리였을 것 같습니다. 전 대표: 맞아요. 예전에는 ‘타이포잔치’ 같은 큰 비엔날레가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행사 중 하나였어요. 한글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동시에 한국 디자인 문화의 교류를 위해 문체부가 주최하는 국제 타이포그래피 전시였습니다. 2001년 첫 회가 개최됐고 그 사이 10년이란 공백이 있긴 했지만 이후 2년마다 꾸준히 열려 디자이너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무대였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별다른 공지도 없이 전시가 조용히 사라졌어요. 웹사이트조차 닫혀버린 상태라 더 당황스럽더라고요. 많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던 전시였는데, 이런 식으로 단절된다는 건 아쉬운 일이죠.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Q. 정재완 님은 디자이너로서 지역 신문이나 대중 매체에 글을 기고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신문은 책보다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고요. 정 교수: 오래된 지역 문화 예술 잡지 ’대구문화’의 임언미 편집장님 제안으로 약 2년간 격월로 글을 기고한 것이 좋은 계기가 됐어요. 덕분에 ‘영남일보’에 칼럼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죠. 저는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쓰다 보면 평소에 지나치거나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특히 대구에 와서 느낀 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고립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예전에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주로 관공서나 지자체로부터 수주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굉장히 전형적인 역할로만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들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서울에 가야 ‘진짜 디자이너’가 된다’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저는 디자이너가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반경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글쓰기도 그런 실험 중 하나였죠. Q. 두 분 모두 다양한 정체성과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해오셨는데요. 창작자로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어떤 방식으로 정의해오셨는지, 또 어떤 형태의 활동이 더 본인에게 자연스럽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교수: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곤 하지만, 저는 사월의눈 대표가 아닙니다(웃음). 저는 현재 대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와 북디자인을 가르치고 있고, 사월의눈에서는 디자이너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사월의눈과 학교라는 두 가지 축이 늘 병행되고 있는데, 그 밸런스를 유지하는 일이 꽤 중요합니다. 학기 중에는 아무래도 학교 수업과 행정 업무가 많지만, 방학이 되면 두세 달 정도는 사월의눈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죠. 사월의눈에서 북디자인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대학 수업도 더 실감 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북디자인을 가르치는 데에 흥미나 확신을 느끼기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전 대표: 다층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저를 구성하는 가장 큰 축 중 하나는 분명히 사월의눈입니다. 꾸준히 해오고 있는 강의·글쓰기·연구 역시 제 정체성을 대표하죠. 지난달 ‘그래픽 크리틱’이라는 이름의 한국 그래픽 디자인 역사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5년 동안 정말 힘들게 작업했는데요. 오히려 책을 마무리하면서 느꼈던 건, 제가 그래픽 디자인에 큰 사명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번 출판을 통해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큰 과제 하나는 끝냈다’라는 감정이 먼저 찾아왔어요. 그리고 제가 연구자로서 적합한 인물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근래에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시와 살롱을 기획했던 경험에서, 그리고 사월의눈에서 사진책 기획하는 활동에서 보다 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결국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까’를 계속 고민하기보다는, 그때그때 ‘내가 흥미를 느끼고 보다 더 몰입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뚜렷한 정답보다는 그런 열린 상태로 유연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 앞으로의 이야기 Q. 대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활동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혹은, 지역에서 커리어를 꾸려가는 데 고민이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정 교수: 대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디자이너로 활동하려는 학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벗어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 그리고 지역에 남아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요. 체감상 대구를 떠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저는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떠나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구에 남는 것을 일종의 사명감처럼 여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들어 ‘로컬’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우리 지역을 지켜야 한다는 막연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기회를 접해보고,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자기만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도시나 나라로 나아가려는 학생들의 도전을 저는 언제나 응원하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어떤 선택이든 휩쓸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움직이면 좋겠다는 점이에요. 본인이 원하는 방향은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한 뒤 다시 대구로 돌아와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진다면 그것 또한 긍정적인 현상이겠지요. 더 많이 보고 배운 사람들이 대구에서 새로운 어젠다를 이끌어가는 것 또한 무척 의미 있는 일일 테니까요. 현재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튜디오나 디자이너들도 점점 연차가 쌓이면서, 다른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꼭 대구 안에서만 일거리를 찾지 않아도 되고, 활동 영역을 전국 단위로 유연하게 넓히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Q. ‘사월의눈’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전 대표: 몇 년 전 재완 씨와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의 감각이 더 이상 동시대적이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사월의눈은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고 했죠. 저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디자이너로서 시대의 흐름에 둔감해진 채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어쩌면 창작이라기보다는 취미 활동에 가까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특별한 능력이 평생 지속된다고도 생각하지 않기에, 언젠가 우리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미련 없이 멈추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구라는 지역과 사월의눈의 관계를 곱씹어 보자면요. 저희는 대구로의 이주를 ‘생계형 이주’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대구와 사월의눈 사이에 흥미로운 레이어가 겹겹이 쌓이게 됐어요. 물론 이 연결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대구는 아마 저희가 평생 머물 도시는 아닐지도 몰라요. 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겠죠. 사월의눈 활동도 지금은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단언하기 어려워요. 언젠가 ‘그 시기’가 온다면 깔끔하게 멈추고 새로운 분야나 전혀 다른 가능성에도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
“인생 2막, 뜻밖의 변수는 ‘○○’였다”…시니어창업 전 필수점검 항목[일터 일침]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07:00:00올해부터 950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본격적인 은퇴 연령대에 진입하며 '대규모 퇴직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100세 시대’인 만큼 상당수는 퇴직 이후에도 생계유지, 자아실현 등을 위해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영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운수업, 음식업, 도소매업 등 초기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으로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20년 32.7%에서 2024년 37.1%로 증가했다. 2032년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는 2015년(142만 명)보다 약 1.7배 증가한 248만 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10년간(2014~2024년) 고령 자영업자의 업종별 증가폭은 운수창고업이 10.7만 명으로 가장 컸고, 숙박음식업(8.1만명), 제조업(7.8만명)이 뒤를 이었다. 고령층 자영업자 증가의 이면에는 경제적 고충 외에도 또 다른 문제점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 이들이 은퇴 후 선택한 업종은 대부분 고강도의 신체활동과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거나 물건을 나르고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혔다 펴는 동작이 일상인 경우가 많다. 과거 사무직 등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환경에 익숙했다면 허리 근육이 약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척추 디스크 퇴행이 진행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은퇴 이후 자영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시작한 5060세대는 ‘퇴행성 허리디스크’에 주목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의 의학적 명칭은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노화나 반복적인 충격으로 손상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거나 염증반응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다. 초기에는 단순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방사통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퇴행성 허리디스크를 단순 노화 증상으로 치부해 방치할 경우, 증상이 심화되고 치료 예후도 나빠져 적극적인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다행히 수술이 필요한 중증 단계가 아니라면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인 한의통합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의 근본적 치료에 나선다. 한의학의 가장 기본적 치료법인 침 치료는 긴장된 근육의 이완과 혈액순환 촉진을 통해 통증을 낮추고 기능 회복을 돕는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추출·정제해 체내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뛰어난 염증 및 통증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그 중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가 염증을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 물질(TNF-α, IL-1β)과 디스크 퇴행에 관여하는 효소(ADAMTS-5)의 발현을 억제하고 운동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나요법은 척추와 골반의 정렬을 바로잡아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주변 근육, 인대, 관절 등을 이완시켜 통증 개선과 신체 균형 회복에 도움을 준다. 체질과 증상에 따라 처방되는 한약은 전신의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디스크 조직 및 척추·관절 등 전반적인 근골격계의 회복과 영양 보충에 기여할 수 있다. 은퇴 후에도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허리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퇴 후 자영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체력은 물론 허리 상태를 점검해 보자. -
시간선택제 공무원 10명 중 9명 “제도 폐지해야”…이유는?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20:38:13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에 대해 열 명 중 아홉 명꼴로 폐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이하 시간선택제노조)이 24일 발표한 ‘2025년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92.1%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한 양의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급여와 수당이 근무 시간에 비례해 지급돼 실질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어 26.9%(295명)는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과의 차별(승진소요연수·육아휴직 기간 산정 근무시간 비례 적용)을 문제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1095명의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885명(80.8%), 남성은 210명(19.2%)이었다. 해당 제도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공공부문에 질 높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제도 본래의 취지는 흐려졌고, 실제 현장에서는 ‘악조건의 일자리’라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시간선택제노조는 매년 자체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시간선택제노조는 올해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해 777명 대상 현황 조사 결과 80.2%가 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올해는 1095명 중 92.1%(1008명)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해 지난해 보다 폐지 의견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주된 폐지 이유는 ‘차별’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라고 홍보했지만 결국 ‘차별 일자리’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제도 초기엔 30대 구성원이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40대가 다수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30대가 258명(23.6%), 40대가 670명(61.2%), 50대가 167명(15.3%)이었다. 해당 제도에 지원한 동기는 육아가 507명(46.3%)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전일제 준비 190명(17.4%), 겸직 156명(14.2%), 학업 48명(4.4%), 기타 194명(17.7%) 순이었다. 주당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31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이 872명(79.6%)으로 압도적이었다. 그 외에는 1620시간 122명(11.1%), 2125시간 67명(6.1%), 26~30시간 31명(2.8%), 15시간 이하는 3명(0.3%)에 그쳤다. 초과근무 여부에 대해선 883명(80.6%)이 ‘예’, 212명(19.4%)이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초과근무 중인 883명 중 482명(54.5%)은 최근 6개월간 월 21시간 이상 추가로 일했다고 답해, 사실상 주 40시간 근무와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제도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불만 357명(32.6%), 불만 335명(30.6%), 보통 327명(29.9%), 만족 63명(5.8%), 매우 만족 13명(1.2%) 등으로, 전체의 63.2%가 불만족 이상을 표시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제 공무원과의 업무 차별성 여부를 묻는 항목에선 1001명(91.4%)이 ‘아니오’라고 답해 대부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시간선택제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740명(67.6%)이 ‘아니오’, 355명(32.4%)이 ‘예’라고 응답해, 제도와 맞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혜 위원장은 “문제점만 남은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 제도의 실패를 이재명 정부가 인정하고 제도 폐지 후 전일제 공무원으로 일괄 전환해야 한다”면서 “짧은 시간 근무를 원하는 경우 기존에도 운영 중인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 제도를 통해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선택제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지방자치단체 및 중앙행정기관 인사부서 의견을 모아 오는 9월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에 제도 폐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
“말도 안돼, 동남아보다 더 덥네”…내일도 ‘최고 37도’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19:58:11전국 대부분 지역이 35도를 웃돌아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고기온이 39도를 넘어서는 지역이 속출했다. 일요일인 27일도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불볕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 안성(양성)과 가평(외서)의 최고기온은 39.3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또 안양과 파주의 일부 지역도 38.7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경기 광주의 경우 전날인 25일 일 최고기온이 40.5도를 기록하는 등 살인적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강원권에서도 춘천 37.7도, 정선·홍천 37.4도, 삼척 37.2도, 횡성 37.0도 등 대부분에서 37도를 넘는 더위가 이어졌다. 특히 여름에도 서늘해 피서객들이 몰리는 평창(대관령) 역시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 7년 만에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또 전북의 경우 정읍과 전주가 37.1도, 전남은 광주가 37.1도로 최고치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금천구와 용산구, 구로구 등의 지역이 38도를 넘어선 상태다. 다만 서울의 공식 기온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의 기온계는 37.1도까지 올라 7월의 서울 역대 최고 기온인 38.4도보다는 낮았다.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118년 동안 7월 일 최고기온이 38도 이상 오른 건 단 4차례 뿐이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낮 최고기온 36~37도까지 오르며 곳곳에서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경기도내 온열질환자는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469명이 발생해 지난해 170명 대비 176% 늘었다. 울산에서도 같은 기간 총 1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2013년 이후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27일에도 아침 최저기온 22~28도, 낮 최고기온이 32~37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평년의 낮 최고기온이 28~32도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밤기온이 25도 밑으로 식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겠다. 서울은 낮 최고 37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
MLS 올스타전 불참한 메시, 1경기 출전 금지 징계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5.07.26 18:10:42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와 조르디 알바가 올스타전 무단 불참으로 1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MLS 사무국은 26일(한국 시간) “메시와 알바에게 1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부과한다. 두 선수는 이번 주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않았다”라며 “사전 승인 없이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하면 클럽 경기 1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27일 FC신시내티전에 나서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메시와 알바는 올스타전 명단에 들었지만 행사 당일인 24일 특별한 사유 없이 MLS 사무국에 불참을 통보했다. MLS 커미셔너인 돈 가버는 ”메시가 MLS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MLS를 위해 다른 어떤 선수보다 많은 것을 해왔다“라며 ”메시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올스타전과 관련한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MLS는 앞으로 이 규정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선수들과 함께 대화하며 규정 발전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시가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한 이유로 최근 이어진 빡빡한 일정이 거론된다. ESPN에 따르면 38세의 메시는 최근 35일 동안 9경기를 뛰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선 4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이에 대해 가버 MLS 커미셔너는 ”인터 마이애미는 다른 팀과는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라며 ”대부분 팀이 열흘 동안 휴식기를 가졌지만 인터 마이애미는 그렇지 않았다. 리그 차원에서도 그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리버풀 심상찮네…4900억 써 올여름 선수영입 지출 1위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5.07.26 13:45:00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통산 20번째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이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가속을 붙이며 여름 이적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영국 BBC는 26일(한국 시간) 이적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의 통계를 인용해 "EPL 클럽들이 6월 초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린 이후 선수 영입에 투입한 금액이 16억 3000만 파운드(약 3조 260억 원)"라며 "리버풀이 이번 여름 지금까지 총 2억 6900만 파운드(약 4994억 원)를 지출해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시즌 EPL 상위 4개 팀이 이번 여름 이적 시장 최대 지출팀 톱5에 모두 포함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는 지난 시즌 15위에 그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리버풀이 2억 6900만 파운드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첼시(2억 1200만 파운드), 아스널(1억 3700만 파운드), 맨체스터 시티(1억 2700만 파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억 3350만 파운드)가 상위 1~5위를 이루고 있다. 리버풀은 플로리안 비르츠(1억 1600만 파운드)를 비롯해 위고 에키티케(6억 9000만 파운드), 밀로시 케르케즈(4080만 파운드), 제레미 프림퐁(3500만 파운드) 등을 영입했다. 리버풀의 여름 이적 시장 이적료 합계는 역대 단일 이적 시장을 기준으로 역대 6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에서는 2023년 여름 첼시가 4억 400만 파운드(약 7500억 원)를 지출한 게 역대 1위 기록이다. 리버풀은 최근 뉴캐슬의 골잡이 알렉산데르 이사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어 이사크를 1억 3500만 파운드 이상의 금액으로 영입한다면 단일 이적 시장 최다 이적료 구단으로 등극할 수 있다. 리버풀은 어떻게 EPL 이적 시장의 가장 큰손으로 떠올랐을까. BBC는 이에 대해 리버풀은 이적료 지출을 놓고 현금과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제약 받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 현금 측면만 따지면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버풀은 최근 두 시즌 동안 각각 8000만 파운드 이상의 현금을 창출했고 선수 영입에 따른 비용 지출은 대부분을 분납으로 처리했다. 더불어 EPL 우승 상금과 안필드 관중석 확장을 통한 입장권 판매 확대로 1억 파운드 이상의 수입을 만들었고 아디다스와의 유니폼 스폰서 계약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수 증가로 7억 파운드 이상의 수입이 예상된다. -
유급 대상자 2학기 복귀·국시 추가 실시…이번에도 의대생 '불패'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09:00:00정부가 수업 거부로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000여 명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본과 3·4학년생이 의사 국가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추가로 시험도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초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대 파행 사태가 1년 5개월 만에 일단락된 셈이다. 그러나 갈등 국면에서 의대생의 편의를 봐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비판을 받았던 교육 당국이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의료 갈등 출구를 마련하면서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과정에서 2개 학년이 함께 수업들 듣거나 6년제인 의대 과정이 일부 단축돼 교육의 질 저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40개 의대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가 제안한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정상화 대책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 24·25·26학번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받는 ‘트리플링’은 피할 수 있게 됐다. 24·25학번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더블링’은 못 막았지만 교육 당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다. 다만 수업 거부 의대생 8305명에 대해 원칙대로 유급 처분을 한 것 외에 이번 대책에서 원칙 적용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의대생들의 2학기 수업 복귀를 위한 학칙 개정이 대표적이다. 다수 의대는 1년 단위로 학사 과정을 짠 학년제로 운영돼 현행 학칙대로면 유급 확정 시 2학기 복귀가 불가능하다. 이에 의총협은 교육부와 협의해 학칙을 학년제에서 학기제로 바꿔 유급 학생들이 2학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본과 3·4학년을 제외하고는 1년 반 가까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정상 진급이 가능한 것도 지나친 특혜로 볼 수 있다. 특히 본과 3학년 졸업 시점을 2027년 2월과 8월 중 대학 자율 선택에 맡겨 2027년 2월 졸업하는 일부 대학 본과 3학년은 학칙이 정한 예과와 본과 6년 교육 연한보다 한 학기 줄여 졸업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학생이 총 5.5학년을 이수하게 돼 1학기 정도의 기간이 단축된 것은 맞다”면서도 “해당 결손 부분은 방학 등을 이용해 충분히 교육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사 유연화라고 정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총협이 본과 4학년과 일부 대학 본과 3학년 중 8월에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하반기에만 볼 수 있던 국가고시를 한 번 더 볼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는데 교육부는 이 안도 받아들였다. 의사 인력 배출 등을 고려한 조치지만 특혜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혜로 보일 수 있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 인력 양성 시스템이 복원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대학들의 추가 강의에 대한 재정 지원 요구도 수용했다. 앞서 교육부는 미복귀 의대생 휴학 불가 방침에서 입장을 바꿔 휴학을 승인해주고 압축 수업이 주요 골자인 학사 유연화 대책도 발표했다. 이마저 통하지 않자 모집 인원 동결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의대 재학생 1만 9475명 중 30%가 조금 넘는 학생들만 복귀했다. 교육부가 의총협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의대생 ‘불패’가 이번에도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리하게 의대생들의 복귀를 허용하다 보니 교육의 질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선 24·25학번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7500명이 같은 수업을 들을 경우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대한의사협회는 24·25학번 동시 교육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개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것이 얼마나 부담될지는) 2학기 복귀 여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이들이 본과에 진입했을 때 생겨날 수 있는 교육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 사후 파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과 3학년 중 2월에 졸업하는 학생의 경우 한 학기 일찍 졸업하게 되는데 이 경우 실습이 포함된 수업이 압축적으로 진행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화 방안에 대해 의대 증원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이기는 하지만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의대 정원 심의 기구인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향후 의대 정원 논의를 이어가는 등 증원 추진 동력이 꺼지지 않은 만큼 의대 파행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 의대 증원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의정 갈등이 격화한 만큼 현 정권에서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도 “의대생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제공해 의료 교육의 질 담보도 쉽지 않게 됐다. 비슷한 일이 없도록 증원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정부뿐 아니라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
트럼프 “8월1일 끝낼 것”…韓 '농산물' 협상카드로 꺼냈다
정치 대통령실 2025.07.26 08:18:50대통령실이 25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협상 품목 안에는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8월 1일 이전에 상호 호혜적 타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패키지 딜로 제시한 투자·구매·안보 분야 가운데 “안보가 안정적으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어) 이를 토대로 다른 분야의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통상대책회의를 열어 한미 관세 협상 전략을 논의한 뒤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제외한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해 대통령실과 정부 안보·경제 라인이 모두 참여했다. 김 정책실장과 위 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제안한 조선업과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제조업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해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인 타결 방안을 도출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 완화를 미국 측에 강하게 요청했다”며 “우리 측 협상단이 미국 현지 시간 25일 추가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안보 패키지가 다른 분야보다 (협상이) 안정적”이라며 “선순환을 기대하며 관세 분야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美에 車·상호관세 완화 강력요구…8월1일 전 협상타결 의지 재확인” 대통령실과 정부 경제·안보 라인이 모두 모여 25일 통상대책회의를 긴급하게 개최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이 상호관세 유예 마감인 8월 1일 전에 타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던 탓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앞서 패키지 딜로 제시한 투자·구매·안보 등을 미세 조정하고 비관세장벽의 대표 격인 농산물 등도 포함하는 등 협상안을 재조정해 협상에 나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회의 직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맺을 수 있는 부분을 제안했고 미국에서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한미는 조선·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며 “앞으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고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 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양국 간 제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 완화를 미국 측에 강하게 요청했다”며 “미국 현지 시간 25일 이어질 추가 협의에도 현지 협상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미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관세·안보 협상에 대한 전체적인 패키지를 내놓고 협상을 해 왔다가 7월 7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가 있었다”며 “(편지에는) 주로 관세·비관세에 관한 부분으로 한국도 거기에 맞춰서 또 패키지를 재조정해서 지금 다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우리 의견에 긍정적 반응과 반대의 견해가 공존하고 있음을 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우리가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교섭팀들이 가서 주로 대응하고 있는 부분은 관세·비관세 투자에 관한 것”이라며 “한미 간의 협상 전선에 무슨 이상기류가 생긴 거 아니냐, 협상을 거부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패키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반영이 되는 부분도 있고 더 추가할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반도체 등 제조 협력 강화 한미 이상 기류엔 "원활"선긋기 ‘협상 시한이 8월 1일 이후로 연기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실장은 “8월 1일 이후 데드라인이 이어질 수 있냐는 장담은 없고 미국이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면서도 “거기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고 당초 8월 1일 시한 전제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다음 달 1일까지 대부분의 협상을 끝내겠다”며 “일부 협상은 서한 발송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통상 분야는 계속 활발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것보다는 미국이 어느 분야에 중점을 두는지를 듣고 우리 쪽, 특별히 한미 상호 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여하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이 관심 많은 분야도 있었다. 협의가 실질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에 계속 체류하며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정부는 현지 협상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익 최우선 원칙 아래 한미 상호 간 최상의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이번 주말 역사상 ‘4번’밖에 없던 최강 폭염 온다…“외출 자제하세요”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7.26 07:14:09이번 주말 역사상 네 차례밖에 없었던 수준의 강력한 폭염이 예고돼 외출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25일 현재 전국 183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가운데 180곳에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 중이라고 밝혔다. 또 주말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서쪽 내륙에서는 낮 기온이 38도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서울은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8년 동안의 날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7월 하순에 38도 이상을 기록한 해는 1994년과 2018년 단 두 해뿐으로, 두 시기 모두 최악의 폭염이 나타났던 때로 꼽혔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7월 하순 기온은 1994년 7월 24일의 38.4도였으며, 2018년 7월 31일에는 38.3도로 역대 2위에 올랐다. 이어 1994년 7월 23일엔 38.2도, 2018년 7월 22일에는 38.0도를 기록했다. 이번 주말 서울에서도 낮 기온이 38도로 예보되며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록적인 찜통더위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의 원인이 ‘한반도 상공에 자리한 복합 고기압’이라고 분석했다. 해발 5km 상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10km 상공에는 티베트고기압이 자리하며 ‘열돔’ 현상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쪽에서 올라오는 열대 폭풍의 남동풍이 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더 가열되며, 서울을 비롯한 중서부 지역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증기 역시 대기 중 열기를 붙잡아 밤에도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밤낮없이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는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점화된 PLCC 경쟁 "카드 하나 만들어볼까" [공준호의 탈월급생존법]
경제·금융 카드 2025.07.26 06:00:00최근 카드사들이 PLCC(상업자표시전용카드) 시장에서 다시 경쟁을 본격화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이 악화되는 가운데 카드사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들이 제공하게 될 각종 혜택에 관심이 몰리는 모양새다. PLCC는 특정 기업 브랜드를 카드 전면에 내세우고 고객 맞춤형 혜택을 집중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드사와 기업 모두 마케팅 효과와 고객 충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통, 커머스, 식료품(F&B)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들과 카드사 간 경쟁적 협업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 삼성카드 곧 출시…배민은 신한 품으로 삼성카드는 최근 스타벅스와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내 제휴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혜택 등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카드 보유자를 대상으로 ‘역대급’ 혜택이 주어질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스타벅스와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카드의 경우 이달 제휴카드 보유 회원을 대상으로 △선불카드 충전 고객 대상 머그세트 증정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 캐시백 △애플페이 등록시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현대카드의 스타벅스와의 계약은 올 10월까지인 만큼 동맹관계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오랜 기간 유지되오던 현대카드와 단독 제휴를 깨고 삼성카드와 시작한 만큼 기존 대비 차별화된 마케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며 “삼성카드는 이를 통해 기존 고객층 외에 MZ세대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카드의 또 다른 주요 파트너였던 배달의민족도 최근 독점 동맹을 정리하고 최근 신한카드를 신규 파트너사로 낙점했다. 양사는 현재 PLCC 카드 출시를 위한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중 카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업 쇠퇴 속 부상한 ‘파트너십 경제’ 특히 카드사 본업 경쟁력인 수수료 수익이 약화하면서 PLCC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십수년간 카드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전통적인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렸고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고객 확보와 데이터 기반 사업 확장을 위해 플랫폼 제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상대 기업 입장에서도 경기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카드사와 협업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보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존 파트너십의 지각변동에 더해 신규 PLCC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25일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는 신한카드와 손잡고 첫 PLCC인 '스타필드 신한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카드는 스타필드(하남·고양·안성·수원·코엑스몰)와 스타필드 시티(위례·부천·명지)에서 결제 시 10% 할인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저시설인 아쿠아필드도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양사는 카드 출시를 기념해 가입자에게 스타필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만 원 한도의 10%·7% 할인 쿠폰 각 1매를 제공하고 스타필드에서 스타필드 신한카드로 5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는 누적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14만 원의 캐시백을 지급한다. ‘절대강자’ 현대카드, 파트너 이탈로 위기감 흥미로운 점은 한때 PLCC의 대명사였던 현대카드가 이 경쟁에서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의 이탈은 상징성이 크다. 현대카드는 2020년 스타벅스 PLCC를 출시하며 ‘PLCC 선두주자’로 각인됐고 배민과의 제휴 역시 ‘할인·적립’ 위주의 혜택을 집중하면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혜택 감소, 마케팅 집중도 저하 등의 이유로 파트너들의 불만이 누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오랜 기간 독주했던 PLCC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며 “업계 전반에서 PLCC의 재구성이 본격화된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에 현대카드는 지난달 사의를 밝힌 김덕환 대표의 후임으로 PLCC에 정통한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한 쇄신에 나섰다. 현대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조 내정자는) PLCC 본부장 재임 시절 파트너사 확장뿐 아니라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상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등 PLCC 사업의 고도화를 이끌어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고객은 알짜혜택 누리지만…카드사 실적개선은 ‘글쎄’ 결국 PLCC 경쟁의 최종 수혜자는 소비자다. 특정 브랜드와 밀접한 소비 패턴을 가진 고객에게 PLCC는 할인, 적립, 우대 서비스 등에서 확실한 실익을 제공한다.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카드업계 고위관계자는 “개별 카드사 입장에서만 보면 경쟁적으로 PLCC를 따내는 것이 실적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다만 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계열사를 갖춘 카드사는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카드사 실적은 말 그대로 하향세다. 삼성카드·신한카드·KB국민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줄었다. 그나마 현대카드가 유일하게 실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폭은 1%에 그쳤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