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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시신 20여구 발견
사회사회일반 2024.06.24 18:22:02경기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서 시신 20여 구가 발견됐다. 화성소방서는 이날 오후 3시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파악된 실종자는 23명이다, 다만 실종자 수는 추후 변동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종자의 국적은 외국 국적이 20명, 한국 2명, 미확인 1명이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잦아들었고, 건물 안전진단을 마친 상태여서 구조대 투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건물 3동에 있던 직원 중 1층에 있던 근로자는 모두 대피했으나, 2층의 근로자는 다수가 밖으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 5000여 개가 보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다가 인명피해 및 연소 확대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관 등 인원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
NC, QA 서비스·응용 SW 개발 사업 분할…신설회사 2곳 설립
산업IT 2024.06.24 18:20:58엔씨소프트(036570)는 품질보증(QA) 서비스 사업부문 및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등 2개의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다. 엔씨소프트는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2개의 신설회사 설립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엔씨큐에이’(가칭), ‘엔씨아이디에스(가칭)’ 등 2개의 비상장법인을 신규 설립한다. 품질 보증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인 엔씨큐에이는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이을 담당한다. ‘엔씨아이디에스’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을 맡는다. 엔씨소프트는 8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회사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회사의 분할 기일은 10월 1일이다. -
환전 통화 58종으로 확대…혜택 쏟아지는 트래블카드
경제·금융카드 2024.06.24 18:13:2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트래블 카드’ 경쟁이 뜨겁다. 카드 업계는 무료 환전 대상을 확대하고 해외 가맹점 할인 혜택을 추가하는 등 해외여행객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취향과 목적에 맞는 카드를 골라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8월까지 ‘트래블로그’ 환전 가능 통화를 58종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25일 콜롬비아·칠레·카자흐스탄 등 12종이 추가돼 53종으로 늘리고 8월 중 알제리·에티오피아 등을 포함해 5종을 더해 총 58종의 통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트래블로그는 2022년 7월 달러·엔화·유로·파운드 등 4종 통화로 출시해 매년 환전 가능 통화 수를 늘려왔다. 특히 외화 송금 무료,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먼저 선보여 최근 가입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카드사 중 유일하게 혁신금융 서비스 업체로 신규 지정받으면서 트래블로그 이용자끼리 외화를 송금하고 받을 수 있는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도 28일부터 ‘신한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거래 가능 통화를 기존 30종에서 42종으로 확대한다. 또 최소 입금 한도를 미국 달러화 10달러에서 1달러로 낮춘다. 올 2월 선보인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전월 실적(월 30만 원)을 충족하는 경우 전 세계 약 1200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신규 발급이 80만 좌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엔저를 노린 일본 여행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 일본 3대 편의점과 미국 스타벅스에서 5% 할인(월 5000원 한도)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의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현재 33종인 거래 가능 통화를 7월까지 56종으로 확대한다. 이달 25일 카자흐스탄·칠레·체코 등 8종을 추가하고, 7월 중 피지·콜롬비아·마카오 등을 포함한 15종을 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공항 라운지 이용 시 1인 30% 할인 또는 1인 구매 시 추가 동반자 1인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 여행할 때도 월 합산 최대 2만 원 할인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이달 10일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4대 금융 그룹 소속 카드사들 중에 마지막으로 트래블 카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해외 결제 수수료와 해외 ATM 출금 수수료 면제,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약 1300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월 최대 3만 원까지 국내외 5% 캐시백 서비스도 더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4대 금융 그룹 소속 카드사 중 가장 늦게 출시한 만큼 다양한 혜택을 담았다”고 말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은 낮지만 2030세대 고객을 늘리기 위해 트래블 카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 그룹 차원에서 트래블 카드는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의 상품으로 높은 마진을 기대하는 상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현대차 노조, 파업 찬성 89.9%…파업권 확보
사회전국 2024.06.24 18:09:27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했다. 다만, 노사는 실무 교섭은 이어가고 있어 실제 파업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현대차 노조는 24일 전체 조합원 4만 3160명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4만 1461명이 투표에 참여, 3만 8829명이 찬성(재적 대비 89.97%)했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이날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향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쟁대위 출범식을 27일 개최한다. 회사는 앞서 지난 13일 기본급 10만 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 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을 제시했다. 또 사회공헌기금 연 60억 원과 별도로 올해 제시된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 원을 출연하고 회사는 출연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출연하는 ‘노사 공동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매월 급여에서 천원 단위 이하 금액을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제도를 추진해 소외계층 출산, 양육에 필요한 물품 지원하는 방안도 교섭 테이블에 올렸다. 부품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사 차원의 1000억 원 규모 지원 펀드, 부품사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위한 연 50억 원 출연, 미래 경쟁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상생 방안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 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다만, 양측이 실무 교섭은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6년 만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한 바 있다. -
정치·경제 불안한 佛…서학개미들 돈 뺀다
증권해외증시 2024.06.24 18:09:23미국보다 앞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유럽에서 투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증시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순항하던 프랑스는 잇따른 악재로 서학개미가 등을 돌리는 반면 독일과 영국으로는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유럽 내 산재한 정치 불안이 독일과 영국에서도 존재하는 만큼 증시 변동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프랑스 주식 보관 금액은 2억 4844만 달러(3452억 원, 20일 기준)로 지난달 31일(3573억 원) 대비 3.5% 감소했다. 투자자들이 정국을 우려하고 있는 게 투심 약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는 약진하는 극우 세력과 이를 견제하려는 집권 여당 세력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불어나는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식과 채권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프랑스 증시는 지난달 15일 사상 최고치(8239.99)를 기록한 후 이날까지 7.4%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최근 급등하는 등 프랑스 경제를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가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미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5%에 달하는 프랑스는 4년간 부채와 적자를 줄일 계획을 제출해 이행 상황에 따라 GDP의 0.1%를 해마다 벌금으로 내야 할 처지다. 실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르네상스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 연합이 조기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고 해도 내년 프랑스 재정적자가 더 커질 것이고 그 외의 당이 선전하면 재정적자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독일, 영국으로는 투자금을 소폭이나마 늘리는 모양새다. 독일 주식 보관 금액은 1억 5730만 달러(2186억 원)로 전달 대비 1.16% 증가했다. 영국도 같은 기간 주식 보관 금액이 2.74%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의 정치 불안이 프랑스에 한정된 이슈는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독일의 경우 올라프 숄츠 총리가 조기 사임 압박에 직면해 있고 영국도 올 하반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로 조기 총선이 확대되는지 여부와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가 나오는 7월 초까지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
VIG, 오토플러스 550억 리파이낸싱[시그널]
증권IB&Deal 2024.06.24 18:05:58VIG파트너스가 매각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중고차·렌터카 플랫폼 기업 오토플러스에 대한 550억 원 규모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을 추진하기로 했다. VIG파트너스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펀드 출자자에 분배한다는 계획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리파이낸싱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금융 대출 재구조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2017년 3호 펀드를 통해 이 회사 경영권을 약 600억 원에 인수하고 이후 500억 원을 추가 투자하며 회사 덩치를 키워왔다. 전체 투자금 중 약 350억 원을 당시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오토플러스는 VIG파트너스의 품에 안긴 뒤 실적이 완전히 턴어라운드했다. 2017년 당시 회사 매출은 1394억 원, 영업손실은 65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매출 2746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을 냈다.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VIG파트너스는 이번에 인수금융 규모를 200억 원가량 늘리며 기존 인수금융을 차환하는 한편 남은 자금을 활용해 펀드 출자자들에 투자금을 분배해줄 수 있게 됐다. 2년여 전부터 추진해온 경영권 매각이 늦어지자 대출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일부 엑시트(exit)를 추진하는 것이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회사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과거 대비 금융권 차입 규모를 키우는 게 가능해졌다”며 “경영권 매각 작업은 계속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오토플러스는 자체 자동차 정비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검사와 재상품화 과정을 거친 인증 증고차를 전국 지점에서 판매해왔다. VIG파트너스는 2017년 말 폭스바겐 국내 딜러사인 클라쎄오토를 추가 인수해 이 회사와 합병시켰으며 2018년에는 중고차 브랜드 ‘리본카’를 론칭하면서 렌터카 사업을 병행하는 등 수익 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IB 업계에서는 최근 SK렌터카의 매각이 결정되자 관련 업종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 속도가 높아질지 주목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 원을 받고 SK렌터카를 팔기로 결정했다. 현재 오토플러스 외에도 한앤컴퍼니가 소유한 중고차 매매·렌터카 업체 케이카도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
1.5배 ETF 내달초 국내 첫 상장…'상승베팅' 개미, 선택폭 넓어져
증권국내증시 2024.06.24 18:05:00소수점 배율 단위의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허용된 이후 처음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이 국내 대표 지수형 1.5배 ETF를 상장한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닥150 선물에 대한 1.5배 레버리지 ETF를 다음 달 초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NH아문디운용은 올해 1월 두 상품에 대한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접수한 바 있다. 국내에 소수점 배율 ETF가 등장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거래소가 소수점 배율 ETF를 제도적으로 허용한 이후 7개월 만이다. 종전에는 2배 이내 정수 배율의 레버리지·인버스 제품만 허용됐지만 거래소의 제도 변경으로 차별화된 운용 전략을 담고 상품군을 넓힐 수 있도록 2배 배율 이내에서 소수점 둘째 자리의 상장도 허용됐다. 코스피·코스닥 1.5배 레버리지 ETF가 상장할 경우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기존 상품들과 다른 배율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이 ETF들은) 1배와 2배로 정형화된 시장에서 보다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줄 것”이라며 “특히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레버리지의 약점 중 하나인 음의 복리 효과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효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코스닥 1.5배 레버리지 ETF 이후에 다른 소수점 배율의 후발 주자가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코스피·코스닥 1.5배 ETF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운용사는 전무한 상황이다. 또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부터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를 0.5배 추종하는 ETF 상장을 준비했지만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해 상장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인재 빈곤국' 전락…기업부터 늙어간다
산업기업 2024.06.24 18:04:43우리나라 청년 두뇌들의 ‘탈(脫)한국’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 감소했던 미국 유학생이 다시 급증하는가 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이공계를 중심으로 학부생 이상 고급 인재들의 유출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청년 인재 유출 속도마저 빨라져 기업들까지 활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2022~2023학년도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은 4만 3850명으로 전년(4만 750명) 대비 8%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에 유학생 수가 줄어든 기저 효과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급감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전체 유학생 숫자가 다시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조기 유학생 비중은 일명 ‘기러기 아빠’를 양산하며 사회적 문제로까지 떠올랐던 2006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나타냈었다. 일단 국내에서 대학에 입학한 뒤 유학을 가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2022년 기준 한국을 떠난 학부 과정 이상 이공계 대학·대학원생 수는 3만 1000명에 달했다. 이처럼 두뇌 유출이 가속화되는 데는 국내 대기업, 특히 제조 대기업에 대한 취업 유인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근본적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한마디로 제조업에 대한 매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창업 2세대에 속하는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MZ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앞선 세대보다 영어에 능통할뿐더러 국가에 대한 로열티(충성심)도 약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향후 이들이 더 나은 처우, 더 나은 기회를 찾아 해외로 집단 탈출하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쟁력 쇠퇴의 조짐은 이미 기업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국내 매출 상위 10위 기업 임직원의 연령 실태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국내 사업장 전체 임직원 중 50대 이상(삼성전자는 40대 이상)은 15만 287명으로 27.3%에 달했다. 이는 2020년 12만 6054명(23.2%)과 비교해 4%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차기 대선에서 정년연장이 공약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의 노화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 국가 경제를 이끌어야 할 기업들이 늙어가고 있는 사이 해외 기업들은 막대한 연봉과 복지를 앞세워 국내 두뇌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엔비디아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미국 빅테크들의 석박사 졸업생 초봉은 30만~40만 달러(약 4억 2000만~5억 5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여의 절반을 주식으로 받는 엔비디아 직원의 상당수는 최근 주가 폭등으로 대부분이 이미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인재는 꿈도 꾸지 못하고 국내 인재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한 반도체 기업의 인사 담당 관계자는 “최상위 인재는 의대로 빠져나가고 이공계 인재 중에서도 에이스급은 미국 기업과 투트랙으로 입사를 알아보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학생들이 아예 전공을 포기해버리는 조선업과 비교하면 그나마 반도체 업종의 사정이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대 조선학과 학부생 중 조선소에 취업한 사람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을 건 글로벌 인재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부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고용을 늘릴 경우 세금을 깎아주는 ‘고용세액공제’를 보면 대기업은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렵거나 세액공제 금액이 낮은 구조로 설계돼 있다. 지방 기업의 고용세액공제 규모가 더 크게 짜인 것도 실정과 동떨어진 제도라는 의견이 많다.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청년들이 수도권 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는데 지방 기업에 혜택이 더 가도록 제도가 만들어져 있어 실질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국내 대학들 역시 수도권 규제에 묶여 AI나 반도체 같은 필수 학과의 정원을 늘리는 데 고충을 겪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R&D)에 직접 참여하는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월 100만 원 안팎의 보조금을 주는 ‘스타이펜드’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손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기획조정본부장은 “첨단전략기술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국가 경쟁력 퇴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한달 만에 2.3조 뭉칫돈…초단기채 몰린 대기자금
증권증권일반 2024.06.24 18:04:14시중의 대기성 자금이 초단기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증시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에 더해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장기채권에서 단기채권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합쳐진 결과다. 수익률이 연 4%에 육박하는 초단기채권 상품이 시장을 일단 관망하면서 투자 기회를 엿보는 자금을 빨아들이는 양상이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국내 초단기채권펀드 설정액은 최근 1개월간 2조 3151억 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채권펀드 설정액 증가분(1조 1402억 원)의 2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대기성 자금의 대표 수요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최근 1개월 새 9조 원 이상이 빠져나간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도 6904억 원이 줄었다. 초단기채권은 투자적격등급(BBB- 이상)에 투자하지만 국공채와 회사채에 대한 투자 제한이 없고 단기채권과 유동성에 대한 투자 비중이 커 현금성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일반 MMF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높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초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인 ‘SOL 초단기채권액티브’는 상장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순자산이 5000억 원을 넘어 올해 들어서만 6배 이상 급증했다. 이 상품의 만기 기대수익률(YTM)은 연 3.83%로 무위험지표금리(KOFR)(3.59%),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3.60%) 대비 높다. 차현우 KB자산운용 연금WM본부 이사는 “초단기채펀드는 MMF와 달리 시가 평가 방식을 사용해 금리 인하 시기에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유동성 자금은 MMF보다 초단기채에 투자하는 게 더 좋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빅테크 초봉 5억 인데 韓선 3억이 연봉상한…교수도 학생도 떠난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6.24 18:03:32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서울 소재의 한 이공계 대학원은 최근 2년간 교원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지원자 수 자체가 이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심지어 과거 이공계 교원 인력 풀의 주류를 차지해왔던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지원자는 2년 동안 한 명도 없었다. 해외 대학의 교원 자리를 노리거나 아예 연봉 경쟁력이 높은 미국의 구글·애플 같은 빅테크로 우후죽순 떠나버린 결과다. 이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A교수는 “예전에는 해외 대학의 교원으로 간다고 해도 다들 기회를 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분위기가 확 바뀌어서 이제는 해외 임용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교원뿐 아니라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학원에서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따고 올해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취직한 B(30) 씨는 “제가 있던 연구실에서는 해외 취업이 절반 가까이 된다”며 “미국에서의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는 한국과 차이가 큰 데다 한국 기업에는 아직도 너무나 수직적인 문화가 팽배하다고 생각해 해외 취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유럽 등이 AI·반도체 분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있는 인재마저 해외로 떠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공계 학생 유출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년) 이공계 인력 34만 명이 떠났다. 이 중 고급 인력으로 분류되는 석박사 수는 9만 6000명에 달한다. 전 세계 주요국이 AI와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인재 유출 현상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에서 이공계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해외 임용·취업을 택한 이들을 서면 인터뷰한 결과 공통적으로 인재 유출 현상 속도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봤다. 인재 유출의 핵심에는 ‘처우 차이’가 있다. 최근 빅테크들의 연봉 상한선은 끝도 없이 높아지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핵심 인력에게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스톡옵션을, 메타는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포함해 최대 251만 달러(약 34억 원)를 준다. 반면 한국의 이공계 인재 연봉은 아무리 높아도 2억~3억 원이 상한선이다. B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에서의 엔지니어 연봉 상승 폭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다”며 “미국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조건의 회사로 비교적 이직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학생 시절 체감한 연구 환경 차이도 해외로 나가는 계기가 된다. 해외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C 씨는 “동일한 과제여도 한국에서 수행하면 1년 예산이 대부분 6000만~7000만 원, 많으면 1억 원 정도인 반면 미국에서는 최소 1억 5000만 원이 넘는다”며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이후 과제 선정 비율이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아는데 이쯤 되면 (연구가) 실력이 아니라 운의 영역으로 변질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집약적 자본이 필요한 연구 분야에서는 이런 경향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A 교수는 “연구 논문 하나 쓸 때마다 1000만 원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료가 들어가는데 빅테크에서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수억 원씩을 가볍게 투자한다”며 “동등한 경쟁이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초 메타는 AI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 ‘H100’을 35만 개 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해외로의 인재 유출은 이공계 대학의 인재 유입 감소로 이어진다. 열악한 이공계 인재 처우에 R&D 예산 삭감, 의대 선호 현상 등이 합쳐져 연쇄적인 ‘이공계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 이공계 박사 입학 경쟁률(전기)은 1.06으로 1을 간신히 넘겼다. 포항공대(포스텍)의 대학원 신입생 충원율은 2021학년도 79.1%에서 2024학년도 74.3%까지 낮아졌다.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학생들의 숫자도 57명에서 68명까지 증가했다. -
"한국 기업엔 희망 없다…취업하느니 전문직 도전"
산업기업 2024.06.24 18:02:57올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시험 지원자가 2만 명에 육박하면서 2009년 제도 시행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에서는 총수까지 취업 설명회에 등장하며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유능한 인재들은 취업 대신 전문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2월 서울대 경영대학 졸업생 중 로스쿨을 비롯한 대학원 진학은 30명에 달했지만 대기업 취업자는 5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생의 1순위가 금융기관과 대기업 취업이라는 것도 이젠 옛말”이라며 “고스펙을 쌓는 노력 대비 보상과 근로조건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인재들이 기업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4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다음 달로 예정된 법학적성시험(LEET) 원서 접수에 1만 9400명이 지원했다. 제도가 도입된 2009년(1만 960명)과 비교하면 70% 이상 늘었다. 다른 전문 직종도 비슷했다. 지난달 치러진 세무사 1차 시험 응시자는 2만 3377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명 가까이 급증했으며 노무사 1차 시험 응시자 역시 1만 2685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청년들이 취업 대신 전문직에 몰리는 데 대해 기업의 낮은 처우와 고용 불안정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고물가와 불황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의 처우와 근로조건은 전문직과 비교해 열악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일한 만큼의 성과가 보장된 전문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문직 평균 사업소득(연봉)은 의사 2억 6900만 원, 회계사 1억 1800만 원, 변호사 1억 500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기준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591만 원으로 연봉으로 따지면 7092만 원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경우 3432만 원으로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취업 준비생 A(26) 씨는 “노후를 생각하면 대기업보다 정년이 없는 전문직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며 “취업 스터디를 접고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기업의 경직된 조직 문화도 기피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상명하복 문화와 불필요한 야근, 생산성 없는 회의 등이 여전히 팽배하다는 지적이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힘든 근무 환경도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 야기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5곳 중 1곳에서 육아휴직 활용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있어도 직장 내 보이지 않는 문턱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B(37) 씨는 “사실상 육아휴직 사용자에 대한 인사상의 불이익이 존재한다”며 “주변에서도 가급적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비합리적인 평가·보상 시스템도 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공개한 ‘근로자 이직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40세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고려하는 사유로는 ‘금전 보상에 대한 불만족(61.5%)’과 ‘기대보다 낮은 평가(27.4%)’ 등이 꼽혔다. 인사관리(HR) 테크 기업 원티드랩 조사에서는 직장인 응답자의 80%가량이 “연봉 협상이 아닌 통보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평가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기업은 우수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도입 등 공정한 평가·보상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무언설태] 與 ‘채상병 특검법’ 정쟁 가열…비전 경쟁 실종됐나요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06.24 18:00:29▲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정면 충돌했는데요. 나경원 의원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한동훈 특검도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선(先)수사·후(後)특검’이 당론”이라고 반박했고 윤상현 의원은 “당정 관계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은 “논란을 종식시킬 대안”이라고 재반박했네요. 여권 내부의 권력 싸움에서 벗어나 국정 쇄신과 정책·비전을 놓고 경쟁해야죠. ▲이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선언했던 대한의사협회가 29일 향후 투쟁 방향을 다시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났습니다. 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 등 ‘빅5’ 병원도 휴진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는데요. 21일 서울대병원의 휴진 철회에 따른 파장입니다. “2025년 의대 정원은 이미 확정됐으므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환자 피해가 더 계속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때”라는 환자단체의 호소를 경청해야 할 때입니다. -
[만파식적] 닥터페퍼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06.24 17:59:491993년 미국 대통령 부인이 된 힐러리 클린턴에게 의전보좌관이 “방에 어떤 음료를 넣어드릴까요”라고 물었다. 힐러리는 지체 없이 “다이어트 닥터페터(Dr Pepper)”라고 대답했다. 그 후 힐러리가 묵는 국내외 호텔 스위트룸의 냉장고에는 닥터페퍼 캔이 가득 채워 넣어져 있었다. 전설적인 영국 밴드 비틀스의 리더인 존 레넌도 닥터페퍼를 즐겨 마셨다. 영국에서 이 음료를 구하지 못하면 미국 뉴욕에서 공수할 정도였다. 닥터페퍼는 1885년 미국 텍사스의 한 약국에서 판매원으로 일했던 찰스 앨더턴이 개발한 탄산음료다. 제품 이름은 앨더턴이 근무한 약국이 ‘페퍼’라는 성을 가진 의사가 처방한 약을 주로 판매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음료의 특징은 체리·레몬 등 다양한 과일 맛과 향신료가 뒤섞여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맛과 향이다. ‘체리 향과 계피 향이 연하게 나는 캐러멜 맛 탄산음료’ 등 오묘한 맛으로 유명하다. 닥터페퍼는 출시 시기만 놓고 보면 코카콜라(1886년), 펩시(1890년)보다 빠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탄산음료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2004년 미국 시장점유율은 5.57%로 코카콜라·펩시는 물론 스프라이트에도 뒤진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차별화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특히 색다른 맛을 찾는 젊은 층을 겨냥한 신제품을 개발해 MZ세대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48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에 달했다. 닥터페퍼가 지난해 미국 탄산음료 시장에서 8.34%의 점유율을 기록해 부동의 2위였던 펩시(8.31%)를 제치고 ‘넘버 2’로 올라섰다. 1위는 점유율 19.18%인 코카콜라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닥터페퍼의 도약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혁신 제품·마케팅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3위로 밀려난 펩시에 대해 “1995년 점유율 15%를 차지했던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글로벌 정글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
[청론직설] “데이터 규제·인재 유출·인프라 부족 장애물…AI·로봇 선택·집중을”
산업IT 2024.06.24 17:59:30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고도화하면서 로봇·자율주행·드론 기술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AI·로봇은 제조·생활·의료·교육·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 투자, 우수 인재 육성, 인프라 구축, 데이터 활용 촉진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AI·로봇 분야에서 저력을 갖고 있으나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려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2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연구자들이 데이터 규제, 인재 유출, 인프라 부족 등의 애로점을 갖고 있다”며 “생성형 AI에서 소규모언어모델(sLM) 같은 틈새 공략과 로봇에서 AI 적용 가속화, 액추에이터 같은 핵심 부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AI·로봇연구소를 소개한다면. △첨단 AI와 로봇의 핵심·응용 기술을 개발해 미래를 준비한다. 53명의 박사 연구책임자(PI)를 비롯해 박사후연구원, 석박사 과정생, 학부 졸업 인턴 연구원까지 총 250명가량이 국가 난제와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연구 여건이 부족하지 않은가. △사실 부족하다.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감축돼 연구자들의 연구비가 감소하고 학생들 숫자도 줄고 있다. AI·로봇 연구에는 인건비가 많이 든다. AI를 연구하려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가 많이 필요한데 구하기가 만만찮다. 로봇 제작에는 재료비도 많이 든다. AI 연구와 실증 사업에서 전기 확보도 중요하다. -연구소에서 역점을 두는 분야는 무엇인가.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인간 수준의 신체·지능·사회적 능력을 갖춘 AI·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력의 공백을 메우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현재 경찰·소방관 등 공공 안전 인력이 10~25% 부족한 상황이므로 재난이나 사건·사고 현장에서 쓸 수 있는 AI·로봇 기술 개발에 관심을 둔다. 미래에는 경찰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데리고 다니는 날이 올 것이다. 이 시장을 선도하면 우리가 해외시장도 개척할 수 있다. -요즘 글로벌 빅테크들의 AI·로봇 개발 동향을 보면 우리가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데. △위기이자 기회이다. 해외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연구자로서 감탄할 때가 많다. 미국은 거대 자본 투자,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우수 인재, 클라우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분야를 주도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AI·로봇에 대해 강력한 지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연구자에게 데이터를 다 쓸 수 있게 권한을 준다. 자율주행·로봇·드론이 발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이 만나 물류 창고를 시작으로 공장과 가사에도 상용화할 날이 올 것이다. 물론 우리도 자동차·컴퓨터·반도체·배터리를 처음 만들지는 못했지만 빠른 성장을 이뤄낸 저력을 갖고 있다. AI 분야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 못지않게 sLM, 경량대규모언어모델(sLLM) 같은 특정 분야에서 잘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하면 승산이 있다. -AI와 로봇의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AI가 범용인공지능(AGI)으로 발전하는 날이 오면 우리 생활은 최적화가 이뤄지고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기존 AI 기술이 디지털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주변 기기들과 연동했다면 앞으로는 로봇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연스럽게 걷고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면서 반응할 수 있게 된다. 의료, 교육, 고객 응대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AGI가 언제쯤 실현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10년쯤 뒤에 되지 않을까 싶다. 저전력·저비용·고성능을 핵심으로 한 포스트 트랜스포머 모델로 가면 가능하다. 이전에는 2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 AGI가 되려면 인간처럼 문제를 빠르게 이해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가져야 한다. 복잡한 추론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고 그 과정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 수준과 전망은. △오픈AI의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연동되며 로봇의 성능이 고도화하고 있다. 아마존이 지난해 말부터 물류 창고에 투입하기 시작한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디지트’ 로봇을 예로 들면 데이터가 쌓일수록 제조 분야와 가정으로 확산할 것이다. 기존 로봇이 프로그래밍된 것을 바탕으로 모터 등 기계공학이 변수였던 것에 비해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테슬라가 만든 ‘옵티머스’ 로봇을 비롯해 피겨AI의 ‘피겨 01’, 캐나다 생크추어리AI의 ‘피닉스’ 로봇까지 여러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옵티머스 로봇이 눈에 확 띄는 가운데 피겨AI도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작업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옵티머스는 향후 2년 내 휴머노이드 로봇을 2만 달러(약 2600만 원)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물론 아직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구동되려면 개선할 것이 많다. -우리나라가 생성형 AI에서 뒤처졌지만 로봇 같은 행동형 AI에서는 승산이 있는가. △생성형 AI는 인터넷에 공개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처럼 인터넷에 공개된 글과 영상을 대규모로 학습해 미국·중국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이뤄졌다. 하지만 로봇 기술 측면에서 보면 다중 감각 분야에서는 미중도 학습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그에 맞는 AI 모델도 개발돼 있지 않다. 우리가 제조 역량을 갖고 있고 AI 인력도 어느 정도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로봇에 집중 투자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AI 발전을 위한 산학연정(産學硏政)의 과제는. △학계에서는 새로운 알고리즘과 모델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실패해도 괜찮은 선행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연구소는 이런 선행 모델을 확장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실험과 실증을 많이 해야 한다. 기업은 AI 모델과 로봇 기술을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면서 발생한 문제점이나 데이터를 연구소와 공유하고 협업해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정부는 연구자들이 여러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산학연이 실질적으로 협업해 R&D를 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우리 로봇 산업 수준에 대해 평가한다면. △산업용 로봇 제조와 활용을 잘한다. 현대자동차(보스턴다이내믹스), 삼성, LG 등이 로봇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베어로보틱스·현대로보틱스 등이 좋은 서비스 로봇을 만들고 있다. KIST도 연구소 1층 로비에 드럼 치는 로봇을 전시한 것처럼 AI를 본격 적용한 로봇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 산업을 긴 호흡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가 올 4월 ‘AI 주요 3개국(G3)’ 도약 목표를 제시했는데.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LLM은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괴물이다. 실생활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작지만 똑똑한 AI 기술이 필요하다. 온디바이스 AI를 예로 들 수 있다. 인간의 뇌를 닮은 뉴로모픽 같은 뛰어난 AI 반도체 개발도 매우 중요하다. 로봇은 전력을 많이 소모한다. 인간이 걸을 때 60W 정도 쓴다면 옵티머스 로봇은 500W나 든다. 8시간 동작하는 데 2.3㎾ 배터리를 사용한다. 여기에 LLM을 쓰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전력이 필요하고 배터리도 더 큰 것을 써야 한다. 결국 전력 소모를 줄인 로봇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AI G3로 도약하려면 연구자들이 과제 수주와 관리에 매달리는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연구자들이 행정 처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게 현실이다. R&D 분야조차 형평을 강조하며 나눠주기식이 됐다든지, 과제를 선정할 때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평가하는 관행이라든지 고칠 게 많다. 자칫하면 우리나라가 정상의 계단에 오르기도 전에 미끄러지는 게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정부의 국제 R&D 총예산이 올해 1조 85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5배나 급증했는데. △최근 AI·로봇 국제 연구 과제가 나오고 있다. 국제 R&D 과제의 경우 상대방도 매칭 형태로 자금을 투입하게 해야 한다. 지식재산(IP) 문제가 불거질 텐데 사전에 기준을 잘 만들어야 한다. -AI·로봇 연구자로서 애로점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여러 규제들로 인해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연구기관에 데이터 사용의 자율성을 줘야 한다. 오남용이나 해킹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물으면 된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 학습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AI·로봇 연구에는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다. 우수 인재가 맘껏 연구할 수 있게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현재 미국·캐나다 등 AI·로봇이 강한 곳으로 인재들이 많이 유출되고 있다. AI·로봇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He is… 1996년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기계학습 기반의 얼굴 움직임 분석과 생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했다. 199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에 들어와 영상미디어연구단장을 지낸 뒤 2020년부터 AI·로봇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의 ‘젊은 공학인상’ 등을 수상했다. -
진입 막는 美 vs 투자 유도 유럽…‘차이나 공습’ 대응 온도차 확연
국제기업 2024.06.24 17:58:33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는 ‘차이나 공습’을 놓고 미국과 유럽의 대응 방식에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며 진입 장벽을 높이 쌓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신규 공장 설립을 유도하는 등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전기차 부상에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대량으로 쏟아져 시장 질서를 흔드는 상황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은 같지만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미국의 이러한 의도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가 멕시코 등 우회 경로를 통해 자국으로 유입되는지 여부까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 유럽의 대응 방식은 다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최대 48.1%까지 높이겠다고 했지만 중국의 유럽 진입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일각에서는 관세율이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닌 만큼 상황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왕원타오 상무부장 등 중국 당국자들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과 화상 회담을 갖고 전기차 관세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U의 관세 인상 조치가 외려 중국의 유럽 투자를 늘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에서 현지 공장 설립 등을 통한 생산 현지화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 관세 인상 조치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자국의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도 높은 규제를 통해 중국의 성장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유럽은 중국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 지역 내 비중이 큰 제조업이 피해를 입는 만큼 접근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전체 매출 중 3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트럼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유럽 역내 산업이 전체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만큼 중국 의존도를 섣불리 낮추지 못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차별화된 행보가 오히려 미국과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WSJ는 “만약 유럽 자동차 산업이 중국과 긴밀하게 통합되고 미국 산업이 중국과 완전히 분리된다면 이는 EU와 미국 간 긴장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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