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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밀려...'속병' 난 토종 속옷

62년 역사 남영비비안 매각설

노후한 이미지 젊은층에 어필 못해

유행 반영 인플루언서 브랜드 등장

홈쇼핑·온라인몰서도 주도권 잃어

BYC 등 기능성 내의로 돌파구 모색





62년 역사의 토종 속옷 기업 남영비비안(002070)이 매각설에 휩싸이며 국내 속옷시장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해외·중저가 브랜드의 거센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토종 브랜드의 매각설로 속옷 업계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개발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중소 토종 브랜드들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영업이익 급감에 눈물의 감축까지= 남영비비안은 23일 경영권 매각 추진설에 관한 조회공시 요구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대주주가 투자 유치와 지분 참여, 인수합병(M&A) 등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며 매각설에는 선을 그었다. 남영비비안의 매각설이 나돈 것은 실적악화 때문이다. 2017년 흑자로 돌아섰던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다시 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인력 감축과정에서 직원 수는 2017년 393명에서 지난해 236명으로 줄었다. 남영비비안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신영와코루(005800)도 마찬가지다. ‘비너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영와코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5년(60억원) 대비 90% 가까이 감소한 7억여원에 머물렀다.

◇‘가성비’와 ‘트렌드’ 앞세운 신흥 브랜드의 약진= 전통 속옷 브랜드의 패착 요인은 다양하게 분석된다. 우선 노후한 브랜드 이미지와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비비안의 경우 볼륨감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여성 속옷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에는 착용자의 편안함을 위해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유행을 재빠르게 반영한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전통 속옷 브랜드가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의 자유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로 활동성 높은 속옷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보정 위주의 제품군을 갖춘 전통 속옷 브랜드는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속옷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최근 1만원대의 가격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이마트의 의류 PB ‘데이즈’를 비롯해 대형 유통업체들이 속옷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란제리 브랜드 ‘엘라코닉’은 편집숍을 넘어 TV홈쇼핑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토종 브랜드가 가두점 등 전통 채널을 고집하면서 홈쇼핑과 온라인몰과 같은 신흥 채널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GS샵과 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의 인기 속옷 브랜드 순위를 보면 10위권 내에는 원더브라, 푸마, 아디다스 등 해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다.

◇‘아빠 러닝셔츠’ 이미지 탈피하자= 치열한 경쟁에도 몇몇 토종 속옷 브랜드는 각고의 노력으로 성장동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4%나 증가한 BYC(001460)는 기능성 내의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에어리즘’으로 유명한 유니클로에 ‘보디 드라이’라는 냉감내의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올해 5월~7월 22일 BYC 온라인몰에서 보디 드라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사람들(033340)은 생리 중에도 안심하고 착용할 수 있는 ‘똑똑한 위생팬티’ 등 기술력을 높인 제품으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쌍방울(102280)은 효율성 떨어지는 홈쇼핑 부문을 줄이고 전자카탈로그 등을 갖춘 신개념 매장 ‘트라이 오렌지샵’을 열면서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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