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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와 진료비 같은데 기다려도 큰병원이 좋아"

[文케어發 건보 재정 위기-쏠림 심한 서울 대형병원 ]

최신 장비 많고 보장 강화

간단한 수술 환자까지 몰려

지역·지방병원은 적자 신음

“간단한 수술이라도 대학에서 운영하는 대형병원이 동네병원보다 훨씬 잘할 것 같았습니다. 예약자가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게 흠이지만요.”

지난 4월 개원한 은평성모병원에서 만난 A씨는 “800병상이 넘는데다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되지 않아 이용하기 편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신 병원인 만큼 고가의 장비가 많은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많은 환자로 사실상 당일 접수는 불가능하다. 정형외과 앞에서 만난 B씨는 “예약을 하고 왔는데도 3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며 “예약 자체를 1분 단위로 잡는데 밀리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케어로 보험료 대비 급여비가 2015년 103.2%에서 117%로 늘어나는 등 보장성이 강화되고 고가의 진료에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고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환자’ 진료를 막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지만 쏠림현상이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대 병상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의 외래 환자는 하루 평균 1만5,000명에 달한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달 26일 서울대병원 신경과에 접수한 결과 2020년 1월4일에야 진료가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미 찾아온 환자를 거부하지 못하는 문화도 쏠림에 한몫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에서 회송된 입원 환자 비율은 5%에 미치지 못했고 외래 환자 회송률은 0.19%에 불과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막상 눈앞에 환자를 두고 중증이 아니라고 하급병원으로 돌려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진료회송사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지역 의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환자가 줄 뿐 아니라 의사·간호사 등의 인력난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도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얼마 전 공중보건의를 마친 의사 C씨는 “지방병원이 월급을 더 준다고 하더라도 연고도 없는 먼 곳까지 가기 힘든데다 폐업하는 곳도 많은 만큼 웬만하면 서울 인근에 남고 싶다”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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