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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10년만에 다시 맺을까

WSJ "국제공조 필요" 주장에

韓정부 "안전망 많을수록 좋아"

시장 오해살까 先요청은 고심





글로벌 복합위기가 엄습하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10년 만에 체결될지 주목된다. 우리는 미국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중국,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와 협정을 맺어왔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미국에 요청할 경우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이다.

12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대외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안전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시그널 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국의 통화스와프 대상 확대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미국 정부의 입장이 나오지 않은데다 당장 우리가 미국에 먼저 제안하는 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어도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절차상 딜레마가 있다는 뜻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충격을 받는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과의 통화스와프 등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위기가 아니면 기축통화국과만 유지한다는 원칙에 따라 현재 유럽연합(EU)·영국·일본·캐나다·스위스 등 5개 선진국가와만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통화스와프란 두 개 이상의 거래기관이 사전에 정한 환율에 따라 통화(화폐)를 맞교환 하는 거래를 뜻한다. 국가 간에는 두 나라의 중앙은행간 체결하며, 외화유동성 위기가 왔을 때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화를 가져올 수 있어 일종의 안전장치로 여겨진다.



미 연준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등 14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고 대부분 2010년에 종료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자 미국은 유동성 위기의 원죄를 풀기 위한 해결방법 중 하나로 통화스와프를 확대했다. 올해의 경우 WSJ 주장대로 연준이 움직인다면 글로벌 팬데믹으로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해석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조 체제로 글로벌 시장을 안정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꾀한다는 취지인 셈이다. 특히 최후의 신용공급자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이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통화스와프를 통한 국제금융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 붕괴 직전 체결했던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글로벌금융위기를 막는 가장 결정적인 방파제 역할을 했다. 현재는 가능한 많은 선진국과 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 호주 등의 국가와 1,332억달러 이상을 맺고 있다. 또 지난 2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수준인 4,092억달러여서 아주 간절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상징성이 강한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서의 결단이 요구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국 내에서 통화스와프 확대 목소리가 나오는 건 2008년과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마이너스통장과 같이 실제로 쓰지 않아도 되는 심리적인 안전판이므로 우리에게도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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