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보내기

산업기업
美·日처럼 '리쇼어링' 한다고? 한국은 '노(NO)답'

"물류비,인건비 따지면 불가능"

그런데도 정부는 희망고문만

해외 간 대기업 돌아올 수 있게

세제혜택 등 완전 정비해야

미국은 10년만에 3,327개 유턴

지난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본격 가동에 들어간 LG전자의 세탁기공장 전경. /서울경제DB




최근 국내에서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불붙고 있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다시 본국으로 불러 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 사태로 중국 중심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새롭게 공급망을 재편할 필요가 있고 리쇼어링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리쇼어링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원론적으로 솔깃한 얘기 같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현실화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 봤다.

◇고비용 구조라 어렵다=우리는 자원과 원천기술이 없다. 내수 시장이 작아서 결국 해외로 나가야 한다. 해외에 팔아야 하는 물건은 현지에서 만들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으로 공급선을 다양화해야 하지만 리쇼어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다. 비용이 저렴한 곳에서 만들어 해외 현지에 팔아야 승산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 실장은 “우리의 경우 중국에서 만들어 중국 현지에 팔아야 되고 또 다른 나라로 수출해야 되기 때문에 중국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만들어서 중국에 판다고 가정하면 물류비, 인건비 등에서 답이 안 나온다”고 꼬집었다. 땅값을 무상으로 제공하다시피 하고 법인세를 크게 낮추고 수도권에 공장을 짓게 하면 기업들의 마음을 일부 돌릴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美·日과는 환경이 다르다=미국과 일본은 리쇼어링에서 성과가 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0년 이후 총 3,327개 기업이 본국으로 회귀했다. 연평균 369개꼴이다. 그 결과 미국의 아시아 지역 수입품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67%에서 2019년 56%(6월 기준)로 줄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의 한 축으로 리쇼어링을 추진해 왔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동차 3사를 비롯해 캐논 등이 일본으로 공장을 옮겼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일본과 비교할 때 환경 자체가 너무 다르다.



미국만 해도 세액 혜택, 땅 무상 제공, 해외에서 만들어 국내 유입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같은 조치만 취해도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이 생긴다. 왜냐하면 해외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어오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도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리쇼어링에 유리하다. 이는 일본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부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그래서 해외가 아니라 국내에 공장을 유치해도 다른 나라 기업들이 일본 제품을 써야 한다. 조건이 맞으면 국내 유턴을 감행해도 부담이 적다는 뜻이다. 한 중견기업 임원은 “미국은 관세라는 무기, 큰 내수 시장이 있고 일본도 내수 시장이 우리의 2배가 넘고 기술도 고부가가치라 우리하고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며 “국내 기업의 경우 땅 무상 제공 등을 해도 유턴을 고려하는 업종은 연구소 등 고용 등에 큰 영향이 없는 분야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기업 때리기도 우려=저가품의 경우 인건비 때문에 애시당초 리쇼어링이 어렵다. 고부가가치제품은 법인세 삭감,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많이 주면 일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특혜논란을 극복해야 한다. 국내 정치경제 환경상 쉽지 않다.

특히 중국 변수를 좀 더 냉정히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최대 시장인데 다른 곳에서 만들어 중국으로 팔기를 시도하면 중국정부의 패널티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가뜩이나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중국에서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어 중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등지면 중국 정부가 곧바로 기업 때리기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비용도 고려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중국에서 조달하는 부품(중간재)같은 경우 기업들이 나가서 중국과 합작을 해서 기술이전을 하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테스트 기간을 거친다”며 “이런 게 다 비용이라 중국 공장을 국내가 아니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로서는 기업들이 경영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