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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이 현실로”…미국 초딩 70%가 한다는 이 게임[오지현의 하드캐리]


“메타버스(Metaverse)가 온다.”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책임자) 젠슨 황

“넷플릭스 최대 경쟁자는 디즈니가 아닌 포트나이트”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로블록스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새 인터넷’으로 불리는 메타버스가 최대 화제입니다. 메타버스란 말 그대로 초월적인 새로운 우주, 가상공간을 뜻합니다. 무엇이든 현실처럼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치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거대한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자연스럽게 게임이 이런 메타버스의 핵심적인 기술 기반이자 플랫폼으로 떠올랐습니다. 슈팅게임을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이 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또 다른 게임 플랫폼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게임스톱(Gamestop)으로 5,000% 수익을 올린 10세 소년이 이 게임에 투자하겠다고 해서 또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죠. ‘로블록스(Roblox)’가 그 주인공입니다.



로블록스의 인기는 그야말로 신드롬 수준입니다. 전 세계 이용자가 1억5,000만명, 미국 만 9~12세 어린이의 3분의 2, 16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의 3분의 1이 플레이한다고 하네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와 맞물려 이용자가 40% 폭증하기도 했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국내에서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어몽어스’를 이어 모바일 게임 중 월 활성 이용자(MAU) 3위를 차지했습니다.

/로블록스


그래서 로블록스가 뭐 하는 게임이냐구요? 글쎄요, 사실 뭐라 정의하기가 힘듭니다. 로블록스는 게임인 동시에 게임 플레이·제작·거래 플랫폼이면서 또 하나의 사회에 가깝습니다. 기본적으로 블럭으로 구성된 3차원(3D) 입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개개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언뜻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같기도 한데,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바타로 모든 게임에 접속하고 공통의 화폐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캐릭터는 레고블럭처럼 단순한 모습입니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풀 패키지’입니다. 로블록스에 딸린 게임 제작 스튜디오에서는 코딩 없이 간단하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연간 2,000만개의 게임이 제작돼 올라옵니다. ‘마인크래프트’처럼 만들기 나름이기에 상상하는 모든 장르의 게임이 가능합니다. 피자 서빙 같은 타이쿤류부터 어드벤쳐, 역할놀이, 액션슈팅, 추리, 공포 등 수도 없이 다양한 게임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게임 맵을 이용한 영화 홍보 이벤트가 종종 개최되기도 합니다.

로블록스에서는 다양한 착용 아이템과 감정표현 등을 게임 내 화폐인 ‘로벅스’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인게임 갈무리


가상공간에서 억대 연봉을 올리는 일도 가능합니다. 로블록스에서는 가상화폐 ‘로벅스(Robux)’가 통용되는데요. 이 로벅스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각종 패션 아이템이나 감정표현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본인이 만든 게임의 게임패스가 판매되거나 패션 아이템이 팔리면 로벅스를 벌 수 있습니다. 현재 환율은 4.99달러에 400로벅스, 9.99달러에 800로벅스입니다. 이런 아이템 판매로 연 10만달러(약 1억1,200만원)가 넘는 수익을 올리는 유저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또 다른 현실인 셈이죠.

로블록스 CEO 데이빗 바수츠키. /로블록스




로블록스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기업가치도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현재 로블록스의 기업가치는 약 40억달러(약 4조4,710억원)로 평가됩니다. 이는 방탄소년단(BTS)의 경제적 가치와 맞먹습니다. 로블록스는 올해 1분기 증시 상장을 예고했는데요, 기업공개(IPO)가 아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직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자사 구주만으로 상장하는 방식으로, 사전에 이미 차고 넘치는 투자를 받았다는 뜻입니다.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 가격이 40만원대까지 낮아졌다. /SKT


메타버스 개념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이 현실화하면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거죠. 실제로 로블록스는 오큘러스 VR과 HTC의 바이브 등 착용형 VR 기기를 지원합니다. VR 기술과 결합하면 실제로 내 신체를 움직여 로블록스 공간 속에서 활동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주인공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가상공간 ‘오아시스’에 접속하던 것처럼요.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로블록스는 점점 현실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행된 한 조사에서는 10대 52%가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내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답했다고 하네요. 5G(5세대) 이동통신이 상용화하고 하드웨어 성능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런 경향성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월 트래비스 스콧이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속 가상공간에서 개최한 콘서트 전경. /에픽게임즈


산업계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3D 아바타 제작 스튜디오 제페토에서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가상 사인회가 이뤄져 전 세계 5,000만명의 팬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모여봐요 동물의숲’ 속 가상공간에서 대선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상에서는 게임 유저들이 서로 소통하고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파티 로얄’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BTS의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가 최초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인기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여기서 콘서트를 열었는데 1,230만명이 동시에 접속해 공연을 즐겼다고 하네요.

아직도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가 ‘애들 장난’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 모릅니다. 가까운 미래 메타버스 속으로 출근하고, 등교하는 세상이 열릴지도요.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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