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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온실효과 이산화탄소의 80배…지구 덮친 '메탄의 역습'

■ 기후변화 주범은 누구인가

천연가스로 각광…널리 사용됐지만

120여년간 온도 0.5도 높여 눈총

산불·폭우·감염병·해수면 상승 유발

금지된 프레온가스도 여전히 검출

IPCC "아산화질소 등 6종 감축해야"

기후변화의 영향과 주범




우리 몸의 온도는 3~65세 기준으로 36.5~37.1도가 정상이다. 여기에서 1~2도만 올라도 몸에 적잖은 이상이 느껴진다. 만약 40도 가까이 치솟는다면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지구도 비슷한 처지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최근 현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2021~2040년에 지난 1850~1900년보다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는 3년 전에 예측한 것보다 9~12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라 충격적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올 3월 ‘네이처지구과학’ 논문에서 “1.5도 상승하면 땀으로 체온을 식힐 수 없어 (인류의 40%가량인) 적도 주민들이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고 했다. IPCC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일 때는 2081~2100년 3.3~5.7도나 폭등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구는 2011~2020년 기준으로 지표면 평균온도가 1850~1900년에 비해 이미 1.09도 올랐다. 시베리아에서 끊임없이 산불이 확산하며 동토층에서 기후위기의 주범 중 하나인 메탄을 뿜어내고 오래전 잠든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을 깨우는 게 단적인 예다. 북미 서부, 남미 아마존·남유럽·호주·터키·인도네시아·아프리카에서 대형 화재의 빈도가 증가하고 강도가 세지고 있다. 산불이 나면 탄소가 엄청나게 배출돼 다시 온난화를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모기가 번성하며 말라리아·지카바이러스·뎅기열 등 지구촌의 감염병 위험도 커지고 있다. 폭염과 가뭄이 심화돼 아프리카·중동·미주·아시아 등 물 부족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세계적 열대 늪지 브라질의 판타나우의 지표수가 1991~2020년 74%나 급감했고 이란의 최대 호수인 우르미아는 물이 빠르게 증발하며 면적이 30여 년 만에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런 물 주목 사태는 수질이나 식량 사정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미국 동부와 남부, 서유럽과 중국 서부 등은 지구촌의 기록적인 폭우에 시달린다. 미국은 동부는 폭우, 서부는 가뭄이라는 양 극단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며 태풍도 사나워지고 있다. 극지방이 녹아 지구 평균해수면이 1901~2018년 20㎝나 높아졌다. 투발루·몰디브 등 섬나라에서만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다.

이 같은 기후위기의 후폭풍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구의 대기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 외에 1%의 다양한 기체로 이뤄져 있는데 수증기·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등이 비닐하우스처럼 온실 역할을 한다. 태양의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 등 전자기파의 복사(radiant) 에너지가 대기를 통과한 뒤 지표면에 도달했다가 반사될 때 붙잡아두는 것이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는 금성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98%를 차지하며 지표면 온도가 무려 477도나 될 정도로 불구덩이다.



지구 온실기체의 절반이 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에 5~200년 머무른다. 석탄 화력발전소와 석유화학·철강·시멘트 등 공장·자동차·가정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산불이나 무분별한 벌목 등 숲을 파괴하거나 동식물이 썩을 때도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온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지구촌의 각종 재난재해는) 미래 세대가 겪을 것의 맛보기”라며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최근에는 천연가스인 ‘메탄의 역습’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늘고 있다. 무색·무취의 메탄은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를 연결하는 교량에너지로 간주돼 가정·산업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갈수록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눈총을 받는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북미의 경우 메탄 배출량의 14%가 석유·천연가스 생산에서 배출되며 10%는 가축(소·양·염소)이 되새김질을 할 때 트림이나 방귀 형태로 나온다. 중국에서는 석탄 채굴 과정에서 24%의 메탄이 방출된다. 메탄은 화산 폭발이나 동식물 분해, 쓰레기 매립지, 심지어 논농사 과정에서도 배출된다.

IPCC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탄의 단기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80배 이상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12년간 대기에 머무르는 메탄은 대기 중 농도가 이산화탄소의 0.5% 수준이지만 1850~1900년 이후 지구 기온을 약 0.5도 상승시켰다. 이는 이산화탄소의 온도 상승 영향의 3분의 2 수준이다. IPCC 보고서의 주요 필자인 찰스 코벤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박사는 “단기적으로 기후변화를 가장 빠르게 늦추는 방법은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온실효과를 갖고 있는 메탄을 줄이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동식물을 태우거나 질소비료를 쓸 때 나오는 아산화질소는 세 번째로 지구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메탄보다 비중은 작지만 온실효과가 3~4배나 된다. 앞서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나 스프레이 등으로 널리 쓰였던 온실가스인 프레온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1만 배가량이나 온실효과가 커 2010년부터 사용이 금지됐으나 중국에서 여전히 검출되고 있다.

IPCC는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불화탄소·수소화불화탄소·불화유황이라는 여섯 가지 온실가스를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감축한다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대기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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