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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동결에 1분기 회사채 발행액만 10조.. 빚 돌려막는 한전[양철민의 경알못]

1분기 회사채 발행액 9.67조.. 역대 최고

회사채 물량 급증에.. 1년새 조달금리만 0.6%p 높아져

지난해 부채는 145.8조.. 文 정부들어 41조 이상 늘어

'탈원전'에 비용 급증한데다.. 정치적 이유로 요금까지 동결한 탓


**‘양철민의 경알못’은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0년 넘게 경제 기사를 썼지만, 여전히 ‘경제를 잘 알지 못해’ 매일매일 공부 중인 기자가 쓰는 경제 관련 콘텐츠 입니다.





올해 20조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의 올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이 지난해 1년 전체 발행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결정에 따라 원가 이하에 전력을 공급하며, 필요 자금 대부분은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기요금 동결’ 공약이 현실화 될 경우, 이 같은 한전의 ‘회사채 돌려막기’도 연내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기료를 애초 정부 계획대로 인상한다 하더라도 ‘혈세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올 1분에 발행한 회사채는 9조6700억원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발행액이 4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역대 최대규모인 5조860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회사채 발행액 10조4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 2020년 1년간 발행한 3조52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이 같은 한전의 회사채 발행 급증은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7월 발행한 한전의 10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2.20% 수준이었지만 지난연말에는 2.60%까지 껑충 뛰었다. 한전이 지난달 발행한 10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한달여만에 0.19%포인트 상승한 3.17%를 기록하는 등 같은 조달금리 상승 추이는 연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이라면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1조9144억원을 지출한 한전은 이 때문에 올해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이자로 지출할 전망이다.

문제는 올 연말에는 이 같은 ‘회사채 돌려막기’도 한계에 부딪힌다는 점이다. 한국전력공사법 16조는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액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 이하’로 규정해 놓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40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당기순손실 규모도 2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상환 채권을 제외한 지난해말 기준 누적 발행회사채 규모 또한 전력채(34조800억원)와 회사채(28조1944억원)를 합쳐 62조2744억원에 달한다. 2020년 원화사채 잔액이 54조2735억원이었다는 점에서 1년새 8조원이 넘게 늘었다. 반면 2019년부터 1년간 늘어난 원화사채 규모는 1조36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말 기준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친 금액이 45조8928억원에 달하지만 한전공사법에 따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당기순손실만큼 적립금 규모도 줄어 든다는 점 외에 지금까지 발행한 채권규모 등을 더하면 올 9월경부터는 회사채발행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중은행 등을 통해 빌린 차입금을 더할 경우 한전의 지난해 차입금 및 사채 규모는 91조9504억원에 달한다. 2020년 82조3262억원 대비 1년새 9조6242억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한전의 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한전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는 145조7970억원으로 1년새 무려 13조 3218억원이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며 올해 160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한전 부채가 104조78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새 부채 증가액만 41조106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전은 씀씀이를 늘려야 한다. 신재생 설비 확대에 따른 관련 계통망 연결 비용 급증으로 송·배전 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전이 지난해 3분기 작성한 중장기 재무계획에 따르면 한전 투자액은 지난해 7조4751억원에서 올해 7조9392억원으로 껑충 뒤며 2024년에는 9조405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연말 발표한 ‘전력 계통 혁신 방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존 예산(47조5000억원) 대비 30조5000억원이 늘어난 78조원을 전력망 보강에 투입해야 한다. 관련 비용은 한전이 대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추가적인 전력계통 투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한전의 향후 연간 투자액만 매년 11~12조원에 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전의 재무상황이 이같이 악화된 배경으로는 ‘탈원전’ 비판을 의식한 정부의 요금 동결이 첫손에 꼽힌다. 올해 전기요금은 기후환경요금(1kWh당 2원)과 기준연료비 인상분(1kWh당 9.8원)을 합쳐 1kWh당 11.8원이 인상돼야 하지만, 정부는 대통령 선거를 석달 앞둔 지난연말 올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이마저도 올 4월 부터 1kWh당 6.9원의 인상분을 반영토록 했으며, 올 10월부터 1kWh당 11.8원의 전체 인상분을 반영토록 해 한전의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전의 자체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기요금을 1% 높이면 이익이 5721억원 증가한다.

탈원전 정책 또한 한전 재무상황 악화에 크게 일조했다.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가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이용률 감소 및 액화천연가스(LNG) 사용 급증 효과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탈원전에 따른 직접적 손실액만 10조2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아직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신한울 1·2기와 현 정부 들어 가동폐쇄된 월성 1호기의 전력생산분까지 감안하면 이 같은 손실 추정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전기요금 동결’ 카드를 꺼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 또한 “전기요금은 현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기요금 동결과 관련해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올 2분기부터 적용할 ‘실적연료비’를 지난 21일 발표해야 했지만 발표시기를 무기한 연기했으며, 내달 1일 이전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앞서와 같이 대선을 앞두고 전기요금을 동결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결정’을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독립적인 전기요금위원회 설치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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