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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의 진검대결

티켓몬스터-그루폰이 펼치는 해외시장 쟁탈전


티켓몬스터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이제 소셜 커머스의 원조 그루폰과 진검 대결을 벌이게 됐다. 두 회사의 세계 시장 전략을 알아봤다. 한정연 기자 jayhan@hmgp.co.kr

쇼셜커머스의 원조이자 부동의 세계 1위인 그루폰의 지난해 매출은 7억1,300만 달러였다. 이 중 3분의 1이 해외 46개국에서 나왔다. 그루폰은 이들 나라에 진출하는 데 불과 1년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6월 2일 그루폰은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이 회사는 7억5,000만 달러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테크크런치는 6월 11일 '왜 그루폰은 무너질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그루폰이 세계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부작용이 생길 만큼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루폰은 2위인 리빙소셜과 함계 사실상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도전하는 KGB딜스, 바이위드미, 블룸스팟닷컴과 같은 미국 업체들 사이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티켓몬스터다. 그리고 5월 31일 티켓몬스터의 신현성(26)사장은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말레이시아 2위 업체 에브리데이닷컴을 인수해 싱가포르까지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신현성 사장은 6월 13일 기자와 만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세력을 확대한 후 일본과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며 "아시아 시장에선 그루폰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사장은 또 "그루폰이 확 뿌리는 식으로 진출했다면 우리는 하나하나 따져보고 들어가기 때문에 초기 비용은 더 들어도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티켓몬스터는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45.7%(매출액 기준middot;자체조사)로 줄곧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 티켓몬스터의 해외 진출은 두가지 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그루폰과의 정면 대결을 꼽을 수 있다. 그루폰은 인후할 업체가 마땅치 않자 지사를 설립해 한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티켓몬스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티켓몬스터가 그루폰의 대표적 서비스인 '나우'와 '프라미스' 같은 정책과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은 카피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루폰코리아가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똑같은 정책을 국내 시장에서 먼저 쓰면 '그루폰 효과'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티켓몬스터의 해외진출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출구전략이다. 실제로 신현성 사장은 "상장에 대비해 실사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석민 서울IR컨설팅 리서치팀장은 "티켓몬스터는 2년 내로 상장이든 피합병이든 출구전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한다면 우회상장이 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보수적인 한국시장에선 티켓몬스터 같은 새로운 사업군에 대한 가치측정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골프존도 상장이 3번이나 연기된 바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곧 있을 두 회사의 대결은 의외의 이유로 결판 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시장은 매년 수천%씩 성장하고 있다. 당연히 전략 수정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그루폰이 기존 M&A 방식의 해외진출이 불발되자 전략을 급하게 수정한 이유는 한국이 돈이 될 만한 시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지훈 소프트뱅크코리아 수석심사역은 "그루폰은 한국처럼 다이내믹한 상황에서 성장한 회사가 아니다"며 "한국처럼 소셜커머스가 급성장한 곳에서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티켓몬스터는 나름대로의 저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두 회사는 현재 소셜커머스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맷 재피로브스키 그루폰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공동구매를 하기 위해 고객 스스로가 트위터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고객을 찾는 서비스 시장"이라는 창업 당시 원론을 고수했다.

신현성 사장의 대답은 조금 달랐다. 신 사장은 "중소 규모 업체의 마케팅을 대신해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고객에 맞춰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조금은 더 재밌어질까?



티켓몬스터 신현성 사장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세력을 확대한 후 일본과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며 "아시아 시장에선 그루폰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티켓몬스터 대표middot;그루폰 부사장 인터뷰
신현성 대표 "아시아에선 우리가 이긴다"

6월 13일 오후 송파구 잠실의 사무실에서 만난 신현성 티켓몬 스터 사장은 “아시아에선 그루폰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 타냈다. 그루폰 인터내셔널의 맷 재피로브스키 부사장도 서면 답변에 응했다. 다음은 같은 질문에 대한 두 사람의 답변 내용.

해외 진출 시 고려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맷: 그루폰 진출이 기쁘게 받아들여질 모든 시장으로의 진출을 긍정적으로 고려한다.
신: 말레이시아를 첫 해외진출지로 택한 이유는 인터넷 보급률 때 문이다. 매년 10%씩 늘고 있다. 이후에 진출할 싱가포르도 작지 만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나 대만 등 다른 동남아 지역도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우리가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꾀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가?

맷: 모든 나라는 각 시장에 적합한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각각의 나라를 평가한 후에 그곳에 맞는 최고의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 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신: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루폰이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 확장을 하는 것을 보면, 피인수기업이 제값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싸 게 들어갔다는 얘기다. 그루폰이 보기엔 인수합병(M&A)이 적절 하고 좋은 수단이었을 것이다.

국내 업체에 대한 M&A가 불발되자 그루폰은 한국 지사를 직접 설립했다. 직접 진출은 어떤가?

맷: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그루폰코리아 대표처럼 한국 시 장에 능통한 인재와 일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한국 시장은 소비자와 업주들에게 장기적으로 믿음을 주는 방법 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루폰 프로미스’와 같은 제도를 처음부터 시행했다.
신: 그루폰코리아도 인수는 안 했지만 굉장히 작은 소셜 커머스 업 체를 많이 흡수했다. 베스트플레이스라는 업체를 했던 그루폰코 리아 대표는 딜존과 스타일티켓 등을 인수했다. 10여 곳을 M&A 한 셈이다.

관리 비용과 인건비 등을 고려한 경영수치상으로도 해외진출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나?

맷: 그루폰은 소비자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우수한 파트너 업체를 소개함으로써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
신: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하지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믿 음이 있다. 한국 내 사업도 빨리 키우고 싶지만, 다른 지역을 그냥 두는 것은 아깝다. 소셜 커머스는 어디에서든 특정 시점을 넘기면 반드시 수익이 날 것이다.

그루폰과 티켓몬스터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 것이라고 보나?

맷: 우리는 숨어 있는 우수한 업주를 발굴하고, 그루폰의 서비스 를 사랑하는 고객을 양성하는 데 집중 할 것이다.
신: 그루폰의 장점은 강력한 (라이벌) 업체가 없는 곳에 빨리 진출 해 곧장 선두업체가 된 것이다. 저렴하게 해외 공략을 할 수도 있었 다. 하지만 좋지 않은 계약을 하고 진출한 지역도 있다. 46곳이 모 두 다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확 뿌린 거다. 우리는 더욱 신중 하게 진출할 것이다. 그루폰보다 시행착오는 적고 성공률은 높을 것이다. 다만 좀 더 비용이 많이 들 수는 있다. 우리가 유럽과 미국 에 진출하지 못하면 세계 시장에서 지는 것이다. 아시아에선 우리 가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하는 시점은 우리가 아시아에서 그루폰을 이겨서 엄청난 회사가 됐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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