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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을 입는다

Wearable high-tech Science

올 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의류의 가장 큰 특징은 ‘진화’다. 스마트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의류가 등장하고 있는 것. 똑똑해진 소비자를 타깃 삼아 첨단 기술을 적용한 언더웨어부터 가혹한 환경에 도전하는 아웃도어까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글_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알아서 온도 조절 ‘척척’
스마트 의류는 IT와 섬유기술이 융합된 첨단 옷이다. 옷이 주변 환경과 상황, 인체에 가해지는 자극을 스스로 감지해 착용자의 몸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아웃도어 의류는 땀과 같은 습기는 배출하고 물의 침입은 막는 일명 투습방수(透濕防水) 제품이 대세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로 첨단 소재를 채용한 발열제품이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다.

스마트 의류는 이 같은 기존 기능성 의류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개념이다. 기능성 의류는 제조 당시부터 특정한 목적에 맞춰 설계(?)되지만 스마트 의류는 각각의 사용자를 위해 의류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그에 적합한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히텍스(HeaTex) 원단을 사용한 자가 온도조절 패딩과 재킷이 그 실례다. 히텍스 원단에는 내부에 전도성 고분자가 내장돼 있다. 이 원단과 배터리를 접목시키면 스마트 의류가 탄생한다.

산이나 바다에서는 기온 변화가 잦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체온 유지와 보온을 위한 발열성 소재나 발열기능을 장착한 제품들이 안성맞춤이다. 히텍스 제품은 안주머니에 담뱃갑 크기의 배터리를 넣고 작동시키면 등에서 후끈후끈한 열이 올라온다. 2분 이내에 옷의 온도를 40℃까지 높여 준다고 한다. 배터리의 전기가 히텍스의 전도성 고분자에 전달돼 이런 효과를 발휘하는 것.

이는 전구를 켤 때 빛과 함께 열이 발생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발열상태를 최대 7시간까지 지속할 수 있어 겨울철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더라도 체온 유지에 문제가 없다. 배터리를 제거하면 발열체를 내장한 채 세탁도 가능하다.

발열 소재 썬워머(SUNWARMER) 원단으로 제작한 스포츠 골프웨어도 주목할 만한 스마트 의류다. 썬워머는 인 체의 땀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고기능성 섬유다. 수증기 상태의 물 분자들이 원단에 흡수되면서 분자의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되며 열이 발생하는 원리다. 즉 이 소재의 발열 성능은 수증기를 얼마나 흡수하는지에 달려 있다. 또한 수분이 증발될 때 주변의 열을 빼앗는 기화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흡수된 수분을 재빨리 배출하는 능력도 필수적이다.

이 아웃도어 의류는 또 금속 산화물 초미립자를 원단에 코팅시켜 햇빛의 적외선과 반응, 스스로 열을 발산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화창한 날은 물론 흐린 날에도 빛을 열에너지로 변환 할 수 있다.

스마트 의류는 사용자를 위해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그에 적합한 기능을 수행한다.





테크니컬 언더웨어
속옷도 아웃도어 의류와 결부해 과학적 기능의 신소재가 각 광을 받고 있다. ‘테크니컬 언더웨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속옷들은 흡습, 발열, 항균 등의 기능을 갖춘게 특징이다.

그중 하나가 피부의 염기도를 조절해주는 신소재 ‘하이 서모(Hythermo)’ 언더웨어. 이 소재는 피부의 산성도(PH)를 7로 맞춰 중화시켜주며 항균과 악취제거 기능까지 제공, 항상 쾌적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반복 세탁해도 이 같은 기능이 유지돼 입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 체취가 반영구적으로 제거된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이다. 일부 장년층과 노년층에서 발생되는 세밀한 체취까지 없애줘 젊은이들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인기가 높다.

또한 따뜻한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광전자 섬유 언더웨어, 피부트러블을 고려한 실크 소재 언더웨어 등 매서운 추위에 강한 제품들도 줄을 잇고 있다. 예전의 빨간 내 복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기능적 혁신이 이뤄진 것이다.

발열기능과 더불어 옷의 중량을 최소화하는 초경량 경쟁도 뜨겁다. 올 가을과 겨울의 스마트 의류의 특징 역시 한층 슬림해진 디자인과 디테일에 있다.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생활에서도 착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무겁고 둔한 느낌을 없애고 활동성을 강화시킨 제품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5년 이상 자란 거위의 가슴털만을 극세사로 직조한 원단을 사용, 무게를 140g까지 낮춘 초경량 다운재킷이 대표적 예다. 140g이면 200㎖ 우유보다도 가벼운 것으로 몸에 달라붙지 않는 청량한 감촉을 유지해 아웃도어, 골프, 여행 등 다양한 용도의 의류로 제작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 기능이 내장된 의류는 소매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환경 따라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광섬유로 만든 원단과 LED를 이용해 주변 환경과 소리에 따라 옷 색깔이 카멜레온처럼 바뀌는 소리 반응 디지털 컬러 의류도 스마트 의류의 일종이다. 7~8가지 색 변화가 가능해 착용자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옷 색깔이 순식간에 변하는 마술을 본 적이 있을 텐데 그 또한 이와 동일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LED를 넣은 점퍼는 야간스키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유독 인기가 좋다. 소매 상단에 LED 시스템을 갖춰 어두운 곳에서도 구별이 쉽고, 후드의 사이드에 시야 확보를 위한 투명창을 달아 야간에도 자유로운 활동성을 보장한다.

이외에 위치 감지 기능을 지닌 의복도 있다. 이를 유아나 치매에 걸린 노인에게 입히면 길을 잃더라도 보호자가 언제든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미아방지용 어린이 내의의 경우 속옷에 부착된 코드를 클릭하면 부모 연락처 등이 휴대기기에 출력된다. 이 같은 위치 감지 의복은 극한의 추위를 견뎌야 하며 위치, 거리, 방위, 기온 같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탐험대원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덧붙여 MP3 플레이어 기능이 내장된 의류는 스마트 의류의 고전이다. 재킷 소매에 달린 버튼을 살짝 누르면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첨단 섬유로 만들어진 ‘직물신호선’을 내장, 옷에 부착된 버튼으로 주머니 속 MP3 플레이어를 조작할 수 있다.

세탁 시에는 MP3와 옷깃의 이어폰을 제거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전자파 차단 소재의 남성 전용 언더웨어 역시 스마트 의류로 구분된다. 컴퓨터, TV, 핸드폰 등의 전자파를 차단해 남성의 정자를 보호해준다는 점에서 기특하기 그지없는 속옷이다.



일석삼조 신발이 대세
스마트 패션은 의류에만 머물지 않는다. 투박한 슈즈들도 스마트 대열에 동참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기능성 다목적 슈즈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는 일반 런닝화처럼 경량화된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바닥은 하이킹도 가능할 정 도의 견고함을 지녔으며 워킹화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일석 삼조의 신발들이 대세다. 하나의 제품으로 워킹화, 런닝화, 하이킹화를 가지는 효과가 있어 기능성과 효용성이 뛰어나다. 다양한 아웃도어 생활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걷기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한 피트니스 토닝 슈즈도 인기다. 신고 걷는 것만으로도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고 한다. 토닝은 근육의 밀도를 높여주는 전문 피트니스 방법으로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활성화하고 이들 사이의 지방을 태워 근육의 부피를 작고 예쁘게 만들어준다.

워킹화 토닝 효과의 비밀은 바닥 면에 붙어 있는 두 개의 볼록한 ‘밸런스 파드(Balance Pod)’에 있다. 밸런스 파드는 걸을 때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평소 사용하지 않는 하체 근육을 자극함으로써 일반 신발보다 28% 정도 더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일반 운동화보다 칼로리 소모가 3배 이상 높다. 하체 근육이 활성화되므로 탄력 있고 매끄러운 하체라인이 만들어진다. 다만 그만큼 신경을 써서 중 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자칫 부상을 입을 우려가 있는 만큼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등산 중 조난을 당하거나 부상당했을 때를 대비해 위치 추적장치(GPS)를 내장한 등산화도 등장했다. 구조대가 인공위성을 통해 조난객의 위치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스마트 의복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화 시킨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몸을 가리던 의류의 기본적 역할을 넘어 삶의 질까지 향상시키는 데도 일조한다. 이제는 옷이 아닌 과학을 입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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