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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실전 부동산 투자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는 단기적으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우리 사회 구조 변화가 큰 몫을 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인구증가세 둔화,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 1인 가구 증가가 부동산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변화와 그에 따른 대응전략을 살펴보자.
글 강선원 한국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 landind@naver.com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에선 18~20%의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을 노후 생활수단으로 활용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주택 소비수요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 동안 출생한 사람 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른다. 총 688만 명으 로 전체 인구의 14.1%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 라 직장인 5명 중 1명이 베이비붐 세대다.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베 이비붐 세대는 2012년이면 만 49~57세가 된다. 이 연령대는 생애 주기 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고, 가장 소비가 왕성한 시기에 해당한다. 자녀 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주거소비를 확대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75% 가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48%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가계자산에선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 다. 평균 74.8%에 달한다. 게다가 이 세대의 67~71%는 부채를 통해 부 동산 자산을 증식시켜 왔다. 은퇴 후 소득 감소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 증가는 보유 부동산의 처분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 상황이다. 금융자산 비중이 낮아 노후준비는 매우 덜 된 상태라 할 수 있다. 베 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 가계소득과 소비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자산 보유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을 처분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일 본에선 18~20%의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을 노후 생활수단으로 활용한 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20% 내외의 주택수요가 감소할 것이라 예측되 고 있다.

주택을 처분해 노후 생활수단으로 삼는 계층은 금전적 여력이 충분 하지 않은 계층이다. 이들은 주택 규모를 줄여 도심에 거주하거나 교외 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 후 신규 일자리 찾기의 용이성, 고 령에 따른 의료소비 증가, 쇼핑시설의 근접성, 아파트라는 주거형태 의 편리성 등이 도심 체류의 이유가 될 것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당연히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는 주택 소비수요의 감소 를 가져온다. 고령화와 독거 노인의 증가 현상이 나타나면 대형주택의 수요 감소와 소형주택의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이다. 은퇴 초기에는 전원주택 등의 수요증가가 예상되기도 하지 만,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도심회 귀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 망된다.

고령화와 도심 회귀 현상

저출산·고령화는 인구구조론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 중앙 정보국(CIA)이 발간하는 월드팩트북(2011년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3으로 222개 비교대상 중 217위로 나타났다. 독신세 대의 증가,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뒤로 미루는 비혼화와 만혼화, 높 은 육아비용 부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로 인한 출산시기 지연 등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저출산은 인구 성장 저해요인이 되 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10년 4,941만 명 이었던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5,216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다시 감 소세로 돌아서게 된다. 당초 2018년부터 인구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 측됐지만, 출산율 상승, 국제이동인구 순유입 증가, 기대수명 연장 등 으로 인해 2030년으로 감소 시기가 늦춰졌다. 하지만 비수도권 인구는 2002년부터 이미 감소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함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된다. 65세 이상 인구는 2010년 545만 명(11%)에서 2030년 1,269만 명(24.3%)으로 늘어난다. 2026년엔 고령인구가 전체 인국의20.8%를 차지해 초고령사회로 진입 하게 된다. 고령화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도 가져온다. 2010년 3,598 만 명이었던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 3704만 명으로 고점을 찍은 후 2050년까지 1,000만 명 이상이 감소하게 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는 2020∼2028년에는 연평균 30만 명 이상으로 감 소폭이 커질 전망이다.

고령화는 재정압박을 수반한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세수 감소, 고령층에 대한 복지비 부담 증가가 이런 압박 요인 이다. 재정압박으로 인해 인프라건설과 같은 공공투자 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 행된 일본의 경우 공공투자를 통한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 고 있다. 재정압박으로 인해 민간자본을 활 용한 공간정책이 시행되었고, 민간자본은 수익을 좇아 도심투자를 집중해 대도심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교통, 의료, 쇼핑, 행정서비스 제공이 편리한 대도시는 인구증가가 지속되겠지만 지 방은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핵가 족화와 더불어 독거노인이나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노인의 비중이 높 아지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중 '자녀가 없어 부 부만 사는 가구 또는 홀몸 노인'이 2000년 17만8,908명(33.5%)에서 지 난해 40만224명(43%)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화는 1~2인 가구의 증가를 빠르게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1~2인 가구 의 증가는 대형주택 수요 감소, 도심지 역세권 소형주택의 수요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생산가능 인 구 감소는 국토의 공간구조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 소비유형의 변화를 수반해 부동산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역세권 소형주택 수요 증가

통계청은 2030년이면 1인 가구 비중이 23.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 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2005년~2030년에 1인 가구는 약 150만 가 구, 2인 가구는 205만 가구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동기간 동 안 증가하는 가구 수(390만 가구)의 91.6%에 달하는 수치이다. 3인 가 구와 4인 가구는 2020년까진 증가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인 가구는 일반적으로 비도시지역보다 도시지역, 특히 대도시에 집 중적으로 분포한다.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주로 단독·다가 구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 거주 1인 가구 의 경우,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은 비율이 80.9%로 나타나 일반가구의 45.6% 보다 훨씬 높았다. 통근 교통수단도 대중교통(50.8%)이나 도보 (31.8%)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1인 가구가 역세권 등 대중교통이 발달 한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실제로 1인 가구의 통근시 간은 30분 이내인 경우가 51% 이상으로 나타났다. 일반 가구에 비해 통 근 거리가 짧은 직주근접(職住近接) 거주 형태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1인 가구는 월평균 소득도 열악한 상황이다. 2009년 조사에 따르면, 100만 원 이하가 53.99%, 100만~300만 원은 38.07%로 나타났다. 다 인 가구 평균 소득의 30% 수준인 셈이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의 증가는 슬럼화를 동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3인 이상 다인 가구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소형주택 공급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최근의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기도 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 고령 화,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은퇴,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세로 인해 우리 나라는 사회·인구구조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주택소비수요의 변화와 더불어 국토, 지역개발, 도심개발, 주택공급 정책도 변화를 맞 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SOC예산 축소,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등의 정책들이 사회구조 변화상을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부동산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우선 패러 다임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한 투자(Income Gain)시대에서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투자(Capital Gain)시대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보단 노후생활을 위한 안정 적 수입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수요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당분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낮 은 소득수준, 직주근접 성향, 편의시설 접근성 등의 요인 때문에 소형 주택, 특히 역세권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수요증가로 이뤄질 것이다. 대 형주택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양극화에 따 른 도심지 고급주택 선호현상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아파트 위주의 획 일화된 주거문화도 단독이나 타운하우스, 한옥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 화할 것으로 보여 자연환경 요소가 뛰어난 도심 고급주택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토정책의 변화로 토지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도시와 그 주 변 토지시장은 향후 20여 년간 꾸준한 수요증가로 가격상승이 예상되 지만, 지방은 반대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 도 균형정책이 아닌 거점개발 같은 '선택과 집중'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 인다. 구도심은 공공투자 제약과 경기침체로 슬럼화되고, 신규도심으 로의 인구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소득수준에 따른 계층적 분화현상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방의 경우 토지시장은 물론 주택시장도 침체와 가격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도시 역세권 소형주택은 블루칩이 될 것이다. 안정적 임대수익을 바라는 부유층의 주택 추가 구입과 대형주택에서 소형주택으로 바꾸는 노인층의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주택수요자들이 꾸준하게 늘어 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땅값, 기존시설의 유효성 등으로 인해 공 급은 더디게 진행된다. 수요 증가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매매 증가 와 가격상승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구조변화는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의 근본적 인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는 부동산 대응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강선원 대표는 누구…

한국부동산투자연구소 강선원 대표는 현재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에서 '국토 및 주택개발 최고경영자 과정' 교수로 활약 중이다. 경매 전문 회사 지지옥션에서 토지분야 전문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건국대학교 부동산아카데미와 SH공사 직원 대상 토지개발과정에도 출강했다. 저서로는 '땅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109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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