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는 액체질소와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고온의 납 용융액에서도 나타난다. 녹는점이 327.5℃인 납과 손이 접촉하면 손 표면의 습기가 증발, 수증기 단열층을 형성함으로써 몇 분의 1초 정도지만 안전하게 손을 빼낼 시간을 벌어준다.
액체질소 실험과 다른 점은 기체 보호막 형성의 주체가 납이 아닌 손이라는 것뿐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과학을 믿고 납 용융액에 손가락을 담그는 위험천만한 실험에 도전했다.
실험의 키포인트는 '충분한 열기'다. 막 녹기 시작한 수준의 납은 그 온도가 손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증기를 발생시키지 못한다. 이 경우 손가락을 빼낼 때 납이 달라붙으면서 심각한 화상을 입게 된다. 때문에 파퓰러사이언스는 납을 녹는점 이상으로 뜨겁게 가열한 뒤 핫도그를 활용해 충분한 증기가 생성되는지 확인했다.
다만 실험에는 인체에 유해한 일반 납이 아니라 납이 함유돼 있지 않은 배관용 무연 땜납을 사용했다. 이 땜납의 녹는점은 205℃다.
실험자는 땜납의 온도가 260℃ 이상 올라간 뒤 새끼손가락을 넣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빠르게 빼냈다.
액체질소 실험 때처럼 손가락은 상처 하나 없이 안전하게 땜납 용융물을 탈출했다.
손가락을 빼면서 주변에 용융물을 조금 흘리긴 했지만 말이다. 실험과정을 고속 촬영한 영상을 확인하니 손가락이 땜납 속에 들어가 있던 시간은 6분의 1초였다. 그야말로 찰나의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과학의 힘과 파퓰러사이언스의 창의적 도전정신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WARNING
이 기사에는 안전한 실험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가 실려 있지 않다. 누구도 실험을 따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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