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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전쟁을 막아라

물 부족 문제를 종식시킬 공학적 해법

계획대로 라면 오는 2014년경 터키에 을르수(Ilisu) 댐이 완공된다. 이 댐은 세상에서 가장 야심차면서도, 가장 거센 논란에 휩싸여 있는 수력발전 댐이다.

을르수는 총 320억 달러가 투입되는 '남동 아나톨리아 프로젝트(일명 GAP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설되고 있는데 다른 21개의 댐들과 함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분수계를 틀어막고 인근 지역에 대한 농업용수 공급과 7,476㎿의 전력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댐이 세워지면 티그리스강 유역의 8,000년전 고대도시 유적인 하산 케이프가 수몰되며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7만 명도 고향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댐 방류량에 따라 터키가 강 하류에 거주하는 이라크인들의 생사여탈권을 갖게 된다. 사실 국경을 따라 흐르는 강에 의존하는 국가는 많지만 이라크만큼 의존도가 심한 나라는 없다. 모든 음용수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에서 나온다. 터키가 지난 1990년 GAP 소속 댐의 저수용량 확보를 위해 한 달간 유프라테스강의 흐름을 차단했을 때 두 나라가 전쟁을 벌였을 정도다. 그런데 을르수 댐이 완공되면 터키는 티그리스강을 또 막을 수 있다.

이처럼 GAP는 엔지니어들이 국가 간 수자원 분쟁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다행히 엔지니어들은 이를 완화시킬 능력도 갖고 있다.

일단 이들은 서로 나눠 가질 수 있는 물의 양을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다. 일례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의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위성 '그레이스'를 활용해 지구 대수층의 미세한 중력변화를 측정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물이 소진됐고, 아직 남아 있는지를 파악했다. 오리건주립대의 수문지질학자인 마이클 캄파나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수자원 공유를 위한 국가간 협상의 시간이 오면 다른 나라에 자국의 여유량을 감추기는 어려울 겁니다."

둘째로 엔지니어들은 잠재적 수자원 공유량을 증진시킬 수 있다. 수분 증발을 억제해 대수층에 가급적 많은 물을 저장하는 인공 재급수 시스템의 연구를 통해서다. 인도 서부지역의 구자라트에서 시범프로젝트를 운용 중인 한 연구팀은 폭 800m의 농업용 수로를 태양전지로 덮어 연간 약 95ℓ나 되는 물의 증발을 막고 있다.



마지막으로 엔지니어들은 원활한 수자원 공유를 위해 기여할 수도 있다. 국제물관리연구소(IWMI)의 조나단 로체 박사의 설명이다.

"수력 발전은 결코 물을 소모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닙니다. 물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거죠. 물과 에너지는 공유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라크는 물만큼 전력 공급에도 목말라 있다. 때문에 터키는 남부지역에 고압선을 설치, GAP로 생산한 전기를 나눠줄 수 있다. 그렇게만 되면 양국 간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분수계 (watershed, 分水界) 각 하천의 유역이 접해 강물이 갈라지는 경계가 되는 곳.

STORY BY Luke Mitchell
ILLUSTRATION BY Ryan Sn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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