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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창문 농장

흙 한 톨 없이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

브리타 라일리가 태어난 미국 텍사스 남동부의 시골마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땅에 경작을 하며 살아간다. 때문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식량은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현재 라일리가 뉴욕 소재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6×9m 넓이의 수직 정원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나 전 세계 가정의 창문을 수직 농장으로 바꿔놓기 위해 사업화에 뛰어든 것도 이런 생각이 밑바탕이 된 결과다.

그녀는 2003년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로 이주한 뒤 직접 채소를 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채소들은 채광이 좋지 않은 비좁은 창턱에서 살아남고자 먹음직스럽게 자라는 대신 뿌리를 늘이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옥상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도 봤지만 북동부의 변덕스런 날씨가 작황을 망쳤다.

결국 그녀는 창턱이 아닌 창문 자체를 경작지로 삼으면 더 많은 채소들을 키워도 많은 햇빛을 받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식물들을 줄에 수직으로 매달아 놓고, 수경재배 기법을 적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흙이 아닌 영양분 수용액에 뿌리를 담가놓는 수경재배는 토양, 강수량, 날씨 등의 환경적 제약에서 벗어나 1년 365일 작물을 키울 수 있죠. 창문 농장의 무게도 줄일 수 있고요."

문제는 기존의 수경재배 장비들이 대규모 경작에 최적화돼 있다는 것. 이에 라일리는 2009년 페트병과 물 펌프, 양동이 등을 조합해 그녀만의 수경재배 장치를 제작했다. 펌프가 양동이 속 영양분 수용액을 창문 맨 위의 화분으로 보내고, 수용액은 아래쪽 화분들로 떨어진 다음 다시 양동이에 담기는 방식이었다.

"그리 우아하지는 않았지만 효과는 있었어요. 매주 샐러드 한 그릇 분량의 채소가 수확됐죠."

이후 그녀는 윈도팜스(Windowfarms)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 누리꾼들에게 자신의 설계를 개선할 조언을 구했다. 이렇게 수년간의 토론을 통해 10여종의 창문 농장 설계안이 창안됐고, 수족관 공기양수펌프(airlift pump)라는 최고의 발명품도 탄생했다. 이 펌프는 큰 소음을 내며 수용액을 끌어올리는 대신 공기방울을 이용해 조용히 펌핑을 한다.

이윽고 2011년 라일리는 누구나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창문 수경재배 키트의 상용화를 목표로 소셜펀딩사이트에서 창업기금을 투자받았다. 목표액의 5배나 되는 25만7,307달러가 모였고 현재까지 3종의 키트가 개발돼 웹사이트(windowfarms.com)에서 판매 중이다.

한편 윈도팜 커뮤니티를 통한 설계개선 및 정보공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개발된 '버전 2.0'의 경우 1시간의 시간과 30달러면 창문 농장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저희는 창문 농장의 보급에 더해 창문 농부의 수도 늘리고 있어요. 농업을 스마트화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리그닌(lignin)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와 함께 목재의 핵심 구성성분.





HOW IT WORKS

1. 윈도팜스 전용 화분들을 위아래로 수직 배치한 뒤 화분 아래에 영양분 수용액 통을 놓는다.
2. 펌프가 튜브로 수용액을 끌어올려 맨 위의 화분에 보낸다.
3. 채소에서 실뿌리가 자라나며 수용액의 영양분을 흡수한다. 실뿌리는 토양에서 키울 때 나오는 굵은 뿌리보다 영양소 흡수력이 뛰어나 잎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4. 맨 위의 화분부터 수용액이 차례로 흘러내린다. 남은 수용액이 통 속으로 떨어지면, 펌프에 의해 다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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