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실리콘밸리, 월가를 만나다

[Wealth adviser] Silicon Valley meets Wall Street

새로운 웹사이트-일부는 IT업계 유명 인사들이 운영한다 -덕분에 일반 투자자들이 좀 더 쉽고 저렴하게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게 됐다.
By Erika Fry


수십 년 동안 투자자들은 비용 하락과 지속적인 ‘상품 민주화’라는 혜택을 누려왔다. 처음에는 할인 중개업체, 그 다음은 온라인 중개업체, 그리고 최근에는 초저가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했다. 지난 수년간 이 장기적 변화 중 한 가지 요소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바로 온라인 전문 중개업체가 크게 늘어난 현상이다. 이 업체들은 여가로 투자를 즐기는 투자자(small-time investor)들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투자를 관리하고, 개인의 성향에 따라 특화도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 조사 기관 코퍼레이트 인사이트 Corporate Insight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수가 2011년 15개에서 현재 37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최근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은 IT업계(마이크로소프트와 벤치마크 캐피털 출신)와 월가(버튼 말키엘 Berton Malkiel과 아서 래빗 Arthur Levitt 등)에서 명망 있는 창업자와 경영자를 영입했다. 포레스터 리서치 Forrester Research의 애널리스트 아우크 도위 빈스트라 Auke Douwe Veenstra는 “마치 자산 관리에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신비함도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형태의 플랫폼 서비스는 이미 지난 몇 년간 제공돼왔다. 물론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운용 자금이 미미한 탓이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서비스는 사용이 정말 쉽고 디자인도 우아하다. 그중 가장 전망이 밝은 몇가지 서비스를 살펴보자.

한 웹사이트는 맞춤형 ETF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30개 정도의 종목을 하나로 묶어 판매하는 모티프 Motif가 그런 곳이다.

수수료로 9달러 95센트를 받지만 추가요금은 없고 최소 250달러 이상만 투자하면 된다(이후 같은 묶음을 구입할 경우 수수료가 개당 4달러 95센트로 줄어든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 출신 하르딥 왈리아 Hardeep Walia의 작품으로, 이 회사가 모티프라 부르는 관련 종목들을 한데 묶은 것이다. 모티프란 경제 트렌드나 투자 논리를 정확히 포착하려는 의도를 가진 아이디어를 말한다. ETF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당 주식 같은 평범한 묶음에서 사이버 보안 같은 마이크로 옵션까지 선택이 다양하다. 또 불황에도 소비자의 담배, 술, 도박, 총기 소비는 지속된다고 보는 세븐 데들리 신즈 Seven Deadly Sins 포트폴리오 같은 산업 간 모티프도 제공한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각 종목의 수를 조절할 수 있다. 모티프는 지난해 6월 서비스 시작과 함께 큰 인기를 얻었다. 어느 정도는 유명 인사 때문이었다. 전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 임원 샐리 크로첵 Sallie Krawcheck과 전 증권거래위원회(SEC)의장 아서 래빗이 모티프의 이사직을 맡았다.

모티프는 폴리오 Folio 의 길을 따르고 있다. 전 SEC 위원 스티브 월먼 Steve Wallman이 설립한 폴리오는 한 번의 거래를 통해 매수, 매입, 맞춤형 조정이 가능한 주식 묶음과 ETF, 뮤추얼 펀드 등 자사의 ‘묶음(folios)’을 2000년부터 판매해왔다. 폴리오는 지리적 위치, 관련 분야, 자산 등급, 심지어 가격까지 고려해 구성한 100가지 이상의 패키지 포트폴리오를 판매한다. 최근 수년간 폴리오는 은퇴자들을 겨냥해 기한 지정 펀드(target-date funds)를 판매해왔다. 1개월에 29달러 혹은 1년에 290달러인 정액 수수료를 내면 투자자는 횟수에 제한 없이 자신의 주식을 교환하거나, 최다 100개의 주식으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물론 거래마다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또 다른 온라인 서비스는 형편이 안되는 투자자에게 금융 상담을 제공한다. 또 능력이 있는 투자자들에겐 과거의 상담 서비스를 깨끗이 잊게 만든다. 베터먼트 Betterment는 동종 서비스 중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다. 투자금을 입금하고 투자 목표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베터먼트의 소프트웨어가 나머지-주기적 자산 재배분도 포함된다-를 알아서 처리해준다. 투자자의 목표에 따라 뱅가드 Vanguard와 아이셰어 iShare가 판매하는 저평가 주식과 채권 ETF에 분산 투자해준다. 15년 후 자녀의 대학 입학금 준비를 위해 20만 달러를 마련할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해보자. 베터먼트는 투자금액의 70%를 주식 ETF에, 나머지를 채권 ETF에 분산 투자할 것이다. 물론 투자자가 분산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다. 최소 투자 금액은 없고, 기본 ETF 요금 외의 수수료도 0.15~0.35%로 저렴하다(투자 금액이 많을수록 수수료는 줄어든다). 저비용에 최소투자 금액이 없는 베터먼트는 젊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현재 약 3만 개의 계좌로부터 1억 4,500만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웰스프런트 Wealthfront의 온라인 서비스는 리스크 평가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금을 6개 등급의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예를 들어 5만 달러를 투자한 50세 투자자의 리스크 저항지수(risk tolerance)가 10점 만점에 4점이라면, 투자금 중 44%는 뱅가드채권 ETF에, 20.5%는 뱅가드 미국 주식 ETF에, 16%는 뱅가드 국제 주식 ETF에, 나머지는 부동산과 신흥국 시장 및 천연자원 펀드에 투자한다. 최소 투자 금액은 5,000달러이며 1만 달러 이상 투자할 땐 0.25%의 수수료를 받는다.

벤치마크 캐피털의 설립자이자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사 앤디 래치레프 Andy Rachleff가 이끄는 이 기업은 지금 세 번째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첫 번째 서비스의 이름은 카칭 KaChing이었다). 래치레프에 따르면, 서비스 대상은 기꺼이 기술분야에 큰 돈을 투자할만한 젊은 실리콘밸리 갑부다. 그는 “당장 우리 서비스가 50대 투자자에게 어필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누군가와 상담하길 원한다. 40대 미만의 투자자 대부분이 바라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웰스프런트는 2,100개 계좌와 1억 3,000만 달러를 운용 중이다. 지난해 11월 경제학자 버튼 말키엘이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합류했다. 말키엘은 과거 투자계의 거물이었던 래빗과 닮은 꼴이다. 그는 일반인들이 복잡한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단순하고 저렴한 방법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마치 자산 관리에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는 것 같다. 신비함도 사라지고 있다.”
- 아우크 도위 빈스트라,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