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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엑스포과학공원 입주: 과학기술계의 입장은?





최근 정부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입지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으로 변경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찬반 논의가 한창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까지 공방에 가세, 정치·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그런데 이처럼 사안이 확대되다보니 오히려 직접 당사자라 할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묻히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과학기술계의 입장은 무엇이며, 왜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일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할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입지 문제가 과학기술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과학벨트 조성사업은 부지매입비 부담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전시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와 IBS 본원 건설, 그리고 우수한 연구단장 유치 계획 등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부가 IBS 본원을 기존의 대전 둔곡 지구가 아닌 엑스포과학공원에 입주시키는 내용의 과학벨트 수정안을 제안하면서 과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정부의 이번 IBS 엑스포과학공원 입주 제안을 두고 IBS는 지지부진했던 과학벨트 부지매입문제를 해결할 물꼬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찬반 논란이 거세지며 언제쯤 결론이 내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로 야권과 시민단체는 과학벨트 사업 축소, 부지매입비의 지자체 전가 우려 등의 측면을 들어 정부 제안에 반대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반면 과학기술계와 직능단체 등은 찬성의 입장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원들과의 융·복합 연구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와 해외 우수 과학자 유치의 수월성,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와 연계한 양질의 풀뿌리 과학문화 창출 등이 그 이유다.

대전시는 조건부 찬성 의사를 미래창조과학부에 공식 전달한 상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기본계획에 의거해 거점지구로 지정·고시된 신동·둔곡지구의 전체 면적(약 370만㎡) 축소 불가, IBS 부지 매입비의 전액 국고부담, 사이언스센터를 비롯한 창조경제 핵심시설 조성, 그리고 대덕특구의 창조경제 전진기지 조성방안을 국가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는 등 4대 원칙만 이행되면 IBS의 엑스포과학공원 입주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과학계는 대덕특구의 창조경제 전진기지 육성 가능성 등에 힘입어 차츰 무게중심이 찬성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단점 보다 장점 많아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 과학기술계의 찬성 입장은 IBS의 엑스포과학공원 입주가 단점보다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IBS가 대덕특구 인근에 자리 잡으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30여개 출연연과 KAI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등 5개 교육기관과의 융·복합 연구가 한층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대전에 위치한 공공기관 및 투자기관 10여개, 국공립기관 14개, 기업 1,300여개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이 용이해져 창조적 가치 창출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 일반적으로 연구소를 도심에 세우면 우수 과학자의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된다.

원안의 둔곡지구는 교육, 문화 등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과학자를 위시한 우수 인재의 유치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 막대한 혈세의 투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반면 엑스포과학공원 주변은 정주여건이 잘 형성돼있어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IBS의 한 관계자는 “엑스포과학공원에 입주하면 토지 수용 과정 등이 필요 없어 IBS 본원구축에 걸리는 기간도 2년가량 앞당길 수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많이 늦어진 일정을 원래 계획대로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입지 변경에 따른 문제는 없을까. 일단 대전 신동지구에 설치될 중이온가속기의 활용과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IBS의 중론이다. 중이온가속기를 활용하는 IBS의 연구단은 50개의 연구단 중 일부로 필요하다면 가속기 인근에 입주가 가능하며, 그 외의 연구단들은 수학·물리·화학·생명·융합분야 등의 연구를 수행한다는 이유에서다. 엑스포과학공원과 신동지구의 직선거리가 10㎞ 내외에 불과해 접근성 면에서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창조경제의 도화선

사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교통과 문화, 정주여건이 좋은 도심 지역에 연구소, 대학 등의 지식공동체들을 입주시켜 지역경제발전과 도시 재창조를 꾀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아들러스호프(Adlershof)’가 대표적 사례다. 과학분야 연구소 11개소와 홈볼트대학연구소 등 1,000여개의 업체들이 입주해 과학과 비즈니스, 미디어가 융합된 단지를 이루고 있는데 도시계획과 연구단지 건설을 접목함으로써 유럽을 대표하는 과학 허브이자 혁신클러스터로 성장했다.

이외에 영국 런던의 프랜시스 크릭연구소, 미국 코넬대학의 뉴욕 캠퍼스, 미국 메릴랜드 존스홉킨스 사이언스-테크놀로지 파크 등도 도심에 건설되고 있는 대표적 사이언스파크다.
선진국 주요 도시들의 이런 행보는 주지하다시피 우수 인재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도시 재창조라는 3대 가치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전략적 판단에 기인한다. 이들의 선례를 감안한다면 IBS가 엑스포과학공원에 입주할 경우 대전이 과학도시의 이미지를 넘어 창조경제의 거점도시로 발돋움하는데 강력한 추진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는 풀뿌리 과학문화, 다시 말해 대전 시민들이 양질의 과학문화를 향유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IBS는 엑스포과학공원에 입주한다는 전제 하에 건물 내부의 출입은 통제하더라도 나머지 녹지공간은 대전시에서 구상 중인 엑스포과학공원 내 문화 공간과 연계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체험공간과 전시공간, 스포츠센터 등 IBS의 시설 일부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한편 과학콘서트, 과학페스티벌, 과학캠프 등을 추진하여 휴식과 과학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이다.

IBS의 관계자는 “IBS의 엑스포과학공원 입주는 IBS와 기존 출연연들과의 협업 연구 등을 통해 대전시가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도약하는데 있어 도화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 대한민국 기초과학의 새 지평

지난 2011년 11월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IBS)는 차세대 국가성장 동력의 요람이 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연구기관이다.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모방했던 추격형 연구개발 패턴에서 탈피해 창조경제의 토대를 제시하는 선도형 연구개발의 나침반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맞춰 IBS는 우수한 인재들이 최적의 연구환경에서 창의적·모험적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향후 모든 인적·물적 인프라가 구축되면 연간 약 6,500억원의 예산을 운용할 예정이다.

현재는 외부 연구단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연구의 자율성과 연속성을 중심으로 한 선진 평가모델을 제시하며 국내 기초과학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IBS는 단기성과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수치로 계량화시킨 획일화된 평가가 아닌 연구 자체의 질과 가능성에 기반한 평가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눈여겨 볼 만한 연구성과도 도출됐다. 생명과학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은 다양한 수면장애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면뇌파 유도법’을 개발했으며 나노입자 연구단은 무독성 반도체 나노입자를 활용한 ‘고해상 삼광자(三光子)-인광 생체 광학영상’의 구현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의료분야에서 초정밀 진단 및 치료의 가능성을 여는 동시에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기존의 중금속 기반 발광입자를 대체해 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직능단체 (職能團體) 직업이나 직능, 지위별로 조직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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