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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는 렌털사업 촉매제… 생활가전 대여 부쩍 늘었다

[렌털 전성시대] 코웨이

우리나라 렌털산업은 정수기에서 시작됐다. IMF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자 ‘팔리지 않으면, 빌려준다’는 발상이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이제 생활환경가전기기 렌털은 정수기에서 공기청정기, 비데를 거쳐 연수기, 음식물처리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코웨이는 생활환경가전기기 부문서 업계 최초로 렌털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이 부문 업계 정상을 질주하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생활환경가전기기는 대기·물·폐기물·소음·진동·악취 등 사람의 일상생활과 관계되는 가전기기를 의미한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음식물처리기, 연수기 등이 생활환경가전기기에 속한다. 이들은 건강이나 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기로 최근 건강 이슈가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건강 관련 소비 지출이 늘었다고는 하나, 생활환경가전기기를 직접 구매하기에는 여전히 가격 장벽이 높다. 가장 대중적인 생활환경가전기기인 정수기의 경우,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용량의 정수기 가격은 보통 100만 원대를 호가한다.

‘건강 이슈’와 ‘소비자의 합리적 가격 니즈’ 접점에 B2C 생활환경가전기기 렌털 시장이 있다. 생활환경가전기기 분야는 B2C 렌털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렌털 소비문화 확산이라는 공통 요소 외에도 건강 이슈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30·40대 주부 층이 주요 고객인 것도 한 이유다. 이들은 가정 소비 지출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활환경가전기기 렌털을 시작한 최초 업체는 코웨이다. 코웨이는 국내 생활환경가전기기분야 렌털 1위 업체이기도 하다. 코웨이의 사업 부문별매출 비중에서 생활환경가전기기 렌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분기를 기준으로 약 70%에 달한다.

생활환경가전기기 렌털 상품의 시초는 정수기다. 1998년 4월 코웨이에서 정수기 렌털 시스템을 도입한게 그 시작이다.

당시 렌털 시스템의 도입은 업계에서 혁명으로 받아 들여졌다. 렌털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먼저 투입해야 했는데, 당시는 IMF 구제금융의 충격에 거대 공룡 기업마저도 도산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선제적으로 돈을 풀어 고객 창출을 유도한다’는 코웨이의 논리에 업계의 질타가 쏟아졌다. 다른 기업들처럼 현금을 쌓아 놓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지출을 늘린다고 하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실 코웨이에서 렌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고육지책의 일환이었다. 당시는 고객 창출을 기대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었다. 외환위기의 한파 속에서 ‘100만 원대의 정수기 구매 의사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 찾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판매량 증대를 위한 여러 방법들을 모색하던 중, ‘정수기 구매 후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객 만족도가 50% 이하에 머물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부각됐다. 이에 렌털 서비스 제공에 대한 내부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기존 방식의 문제점은 인지했지만, 렌털 시스템의 도입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적은 돈을 받고 고가의 정수기를 빌려주는 렌털 시스템은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내부저항이 거셌다. 당시 내부 보고 자료에 의하면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데에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었다. 다른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 긴축경영을 하고 있는데 코웨이만 역행한다는 내부 비판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고객들의 정수기 구매 기피 이유가 ‘고가의 가격’ 및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부담’임이 분명한 만큼, 코웨이는 렌털 시스템 도입을 강행했다. 1998년 4월, 월 2만6,000원에서 5만1,000원 사이 가격으로 정수기 렌털을 시작했다. 코웨이는 렌털 시스템 도입 이후 2년이 채 안된 2000년 12월에 50만여 명 회원을 돌파해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는 렌털시스템 도입 이전 11년간 판매된 정수기 숫자와 맞먹는다. 정수기가 우리나라 최초 생활환경가전기기 B2C 렌털 상품이 된 배경이다.

코웨이는 생활환경가전기기 매출 부문 상위 3개 제품에서 모두 업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각 상품별로 살펴보면, 1조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50.1%다. 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공기청정기와 비데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각각 41.1%, 45%에 달한다. 코웨이는 이들 제품 외에 연수기, 음식물처리기 등도 렌털 상품으로 운용 중이다.

B2C 렌털 중에서도 생활환경가전기기 부문이 특히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 제품들이 가지고 ‘관리의 어려움’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일반 생활가전기기는 특별한 불량이 아니면 소비자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생활환경 가전기기는 위생과 관련돼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소모품 및 부속품 교환을 해주지 않으면 원래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건강을 위해 들여놓은 제품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생활환경가전기기 B2C 렌털 시장의 성장은 코웨이의 매출 증가 변화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코웨이의 매출액은 2000년 2,773억 원이었으나, 2012년에는 1조8,068억 원으로 6배 이상 커졌다. 고객 수도 현재 570만 명에 달한다. 두 지표 모두 렌털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한 번도 역성장한 적이 없다. 올해까지 14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코웨이는 B2C 렌털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2013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현 코웨이대표이사는 2013년 사업계획 발표를 통해 매출액 1조 9,200억 원, 영업이익 2,910억 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27.7% 증가한 수치다. 목표 영업이익률은 15%가 넘는다. 최근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3%였다. 생활환경가전기기 B2C 렌털 시장이 외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 성장도 함께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코웨이의 성공 비결은 렌털 시스템의 과감한 도입과 이에 따른 고객 서비스의 질 향상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렌털산업 자체가 렌털된 제품을 관리해 고객의 수고를 덜어주고, 제품의 기능을 일정 이상 유지해 사용가치를 늘려주는 것에 기초하고 있거든요. 이런 특성이 생활환경가전기기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거죠. 생활환경가전기기라는 품목군이 여러 가전기기들 중에서도 특히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들이거든요. 게다가 고가이고요. 생활환경가전기기는 여러모로 B2C 렌털에 꼭 알맞는 아이템이고, 따라서 앞으로도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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