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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경제 시대 가치의 원천은 인간의 상상력과 소프트파워”

한국형 창조경제 해법 찾기<br>[INTERVIEW] 홍상표 한국콘텐츠 진흥원장

콘텐츠 산업은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불린다.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부가가치 창출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 매출은 이제 1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중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그 중심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있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만나 창조경제 시대의 콘텐츠 산업 육성 방안을 들어봤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콘텐츠진흥원 내 접견실에선 우리나라에서 내로라 하는 콘텐츠 및 미디어 기업의 신사옥이 한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7월의 햇살에 얼굴이 검게 그을린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만났다.

“창조경제라는 말 자체가 우리에겐 도전이고 과제죠. 인간의 상상력, 창의력이 첨단기술산업과 융합해 부가가치와 함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제기반을 일컬으니까요. 70~80년대 산업경제, 90년대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식경제를 지나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했습니다.” 홍상표 원장은 창조경제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기존 산업은 부가가치 창출이나 고용창출 측면에서 성장의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융합해서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창조경제가 대두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홍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홍 원장에게 콘텐츠 산업이 한국형 창조경제와 부합하는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창조경제시대 가치의 원천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 등 소프트 파워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콘텐츠 산업의 핵심가치이기도 하죠.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콘텐츠 산업이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은 출판, 만화, 영화, 방송, 광고,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아우른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최신의 IT기술들이 집약, 융합된 산업인 만큼 창조경제 시대에서 소프트 파워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산업으로 손꼽힌다. 홍 원장은 이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부가가치란 무엇일까? 홍 원장은 최고의 콘텐츠 상품으로 평가 받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해리포터는 출판으로만 4억 부가 팔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시작입니다. 출판이 성공하자 곧 영화화되고 게임이 만들어지고 테마 파크가 조성됐죠.

이 콘텐츠 하나가 지난 10년간 영국에 매년 30억 파운드(한화 약 6조 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고용창출효과도 크다. 콘텐츠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2.4로 반도체(4.2)나 자동차(6.0)에 비해 2~3배 높다. 박근혜 정부도 이런 콘텐츠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유발 등을 평가해 지난 7월 4일 ‘콘텐츠 산업 진흥계획안’을 발표했다. 9,000억 원의 모태펀드 조성과 창작·창업 공간 지원 등을 통해 2017년까지 콘텐츠 산업을 120조 규모로 육성하고 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으로 홍 원장에게 게임, 방송, 캐릭터 등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데 진흥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함께하는 겁니다. 창작 지원부터 사업운영, 금융지원, 해외진출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성공할 때까지 말입니다. 드라마, K-POP뿐 아니라 뽀로로, 라바, 뿌까 등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 해외진출에 함께했죠. 문화와 산업을 융합하는 첨단문화기술 개발도 저희 몫입니다.”

홍 원장의 이 같은 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립 취지와 다르지 않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은 지난 2009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게임산업진흥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 문화콘텐츠센터가 하나로 통합해 출범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준정부 기관이다. 한마디로 콘텐츠산업 총괄 지원을 위해 출범한 기관인 셈이다.

콘텐츠 산업은 투자 후 상당시간 기다려야 성과를 알 수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창의성이 중요하고 초기엔 소프트파워, 제작 후엔 하드파워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인력,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투자 리스크도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은 투자회수율이나 사업리스크를 중시하고 대출보다는 융자로 지원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콘텐츠 산업 환경에 대해 홍 원장은 “콘텐츠 기업 상당수가 좋은 창작 아이디어가 있어도 기획이나 제작 단계에서 투자나 자금 확보를 못해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거나, 산업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역시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기업의 86%가 매출액 10억 원 미만이고, 92%는 종사자 10명 이하의 소기업이다. 더군다나 콘텐츠 산업은 기획단계부터 프로젝트 진행까지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히 많다.

개인이 아닌 조직단위의 역할분담을 통한 프로젝트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홍 원장은 이에 대해 “그래서 우리 진흥원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이 콘텐츠공제조합 설립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장은 말을 이어갔다. “콘텐츠기업들이 직접 조합원으로 참여해 기존의 금융권보다 저렴하게 자금을 지원하고 초기 기획이나 투자 역시 공제조합을 통해 이뤄지도록 돕는 겁니다. 올가을 설립을 목표로 현재 국고 30억 원을 확보하고 민간 출자금 유치에 나설 예정에 있습니다.”

홍상표 원장은 말한다.“안정적인 재원확보를 위해선 콘텐츠 기업뿐 아니라 한류의 인기로 수출효과를 보고 있는 제조업, 금융권의 참여가 절실합니다. 수출효과는 근거도 있죠.” 홍 원장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콘텐츠 수출이 100달러 늘어나면 소비재 수출은 412달러 증가한다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조사결과였다. 콘텐츠 산업은 2009년을 분기점으로 수출이 수입을 넘어섰고 그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이는 관련 기업들의 수혜의 폭 역시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저는 이 기금(콘텐츠공제조합 기금)이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기반이 약한 콘텐츠 기업과 대기업의 상생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홍 원장은 이 같이 말하며 상생을 통한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다짐했다.

진흥원의 재원 확보만으로 거대한 콘텐츠 산업의 체질이 건강해지진 않는다. 콘텐츠 무료 이용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콘텐츠 산업의 현안은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 콘텐츠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전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합니다. 수출은 아시아 중심이고 수출 장르도 드라마, 게임, K-POP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K-POP 매출의 70% 이상이 일본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담담하지만 묵직한 목소리로 홍 원장은 콘텐츠 산업의 과제를 이야기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OSMU(One Source Multi Use)를 실현해야죠. 수출지역도 다각화해 신흥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이보다 공정거래 환경, 유통구조정비, 체계적 금융지원시스템 마련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상상력을 가진 소프트파워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죠.” 홍 원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산업별 강점을 특화시키는 작업이 콘텐츠 산업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그것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만화산업은 콘텐츠의 보고다. 만화에서 영화, 게임, 음악 등 대부분의 콘텐츠가 파생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콘텐츠 수출 면에서 만화산업은 퇴색하고 있고 게임산업은 IT기술과 함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홍 원장은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게임산업은 2012년 기준 수출에서 58% 정도 차지합니다. 하지만 만화산업은 출판만화 중심에서 웹툰 등 온라인 만화 중심으로 시장이 변하면서 주춤거리고 있죠. 수요변화에 따라 온라인 만화로의 플랫폼을 재구축할 시기예요. 만화산업은 다른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등 다른 장르의 원작산업으로 그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획, 제작, 수출 등 전반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홍 원장은 다른 콘텐츠 장르의 육성 방안도 밝혔다. “캐릭터 산업은 좀 더 다양한 캐릭터가 국내외로 유통되어야 합니다. 소수의 성공한 캐릭터에 밀려 기회조차 잡을 수 없는 좋은 캐릭터가 많아요. 이를 위해 유통 매장을 직접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애니메이션은 국내 방영시간을 보장하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 밖에 지원정책이 부족한 뮤지컬, 패션 등 장르별 육성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면서까지 홍 원장은 강조했다. “콘텐츠 산업은 창조경제 시대의 성장동력입니다. 그리고 그 동력은 선순환 되어 대기업을 비롯한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줄 겁니다. 콘텐츠공제조합은 콘텐츠 산업의 기반이고 콘텐츠 산업은 창조경제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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