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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백 투 더 베이직’을 위하여

FORTUNE’S EXPERT | 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포춘코리아가 지면 혁신의 일환으로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칼럼을 준비했다. 필자 신제구는 경영리더십 분야 전문가로 현재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이사 겸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 코너를 꾸밀 신 교수는 첫 번째 주제로 ‘기본에 충실한 리더십’을 선택했다.


지금 우리는 ‘죽은 리더의 사회’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 할 리더십이 사회 곳곳에서 상처를 받고 있다. ‘기본(基本)’을 망각한 일부 리더들의 탐욕이 리더십을 고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직원들에겐 희생과 몰입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경영자 자신은 부도덕한 꼼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직 안팎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럴까? 언제부터인가 ‘원칙’보단 ‘변칙’이 환영 받고 ‘변화’를 빙자한 ‘변덕’이 리더의 순발력으로 해석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이란 추종자에게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추종자들을 동기부여 시키고, 그들의 자발적 추종을 유도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하는 힘이라고 학계에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이 리더십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리더가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리더십이 아름다운 첫 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일본 JAL항공은 무려 30조 원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침몰하고 있었다. 고전하던 일본경제에 더없이 불행한 사례로 기록될 뻔했던 JAL항공의 위기는 이나모리 회장이란 리더의 출현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모두가 JAL의 회생을 체념한 상황에서 일본정부가 마지막으로 던진 승부수가 바로 이나모리 회장의 JAL 영입이었다. 이나모리 회장은 혼다 소이치로와 마쓰시다 고노스께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소위 ‘경영의 신’으로 존경 받는 인물이다. 그런 이나모리 회장의 리더십 결과는 역시 놀라웠다. 불과 14개월 만에 JAL항공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이미 ‘교세라’를 세계 100대 우량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가진 이나모리 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JAL항공의 기적을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었다. 이나모리 회장의 리더십은 ‘1,155일간의 투쟁’과 ‘불타는 투혼’이란 그의 책에서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나모리 회장의 리더십 노하우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무엇일까? 바로 ‘기본’에 충실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천문학적인 부채와 8개나 되는 노조, 그리고 돈 안 되는 항공노선 정리와 관료주의에 빠진 엘리트 직원 등 단기간에 극복하기엔 너무도 힘겨운 장애물들을 고유의 뚝심과 원칙으로 정면돌파했다. 물론 성공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결정적인 원동력은 바로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비전을 원칙으로 삼았다는 것이었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원칙주의, 그리고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제시했던 이나모리 회장은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JAL항공의 이기적인 엘리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 JAL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그들의 마음속에 심어준 것이었다. 외부에서 영입된 이나모리 회장을 보수적인 JAL항공 직원들이 처음부터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건 너무나 자명했다. 그런 비우호적인 환경에서 이나모리 회장은 끊임없는 설득과 불타는 투혼으로 JAL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처럼 직원들의 정신무장을 확인하고 새롭게 다지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직원들을 동기부여 시켜 업무에 몰입시키는 일은 매우 힘겨운 일이지만 그 또한 리더가 짊어져야 할 숙명이다. 예전에는 ‘보상’과 ‘승진’이라는 당근만으로도 어느 정도 직원들의 인내심을 달래며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직원들은 충성심이 약해졌고, 영악해졌으며, 조직과 리더에 대한 저항의 행태도 더 다양하게 표출하고 있다. 때문에 리더가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그들의 자발적 추종을 이끌어내는 게 과거에 비해 턱없이 힘겨운 일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견딜 수 없이 가벼워진 직원들을 업무에 몰입하도록 동기부여 시킨다는 건 거의 마술에 가까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동기부여 시킬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리더가 직원들과 마음과 행동을 함께하는 것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소위 ‘펀(fun) 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성공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저가항공사로 출발했던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초기엔 힘겹고 가난했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단 1달러의 적자도 없이 오늘날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 성공의 중심에는 허브 켈러허 전 회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그는 사우스웨스트를 재미난 일터로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늘 함께했다. 조촐한 파티도 마다하지 않고 참석하는 것은 물론, 늘 직원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같은 모습으로 직원들 곁에 머물렀다. 리더가 자신들과 함께 해주었을 때 직원들은 얼마나 그 리더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힘을 받았을까? 그래서인지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의 주인의식은 남다르다. 주인의식은 강요나 타인에 의해 생성되는 게 아니다. 주인의식은 주인이 함께할 때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마음속에 싹트는 것이다. 동기부여는 주인의식을 가질 때 커지고, 주인의식은 주인이 함께할 때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다. 결국 조직에서 리더가 건강하고 진정성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추종자들과 마음과 행동을 함께할 때 리더십이 추종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는 것이다. 요약해서 말하면 리더십의 기본은 늘 변함없이 조직을 긍정적이고 생동감 있는 방향으로 작동시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리더십의 기본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리더는 항상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에 아무리 인재가 많다 해도 최종 의사결정은 결국 경영자 자신이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초우량 글로벌 기업 GE를 이끌었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세 가지 부분에 대해 늘 집중했다고 한다. 첫째는 ‘학습’이다. 그는 평소 자신을 낮추고 배우는 자세로 다른 기업 CEO들과는 물론, 직원들과도 거리낌 없는 대화를 나눴다. 알아야 판단할 수 있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실천한 것이었다. 다음으로 그는 항상 ‘결단력’에 집중했다고 한다. 명확한 통찰력과 신념에 근거한 결단을 경영자의 필수적인 역량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스테미너’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판단력과 추진력이 나온다는 당연하면서도 분명한 원리를 늘 염두에 두고 생활한 것이었다. 늘 학습하고 소신 있는 결단력과 건강을 보유하는 것만이 리더십을 탄탄히 해주는 기둥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리더십의 기본을 정리하면 성공하는 리더는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고 건강한 영향력으로 추종자들을 동기부여 시켜 원하는 방향으로 그들을 이끄는 사람이다. 아울러 이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습과 결단, 그리고 건강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지금이 기본에 충실한 리더십이 더 강력한 빛을 발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신제구 교수는…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상무이사) 겸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리더십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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