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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생활 보호를 위해 무인기에 방해전파를 쏴도 될까?

초간단 답변: 불법의 소지가 크다.

지난 2012년 미국 텍사스대학의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소형 무인 헬리콥터 1대가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런데 비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대학 측의 허가 하에 해커들이 무인기의 통제장치를 해킹, 추락시켰던 것.

그로부터 며칠 뒤 이 해커들은 뉴멕시코주의 화이트샌드 미사일 시험발사장에서 텍사스대학이 보유하고 있던 8만 달러짜리 군용무인기를 해킹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해커는 다름 아닌 텍사스대학 오스틴 캠퍼스 산하 무선항법연구소 토드 험프리 소장의 연구팀이었다. 험프리 소장에 따르면 무인기를 대상으로 한 이런 공격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당시 연구팀은 비교적 간단한 무선기기를 제작, 무인기 보안시스템의 구멍을 공략했다. 그 구멍은 바로 무인기들이 GPS 위성에서 보낸 인증 받지 않은 위치 데이터에 의존해 비행을 한다는 것이었다. 민간과 군용 무인기 시스템 모두 이 위치 데이터를 이용하지만 군용 시스템의 경우 위조된 정보를 보내는 스‘ 푸핑(spoofing)’ 공격에서 자유로운 파형을 사용한다.

반면 민간 GPS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있지 않은데다 신호의 특성도 일반에 공개돼 있다. 때문에 진짜 GPS 위성의 신호를 가장한 가짜 신호를 보내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예컨대 내장 소프트웨어가 비행경로를 수정토록 만들어 해커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무인기를 날아가게 할 수 있다.

이 정도의 기술력이 없다고? 험프리 소장은 훨씬 간단한 방법도 있다고 강조한다. 무인기에 전파방해를 가하는 것이다.

“누구나 100달러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GPS 전파방해장치를 구입할 수 있어요. 전원을 켜는 것만으로 반경 3㎞ 이내의 무인기가 수신하는 GPS 전파가 방해되죠. 산꼭대기나 건물 옥상처럼 탁 트인 공간에서 작동시킬 경우 더 넓은 범위의 전파 방해도 가능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 방식으로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의 GPS 신호까지 교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은행의 뱅킹시스템도 안전하지 못하다.

“물론 스푸핑과 전파 방해는 모두 불법이에요. 하지만 법의 억제력은 미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수 시간마다 위치를 바꿔가며 방해전파를 쏘는 것만으로도 체포당할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으니까요.”

특히 험프리 소장은 평범한 사람들 중에서도 사생활 보호를 위해 무인기를 하이재킹할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아마존의 무인기가 안마당을 지나서 이웃집에 택배를 배달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분명 나타날 겁니다. 이들이 무인기를 추락시켜 전리품으로 간직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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