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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은 지금] LG생활건강

중국 소비자 홀린 화장품 마력<br>실적 상승에 브레이크가 없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면세점매출에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해외진출, 브랜드 고급화를 꾸준히 지속해 온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 밖에도 LG생활건강은 잠재력이 큰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하며 고성장 채비를 확실히 갖춰나가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2014년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610만 명이었다. 해마다 급증하는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가장 큰 덕을 보는 곳은 면세점. 그리고 면세점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현재 화장품은 우리나라 면세점 매출의 36%를 차지한다. 면세점 매출이 늘면서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화장품 매출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LG생건 전체 매출액 4조 6,770억 원 가운데 화장품 매출액은 41.8%인 1조 9,559억 원이었다. 그중 프레스티지 화장품인 '더 후'와 '오휘'가 작년 4분기 국내 면세점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LG생건은 강력한 경쟁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를 밀어냈다는 점에서 크게 고무되어 있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인 관광객 필수 구매품으로 자리 잡은 한방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LG생건의 한 관계자는 "'더 후'의 경우 국내 면세점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매장에서도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어 중국 고객들의 재구매가 본격적으로 일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건은 주식시장에서도 매우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61만 8,000원으로 시작했던 주가는 40% 넘게 급등해 4월 21일 종가 기준으로 93만 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14조 5,718억 원을 기록해 그룹 주력사 (주)LG(10조 9,841억 원), LG전자(9조 8,025억 원), LG디스플레이(10조 9,841억 원)를 이미 뛰어 넘은 상태다. 현재는 LG화학(18조 6,553억 원)에 이어 그룹 2위에 올라 있다.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은 올해 LG생건의 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 확대와 브랜드 고급화, 면세점과 온라인 시장 확대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우선 해외사업 확대 전략은 이렇다. LG생건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진출한 기존 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2014년 말 기준 20%)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LG생건에선 현재 고급 한방화장품 브랜드 ‘더 후’의 해외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4년 중국시장 매출이 전년대비 143% 급성장했고 대만(26%)과 홍콩(257%)에서도 큰 폭으로 판매가 늘어났다. 중국에선 상해, 항주, 북경 등지에서 운영하는 17개 영업소와 340여 개 백화잠 매장 외에도 전문점 등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생건은 허브 화장품 빌리프, 에코 화장품 비욘드 등 차별화된 신규 브랜드의 해외 유통망도 미리 확보해둔 상태라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LG생건은 지난달 천연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로 미국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화장품 전문 편집 매장 '세포라'를 통해서다.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이 2005년부터 미국에 진출해 있었지만, 이는 LG생건이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2010년 이전의 일이라 LG생건이 만든 자체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LG생건은 글로벌시장 확대를 위해 작년 말 임원 정기인사에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도 수혈했다. 해외사업총괄 자리를 신설해 LG전자 스페인 법인장을 맡고 있던 이우경 전무를 영입했다. 이우경 전무는 차석용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P&G출신의 마케팅 전문가. LG생건 측은 "해외시장을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이 전무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지난 몇 년간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 온 LG생건이 이제는 적극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해 브랜드 가치 상승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기존 및 신규 브랜드들의 성과는 이미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차병원 그룹 계열사인 차바이오텍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줄기세포 기술력을 응용한 ‘오휘 OHUI’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유명 브랜드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발효화장품 ‘숨’과 천연 허브화장품 ‘빌리프’ 역시 백화점 매장을 확대하며 가파른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와인화장품 ‘다비’와 남성 프리미엄 화장품 ‘까쉐’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해외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LG생건은 해외사업 확대와 함께 브랜드 고급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VIP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LG생건은 상해, 항주, 북경 등 중국 내 주요 대도시와 거점 지역 내 백화점에서 봄·가을 대형 메이크업 행사를 열고, VIP초청 뷰티클래스 같은 중국 내 상위 5% 고객 공략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에는 ‘더 후’가 국내 화장품 최초로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아시아 대표 한방화장품 브랜드로 초청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LG생건은 차별화에도 적극적이다. ‘더 후 천기단 화현 골드 앰풀’이 대표적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금을 좋아하는 데 착안해 음의 기운인 상황버섯과 양의 기운인 산삼, 황금을 배합해 황금빛 진액 타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40ml에 35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임에도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LG생건은 이외에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혁신제품을 창출하기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뜸했던 M&A에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작년 10월, ‘차앤박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하고 병원 및 드러그스토어 등의 신채널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cosmeceutical이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단순한 기능성 화장품에 전문적 의약품 기능을 합친 제품을 말한다(지난해 매출 256억을 기록한 CNP코스메틱스는 국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2위 기업이다).

LG생건이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한 이유는 코스메슈티컬 분야가 최근 포화 상태인 국내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미국과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대략 3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한국의 일반 스킨케어 시장 성장률은 4% 정도인데 코스메슈티컬은 그보다 2배 높은 8%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24%, 러시아 20%, 독일 14% 등 다른 나라에선 성장세가 더 가파른 상황이다. 해외시장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내건 LG생건에게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또 다른 기회의 무대인 셈이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 기록]
LG생건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월 21일 LG생건이 공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1조 3,019억 원, 영업이익 1,785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4%, 39.1% 급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2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6% 성장했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화장품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화장품 사업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5%, 64.0%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1,090억 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 매출을 돌파했다.

LG생건 측은 “‘더 후’브랜드가 면세점을 비롯한 프레스티지 전 채널에서 약진했고 ‘숨’, ‘오휘’, ‘빌리프’가 성장하며 프레스티지 라인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시킨 결과”라며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한 방문 판매 매출도 실적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사가 오브 수' 브랜드로 중국 시장 겨냥한다]
LG생활건강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면세점 수요를 잡기 위해 중국인 전용 한방화장품 브랜드 ‘더 사가 오브 수’를 론칭했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미인을 뜻하는 ‘수秀’와 옛날부터 전해오는 전설을 뜻하는 ‘사가 Saga’를 함께 이름에 담았다.

중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습, 안티에이징 기능 등을 강화하고 용기 디자인도 중국의 국화(國花)인 모란을 형상화 했다. 또 경쟁사인아모레퍼시픽과는 반대로 용기에 ‘ Made in Korea’를 선명하게 표기해 한국 공장에서 직접 생산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 사가 오브 수’는 롯데면세점 본점과 코엑스점 두 점포에서만 시범 판매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국내 전면세점으로 확대하고, 수입허가가 나는 대로 중국 주요 백화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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