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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최초 오프라인 매장 런던 '구글숍'에 가봤더니…

구글의 하드웨어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미 ‘구글=검색’이라는 공식은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웨어러블 시장의 개막을 선언한 구글글래스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구글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 최초의 오프라인 판매점인 ‘구글숍’을 열며 하드웨어 판매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춘코리아 기자가 영국 런던에 위치한 구글숍을 직접 방문해 현장 분위기와 구글의 하드웨어 전략을 살펴봤다.
영국 런던=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지난 4월 9일 오후, 영국 런던 토트넘 코트 로드에 위치한 현지 전자제품 체인점 ‘커리스 PC월드’를 방문했다. 영업 마감 30분 전이라 전자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지만 유독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 있었다. 바로 커리스 PC월드 입구에 마련된 ‘구글숍’이었다.

구글숍은 구글 최초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현재 구글숍에선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크롬캐스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전자기기 구매뿐만 아니라 구글 어스 등 다양한 구글 애플리케이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구글숍에서 가장 눈에 띈 곳은 바로 ‘구글 두들 월 Google Doodle Wall’과 ‘구글 포털 Google Portal’이었다. 구글 두들 월은 디지털 스크린으로 꾸며진 거대한 화면. 방문객은 디지털 스프레이를 통해 구글 두들 월에 있는 구글 로고에 자유롭게 이미지와 모양을 페인트 칠하고 있었다. 이렇게 직접 꾸민 화면은 다양한 소셜플랫폼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구글 포털은 구글의 대표적인 지도 서비스 ‘구글 어스’를 활용한 체험형 공간이다. ‘포털’이라고 불리는 입체 서라운드 스크린에 고객이 직접 검색한 구글 어스 내 지도 화면이 펼쳐진다. 고객은 포털 앞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지도를 선택하고 조이스틱으로 지도를 움직여 자신이 가고 싶은 다양한 관광명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숍에서 만난 브라질 출신 에드손(28) 씨는 “구글숍에 관심이 많은 컴퓨터 전공자라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며 “구글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공간을 경험해보니 많은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곳에는 스마트폰 화면을 TV로 볼 수 있는 구글의 하드웨어 제품 ‘크롬캐스트’의 체험 공간인 ‘크롬캐스트 포드 Chromecast Pod’도 마련되어 있었다. 고객들은 현장에 비치된 스마트폰에 내장된 ‘호빗’, ‘톱 기어’ 같은 해외 유명 동영상과 유튜브 영상을 TV 화면을 통해 보고 있었다.

현재 런던 구글숍은 ‘테스트 베드(Test Bed)’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본격적인 점포를 마련하기 전에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실험의 성격이 강하다. 구글숍이 하나의 독립 점포가 아닌 타 IT 매장 내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다.

구글이 오프라인 매장에 관심이 있다는 설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온라인 마켓 ‘구글플레이’가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의 출범 역시 당연한 듯 보였다. 그러나 당시 구글은 오프라인 매장에 관심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애플의 오프라인 매장 ‘애플스토어’의 성공이 구글을 자극했다. 애플스토어는 애플 마케팅의 핵심 요충지다. 특히 신제품 발매 당일 애플스토어 앞에 길게 늘어선 고객들의 장사진은 애플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신제품 발표 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453개 애플스토어를 찾은 방문객이 약 1억 2,000만 명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 역시 이번 오프라인 매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구글의 영국 마케팅 디렉터 제임스 엘리아스 James Elias는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들의 혁신 속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지만, 우리가 기기들을 구매하는 방식은 여러 해 동안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며 “고객은 구글숍을 통해 우리 구글이 제공하는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구글 오프라인 마케팅의 전진기지인 ‘구글숍’이 하필 미국이 아닌 영국에 설치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바로 영국이 지닌 특수성 때문이다. 영국은 구글이 미국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시장이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구글글래스 체험 프로그램을 영국에서 실시한 바 있다. 미국 외 지역 가운데 구글글래스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국가는 영국이 유일했다.

구글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 기관 ‘구글캠퍼스’가 처음 문을 연 국가 역시 영국이었다. 런던 구글숍 관계자는 “영국은 빅 마켓인 유럽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IT 인력을 보유한 국가이자 IT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라며 “구글숍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글의 오프라인 시장 전략은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구글의 전략에 기인한다. 실제로 구글은 최근 하드웨어 제품의 핵심인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해 자체 연구에 착수했다. 구글 연구기관인 ‘구글X’ 소속 4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배터리 연구팀은 현재 구글이 개발 준비 중인 무인 자동차뿐만 아니라, 숨 고르기에 들어간 ‘구글 글래스’와 무인 항공기 ‘드론’ 등에 탑재될 고용량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 하드웨어 제품의 출시도 배터리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구글의 오프라인 매장인 ‘구글숍’이 자연스럽게 하드웨어 제품의 마케팅 전진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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