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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강퉁 주식 중개시장서 선전하는 삼성증권 투자 리서치의 비밀

삼성증권이 해외 주식시장 중개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해외 주식시장 중개 수수료는 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4억 원) 대비 20배 이상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높은 성장세는 상당 부분 후강퉁중개 부문에서의 압도적인 실적에 기인한다. 삼성증권은 후강퉁 중개 부문에서 수개월째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투자는 안 해주면서 왜 삼성증권보다 못하냐고 닦달만 합니다. 답답해요.” 영업 일선에서 뛰고 있는 모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 PB· Private Banker, 고액 자산가의 자산 관리를 도와주는 금융회사 직원) A 씨의 하소연이다.

최근 다른 증권사 PB들에게 삼성증권은 선망의 대상이자 원망의 대상이다. 삼성증권은 발 빠른 대처와 대규모 투자로 후강퉁(港通 ·중국 상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 주식 중개 부문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현재 국내에 등록된 증권사 수가 60개임을 고려하면, 삼성증권의 50%대 시장점유율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국내 후 강퉁 주식 중개는 증권사별로 심각한 편중 현상을 보여 3위 이하부터는 5% 이하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경쟁 증권사 PB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삼성증권의 독주 탓에 위에서 내려오는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왜 삼성증권처럼 하지 못하느냐’는 질책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A 씨는 말한다. “별거 없습니다. 삼성증권이 투자를 더 많이 해요. 삼성증권은 긴축경영 중에도 해외시장중개, 특히 중국시장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투입량은 하늘과 땅 차이인데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내라니 욕심도 이런 욕심이 없습니다.”


분산투자 위해 해외에 관심
삼성증권이 해외시장 중개를 시작한 건 2008년부터였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후강퉁이 시행되면서부터다. 2014년 1분기 4억 원에 불과했던 삼성증권 해외주식시장 중개 수수료는 올해 1분기에 100억 원을 넘어서 20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후강퉁 덕분에 중국시장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었고, 또 이들이 해외 주식시장 리서치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삼성증권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후강퉁 시행 이후 다른 증권사들도 중국 주식시장 중개 확대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삼성증권처럼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센터장(차이나센터장을 겸하고 있다)은 말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후강퉁 이후 나타나다 보니 많이들 오해하시는데요. 삼성증권의 이런 성과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닙니다. 기관투자자를 제외한 개인 주문 해외 주식시장 중개에선 꽤 오래전부터 저희가 1등(현재는 통합1위)을 달리고 있었어요. 후강퉁으로 중국시장 거래가 많아지면서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가 큰 폭으로 느니까 이제야 주목받은 것뿐이지 ‘해외 비즈니스에 임하는 태도가 최근 적극적으로 바뀌어 갑자기 크게 성장했다.’ 이런 건 아니에요. 오히려 꾸준함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국내 대비 해외 투자 비중은 9대1정도로, 6 대 4인 선진국 개인 투자자들에 비해 국내 투자 비중이 훨씬 더 크다.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 고객이 많아 이런 현상이 특히 더 도드라진다. 고액 자산가들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띠고 있어서다. 삼성증권은 오래전부터 이들 고객의 국내외 자산 비중 균형을 맞추는 데 많은 공을 들여왔다. 한쪽으로 편중된 투자는 리스크 관리가 어렵고 분산투자와 비교해 수익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전국 투어 콘퍼런스 및 세미나를 통해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해외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설파해왔다.

오현석 센터장은 말한다. “저희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투자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 하락을 심각하게 고민해 왔습니다. 인구는 점점 고령화되고 성장기회는 줄어들 텐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투자자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 말이죠. 저희가 찾은 답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거였습니다. 해외투자를 권하기 위해선 먼저 해외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했기에 과감한 투자를 선행했던 거고요.”


발 빠르게 대응한 후강퉁 중개
삼성증권이 해외시장 중에서도 특히 중국에 더 집중하게 된 건 고객들의 관심이 중국시장에 쏠려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초 진행된 전국 투어 콘퍼런스에서 고객들이 중국시장에 가지고 있던 흥미로운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오현석 센터장은 말한다. “투자 대상으로서 선진 시장과 신흥시장을 대하는 고객들의 태도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더라고요. 미국과 중국을 예로 들면, 미국에 전 세계 좋은 기업들이 다 몰려 있긴 한데, 미국이 우리보다 산업 발전 단계가 앞선 까닭에 앞으로 어떤 산업의 어떤 기업이 치고 나갈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거였어요. 맞는 말이거든요. 그에 비해 중국은 과거 우리나라가 걸어온 산업화 전철을 비슷하게 밟고 있으니 과거 우리의 경험에 비춰 유망 산업과 기업을 선별하면 훨씬 더 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을까 하는 판단까지 하시더군요. 신흥시장,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걸 확실히 느꼈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확인한 삼성증권은 민첩하게 움직였다. 팀을 구성해 2014년 상반기 내내 중국시장 리서치에 집중했다. 삼성증권은 그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중국 증권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했고, 8월에는 중국 관련 상품을 베스트 추천 상품에 편입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당시는 중국증시가 본격적인상승을 시작한 11월보다 3개월이나 이른시점이었다.

하반기 들어 후강퉁 시행 예정 뉴스가 나오자 삼성증권은 중국시장 리서치에 더욱 몰입했다. 11월 후강퉁이 시행된 후 에는 중국시장 리서치 조직을 묶어 12월에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 차이나 데스크’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차이나 데스크는올해 3월 ‘ 차이나센터’ 로 지위가 격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삼성증권이 후강퉁 주식 중개 부문에서 50%대라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또 유지하고 있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차이나센터장
" 후· 선강퉁 투자5가지를 챙겨라"

1. 데이 트레이딩은 No
“매매 타이밍을 잡는 방식의 트레이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경로를 통해 중국기업들의 정보를 빨리 받는다고 해도 현지 투자자들만큼 빠르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정보의 내용이 가격에 악재로 작용할지 호재로 작용할지 판단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중국시장에서 데이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내는 건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2. 우리의 과거를 참고하자
“중국은 과거 우리나라와 비슷한 전철을 밟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성장하면서 고성장을 누렸던 산업군은 중국에서도 똑같이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큽니다. 또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국민들의 소비 성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도 비슷하게 바뀔 테니까요.”

3.중국 1위는 글로벌 1위다
“중국의 내수시장은 어마어마합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기업들은 중국에서만 사업하는데도 전자상거래나 모바일 플랫폼 분야에서 글로벌 1위(시가총액 기준)를 하고 있잖아요. 중국 1등 업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알리바바나 텐센트처럼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가치 역시 올라가겠죠.”

4. 환경은 가장 확실한 테마
“전 세계에서 환경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가 중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절대 환경문제를 소홀히 할 수가 없어요. 국가 차원의 투자나 지원이 있을 수밖에 없죠. 국가가 밀어주면 당연히 성장은 따라옵니다. 환경문제와 관련한 가장 경쟁력 있는 글로벌 회사는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중국에서 나올 확률이 높아요.”

5. 선강퉁 투자는 조심 또 조심
“선강퉁은 후강퉁과 구별해 생각해야 합니다. 후강퉁 시행 후 상해증시가 많이 올랐다고 선강퉁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후강퉁 시행 후 외국 자본 유입으로 상해증시가 많이 오르는 걸 현지 투자자들이 학습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선전증시를 엄청나게 많이 올려놓은 상황입니다. 과매수와 미니 버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어요. 선강퉁 투자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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