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경영권 강화
중국 게임사들 매수 분산 참여
넥슨 62억 엔(587억원) 차익실현
넥슨이 결국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매각하면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1.99%)와 국민연금(11.76%)이 1,2대 주주가 돼 김 대표의 경영권이 안정되게 됐다. 김 대표는 넥슨이 판 지분 가운데 2.01%를 인수해 11.99%로 지분을 늘린데다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우호지분이 적지 않아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김 대표가 인수한 지분을 제외한 지분 13.07%는 중국계 게임업체들이 인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4면
넥슨코리아의 본사인 넥슨은 16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엔씨소프트 지분 15.08%인 330만6,897주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매각 가격은 18만3,000원(1만9,179엔)으로, 전체 매각 금액은 약 6,051억원(634억엔)이다. 넥슨은 도쿄증시 상장사이며 본사도 일본으로 이전한 상태다. 지난 2012년 넥슨은 이 지분을 1주당 25만원, 총 8,045억원에 인수해 이번 매각으로 약 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초 엔화로 투자했던 것을 감안할 때 그동안 엔화가치가 원화에 비해 40%가량 평가절하된 덕분에 엔화로 환산하면 62억엔(약 587억원)의 이익을 봤다.
넥슨은 지난 15일 오후 7시까지 모건스탠리를 통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신청을 받고 이날 오전 장 개시 전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다. 이로써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왼쪽·47) NXC 대표와 김택진(오른쪽·48) 엔씨소프트 대표는 끝내 결별하게 됐다.
넥슨의 지분을 어느 기관·기업이 인수했는지가 게임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김택진 대표가 블록딜에 참가해 44만주(2.01%)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나머지 지분 향방에 따라 최대주주도 크게 변동될 수 있는 상황이다. 김택진 대표의 이번 지분 매입으로 엔씨소프트는 김 대표와 국민연금에 이어 넷마블(8.90%)이 3대주주로 떠올랐다. 넥슨이 보유했던 나머지 13.07%는 여러 곳에 분산 매각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한 관계자도 “엔씨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가 안돼 분쟁 끝에 결별했다”며 “블록딜 경쟁률을 봤을 때 한 군데에 집중적으로 팔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나머지 지분이 알리바바·텐센트·넷이즈 등 중국계 기업으로 흘렀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블록딜 신청 경쟁률이 2대1을 넘은 데다 여러 기관이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13.07%의 주식이 한 곳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경환·박호현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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