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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유화학, 성장동력 비 정유부문도 실적 급감

■ 위기의 제조업 <상>

"경기보다 中과의 경쟁이 더 무서워"

중국내 석유제품 자급률 100% 넘겨 수출가 하락

화학은 R&D투자 쥐꼬리… 국제경쟁력 뒤처져 암울


지난해 정유 4사 비(非)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9,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4%나 줄었다. 지난해 4사가 총 1조4,01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걸었던 비정유 부문에서조차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이다.

유가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이 일차적 원인이었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과의 경쟁 심화, 고부가가치 기술·제품의 부재였다.

2·4분기에 극적으로 흑자로 반전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유가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낙관하기 힘들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중국 변수가 갈수록 피부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전체 생산의 약 20%를 중국으로 수출한다.

그런데 중국의 석유제품 자급률이 100%를 넘기면서 수출 가격이 낮아졌고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해 수출채산성은 전년보다 14% 약화됐다. "예전에는 일본·중국 등 석유제품 수요국에 높은 단가로 직수출을 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수출 물량 자체가 감소했고 낮은 단가의 수출 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이 석유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기업별 실적은 크게 나쁘지 않지만 국제적인 경쟁력을 비교해봤을 때 우려가 큰 상황이다. 상대국보다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국제무역특화지수를 보면 우리 화학산업은 일본 대비 -0.58, 미국 대비 -0.22, 독일 대비 -0.40 수준이다. 이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수출경쟁력 우위, -1에 가까울수록 열위를 의미한다.

중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 화학산업의 국제무역특화지수는 0.87로 아직까지는 흑자를 내며 경쟁우위에 있는 편이긴 하지만 점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기술력 확보가 없는 한 우리나라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미래도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의 삼성 4개사 인수 등 구조조정이나 기업별 인수합병(M&A)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설비투자보다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북미·유럽·일본 기업들은 미래형 소재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유업계는 해외 자원개발과 탄소섬유 등 신소재 개발, 석유화학업계는 이차전지, 고부가 화학제품 등의 신사업에서 대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총 R&D 투자는 21억달러 수준(2012년 기준)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유럽연합(EU)·북미, 중국보다 훨씬 뒤처진다. 중국 기업들은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 글로벌 최고 수준의 사업이라도 후발 기업들과 차별성을 갖기 어려울 경우 과감히 정리하는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구조적인 경쟁력 위기를 인식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자 범용 화학제품 대신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사업 비중을 높인 솔베이,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을 휘어잡은 도레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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