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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서 「생존」경영으로/재계 IMF쇼크 탈출대책 부심
입력1997-11-27 00:00:00
수정
1997.11.27 00:00:00
박원배 기자
◎인력감축·임금삭감·투자축소 등 망라/「마이너스 베이스」서 경영 전면 재검토/전경련 경제위기 타개 비상기구 설치「긴축경영에서 생존경영 체제로.」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 환율급등, 증시폭락,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재계에 던져진 절체절명의 과제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대마불사의 신화는 무참히 깨지고 있으며, 「세계최대」는 더이상 자랑이 아니다. (주)한국경제의 상징이었던 고속성장은 구제금융 신청을 계기로 국제적인 종말을 고했다.
주요그룹들은 「IMF쇼크」를 계기로 생존에 위협을 받으면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룹의 크기와 관계없다. 중하위권 그룹들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현대·LG·대우·선경 등 정상권의 기업들도 생존을 위한 지난한 싸움의 여정에 접어든 것이다.
지난 25일 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주요그룹들의 「IMF경영」은 ▲인력감축 ▲급여삭감 ▲해외여행자제·에너지절약 등 감량경영 ▲투자규모 축소 ▲부동산·유가증권 매각·부채축소·외화차입 억제 등 재무관리 강화 ▲한계사업 철수 등 선택적 집중 ▲조직슬림화 ▲소비재수입 억제 등 모든 수단이 총동원되고 있다.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체제」다.
「IMF 경영」에서는 재정긴축, 금융부실해소, 산업구조조정, 시장개방 및 자율화 확대 등 경제의 틀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계기가 되고 이것은 곧바로 국내기업들이 전에 겪지 못한 위기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경영의 전부문에서 제로베이스로도 부족하다. 이제는 마이너스 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의 절박한 현실은 최고경영진들의 목소리에 그대로 담겨있다.
지난 25일 사장단회의를 열어 비상경영을 선언한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기업의 한발 앞선 대응과 더욱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임직원의 절반인 3천여명을 감축하고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충격적인 자구방안을 확정한 한나중공업의 강경호 부회장은 『이제는 혁명적인 결단과 사고전환만이 유효할 뿐』이라는 비장한 선언으로 업계의 현실을 재확인시켰다.
이런 가운데 전경련은 자금시장의 공황으로 부도사태가 심화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긴급명령 등 긴급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고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비상대책기구를 설치키로 해 재계의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26일 삼성이 발표한 비상경영전략은 국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 「한반도에서 맨마지막으로 망할 그룹」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 국가적으로 충격파로 작용하고 있다.
LG그룹도 최근 그룹 자금담당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자금대책회의를 연 자리에서 내년 투자계획을 당초보다 23%줄인 6조5천억원대로 축소하고 11∼12%의 금리를 상정해서 수립한 모든 경영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며 차입금은 올해수준으로 전면동결하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한화그룹은 ▲부채비율 4백%대 하향조정 ▲일부 계열사 매각 ▲한계사업 철수 ▲조직 슬림화 ▲본사 지방이전 ▲투자 10%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한라그룹 주력사인 한라중공업은 「임직원 절반감축」이란 전대미문의 조치를 발표, 충격을 주고 있다.
현대는 각 계열사별로 98년도 매출, 순익, 투자계획확정을 내년초로 연기했으며, 대우는 불요불급한 해외투자를 축소하고 소비재수입을 억제하기로 했다.
선경그룹은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한 사장단세미나를 국내에서 개최키로 했으며, 신원그룹은 적자사업부 정리 및 원부자재 수입 감축, 해외광고제작 중단 등 내핍경영에 나서는 등 상하위권 그룹에 상관없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같은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 바람은 전그룹으로 확산될 전망이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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