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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금융지주 '3월 주총' 주목받는 이유는

KB·신한·하나 지배구조 개편 활발… 중대 변곡점될 듯

하나은행장 9일 선출… 김병호 직무대행 유력


다음달 국내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3월 주총'이 국내 금융지주 지배구조의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이슈가 걸려 있고 지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도 상당수 개편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3월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한 후 본격적인 영업전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모두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물밑에서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금융지주별로 올해 주총은 여느 때보다 예민한 이슈가 다수 잠재돼 있다.

지난해 말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KB의 경우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7명이 동시에 퇴진하고 지주의 최고 의사결정지구인 이사회가 완전히 새롭게 꾸려진다. KB의 현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말 'KB사태'에 책임을 지고 중도 퇴진을 결의했다.

지금까지 KB의 사외이사 구성은 지주 회장과 함께 특정 학계 출신의 교수 일색이었으나 새로운 진용은 주주의 입김이 강화되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주주권을 강화해 '정치금융' 등 외풍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윤 회장의 구상이다.

KB는 이미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받았으며 인선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외이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이 70%에 육박하는 KB에 외국인 사외이사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는 고 김정태 전 행장 시절에도 주요 주주인 ING 파견이사와 함께 맥킨지에 의뢰해 외국인 주주의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사를 선임해 경영에 참여시킨 바 있다.

특히 KB가 은행과 보험 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없애고 지주 사외이사가 이를 겸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개편되는 이사진의 무게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윤 회장은 이에 따라 사외이사 구성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건강이 갑작스럽게 악화된 신한지주 역시 3월 주총은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주요한 분기점이다.

서 행장의 병세가 상당히 호전됐다지만 은행장 연임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이 서 행장의 건강상태를 배려해 새로운 행장을 뽑고 서 행장이 지주 내 다른 자리로 이동할 경우 후계구도에는 미묘한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한 회장이 서 행장을 여전히 신뢰하고 건강이 회복된 후에도 중책을 맡기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직 은행장'의 프리미엄을 무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기 행장이 선출될 경우 신한 내부가 미묘하게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장으로 꼽히는 신한 내 잠룡들의 행보는 아직 잠잠하다. 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차기 행장이 선출될 때까지 물밑에서만 치열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통합 일시중지 결정으로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커다란 장벽을 만난 하나금융지주의 3월 주총도 민감한 지배구조 문제가 걸려있다. 하나·외환 조기통합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던 김 회장의 연임 여부가 3월 주총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최근 법원 결정으로 하나·외환 통합에 문제가 생기자 관련 임원들에게 바로 책임을 묻고 직무대행 체제였던 하나은행장의 선임 절차도 진행하는 등 빠르게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당장 9일 선출될 차기 하나은행장은 김병호 현 직무대행이 유력한 가운데 함영주 부행장이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다.

통합작업이 늦춰졌음에도 김 회장이 주주들의 신뢰를 얻고 있어 연임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연임 결정 이후 김 회장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작업이 하반기까지 늦춰질 수밖에 없는 만큼 하나금융 주총장의 분위기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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