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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억달러 쏟아부었지만… 실효 없이 보유외환만 축내

■ 환율방어 총력전 나선 신흥국<br>인니 13%·터키 12% 급감… 이달말이면 달러 가뭄 우려<br>시장 직접개입 포기하고 자금유출 차단 몰두할듯


통화가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시장개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5월 이후 이들이 시장에 퍼부은 자금은 8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외국 자금이탈이 더욱 가속화돼 중앙은행들의 시장방어 노력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고 신흥국들의 외환보유액이 위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과 터키의 중앙은행은 22일(이하 현지시간) 각각 자국 헤알화와 리라화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외환을 풀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중앙은행은 이날 올해 말까지 적어도 600억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달러표시채권과 스와프 등을 통해 매주 30억달러씩 시중에 풀기로 했다.

터키중앙은행도 지난 21일 매일 외화를 최소 1억달러 이상 매도한다고 밝힌 데 이어 22일 3억5,000만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터키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인 달러당 1.9936리라까지 떨어진 22일 추가 통화긴축조치를 단행한다는 성명을 내며 매각규모를 하루 한 차례 상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부리 수바라오 인도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국 루피화 환율을 방어할 충분한 외화가 준비돼 있다"고 시장을 안심시키려 애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환율방어를 위해 뛰는 중앙은행들에 대해 "지난 2년 전만 해도 통화가치의 지나친 상승을 막기 위해 개입하던 것과 정반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흥국들의 곳간은 갈수록 비어만 간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21개 신흥국에서 5월부터 7월 사이에 빠져나간 외환보유액이 810억달러"라며 "신흥국 전체 외환보유액의 2% 수준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인도네시아와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각각 13.6%, 12.7% 줄었다. 신흥국 외환위기의 진앙지인 인도 역시 4월 말에 비해 외환보유액이 5.5%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다시 불붙고 신흥국들의 경기둔화가 겹쳐 있다"며 "이달 말이면 상당수 중앙은행들이 외화 가뭄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으로는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포기하고 자본 유출입 통제, 금리인상 등을 통해 자금유출을 차단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미 인도네시아가 7월 기준금리를 6.5%로, 지급준비율을 4%로 인상한 데 이어 터키는 20일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7.75%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본 유출입 통제는 되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통제는 시장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닉 노드 글렌데본킹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앙은행이 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끼칠 화력을 갖췄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이날 루피화 가치가 한때 달러당 65루피까지 떨어지자 기자회견을 열어 구두개입에 나섰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추가 자본통제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도입할 생각이 없다. 지난주 실시된 해외송금 한도 축소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공황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저평가돼 있는 루피화도 자본이 시장에 서서히 유입되면 바로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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