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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송종호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현장 방문해 中企 건강진단·처방… 원스톱 정책지원 본궤도"



자금·마케팅 등 단편 지원 벗어나… 컨설팅 통해 中企 종합병원 역할
금형·열처리 등 뿌리산업 집중진단… 국내 제조업 기반 탄탄하게 다질것
창업사관학교 설립, 청년창업 활성화… 내년부턴 '전용자금'도 신설해 지원
"올해 말까지 2,000개 기업에 대한 건강진단사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내년부터는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이용하는 전체 기업 중 절반 이상을 건강진단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송종호(56ㆍ사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내년도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1년 동안 대부분의 휴일을 반납하고 야근을 지속하는 강행군을 이어왔다고 말하지만 좀처럼 지친 듯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송 이사장이 아이디어를 제시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건강진단사업과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대한 소신을 밝힐 때는 말소리마저 빨라졌다. 그만큼 확신과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시행하고 있는 건강진단사업은 향후 중소기업 정책 지원기관으로서 중진공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업이기도 하다"며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종합병원'으로서 중소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제시하는 원스톱 정책 지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건강진단사업의 콘셉트는 약 2,500명으로 구성된 전문 컨설턴트가 현장의 중소기업을 방문, 중소기업의 문제점을 찾아 맞춤형 연계지원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관련기사 15면 기존에는 중소기업이 신청해야 자금이나 연수ㆍ마케팅 등 단편적으로 정책 지원이 이뤄졌다면 건강진단사업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 발굴 및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 송 이사장의 생각이다. 송 이사장은 "중소기업과 사람은 다르지 않다는 '인업상종(人業相從)'이 기본 철학"이라며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 역시 건강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정기적인 경영진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뿌리산업(주조ㆍ금형ㆍ열처리 등 6개 분야)에 건강진단사업을 집중 적용, 기업은 물론 국내 제조업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송 이사장은 내년도 예산 중 컨설팅 예산 등 200억원을 전용, 건강진단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송 이사장은 "종합병원을 모티브로 한 중소기업 정책 지원은 전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지만 카자흐스탄이나 일본 중기 관련 부처에서 벤치마킹을 논할 정도"라며 "이번 건강진단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전세계에 새로운 중소기업 지원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송 이사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온 조직개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산업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사항도 복잡ㆍ다변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기존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자금ㆍ연수ㆍ마케팅 등 기능별로 나뉘어져 있어 업종이나 업체 특성에 맞는 지원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송 이사장은 전국 24개 지역본부 및 지부 인력을 기계ㆍ금속ㆍ화공ㆍ전기전자ㆍ섬유ㆍ정보처리 등 6개 업종으로 재편하는 '전문 업종제'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기계업종을 택한 중진공 전문가는 해당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자금ㆍ연수ㆍ마케팅 등 모든 지원책을 전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업종별 동향과 애로사항을 보다 심도 있게 발굴해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 송 이사장은 "중진공이 종합병원이라면 임직원은 전담 업종의 주치의가 돼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점을 찾게 될 것"이라며 "현장 밀착 지원을 위해 2008년 전체 임직원의 49.2%였던 지역본부 인원을 올해 54.5%로 늘렸다"고 말했다. 3월 설립된 청년창업사관학교도 송 이사장이 애착을 지니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중소기업연수원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고 기업가정신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3단계 심사를 거쳐 5.4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참신한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력을 지닌 예비 창업자나 창업 초기 사업가 241명을 선정, ▦창업보조금 ▦창업공간 ▦전문가 교육ㆍ코칭 등 연계지원 및 연간 300시간에 달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간평가를 거쳐 기술개발이나 교육 참여도가 저조한 17명을 퇴교조치할 정도로 깐깐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사관학교사업 구상 초기부터 시행까지 주도적 역할을 했던 송 이사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사관학교를 방문해 직접 사업을 챙길 정도다. 그는 "사관학교에 입교한 예비창업자 171명 중 136명이 이미 신규창업을 완료했고 총 427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며 "창업사관학교가 명실상부한 청년 최고경영자(CEO) 양성기관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이사장은 입교생들이 기술개발을 완료했거나 시제품을 제작하는 등 창업 준비 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이들의 시장 초기 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창업 및 사업화 자금 지원은 물론 상품 전시회 등 마케팅 연계지원이 구체적인 지원 내용이다. 전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한 중소기업의 고령화ㆍ노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2세 경영인 53명의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하는 경영후계자과정도 진행 중이다. 송 이사장은 "국내 중소기업 경영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2009년 기준 12.4%에 달할 정도로 중기 경영자들의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며 "제조 분야의 2세 경영자가 경영 승계를 기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젊은 세대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산업의 활력을 도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정책자금 운영 방안은 창업기업이나 설비투자기업ㆍ기술개발기업 등 정책 목적성이 높은 분야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중기 정책자금 예산안은 올해보다 5.3% 늘어난 3조4,000억원. 증액된 2,000억원의 자금은 주로 해당 사업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송 이사장은 "올해부터 특정 업종을 제외한 모든 산업에 자금을 지원하던 넥티브 방식에서 벗어나 전략산업(녹색ㆍ뿌리ㆍ부품 및 소재 등)에 전체 자금의 80%를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경쟁력을 제고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자금을 운용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부터는 '청년창업 전용자금'도 신설된다. 만 39세 이하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지원되는 청년창업자금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창업을 꺼리는 청년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예기치 못한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다. 실패 경영인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재창업지원자금 역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재창업지원자금은 올해 모두 7차례의 제도 개선을 통해 8월 말 현재 54개 업체에 74억원을 지원 중이다. 전년 대비 170%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해소하는 사항 중 하나인 판로 개척도 송 이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송 이사장은 지난해 출범한 '중기제품 히트500사업'에 관심이 많다. 히트500사업은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상품의 온라인전시관을 마련해주고 소비자평가단을 운영해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이다. 3월부터는 소비자평가단에 높은 점수를 받은 537개 제품을 선정,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목동에 운영 중인 행복한세상백화점에 히트500 전용 오프라인숍을 열었다. 그는 "내년에 명동을 포함해 수도권이나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히트500 전용 오프라인매장 2곳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히트500 제품 홍보도 확대하고 있다. 송 이사장은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는 "중소기업 정책만 25년째 다뤄왔지만 이제야 눈이 트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을 연계해주며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람 때문에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웃음)"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중진공 임직원이 그에게 붙여준 '중소기업을 위해 꿈꾸는 일벌레'라는 별명이 오버랩됐다.
주말·휴일 반납 현장 누벼… '中企 위해 꿈꾸는 일벌레'
■송종호 이사장은 송종호 이사장은 '하루에 두번 퇴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고 송 이사장이 투잡족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난해 9월 중진공 취임 이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무실 문을 두번씩 나서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저녁에 외부 공식 일정을 수행하고 나면 다시 집무실에 돌아와 밤이 깊도록 야근을 하는 패턴이다. 스스로도 '일이 취미'라고 할 만큼 업무에 매달린다. 모두 300만개가 넘는 국내 중소기업 중 정부 정책이나 자금의 손길이 미치는 곳은 극히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 때문에 "한곳의 기업이라도 더 방문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지원책을 내놓기 위해 항상 마음이 조급하다"는 것이 송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취임 이후 석 달 넘게 업무 파악을 위해 개인적인 약속이나 송년회 자리를 모두 사양한 것은 물론 현재까지도 주말과 휴일 대부분을 반납하며 현장을 누비고 있다. 때문에 중진공 임직원은 일찌감치부터 송 이사장에게 '중소기업을 위해 꿈꾸는 일벌레'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 사이 송 이사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나 건강진단사업 등 굵직한 신규 사업을 추진, 중진공 임직원 사이에서는 역대 이사장 중 가장 사업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 스타일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다. 임원 및 부서장에게 전결권을 대폭 이양, 신속한 일 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권한 이양으로 확보된 시간만큼 중소기업 현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또 매년 연말에 열리는 종무식을 중진공 설립 사상 처음으로 없앴다. 시무식도 본사 직원들만 참석해 조용히 치를 정도로 불필요한 관행은 과감하게 폐지하고 있다. 반면 직원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는 섬세함이 엿보인다. 여의도에 위치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본사 앞에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입간판이 세워졌다. 1층 로비에는 외부 방문객 및 직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인들에게 중진공을 더 많이 알리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송 이사장의 배려다. 그는 지난 1986년 제22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공업진흥청과 중소기업청에서 근무하고 청와대 초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낼 정도로 '중소기업통'이라 불린다. 20년 가까이 중소기업과 함께 호흡한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송 이사장의 집무실에는 항상 중소기업인들이 개발한 아이디어상품들이 빼곡히 놓여 있다. 외부에서 손님이 찾아오거나 해외 시찰 일정이 있을 때 마다 제품을 선물하며 직접 홍보를 한다. 때문에 중소기업계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적합업종 선정 등 크고작은 현안들이 불거질 때마다 관련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관계자들이 송 이사장을 찾아와 자문을 구하고 밤샘토론을 나눌 정도로 중소기업인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약력 ▦1956년 대구 달성 ▦1982년 영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6년 기술고시 22회 ▦1987년 상공부 ▦1995년 공업진흥청 ▦1997년 중소기업청 기술정책과장ㆍ창업지원과장ㆍ 벤처진흥과장 ▦2005년 창업벤처본부장ㆍ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심의관 ▦2008 대통령실 중소기업비서관 ▦2010년 9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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