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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예금인출 등 벌써 동요… 당국 "뱅크런 막아라" 고심

창구마다 문의 쏟아지고 하루에 20억 빠져나간 곳도<br>뱅크런땐 긴급자금 무의미 "칼도 못 빼고 판 깨질수도"<br>계열사 매각 통한 증자 등 저축銀도 자구책 마련 분주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경영 진단 결과가 끝나고 적기시정조치 부과 대상 숫자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5일. 일선 저축은행 창구에는 문의가 쏟아졌다. 대형이든, 중소형이든 규모는 상관없었다. 질문 내용에는 저축은행 예금자의 불안감이 역력했다. 16개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대상임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데 자신이 예금한 곳은 안전한지, 믿어도 되는지 질문이 집중됐다. 초조한 일부 예금자는 아예 돈을 인출했다. 만기가 되지 않았음에도, 예금 규모가 5,000만원이 되지 않아 보호 대상임에도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돈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재무 건전성이 그리 좋지 않은 일부 저축은행의 예금 인출로 이어졌다. 평소 순인출이 거의 없었던 한 대형저축은행에는 이날 하루에만 20억원 규모의 돈이 빠져나갔다. 아직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의 명단이 발표되기도 전에 일어난 상황에 당국은 한때 긴장감이 역력했다. ◇뱅크런 어떻게 막느냐가 구조조정 성패 가늠=10위권 이내의 대형 저축은행에 3,000만원의 예금을 들고 있는 S씨. 오는 11월이면 만기가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요즘 기분이 영 개운하지 않다. 예금보호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불안하기만 하다. 덩치가 크지만 자신이 돈을 맡긴 저축은행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그는 "예금보호가 되지만 혹여라도 문을 닫으면 예금을 찾는 데 절차가 복잡할 것 같아 이자를 조금 손해 보더라도 중도 해지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달 말 구조조정을 앞두고 저축은행 예금자의 불안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5일 일부나마 예금 인출이 있었던 점이 이를 대변한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는 한 저축은행은 평상시에는 예금과 인출이 비슷해 순인출이 거의 없고 기껏해야 4억원 정도의 순유출이 있었다. 그런데 5일 인출 규모가 20억원으로 늘었다. 또 다른 대형 저축은행에서도 18억원 정도의 예금인출이 일어났고 안정성을 확답하기 어려운 다른 일부 저축은행에서도 적은 규모나마 인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같은 규모는 뱅크런 때의 인출 규모에 비하면 턱 없이 적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대상 숫자만 노출됐음에도 인출이 생겼다는 점에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당국은 최근 개별 저축은행의 여ㆍ수신을 포함한 인출 동향을 하루별로 파악하면서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뱅크런에 대비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을 곳의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기도 전에 예금자의 동요가 커질 경우 칼을 빼보지도 못하고 전체 판이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뱅크런을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예금인출이 발생하면서 업계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비해 2조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3조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뱅크런이 시작되면 유동성 자금은 유명무실하다"며 "정부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5% 이상인 곳은 확실히 살 수 있고 이를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혀야 고객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자구책 마련 부심=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저축은행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당국이 1차적으로 부실 판정을 받은 저축은행에 요구하는 것은 ▦계열사 매각 ▦본사 사옥 등 부동산 처분 ▦대주주 사재 출연 ▦대출자산 매각 등이다. 어떤 방식을 동원하든 최대한 증자를 해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높이라는 얘기다.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형사 중 부실인 곳은 우선적으로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A저축은행은 현재 계열 저축은행을 팔기 위해 두 곳 정도와 접촉하고 있다. A사는 제조업체에 투자한 지분을 모두 매각해 최대한 증자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B와 C사도 계열사 매각 작업을 하고 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의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은 일정 기간 내에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주주가 물러나는 것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며 "그러나 외부에서 저축은행에 투자를 하려는 데가 없고 인수하더라도 싼값에 하려는 곳이 많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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