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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각하는 법 터득하면 원하는 삶 찾게 되죠."

이창후 성균관대 교수 고인돌 강사로 나서

21일 서울공고 등서 '영화로 읽는 윤리학' 강의


“고대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반영하지 않은 학문은 크게 발전하기 어려웠죠. 주요 학문의 발전과정을 보면 대중의 관심이 응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소수의 엘리트 학자가 학문으로 발전하는 게 수순이죠. 자연과학도 마찬가지이지만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문학은 존재가치가 없어요.”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고전 인문아카데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 3기에 처음 강사로 참가한 이창후(사진)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시민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의 의미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오는 21일 서울공업고등학교에서 ‘영화로 읽는 윤리학: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시작해 광성고(9월5일), 명덕여중(11월9)일 등 잇따라 학교를 찾아가 영화를 도구로 철학을 이야기한다. 성인을 위한 강의도 마련됐다. ‘영화로 읽는 철학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1월3일부터 5주간 동작도서관에서 열린다.

영화로 어떻게 철학을 풀어낼 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철학은 인간의 삶 어디에나 있다”며 “ 관심이 높은 매체 중 하나인 영화를 수단으로 다소 묵직하게 느낄 수 있는 철학을 소개하면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리학이 풍기는 고정관념은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숭고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 교수의 설명은 명쾌했다. “윤리학이 우리에게 그렇고 그런 훈계처럼 들리는 이유는 ‘국민윤리’ 등 중고교시절 교과목의 중압감이 떠오르는 탓이지요. 그러나 윤리학은 생각에 대한 생각, 즉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 지를 연구하고 가르쳐주는 학문입니다.”

윤리학 넘어 철학으로 영역을 넓혀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잘 살아가려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해하고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제일 처음 부딪치는 문제가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이지?’입니다. 여기서 답을 찾지 못하면 주도적인 삶을 꾸려나가기는 어렵고 결국 뒤늦은 후회만 남고 말죠. 첫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학문이 바로 철학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남의 생각을 자기의 생각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자기의 생각에 빠져서 주변을 맴도느라 나오지 못하기도 하죠.”



청소년기에 생각하는 법을 배우면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는 판단력을 키울 수 있고 삶을 정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얻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번 강의에서 그는 ‘명량’ ‘겨울연가’ ‘레옹’ ‘유령신부’ 등의 영화 속 사건과 인물을 통해 자신의 생각에 대한 정체를 찾아 볼 수 있도록 이끌어 갈 예정이다.

“청소년기에는 역할모델(role model)을 찾는데 이순신 장군은 대표적인 위인이죠. 이번 강좌에서는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을 보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지, 그를 닮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의 삶을 왜 따라하려는지 등 생각을 늘어놓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생각의 밀도를 높이는 데 독서만 한 게 없다는 이 교수는 “모든 생각은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언어로 쓰인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과정을 거쳐야만 사고력이 커지게 된다”며 “인생에서 수많은 경험을 하더라도 이를 추상적인 생각으로 체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스쳐지나가는 순간일 뿐 사고력의 확장으로는 연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언어를 읽거나 써 놓으면, 시가 될 수도 있고 시나리오나 영화 혹은 게임 개발의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며 “책이 따분하다고 읽지 않는다면 언어의 자극이 없고 결국 사고력이 떨어지면서 단세포적 사고로 굳어지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사고력이 커져야 창의력으로 이어진다는 게 이 교수 설명의 핵심이다.

태권도 5단인 그는 사범으로도 활동하기도 한다. 오래전부터 해외 지인들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제자 중에는 전 사르코지 대통령의 법률 자문 변호사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태권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높은 이 교수는 “태권도는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혹은 여행상품 등 개발의 여지가 크고 경제적 가치도 높다”며 “그러나 태권도계 관계자와 문화계 관계자의 정서적 문화적 괴리가 커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태권도를 주제로 한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로도 만들어 보고 싶은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민들과 청소년을 위한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는 철학과 영화, 신화와 문학, 건축과 미술, 역사와 경제 등 29개 주제의 융복합적 인문학 강좌로 구성,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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