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열리는 벤 버냉키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기자회견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FRB 총재로서는 97년 만에 처음으로 갖는 정례기자회견이기 때문이다. 버냉키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미 언론들은 그가 과연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회견은 버냉키 의장에게 통화정책과 관련한 FRB내의 이견을 잠재우고 그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우선 그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상태이고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만큼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번 FOMC에서도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매입을 예정대로 6월까지 지속할 것임을 천명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잠재우기 위해 금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올리기 시작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FRB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버냉키의장은 자넷 옐런 FRB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 총재 등과 함께 지금은 금리를 올릴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버냉키는 이러한 자신의 견해를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명확히 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장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급격한 긴축을 우려하는 시장을 안심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과제는 인플레이션 우려 잠재우기. 인플레이션 우려는 그 동안 그와 FRB의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하는 근거가 돼 왔다. 그는 2012년과 2013년까지 기대 인플레이션은 FRB의 목표치 2%에 못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경기부양을 위해 이자율을 낮게 가져갈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주 전부터 버냉키 의장이 이미 정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빈 킹 영란은행의 총재의 기자회견 비디오를 보면서 준비해왔으며 또 지난 2월 파리에서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임을 가졌을 때, 노하우를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버냉키는 또 직접 직원들과 함께 예상질문을 가지고 예행연습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버냉키의장의 기자회견은 약 45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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