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에 있는 ‘김기혁의 테슬라월드’를 구독하시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전기차·로봇·AI·자율주행·에너지·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쉽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외신과 국내 뉴스에서 접하기 어려운 따끈따끈한 SNS 소식도 직접 해설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테슬라, 차량에 AI 챗봇 ‘그록’ 탑재
테슬라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을 자사 차량에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생성형 AI가 모바일·PC에 이어 자동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계는 AI 구동에 필요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 것이라는 판단 아래 시장 진출에 나섰습니다.
17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15일(현지시간)부터 일부 차량 모델에 그록을 탑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록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AI 스타트업 xAI가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이죠.
그록이 지원되는 테슬라 차는 AMD 프로세서가 장착돼 있어야 합니다. 와이파이 연결 또는 월 9.99달러의 프리미엄 커넥티비티를 구독해야 합니다. 테슬라 차주는 그록을 따로 구독하지 않아도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 측은 그록에 대해 “다양한 질문에 정확하고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챗봇 기능만 제공하되 경로 안내나 음량 조절 등 자동차와 연계된 기능이 구현되진 않았습니다. 테슬라는 향후 무선소프트웨어업데이트(OTA)를 통해 그록이 탑재 가능한 차량 모델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완성차 시장의 AI 도입 확대 전망
테슬라가 자사 차량에 AI 챗봇을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도 AI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와 관련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에서 음성 인식 시스템에 챗GPT를 연동한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있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챗GPT가 통합된 차량용 AI 음성 비서 'IDA'를 출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AI 선도국인 미국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차량용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완성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행 중에는 손을 자유자재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음성으로 AI와 대화하는 서비스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많은 소비자가 챗GPT에 익숙해진 만큼 차량에서도 AI 챗봇을 사용하려는 니즈가 높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더구나 면적이 넓고 주행 거리가 긴 북미에선 일종의 말벗 역할을 할 수 있는 챗봇 수요가 더욱 클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계도 시장 공략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계에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주문형 반도체(ASIC) 디자인 솔루션 기업 에이직랜드는 차량용 반도체 고객사로 4개사를 확보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미국 대형 반도체 기업과 차량용 반도체 설계 공급 계약을 맺었죠. 에이직랜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공식 협력사로 TSMC 공정에 맞게 고객사의 반도체 회로를 재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인 텔레칩스는 올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절반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모리반도체와 전력관리반도체 등을 하나로 통합한 모듈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유럽 주요 완성차에 공급합니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시장서 NPU가 GPU 대체할까
향후 관건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막대한 연산량을 요구하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현재 글로벌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퀄컴, 모빌아이(인텔 자회사) 등이 선점했습니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에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자율주행 상용화가 더디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NPU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국산 NPU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기술로 고도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현재 리벨리온 등 AI 스타트업의 국산 NPU는 데이터센터 시장에 특화돼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018년 NPU 등을 통합한 자동차용 프로세서 전용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하 바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