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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여름철 불청객 '첨두부하' 딜레마

전력수요 느는데 효율 떨어지고 비용은 더 들고…<br>값싼 원전으로 감당 못해 비싼 석유로 생산 불가피<br>"상당수 발전소 완공되는 2013년 돼야 수급 개선"<br>'예비율' 빠듯… 피크시간 전기료 인상 추진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기사용이 크게 늘면서 여름철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급증하는 전기사용을 공급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올해도 어김없이 전력 과부하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특히 전력사용이 공급능력의 최고치에 육박하는 '첨두부하(peak load)'에 도달하면 평소보다 최고 10배나 비싼 발전기를 돌려야 해 이에 따른 전기생산 비용 증가도 우려된다. 한국전력거래소는 20일 최고 전력사용량이 7,035만kW(오후3시 기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예비력은 837만kW로 예비율을 11.9%를 기록했다. 최근 지루한 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전기사용량이 연 이틀 연속으로 7,000만kW대를 넘어서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사용량이 최고 7,139만kW까지 치솟으면서 올 여름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사용이 크게 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8일부터 국내 21기의 모든 원전을 가동하는 시스템에 돌입했다. 문제는 요즘처럼 갑자기 전기수요가 급증하면 가스나 석유처럼 발전 생산원가가 비싸지만 재빨리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첨두발전 설비가 가동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전력시장은 평상시 기저발전으로 불리는 원자력과 석탄발전소를 중심으로 공급된다. 원자력과 석탄의 발전단가가 kW당 각각 38원, 6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이나 여름철과 같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려면 천연가스(LNG)와 석유를 사용하는 발전기를 돌려야 한다. 가스와 석유발전은 원자력이나 석탄과 달리 이른 시간 안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가스발전의 경우 생산단가가 kW당 150원에 달한다. 중유를 사용하는 유류발전기는 이보다도 더 비싼 190원이다. 따라서 전력예비율이 떨어질수록 가스와 유류 발전비중이 높아져 전체 전기생산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유류발전 중에서도 경유를 사용하는 발전기는 생산단가가 무려 kW당 400원이나 된다. 원자력과 비교하면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비용이 최고 10배나 더 들어간다. 지난 겨울에도 전력사용이 급증하면서 값비싼 경유발전소가 가동된 적이 있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여름철에 전력사용이 급증하면 원활한 공급을 위해 하루에도 수 시간에 걸쳐 값비싼 가스나 유류 발전기를 돌릴 수밖에 없다"며 "올해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첨두부하에 따른 피크설비를 가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력수급 상황을 보면 매년 산업발전과 가정 내 전기제품 등의 증가로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첨두부하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정부도 첨두부하 시간에 사용되는 전기요금을 평상시보다 올리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전력상황은 2009년 이후 경기 활성화로 전력사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용 수요가 크게 늘면서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최고 전력사용량은 6,989만kW에 달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7%가량 증가한 7,477만kW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 여름철 전력 예비율도 최저 5.6%로 예상돼 전력수급이 빠듯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겨울에도 전력사용량은 최고 7,322만kW까지 치솟아 안정적인 예비 확보량인 400만kW에 근접하면서 전력업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첨두부하로 가면 값비싼 발전소를 돌려야 하는 까닭에 전기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2013년부터는 상당수의 발전소가 완공돼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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