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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담화] 아베 "러일전쟁 승리, 아·아프리카인에 용기 줘" 침략 정당화

"일본 과거 식민지배는 세계경제 대세 따른 것"

제국주의 시대 '대동아공영권 역사인식' 노출

아베 신조 총리는 14일 담화에서 러일전쟁을 미화하며 과거 아시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자기 합리화로 일관했다.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총리의 담화보다 역사인식 면에서는 훨씬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정치를 세우고 독립을 지켜냈다"며 "일러전쟁은 식민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밝혔다.

아시아 민족이 서양 세력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되려면 일본을 중심으로 대동아공영권을 결성해 아시아에서 서양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역사인식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러일전쟁(1904~1905년)은 당시 조선 병합의 발판이 된 전쟁으로 꼽힌다. 예상을 깨고 아시아의 떠오르는 신흥국 일본이 서양의 강대국이었던 러시아를 이김으로써 일본은 한반도와 만주에 대한 침략과 지배권을 확보했다.



담화에서 아베 총리는 "100년 전 세계에는 서양 제국을 중심으로 해 식민지가 확대돼왔다.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배경으로 한 식민지 지배의 파도는 19세기 아시아에도 덮쳐왔다"며 "그 위기감이 일본에 근대화의 원동력이 된 것임에 틀림없다"고 러일전쟁 승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러일전쟁에서의 일본 승리가 서양에서 식민지배를 받아오던 아시아·아프리카인들에게 민족자결 움직임을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고 자평한 것이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이 아시아 지역의 식민지 지배에 나서게 된 데 대해서는 경제적인 이유를 늘어놓았다. 아베 총리는 "구미 여러 나라가 식민지 경제를 둘러싼 경제 블록화를 진전시키면서 일본 경제는 많은 타격을 입었다"면서 "그런 와중에 일본은 고립감을 심하게 느껴 견디기 어려워지자 세계의 대세를 따랐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침략에 나섰다는 것으로 일본의 식민지배가 서구 열강의 식민지를 바탕으로 한 경제 블록화 및 세계공황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철저히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역사인식을 보임에 따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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