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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진병팔 글.그림 만화책 `..일본을 뒤집고 오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또 가장 모르고 지내는 나라가 일본이다. 최근 일본과의 어업협정 실패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어업협정 협상에 임하면서 한국정부도 제대로 모르는 「한국선박의 종류와 분포」, 「한국조선소의 현황」까지 알고 있었던 것. 우리가 일본인들을 「쪽발이」라고 애써 무시하면서도, 그들의 실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게 현실이다.일본과 10년 이상 장사를 해온 진병팔씨의 만화책 「한국아저씨, 일본을 뒤집고 오다」(명진출판 펴냄)는 일본의 속내를 시원하게 파헤치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직접 그린 만화와 재치있는 지문이 읽고 이해하는데 힘을 덜어준다. 이 만화에서 저자 진병팔씨의 분신이 되는 캐릭터는 등산모와 상투 두명이다. 등산모는 신중하며 일본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는 상투와 함께 도쿄를 두비고 다니면서 일본의 역사·문화·성·사회등을 두루 설명해준다. 다혈질인 상투는 일본을 무시하면서도 때론 그들의 장점에 감탄하기도 하고, 또 놀라기도 한다. 일본이 섹스천국으로 변하게 된 역사적 배경, 숟가락 없는 일본식 음식문화, 재야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가 일본의 서글픈 샐러리맨들의 우상이 되었던 사연등이 무척 흥미롭게 그려진다. 만화속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일본의 정치는 한국보다 훨씬 혼탁해. 하지만 왜 일본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까? 바로 현장에서 뛰어다니는 중간 관료들이 있기 때문이야. 그들은 어쩌면 철저함과 실용성으로 뚤뚤 뭉친 현대의 사무라이인지도 몰라』 우리나라가 일본에 무척 뒤져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저자는 『앞으로는 (일본을) 욕하고 깔보고 비웃으면서 뒤로는 몰래 베낀다면 어느 세월에 일본을 따라잡겠느냐』고 반문한다. 21세기에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가장 무서운 적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저자는 이 소박한 만화책을 통해 일본문화의 실상과 그들의 속사정을 매우 설득력있게 소개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은 일본에 대한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도 일본과의 관계에서 철저히 실속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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