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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 개입론자-용인론자 시각차 크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2일, 3일 장중 한 때 연중최저수준인 1,140원대에 진입하고 불과 2개월새 5%(1,210원대 ->1,150원대) 가까이나 원화가 평가절상되면서 「환율하락을 용인해야 하느냐 마느냐」는 논란이 외환시장과 외환당국사이에서 벌어지고시장 분위기는 「환율인하 불가피론」이다. 외환보유고(11월말 현재 696억8,000만달러), 경상수지 흑자(230억달러 이상 전망) 등 넘쳐나는 달러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율하락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시장분위기가 원화 절상 기대심리를 확산시키면서 달러 팔자 세력을 모으고 정부내에서도 환율하락을 용인해야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내년에 가시화될 인플레 압력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금리조작보다는 환율하락 허용으로 물가상승요인을 흡수하는 방법인 정책조합(폴리시믹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무역업계와 일부 정부관계자들은 환율하락을 용인할 경우 한계선상에 있는 수출기업들에게 치명적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IMF이후 간신히 정착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무너뜨릴수 있다며 내심 심각한 우려를 금치못하고 이같은 양론은 외환시장에서 시장참가자와 당국사이에서 치열한 환율게임으로 나타나고 ◇환율하락 용인론= 우선 이들은 수급요인을 따진다. 7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와 매월 쏟아져 들어오는 무역수지흑자분과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등을 감안하면 이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우위는 바뀔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11월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은 92년 증시개방이후 최대치인 28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또 수출호조로 거주자 외화예금도 하락세에 반전, 9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다 환율하락시 가장 우려되는 국제경쟁력도 우리 기업과 해외시장에서 부딪치고 있는 일본의 엔화 환율이 달러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때문에 어느 정도의 원화절상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10월초 1,210원대에서 12월초 1,150원대로 60원가까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원·엔환율(100엔 기준) 1,140원대에서 1,120원대로 불과 20원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엔화에 대한 원화의 절상속도가 달러화의 3분의1에 불과, 상대적으로 우리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때문에 상당수 분석가들은 원화절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금덕(辛金德) 환은경제연구소 분석실장은 『이같은 절상추세라면 내년 평균환율은 1,120~1,130원대까지 떨어지고 내년 초 일시적으로 1,100대 이하까지 떨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 막기 위한 환율-금리 폴리시 믹스(정책조합)= 내년중 가시화될 인플레 방지를 위해서 손대기 힘든 금리보다는 환율절상을 허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즉 환율절상으로 수입물가가 하락하고 수입물가가 하락하면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가 떨어진다는 논리적인 접근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1995년 산업연관표(5년단위로 작성)를 이용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환율이 10% 떨어지면 소비자 물가는 1.7%, 서비스를 제외한 생산자 물가는 2.6% 떨어진다. 따라서 5% 내외의 환율하락으로도 1%가까운 물가압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적 접근이 가능하다. 이같은 폴리시믹스에 대해서 한국은행과 재경부의 관계자들은 일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2월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 95% 환매시점까지는 금리를 손대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손쉬운 환율 절상을 채택할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원화절상 속도조절론= 재정경제부 등 대다수 외환당국자들도 환율하락이 대세라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의 절상속도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원·달러의 최근 절상속도는 엔화를 제외하고 다른 아시아국 통화보다 가장 빠르다는 것은 문제다』며 『특히 우리보다 2배이상의 절상속도를 보이고 있는 엔화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며 외환시장의 원화절상심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관계자는 또 『환율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지나친 환율하락은 이에 뒤따를 환율절상시의 충격을 같이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최근 방한한 사카키바라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도 『엔화가치의 급상승을 막아야 한다』며 『엔화가 더욱 치솟을 경우 일본정부도 결정적인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엔고가 지속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속도조절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또 원화절상이 자칫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무너뜨릴 것도 우려하고 올해 200억달러의 경상수지 목표는 무난히 달성하겠지만 원화의 절상이 현 추세대로 이어지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크게 떨어뜨려 내년 경상수지 목표인 100억달러의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내년 100억달러의 경상수지 목표는 올해와 비슷한 1,200원대의 환율을 토대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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