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 지분 7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인 미국 비스티온이 나머지 지분을 전량 사들인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국민연금으로 몰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1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여서 국민연금의 매각 여부에 따라 비스티온의 계획 성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스티온은 최근 진행한 2011년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한라공조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게 합리적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던 자회사 편입 계획이 공식화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증시 일각에서는 비스티온이 공개매수 등으로 지분을 전량 확보해 한라공조가 자동 상장폐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 지분이 20% 가량에 머물고 있다는 면에서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라공조 주식은 975만2,112주(9.13%)에 이른다. 최대주주로 69.9%(7,427만주)의 지분을 가진 VIHI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만일 국민연금이 매각에 반대 입장을 표할 경우 비스티온의 한라공조 지분 100% 매입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공개매수를 포함한 비스티온의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측은 “아직까지 공개매각 등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뭐라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부 계획이 나와야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고 안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라공조 측 관계자는 “비스티온이 100% 지분을 보유하는 게 합리적이라 말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며 “현재 최대주주 쪽 입장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스티온사는 포드계열로 모회사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 9년여 동안 자산매각을 진행해 불필요한 지분은 매각해왔다”며 “이 와중에 돈 되는 계열사인 한라공조 지분 처리 방안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밝힌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