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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일으켜 세운 기관 '배당 랠리'

10일간 삼성전자·현대차 등 6,300억 사들여 이틀째 상승

외국인은 주요 10개 배당주 1조 팔아치워 대조적 행보

배당락일 중소형주들이 하락폭 더 클듯… 투자 주의해야


기관투자가들의 막판 배당 랠리가 코스피를 살렸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배당시즌을 맞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배당투자가 유망한 10개 기업의 수급을 분석한 결과 기관은 지난 12일부터 10거래일 동안 이들 종목을 6,313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기업은 최근 배당 확대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3인방(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전통적인 배당주인 SK텔레콤, 올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SK하이닉스(000660),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따라 배당 증가가 기대되는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기업은행·포스코 등이다.

특히 기관은 올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30~50% 정도 확대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4,656억원)를 가장 많이 담았으며 현대차(911억원), SK텔레콤(670억원), SK하이닉스(333억원)도 많이 담았다. 기관의 배당주 투자는 배당주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26일까지 이어졌다.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 817억원어치와 현대차 730억원어치를 순매수 하는 등 이들 배당주에 총 1,156억원을 투자했다.

기관의 막바지 배당주 투자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날 대비 0.08%(1.55포인트) 상승한 1,948.16포인트에 장을 마쳐 이틀 연속 상승했다. 기관은 배당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달 중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기관의 연말 배당 랠리는 저유가와 러시아발 신흥국 위기 등으로 장중 연 최저점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든든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처럼 막판 배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기관과 달리 외국인의 배당주 투자는 당초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외국인은 이날 주요 10개 배당주를 453억원 사들이는 데 그쳤다. 배당 시즌 전체로 보면 외국인의 배당 투자는 더 실망스럽다. 외국인은 지난 10거래일 동 주요 10개의 배당주를 1조338억원어치나 내다 팔았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최근에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외국인들은 낮은 가격에 매입했던 주식을 오히려 내다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특히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도 크게 매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당 시즌이 종료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배당락일 당일인 29일 배당주들의 주가 향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배당락일에는 배당금만큼 주가가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배당 기대감이 높은 종목일수록 주가 하락도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배당락일에 따른 충격은 대형주보다는 배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주들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전체 배당수익률(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 1.2%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배당락에 따라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빠져야 한다"면서도 "과거에도 대형주의 경우는 배당락 보다 덜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형주들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배당 외에 별다른 매력이 없는 종목인 한국셀석유 같은 경우는 실제 과거에도 배당락 이후에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는 전체 순이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배당락 이후에도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한국쉘석유의 주가는 배당 시즌 전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후에는 약세를 보이는 흐름을 되풀이해왔다. 한국쉘석유는 지난해 배당락일을 보름 정도 앞둔 12월12일 주가가 46만6,000원에 머물렀으나 배당락일 전일인 26일에는 49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배당락일인 27일에는 3.97%(1만9,500원) 하락한 47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실제 한국쉘석유의 주당 배당금인 1만8,000원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다. 한국쉘석유의 경우 올해도 배당을 앞두고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한국쉘석유는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9.7%나 상승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배당락일 당일 주가하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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