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빚어진 논란의 포문은 김진태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자유토론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정부 기념곡으로 지정해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들어가는데 정부 기념곡이 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 노래가 광주 5·18을 상징했지만 북한에서 반미 선동영화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영화에 삽입된 노래가 5·18 기념곡으로 지정될 경우 5·18 정신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이에 운동권 출신인 하태경 의원이 김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에서 금지곡"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이 노래를 모른다. 부르면 감옥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 투쟁곡이어서 북한에 오히려 수출해야 하는 노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은 당의 이념 정체성과 결부되면서 제기됐다.
해마다 5월이면 기념곡 지정을 두고 논란이 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석 달이나 지난 이날 다시 논란이 된 것도 바로 당 정체성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하 의원이 "5·18을 친북 운동으로 변색하면 저희 당내의 민주화운동 전통을 없애는 것"이라면서 "그러면 그냥 '노인 꼴통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이번 연찬회에서는 이념 논란 외에도 당내 혁신 방안들이 주로 논의됐다. 김무성 대표는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당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개 △당 대표 명의 축하 화한 등 허례허식 줄이기 △해외출장시 비행기 이코노미석 이용 등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또 공천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황영철 의원은 자유토론에서 상향식 공천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달라며 공천제도 개혁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정당민주주의에서 상향식 공천을 하긴 했는데 잘못된 부분이 많은 제대로 된 상향식 공천이 아니었다"며 "후유증 없는 상향식 공천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당원 교육을 위한 10년 만에 중앙연수원 재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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