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신세계·호반건설 인수전 참여… 69년 만에 갈림길 선 금호

IBK펀드·MBK파트너스·IMM 등 6곳 출사표<br>박삼구 회장, 우선매수청구권 가져 유리하지만<br>실탄 확보 여의찮아… 롯데 등서 지원 나설 수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5일 한국메세나협회 회장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그룹



지난 1946년 미제 택시 2대로 운수업에 뛰어들어 호남권 기반 최대 기업을 일궈낸 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도전이 대를 이어 지속될 수 있을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새 주인을 결정할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으로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거느리고 있어 금호산업을 손에 쥐면 그룹 전체를 품에 안을 수 있다.

박 창업주의 호를 따 지어진 금호의 미래가 69년 만에 역사적 갈림길에 선 것이다. 힘들 때마다 승부수를 던졌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갖고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25일 산업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인 이날 최소 5곳 이상의 후보자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해왔던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참여했고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사모펀드(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호반건설은 그동안 꾸준히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해와 지난해 한때 보유지분 비중이 5%를 넘기기도 하는 등 유력한 인수후보로 분류돼왔고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또 다른 인수합병(M&A) 매물인 금호고속의 대주주여서 향후 인수전에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적인 후보군이던 신세계와 CJ·애경그룹 등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쥔 박 회장이 내놓을 '필승카드'와 후보군의 합종연횡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호반건설의 경우 그동안 박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이날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그간의 정황을 볼 때 호반건설이 박 회장의 백기사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인수전이 흥행을 거둬 매각가가 1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단은 이번 입찰에서 금호산업 지분 57.5%(약 1,955만주)를 일괄 매각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IBK펀드의 경우 박 회장과 금호고속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어 여기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어쨌든 현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쪽은 박 회장이다.

이미 금호산업 지분 10.1%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전체 지분 50%+1주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이날 LOI를 제출한 후보군에 대해 적격심사를 실시해 예비후보자를 추려낸 뒤 기업실사 등의 과정을 거쳐 금호산업 인수 희망금액을 통보 받게 되는데 만약 박 회장이 이 가격으로 금호산업을 사겠다고 선언하면 그가 새로운 주인으로 확정된다.

문제는 박 회장의 현금조달 능력이다. 현재 그가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줄을 보면 금호산업 지분 10.1%(지분가치 1,000억원 내외)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 정도가 확실시되고 있으나 나머지 부족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해외 물류망 구축을 원하는 롯데·신세계·CJ 등 유통기업 중 한 곳이 박 회장의 우군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수전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항공물류망 일부에 대해 배타적 이용권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인공제회 역시 박 회장에 우호적인 세력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박 회장의 매제인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도움을 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상을 염두에 두고 자금조달 계획을 짜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채권단을 통솔하는 산업은행의 '의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높은 가격에 매물을 팔겠다는 대원칙은 분명하지만 이 밖에 기업 경영능력 같은 정성적인 요인도 새 주인 찾기에 주요 고려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